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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실적 반등 노리는 삼성전자…최대 변수는 '사법 리스크'


입력 2019.11.01 06:00 수정 2019.10.31 22:01        이홍석 기자

3Q 반등 계기 마련...내년 반도체 회복으로 재도약 기대감 커져

현장 경영 행보 강화 속 재판에 발목 잡힌 이재용 부회장

3Q 반등 계기 마련...내년 반도체 회복으로 재도약 기대감 커져
현장 경영 행보 강화 속 재판에 발목 잡힌 이재용 부회장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디지털시티 본사.ⓒ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디지털시티 본사.ⓒ연합뉴스

올 상반기 실적 부진을 겪다 3분기 반등에 성공한 삼성전자가 4분기를 넘어 내년 이후 본격 재도약에 나선다. 지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이 올해 멈추게 된 가운데 내년 경신에 다시 도전하는 상황에서 오너 부재 가능성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삼성전자가 31일 발표한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62조원과 영업이익 7조7800억원이다.

올 상반기에 2분기 연속 6조원대 영업이익(1분기 6조2300억원·2분기 6조6000억원)를 넘어 7조원대로 올라섰다. 매 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지난해 수준은 아니지만 본격적인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1분기(영업이익 3조7700억원)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은 스마트폰과 1년만에 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1조1700억원)을 기록한 디스플레이의 활약 속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호실적은 최근 들어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주력 사업의 현장 경영 행보를 강화한 것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정부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속에서 현재 주력 사업에 맞춰진 그의 경영 행보 시계는 더욱 빠르게 돌아갔다.

이 부회장은 7월 들어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발효되자 직접 일본 출장길에 오르며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이어 8월에는 충남 온양·천안사업장(반도체 개발·조립·검사), 9일 경기 평택사업장(메모리반도체), 20일 광주사업장(가전)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현장에서 향후 전략을 모색하는 행보를 보였다.

9월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데 이어 10월에는 지난 10일 충남 아산 탕정 디스플레이공장을 방문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13조원 규모의 신규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 현장을 찾아온 이 부회장이지만 하반기 들어 현장 행보는 더욱 잦아지고 강화됐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IM)·가전(CE)·반도체디스플레이(DS) 등 각 사업부문별로 부문장이 주도하는 분업 체제가 잘 갖춰져 있음에도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는 것은 최근 가중되고 있는 경영 환경의 어려움과 무관치 않다는게 재계의 해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집행유예로 경영에 복귀한 이후 지난해에는 주로 해외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춰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그는 당시 해외 출장을 통해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과 전장부품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해외업체들과의 미팅도 중국 전기차업체 BYD, IT업체 화웨이·샤오미, 일본 NTT도코모·KDDI 등과 신성장산업에서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졌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올 들어 반도체 업황 악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상반기 부진을 겪다 하반기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에 이어 반도체까지 회복되면 삼성전자 특유의 포트폴리오 파워가 발휘되면서 본격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이 부회장도 내년 실적 본격 반등과 함께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글로벌 경영 행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경영에 대한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대법원이 국정농단 재판 상고심에서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다시 재판대에 오르는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시작된 파기환송심 재판은 오는 11월22일과 12월 6일 공판이 예정돼 있는데 연내에 최종 판결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과 함께 대규모 투자도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재판은 큰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날로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마저 총수 구속으로 투자 집행 속도가 저하되면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은 지난해 8월 오는 2020년까지 3년간 180조원 투자 및 4만명의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해 10년 동안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달 충남 아산 탕정공장에 13조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규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특히 내년에는 올해보다 시설투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시설투자 규모가 총 29조원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 집행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 사업 분야와 인공지능(AI)·5세대이동통신(5G)·전장부품 등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중장기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내년은 올해보다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더욱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많은 어려움 속에서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은 삼성전자가 오너 부재 리스크로 타격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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