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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내수시장 독주 심화되나…경쟁사 악재 산적


입력 2019.01.22 06:00 수정 2019.01.22 06:09        박영국 기자

한국지엠 소비자 신뢰 하락, 르노삼성 신차 부재

쌍용차 G4 렉스턴·렉스턴 스포츠 등 주력모델 경쟁 심화

한국지엠 소비자 신뢰 하락, 르노삼성 신차 부재
쌍용차 G4 렉스턴·렉스턴 스포츠 등 주력모델 경쟁 심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팰리세이드, 쏘울, K3, 그랜저.ⓒ현대·기아자동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팰리세이드, 쏘울, K3, 그랜저.ⓒ현대·기아자동차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독주가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경쟁사들이 각각 악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3사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는 현대·기아차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수입차 사이에 끼어 올 한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판매된 자동차는 총 181만3051대였으며, 그 중 현대차는 72만1100대, 기아차는 53만1700대를 판매했다. 양사의 판매대수 합계는 125만2800대로 국내 시장 점유율이 69.1%에 달했다. 이는 2017년(67.5%) 대비 1.6%포인트나 확대된 것이다.

수입차들도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28만860대를 판매한 수입차 업체들은 점유율을 전년 14.0%에서 15.5%로 1.6%포인트 늘렸다.

현대·기아차, 그리고 수입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치솟은 만큼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점유율은 내려앉았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철수설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한국지엠은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29.5% 감소한 9만331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이 기간 점유율도 7.4%에서 5.1%로 2.3%포인트나 줄었다.

주력 차급에서 신차가 없었던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지난해 10만대에도 못미치는 9만369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전년 대비 0.6%포인트 감소한 5.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0만9140대를 판매한 쌍용차는 전년 대비 0.1%포인트 증가한 6.0%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이는 한국GM과 르노삼성의 부진에 따른 반사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현대·기아차 점유율 70% 돌파 가능성…수입차도 '30만대 시대' 눈앞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와 수입차 점유율이 늘고 나머지 완성차업체들이 부진한 상황이 올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뜩이나 차급별 시장지배력이 강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상당한 물량을 보장해줄 만한 신차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완성차 5사간 점유율에서는 이미 지난해 80%를 넘은(81.1%)데 이어 올해는 수입차까지 포함한 전체 판매실적에서도 점유율 7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12월 출시된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영업일수 16일 만에 계약대수 2만6000대를 돌파하며 그랜저, 싼타페 못지않은 볼륨 차종으로의 등극을 예고했다. 올 상반기에는 가장 시장이 넓은 중형 세단 차급에서 쏘나타 풀체인지 모델까지 가세해 현대차의 점유율을 더욱 가파르게 끌어올릴 전망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K3가 큰 인기를 끌며 한동안 부진했던 준중형 차급에서의 판매를 부양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쏘울 3세대 풀체인지 모델(쏘울 부스터)까지 가세하면서 2세대 모델 출시 이후 사실상 공백상태였던 박스카 시장까지 되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입차업계도 완성차 못지않은 판매실적을 자랑하는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 화재사태 여파에서 벗어난 BMW와 지난해 4월부터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 폭스바겐까지 올해부터는 온전히 경쟁에 뛰어들면서 더욱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아우디·폭스바겐 공백기에 점유율을 끌어올린 토요타, 렉서스, 혼다, 포드 등 비(非) 독일계 수입차 업체들까지 건재하다면 올해는 수입차 30만대 시대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지엠 철수설 여파…르노삼성 신차 부재에 주력모델 노후화

반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는 올해 호재보다 악재가 많다. 우선 한국지엠은 지난해 일련의 사태로 인한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 하락을 단기간 내에 끌어올리기 힘들어 보인다.

잇달아 내놓은 신차들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중형 SUV 이쿼녹스는 ‘참패’ 수준이고 지난해 11월 말에는 볼륨 차종인 말리부가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됐음에도 불구, 오히려 판매실적이 전월 및 전년 동월 대비 부진한 모습이다.

올해는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이쿼녹스와 마찬가지로 미국 GM 본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차종인 만큼 가격과 트림·옵션 다양화, 물량대응 등의 측면에서 핸디캡을 안고 있어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차 라인업에 대해서는 더 암울하다. 지난해 유일한 신차였던 클리오가 볼륨모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아예 신차 출시계획이 없다.

한때 국내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입지를 흔들었던 SM6와 QM6의 인기가 시들해져 가는 상황에서 다른 모델들의 노후화도 심해져 올해 뚜렷한 반등 요인이 없다.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G4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완성차 업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올해는 위기 요인이 많다. 대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던 G4 렉스턴이 현대차 팰리세이드라는 강자를 만나게 됐고, 렉스턴 스포츠가 독점하던 픽업트럭 시장도 쉐보레 콜로라도, 포드 레인저 등 미국산 정통 픽업트럭이 상륙할 경우 우세를 장담할 수 없다.

다만 렉스턴 스포츠의 장축 버전인 ‘렉스턴 스포츠 칸’과 볼륨 차급인 준중형 SUV 코란도C 후속모델 올해 기대를 걸어볼 만한 신차들이 있다는 점은 한국지엠이나 르노삼성보다 긍정적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권 측면에서나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특정 업체에 점유율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수입차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현대·기아차 외 3사들도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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