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청바지 이후…현대·기아차 디자인 파격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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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의 청바지 이후…현대·기아차 디자인 파격 행진
    '권위'와 '격식' 벗어난 기업문화…디자이너도 봉인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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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1-06 06:00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권위'와 '격식' 벗어난 기업문화…디자이너도 봉인해제?

    ▲ 현대차 아반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쏘나타, 그랜저, 기아차 모하비. ⓒ현대·기아자동차

    2017년 6월,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 발표자로 나선 정의선 수석부회장(당시 부회장)의 등장은 파격 그 자체였다. ‘KONA’라는 글자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에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코나를 직접 몰고 무대에 등장한 정 부회장의 모습은 ‘권위’와 ‘격식’으로 대변되던 현대차의 기존 이미지에서 한참 벗어난 모습이었다.

    이듬해 9월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른 그는 6개월 뒤인 올해 3월 전 직원들을 ‘정장의 압박’에서 해방시켰다.

    사람이 바뀌자 차도 바뀌었다. 정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 출시된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차들은 모두 디자인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각각 준중형과 중형, 준대형 차급의 대명사 역할을 하던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등 현대차의 ‘국민차 3총사’는 기존의 정형화된 디자인적 틀에서 벗어나 젊고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은 델타익 전투기를 형상화한 삼각형 디자인으로 기존의 ‘무난한 엔트리카’ 이미지에서 탈피했다. 올해 3월 출시된 쏘나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역시 기존의 ‘점잖은 패밀리카’에서 벗어나 과감한 쿠페 디자인을 채택했다.

    ▲ 현대차 신형 그랜저. ⓒ현대자동차

    이달 출시를 앞두고 사전 디자인이 공개된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잘 다려진 수트와 같은 ‘품위 있는 세단’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패셔너블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헤드램프와 그릴을 ‘하나의 면’으로 통합하고 다이아몬드 형상의 ‘파라메트릭 쥬얼(Parametric Jewel)’로 장식한 더 뉴 그랜저의 디자인은 우리가 전에 그랜저에 대해 인식하던 ‘사장님 차’ 혹은 ‘아빠차’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기아차 역시 나오는 신차마다 파격 일색이다. 올해 3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던 콘셉트카 ‘모하비 마스터피스(Masterpiece)’를 거의 그대로 양산화해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 렌더링 이미지가 공개된 K5 풀체인지 모델은 세단이라기보다는 스포츠카에 가까운 날렵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젊은 예비 오너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 기아차 신형 K5 렌더링 이미지. ⓒ기아자동차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기존 디자인에서 큰 변화 없이 앞뒤 램프와 그릴 정도만 다듬는 정도에 그쳤던 업계 관례도 과감히 탈피했다. 아반떼와 그랜저, 모하비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 기존 모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신차급 디자인 변경’을 가했다.

    물론 이런 파격이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아반떼의 경우 지나치게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갈리며 신차로서는 판매가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신형 쏘나타는 본격 판매를 시작한 4월 이후 10월까지 월평균 1만대에 육박하는 판매실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더 뉴 그랜저는 사전계약 첫 날인 지난 4일 계약대수가 1만7294대로 역대 그랜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풀체인지도 아닌 페이스리프트 모델로는 이례적인 성적이다.

    모하비 역시 올해 8월까지 월평균 200여대에 그치던 판매량이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모하비 더 마스터 출시 이후 두 달간 각각 1754대, 2283대로 열 배 가까이 급등했다.

    내달 출시 예정인 K5 풀체인지 모델도 렌더링 이미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쏘나타를 위협할 만한 판매실적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을 보면 디자이너들이 ‘봉인해제’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호불호를 떠나 참신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이 가능해진 것은 현대차그룹의 바뀐 기업문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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