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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부진에 터키 악재까지"…연내 금리인상 물건너가나


입력 2018.08.20 06:00 수정 2018.08.19 21:40        이나영 기자

터키 리라화 급락 사태로 신흥국 불안 등 대내외 악재 곳곳

8월 금통위 금리 동결 유력…10월·11월 중 금리인상설 솔솔

고용과 투자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터키 사태로 유럽과 신흥국 불안까지 확산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데일리안 고용과 투자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터키 사태로 유럽과 신흥국 불안까지 확산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데일리안

주요 경제지표 부진에 터키 사태로 유럽과 신흥국 불안까지 확산되면서 그렇잖아도 고민에 빠진 한국은행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이달 금리인상설에 힘이 실렸지만 대내외 악재로 한은의 스텝이 꼬여버렸다. 당장 다음달 미국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됐지만 한은은 4분기 중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31일 금통위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1.50%로 8개월째 그대로다.

이번 8월 금통위에서도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내면서 이달 인상 전망에 힘이 실렸지만 내수 부진, 터키 리라화 폭락 사태 등 대내외 악재가 앞을 가로막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의 경제제재에 따른 터키 리라화의 급락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터키발 악재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터키 발 우려에 아르헨티나(-6.6%), 러시아(-6.4%), 남아공(-5.5%)의 환율절하폭이 크게 확대됐으며, 중남미에서는 브라질(-4.0%)과 콜롬비아(-1.7%) 통화가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주가도 8% 가량 큰 폭 하락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일본등 아시아 주식시장도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한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지난 14일 “터키의 금융불안이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터키 불안이 다른 신흥국으로 번지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터키의 경우 재정적자와 경상적자가 크고 외환보유액은 적어서 취약성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자체가 달라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국내 경제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고용과 수출, 물가 등 실물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특히 지난 6월까지 취업자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무는 일자리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수출 증가율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려로 세계교역량 증가세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와 내년 5~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실업률도 3% 후반으로 확대되고 소비자물가도 하반기 완만히 상승하겠지만 올해 하반기와 내년 중 물가안정 목표 수준을 하회하는 낮은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10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9%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한은도 하반기 경제전망치를 3.0%에서 2.9%로 0.1%포인트 낮춘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8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10월, 11월 인상설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금통위가 이번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게 될 경우 한미간 금리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내달 미국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권영선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인플레이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때문에 한은의 금리 정상화가 늦어질 것”이라며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내년 8월에 한 차례 더 올린 뒤 2.00%에서 인상을 멈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시기는 8월보다는 10월 가능성이 좀 더 커 보인다”며 “경기상승으로 인한 금리인상이 아닌만큼 경기에는 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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