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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로 꼬인 실적 반도체로 푼다


입력 2019.04.30 13:29 수정 2019.04.30 13:51        이홍석 기자

D램 캐파 탄력적 운용...생산라인 최적화도

비메모리반도체 증설·투자로 장기 비전 제시

D램 캐파 탄력적 운용...생산라인 최적화도
비메모리반도체 증설·투자로 장기 비전 제시


경기도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삼성전자 경기도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로 빚어진 실적 부진을 반도체로 풀어나간다. D램 생산캐파를 생산라인을 최적화해 생산캐파를 탄력적으로 운용해 수급을 조정하는 한편 시스템반도체 증설 및 투자로 장기 실적 비전도 제시한다.

삼성전자는 30일 진행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비수기 영향과 하반기 증설 영향으로 D램 재고수준은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면서 “현재 탄력적으로 생산캐파(생산력)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D램 수요 감소에 따른 현재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측은 “생산라인 최적화를 진행할 예정으로 (향후) 생산량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라인 최적화는 보편적인 일이지만 이번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황 악화에도 개선 기대감 여전한 D램·낸드

삼성전자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반도체 업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 앞서 공시된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52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매출 60조5600억원·영업이익 15조6400억원) 대비 각각 14%와 60% 감소한 수치로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3분기(5조2000억원) 이후 10분기 만에 최저치다.

이러한 실적 부진의 요인은 반도체 사업의 악화에 기인한다.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인한 수요 약세 지속과 메모리 가격 하락이 전체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이어졌다.

반도체사업부는 매출 14조4700억원과 영업이익 4조12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매출 20조7800억원·영업이익 11조5500억원) 대비 매출은 70% 안팎, 영업이익은 35% 안팎 수준에 불과했다. 사업부 영업이익률도 28.5%로 전년동기(55.6%) 대비 반토막 났다.

회사측은 생산캐파의 탄력 운용과 생산라인 최적화를 통해 이뤄질 생사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동종업계의 일부 생산 감축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리는 타사 전략과 무관하게 자체 시장 분석과 전망에 따라 투자와 공급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향후 D램과 낸드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견지하고 있는 것과도 맞물린다. 2분기부터 시장 상황이 조금씩 안정될 것이라면서 하반기 고용량 낸드와 D램 수요 개선을 통해 반등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회사측은 “서버 고객사 재고수준에 따라 정도와 시점의 차이는 있어도 2분기에 (D램) 재고 안정화에 따른 수요 회복이 점차 진행될 것"이라며 ”낸드도 가격 하락이 지속하면서 고용량 스토리지 채용이 확대됐고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의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분기별·부문별 영업이익 추이.(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데일리안 삼성전자 분기별·부문별 영업이익 추이.(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데일리안
비메모리 육성으로 메모리 의존도 낮추고 불균형 해소

삼성전자는 비메모리반도체 투자와 증설을 병행해 지나치게 높아진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도 줄여나갈 계획이다. 전체 회사 실적으로 보면 반도체 비중이 절대적일 정도로 의존도가 높지만 반도체 내에서도 지나치게 높은 메모리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2년간 메모리반도체의 초호황으로 가려져 있던 불균형적인 산업 구조가 실적 악화를 계기로 드러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결국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비메모리반도체 분야를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비메모리반도체 분야 대규모 투자를 주요 내용으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약점을 메우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 날 컨퍼런스 콜을 통해 투자 계획과 관련, "극자외선(EUV) 전용라인을 통한 증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장향·사물인터넷(IoT)향 제품 수요 증가로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며 ”65나노를 비롯한 구세대 공정에서도 센서 전용 라인 증설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비메모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의지는 메모리만으로는 명실상부한 반도체 강자 지위를 확보할 수 없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비메모리반도체에 대해 묻는 문재인 대통령의 질문에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라며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죠”라고 답하며 비메모리반도체 강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어 2주 뒤인 30일 경기도 화성캠퍼스 반도체사업장을 방문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인사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도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이를 재확인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1월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나노시티에 방문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1월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나노시티에 방문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 부회장은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7나노 EUV 공정으로 양산한 세계 첫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출하식에 참석, 이러한 의지를 담은 '반도체 비전 2030'을 공식 선포하면서 실천에 옮길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올 하반기 메모리 업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높아진 의존도를 해소하지 않으면 이번과 같은 실적은 언제나 재현될 수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시스템반도체를 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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