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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드루킹에 ‘재벌개혁 자문 요청'…진실의 문 여는 스모킹 건이다


입력 2018.07.31 14:56 수정 2018.07.31 14:58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 특검, '법불아귀(法不阿貴)'의 성역 없는 수사로 진실 밝혀야

김경수 지사 해명과 공개된 문자 불일치…유착 의혹도 '진실의 순간'

<칼럼> 특검, '법불아귀(法不阿貴)'의 성역 없는 수사로 진실 밝혀야
김경수 지사 해명과 공개된 문자 불일치…유착 의혹도 '진실의 순간'


포털을 통해 여론조작 활동을 펼친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본명 김동원·49)이 지난 6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데일리안 포털을 통해 여론조작 활동을 펼친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본명 김동원·49)이 지난 6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데일리안

드루킹이 올 3월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자신의 모든 활동을 기록한 USB가 특검의 '스모킹 건(smoking gun)'이 되고 있다.

드루킹이 검경에는 제출하지 않은 USB를 특검에 제출함에 따라 '차고 넘치는' 수많은 인적·물적 증거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경수 경남지사와 드루킹의 유착 의혹도 '진실의 순간(moments  of truth)'을 맞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USB에 있는 증거 중 '현재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해 대선 전 두루킹이 김 지사로부터 문 대통령의 재벌개혁 정책 공약 자문 요청을 받은 것이다.

지난 해 1월 5일 두 사람의 대화를 직접 들어보자.

“드루킹님 혹시 내일 약속을 점심으로 변경해도 괜찮겠습니까?”

“제가 준비해 가야 할 것이 있으면 미리 말씀해 주십시요.”

“재벌개혁 방안에 대한 자료를 러프하게라도 받아볼 수 있을까요? 다음 주 10일에 발표 예정이신데 가능하면 그 전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포함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목차라도 무방합니다.”

“20일쯤 완성할 생각으로 미뤄두고 있어서 준비된 게 없습니다만 목차만이라도 지금 작성해서 내일 들고 가겠습니다. 미흡하면 주말에라도 작업해서 추가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이것이 USB에 있는 두 사람의 대화다.

다음 날 1월 6일 대화도 들어보자.

“여의도 국회 앞 ○○○에 제 이름으로 예약되어 있습니다. 곧 뵐게요^^”

“네. 알겠습니다.”

“도착하였습니다. 천천히 오십시오.”

그리고 나흘 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재벌개혁 정책 공약을 담은 기조연설을 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보장과 함께 집중투표제 등 상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겠다는 내용이다.

김 지사는 문 대통령이 포럼 기조연설을 끝낸 직후인 같은 날 오후 2시 43분 시그널로 문 대통령의 연설문을 드루킹에게 보내면서 “오늘 문 대표님 기조연설에 대한 반응이 어떤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드루킹은 “와서 들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것이 공개된 문자의 전모(全貌)다.

이것이 왜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가 되는가?

이것이 왜 진실을 파헤칠 결정적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는가?

이를 위해 먼저 올해 김 지사와 드루킹의 유착 의혹이 나올 당시 4월 14일 최초로 김 지사가 한 해명을 들어보자.

"문제가 된 인물은 지난 대선 경선 전에 문재인 후보를 돕겠다면서 스스로 연락을 하고 찾아온 사람이다. 당시 수많은 지지그룹들이 그런 식으로 문 후보 돕겠다고 연락해왔고 ‘드루킹’도 그 중 하나다."

이어 "선거 때는 통상적 자주 있는 일이다. 당시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비슷한 메시지를 받는 저로서는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었다."

위 김 지사의 해명과 이번에 공개된 문자의 내용이 과연 일치하는가?

드루킹의 메시지를 확인도 하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정책 공약을 먼저 부탁하고 반응까지 확인할 수 있는가?

기조연설에 대한 반응을 어떻게 느릅나무 출판사에 직접 가서 듣는가?

이는 결국 드루킹이 반응 여론을 조작하여 김 지사에게 보여주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아닌가?

현재까지 (부실한 초동수사에도 불구하고) 경찰 조사 결과 김 지사와 드루킹이 만난 횟수만 7~8차례다.

그런데 위의 대화를 보면 재벌 개혁 공약 발표 당시만 벌써 '최소' 두 차례다.

대선 과정에서 공약 발표회가 도대체 얼마나 많겠는가?

모든 수사의 단서는 '만남'에서부터 시작된다.

특검은 이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니들 2017년 대선 댓글부대의 진짜 배후가 누군지는 알아? 진짜 까줄까? 진실을 알게 되면 멘붕할 것들이 어디서 나를 음해하고 날뛰어? 안 그래도 입이 근질근질해서 죽겠는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어디 구덩이라도 파고 소리라도 질러야겠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마라. 나도 생각이 있으니 언젠간 깨끗한 얼굴하고 뒤로는 더러운 짓 했던 놈들이 뉴스 메인 장식하면서 니들을 멘붕하게 해줄 날이 곧 올거다."

드루킹이 자신의 SNS를 통해 밝힌 글이다.

김 지사 보좌관의 500만원 수수, 고 노회찬 의원의 4000만원(?) 수수, 김 지사에 대한 2700만원 후원 등 위 글은 그동안 대부분 '진실'로 밝혀졌다.

그리고 "드루킹을 모른다", "전혀 돈을 받지 않았다"는 은폐와 부인은 대부분 '거짓'으로 밝혀졌다.

김 지사 연루 의혹도 마찬가지다.

특검이 '법불아귀(法不阿貴)'의 성역 없는 수사를 하면 반드시 진실은 밝혀 진다.

특검이 집권 2년 차 '살아 있는 권력’을 상대로 '승불요곡(繩不撓曲)'의 철저한 수사를 하면 반드시 진실은 밝혀 진다.

“지금까지 양상과는 다르게 수사가 좀 더 핵심에 근접하도록 스피드를 낼 것이고, 그런 걸 기대해도 좋다.”

스스로 밝힌 자신감처럼 특검은 한치 물샐 틈 없는 꼼꼼한 수사로 '민주주의의 적'들을 '발본색원(拔本塞源)' 해야 한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로지 인적·물적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조용하고 담담하게 수사를 진행하여 '앞으로 깨끗한 얼굴하고 뒤로는 더러운 짓 했던' 위선자들을 철저히 뿌리뽑아야 한다.

'거짓과 은폐'보다 '진실과 정의'가 승리해 온 것은 역사에 의해 검증된 진리라는 것이 필자가 특검에 주는 성원이요, 격려다.

글/서정욱 변호사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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