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안전 불감증 여전" 보험료 아끼는 韓 기업들


입력 2018.12.16 06:00 수정 2018.12.15 20:15        부광우 기자

매출 대비 손해보험료 비용 0.17%…미국의 1/5에도 못 미쳐

KT화재 등으로 경각심↑…효율적 리스크 관리 환경 마련돼야

매출 대비 손해보험료 비용 0.17%…미국의 1/5에도 못 미쳐
KT화재 등으로 경각심↑…효율적 리스크 관리 환경 마련돼야


국내 기업들이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지출하는 보험료 수준이 미국 기업 대비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들이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지출하는 보험료 수준이 미국 기업 대비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들이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지출하는 보험료 수준이 미국 기업 대비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 아직 떨어지는 반증이란 해석이다. 최근 KT 화재 사태 등으로 기업들의 위험 대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한 현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화재 등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지출한 손해보험료는 6조8149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조4284억원, 중소기업이 5조3865억원을 손해보험료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 가입은 기업들이 건물과 공장설비, 지적재산권 등 유·무형 자산의 재해손실에 대비하는 주요 수단이다. 불의의 사고로 영업 손실이 생기더라도 보험을 통해 이를 감소시켜 기업 가치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손해보험료 비용은 리스크 관리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로 쓰인다.

우리 기업들의 손해보험료 비용은 매출과 비교하면 0.17%에 그치는 수준이다. 미국 기업들의 리스크 비용이 매출 대비 1% 내외를 지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작은 규모다.

특히 대기업이 오히려 중소기업에 비해 손해보험료 지출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은 매출의 0.06%만 손해보험료로 썼지만, 중소기업의 해당 비율은 이보다 다섯 배 이상 높은 0.3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근 발생한 화재사고의 직·간접 손해를 고려하면 국내 기업이 효과적으로 위험 관리를 수행할 있는 제도 마련과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의 경우 보험시장 연성화 등으로 최근 들어 리스크 비용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기업이 노출된 위험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사고로 인한 파급효과인 배상책임손해와 간접손해 등 리스크 전체를 관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지난 달 발생한 KT 통신구 화재는 단순히 케이블의 화재손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KT의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는 손해와 더불어 KT 통신을 기반으로 사업하는 많은 기업의 우발적인 영업손실이 대규모로 발생했다.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위험에 대한 기업의 인식과 필요성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고 전사적인 위험 관기가 가능하도록 선진국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기형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의 전사적 리스크 관리에 필요한 절차와 방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국가 규격화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정부 또는 사업자 단체는 기업이 화재, 폭발, 자연재해에 따른 사업 계속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매뉴얼 또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