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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액분효과 '인내의 100일'…하반기 반전 모색하나


입력 2018.08.14 06:00 수정 2018.08.13 21:47        김지수 기자

50대1 액면분할로 거래량 늘었지만 외인·기관 매도세에 주가급락

"단기적 등락진단 어려워…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에 주목해야"

삼성전자가 지난 5월 4일 액면분할 후 재상장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가 지난 5월 4일 액면분할 후 재상장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액면분할 후 재상장한 지 100일을 맞은 삼성전자가 좀처럼 수급 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코스피 대장주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거래량이 늘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외국인과 기관의 무관심 속에 보기좋게 빗나갔다. '개미의 인내'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업황 개선에 힘입은 주가 반등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77%(350원) 하락한 4만50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5월 4일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춰 거래한 첫 날 시초가(5만3000원) 대비 15%, 종가(5만1900원) 대비 15.21% 떨어진 수치다.

황제주 지위를 내려놓은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던진 탓이다. 실제 삼성전자 재상장 첫날부터 현재까지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개인은 2조8427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549억원, 2조4121억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거래량으로 보면 개인은 5805만5000주를 순매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91만3000주, 4850만2000주를 순매도했다. 1주당 가격이 하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췄고 개인 매수량 확대로 이어졌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대량 매도가 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재상장 당일 거래량과 거래 대금은 각각 3965만주, 2조780억원 수준으로 치솟아 분할 전 한달간 일평균 거래량 약 26만주, 거래대금 643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주가는 재상장 개시 후 첫날 종가 5만1900원에서 7거래일 만에 4만9200원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삼성전자의 하락세는 액면분할에 따른 역효과가 아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전반적인 글로벌 IT업황이 어두워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세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김양재 KTB증권 연구원은 IT업계 전반적인 불황에 고평가가 해소됨에 따라 반도체 종목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IT업계 주가가 대부분 하락했다”며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는 그간 반도체주가 고평가 돼있던 상황이 반영된 것이며 액면분할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주가하락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과 고점 논란이 해소됨에 따라 중장기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주가하락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과 고점 논란이 해소됨에 따라 중장기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진단했다.

다만 어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자체에는 가격이 내려가는 지표가 없고, 수요 역시 꾸준한 상황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주가 반등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그런가하면 반도체 업종의 장기적 회복세에도 불구, 단일 종목의 단기적인 주가 등락을 현 시점에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중장기적 반등을 예고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에도 시장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며 “언젠가부터 IT기업들의 분기 실적에 초점을 맞춰 투자해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3분기가 고점이고 하향세가 시작되니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논리인데, 계절성을 감안하면 내년도까지 성장 스토리는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는 D램과 낸드 모두 출하량 증가율이 15% 이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향후 반도체 업황 개선이 삼성전자 실적개선으로 이어져 주가 반등을 끌어낼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탄력은 3분기보다 4분기가 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경우, 하반기 D램 부문 합산 영업이익이 19조5000억원으로 상반기 합산 16조원 대비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3분기 수익성은 마케팅 비용 감소, 갤럭시노트9 출시 등 전체 ASP 상승 및 환율 효과로 2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4분기에는 수익성이 다시 하락하더라도 마케팅 비용 부재로 이익 감소는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7조원으로 예상하며, 전사 기준 비수기가 시작되지만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고 D램 가격 하락이 소폭에 그쳐 다른 대형주 대비 4분기 비수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수 기자 (jskim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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