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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에 어렵다” 금융애로 신고 러시…은행권 긴장


입력 2019.08.19 06:00 수정 2019.08.18 21:37        박유진 기자

금융애로 신고센터…일 평균 10여건 접수

기업대출 만기연장, 신규 여신 관리 비상

금융애로 신고센터…일 평균 10여건 접수
기업대출 만기연장, 신규 여신 관리 비상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지난 7월 24일 열린 제139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노(NO) 재팬' 피켓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지난 7월 24일 열린 제139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노(NO) 재팬' 피켓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강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중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금융애로 상담센터에 기업들의 민원이 급증하면서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빗발치는 피해신고는 기업대출 만기연장 및 신규 여신에 대한 리스크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골몰할 수 밖에 없어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 따라 조성된 '금융애로 신고센터'에는 일 평균 10여건의 상담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약 100여건의 상담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상담을 접수한 기업의 대부분은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대기업 협력업체다. 생산 제품의 원자재를 일본으로부터 조달받아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이에 해당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기업 협력업체들이 주로 어려움을 호소 중인데 직접피해 기업에 대해서는 만기연장과 신규자금을 지원해 준 상태"라며 "직접적인 피해 호소 외에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자금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돕고자 지난 5일부터 금융감독원의 컨트롤 하에 시중은행, 신용보증기금에서 각각 상담센터를 운영 중이다. 피해가 인정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의 상환유예, 신규 자금 지원, 금리 우대 등의 지원책을 실시 중인데 당장은 지원 숫자가 많지 않지만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본격화된 지 이제 막 한달을 넘겨 자금 지원 사례가 많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마다 2~3개월 치의 원자재를 미리 확보해 생산에 나서는 곳도 있어 아직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접피해 기업의 경우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곳은 적지만, 경우에 따라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으로 역풍을 맞은 국내 중소기업도 있어 추가 피해 우려가 나온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은 일본계 기업이나 일본산 수입제품에 대해 '노 재팬(No Japen)'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덕분의 관련 기업의 매출은 급감했지만, 원자재 등을 조달하고 물건을 납품받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도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일본에서도 국내 기업에 대해 같은 운동을 벌이는 등 간접피해 상담도 꾸준히 접수되는 상황"이라며 "영업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는 기업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일부 지자체 등에서는 일본 전범기업의 제품 공공구매를 제한하고, 사무기기를 국산화할 뜻을 밝혔는데 이 덕분에 일본산 제품을 납품받는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서 사무기기를 수입해 국내에 납품하는 A업체 대표는 "관공서나 대형 레저시설 등에 빔 프로젝터와 대형복합기 등의 사무기기를 납품했는데 최근에는 프로젝트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대형복합기 등은 사실상 일본을 제외하면 대체할 품목도 없는데, 일부 소비자 중에는 일본 제품이나 다름없는 기기를 국산으로 오인하는 등 잘못된 불매운동 사례도 있어 제대로 된 단체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성룡 의원 등 전국 17개 광역의원들은 지난 14일 '일본 전범 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추진하고 일본산 제품에 관공서 차원에서 불매운동을 벌일 것을 밝혔다. 경기도 수원시청의 경우 모든 부서에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실천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산 사무기기를 판매하는 C업체 대표는 "잉크젯이나 레이저 등에서는 일본산을 대체할 만한 상품이 없고, 삼성전자의 프린팅 부문을 인수한 HP에서 판매하는 제품 등도 모두 캐논 등에서 부품을 가져와 조립만 해 파는 개조형 제품"이라며 "품질에 따라 고급기종은 모두 일본산 제품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있어 이를 대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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