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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눈앞에서 놓친 국회 정상화…'나경원 비난'은 자제


입력 2019.06.25 01:00 수정 2019.06.25 07:14        이유림 기자

당혹감 역력…추경·상임위 전략 다시 수립해야

민주당 '황교안 가이드라인' 원인으로 지목

당혹감 역력…추경·상임위 전략 다시 수립해야
민주당 '황교안 가이드라인' 원인으로 지목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발표한 뒤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발표한 뒤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국회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으나 합의문이 발표된 지 불과 2시간만에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추인에 실패해 '무효화'를 선언하면서다.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열고 국회 정상화에 합의, 이날 오후 3시30분께 합의문을 공개했다.

나 원내대표는 합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대한민국 정치가 적대 정치였다면 이제 공존의 정치를 시작할 수 있지 않나 싶다"며 "이인영 원내대표의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환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는 합의 직후 가진 의원총회에서 당소속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고, 결국 오후 5시40분께 추인 거부라는 예상치 못한 결론을 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적잖은 당혹감이 드러났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 안에서 나 원내대표의 합의를 뒤집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 합의를 통해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예결위 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었다. 이어 28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 심사를 시작하고, 7월 1~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8~10일 대정부 질문을 거쳐 곧바로 추경안과 법안을 본회의 상정 등을 구상했다.

한국당 내부 기류가 강경노선으로 돌아서면서 민주당의 추경 처리는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시정연설로 추경안 심사가 형식상 첫 발을 뗐지만,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예산 심사를 진행하기 어렵다.

아울러 한국당이 국회 상임위 전면 복귀를 철회하고 인사청문회 등 선별적 복귀로 돌아서면서 상임위별 대응 전략도 다시 세워야 상황이 됐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다시 협상에 나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향후 추가 협상과 관련해 "한국당 상황이 먼저 정리된 뒤 판단할 문제인 것 같다"며 "우리는 법적 정상화의 길을 이미 시작했기 때문에 상임위 활동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본회의 개최와 관련해선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상황을 봐가면서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협상 파트너인 나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합의서를 뒤집는 건 국회 정상화를 바랐던 국민의 여망을 정면 배반한 것"이라면서도 "나 원내대표는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도 "민주당이 굉장히 양보한 것인데 왜 부결됐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사실 나 원내대표는 하실 만큼 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한국당의 추인 불발이 '협상파'와 '강경파'의 대립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 한 의원은 "우리도 야당을 해봤지만 이번 합의문이 한국당에게 복잡한 판단을 요하는 합의문인 건 사실"이라며 "5·18 특별법도 그렇지만, 강경파와 중도파, 협상파 사이의 중간에 걸려있다"라고 했다.

또 민주당에선 협상 과정에서 한국당이 협상 전권을 쥔 것 같지 않다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다. 일각에선 그 원인으로는 '황교안 가이드라인'을 지목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나 원내대표가 이번 사안에 불신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며 "그만큼 한국당이 황 대표를 중심으로 강하게 국회 정상화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는 것 같다"고 봤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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