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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분당 전야] 이대로 탈당? 비당권파 시나리오는


입력 2019.09.30 04:00 수정 2019.09.30 05:52        이유림 최현욱 기자

오늘도 최고위vs의총 동시 개최…심리적 분당

내주 탈당 결행은 미지수…길게 본다면 12월

비교섭단체 전락에 따른 불이익 감내가 변수

오늘도 최고위vs의총 동시 개최…심리적 분당
내주 탈당 결행은 미지수…길게 본다면 12월
비교섭단체 전락에 따른 불이익 감내가 변수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와 오신환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비당권파 의원들이 개최한 긴급의원총회가 동시에 개최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와 오신환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비당권파 의원들이 개최한 긴급의원총회가 동시에 개최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주장해온 비당권파 의원들이 30일에도 최고위원회의를 거부하고 같은 시간에 의원총회에서 독자적 모임을 꾸려나간다. 이미 '심리적 분당'이 이뤄졌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분당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린다.

바른미래당 내분은 정당사에 유례없는 수준으로 격화되는 모양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앞서 27일 각각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따로 개최한데 이어 30일에도 이같은 대치 국면을 이어간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양측의 신경전도 극에 달했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원내대표실에서 넘긴대로 이날 오전 9시 비상의원총회를 공식 일정에 포함해 출입기자단에 배포했다가, 20여 분 뒤에 이를 제외한 일정을 수정배포하며 "9시 비상의원총회는 (당) 공식일정에서 제외됐다"고 알렸다.

그러자 오신환 원내대표실은 직후 출입기자단에 별도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최고위와 동시간대인 오전 9시로 명시한 비상의원총회 일정을 포함한 오 원내대표의 일정안을 재차 알렸다.

옛 국민의당 시절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놓고 지금의 민주평화당·대안정치연대 의원들과 당무위·중앙위 때마다 몸싸움을 동반한 극심한 내홍을 겪었던 당 관계자는 "당 내홍의 '바닥'을 국민의당 시절에 겪은 줄 알았는데,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쌍방은 이미 앞선 27일 방 두 개를 사이에 두고 따로 개최한 회의에서 서로를 향해 당우(黨友)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의 공방을 주고받았다.

비당권파 지상욱 의원은 의총에서 손 대표를 겨냥해 "한마디로 조국과 똑같은 사람"이라며 "양심도 없고 염치도 없고 정치인으로서 리더십도 없고 국민도 없다"고 맹공을 폈다. "오늘 우리가 모인 것을 계기로 창당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구성됐다고 여러분들이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를 놓고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행위 아니냐. 이게 해당행위가 아니면 뭐가 해당행위냐"라고 규정했다.

손 대표는 "정치에서도 금도를 지키는 것이 맞다"며 "결코 당을 위한 행동이라고 보지 않고, 분명하게 당과 대표와 최고위를 부정하는 일이다.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분당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국회 본회의에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따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미래당 분당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국회 본회의에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따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양측의 갈등은 이미 '터닝포인트'를 지나 봉합이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탈당은 상수(常數)이나, 다만 탈당 시점이 변수(變數)"라고 설명했다.

당장 내주 초께 비당권파 의원들이 집단탈당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시각도 병존한다.

현재 바른미래당의 실질적 의석은 24석인데, 이 중 비당권파는 최대 15명으로 분류된다. 향후 자유한국당에 내홍이 일거나 공천 분란이 발생해 합류하는 의원이 발생한다면 모를까, 당장은 독자적인 교섭단체 구성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분당을 단행하면 비교섭단체로 전락하게 되는데, 정기국회 중에 비교섭단체 소속이 되는 불이익을 의원들이 쉽게 감내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예산 확보가 절실한 의원들은, 비교섭단체라는 이유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와 예산소위에서 불이익을 입을 우려가 크다.

그외에 소소한 불이익도 모이면 크다. 국정감사·예산국회 기간 중 각 상임위에서 교섭단체에만 부여되는 간사직을 잃게 되며, 다음달 30일로 예정된 바른미래당몫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기회도 상실하게 된다.

이때문에 우선은 비당권파가 바른미래당 내에서 독자적 모임을 이어가면서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를 발족해 언제든 창당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진도를 빼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앞서 지금의 평화당·대안정치 의원들도 지난해 1월말 당시 국민의당에서 탈당하기조차 전에 창준위부터 먼저 발족시킨 전례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탈당 시점은 길게 가져갈 경우,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을 처리한 직후인 12월초에서 중순 사이"라고 점치면서도 "여전히 내달 초중순에 탈당 시점을 짧게 가져가는 '조기 탈당' 시나리오가 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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