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부터 지정까지 국민공감 잃은 분양가상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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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1월 12일 15:01:55
    추진부터 지정까지 국민공감 잃은 분양가상한제
    9·13대책 이후 가장 긴 기간 부동산시장 안정?
    “여긴 되고 저긴 안 되고”…형평성 없는 선정 기준
    분양가상한제, 여전히 무주택 현금부자만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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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1-08 06:00
    이정윤 기자(think_uni@dailian.co.kr)
    9·13대책 이후 가장 긴 기간 부동산시장 안정?
    “여긴 되고 저긴 안 되고”…형평성 없는 선정 기준
    분양가상한제, 여전히 무주택 현금부자만 혜택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결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뉴시스

    정부 부동산 규제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 지역이 지난 6일 발표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규제의 추진 배경이나 적용 지역, 향후 효과 등에 대해 시장과 수요자들은 공감하지 못 하는 분위기다.

    ◆9·13대책 이후 가장 긴 기간 부동산시장 안정?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KBS 1TV ‘9시 뉴스’에 출연해 “9·13대책으로 2013년 이후 가장 긴 기간 동안 부동산시장이 안정됐다”며 정부 규제의 효과를 평가했다. 이어 그는 “최근 들어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고분양가 흐름이 주변 집값을 상승시키는 현상이 있어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안정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9·13대책 이후 한국감정원 등의 집값 변동률 통계는 줄곧 하락세를 나타내긴 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집값 하락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상당했다.

    실제로 정부 규제 발표 직후엔 잠시 집값이 멈칫하다 곧바로 다시 치솟는 현상을 반복해왔다.

    김 장관이 말한 9·13대책 이후 시장 안정은 이미 한참 올라버린 집값이 대출규제 등으로 거래가 멈춰버린 것이지, 사실상 집값이 떨어진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재건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입주 5년 안팎의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중이다.

    ◆“여긴 되고 저긴 안 되고”…형평성 없는 선정 기준

    이번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공개되자 집값 상승률이 높은 과천, 흑석, 목동 등이 제외된 것이 가장 논란이 됐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과천 등 이번 적용 지역에서 제외된 지역들은 집값 상승률은 높지만 정비사업 초기단계로 최소 6~7년 후에 사업이 진행될 수 있거나 일반분양 예정 물량이 적어 이번에는 고려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선정된 지역들을 보면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적용 지역에 포함된 송파구 방이동의 ‘올림픽 선수촌아파트’는 최근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재건축 사업 첫발도 떼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동작구 흑석동의 경우 흑석3구역은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고, 흑석11구역은 조합설립인가 단계이며, 흑석9구역은 사업시행인가 등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추진 중임에도 선정에서 제외 됐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측은 이번에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더라도 시장 분위기에 따라 2차, 3차 등 추가 지정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형평성 논란은 불거졌고, 추가 지정은 뒷북 규제라는 비판을 피해가긴 어려운 상황이다.

    ▲ 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연합뉴스

    ◆분양가상한제, 여전히 무주택 현금부자만 혜택

    정부의 6개월 유예 방침에 따라 내년 4월 말 이후 분양가상한제 적용 첫 사례가 나오더라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1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한 무주택자들에게만 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금까지는 HUG에서 분양보증을 통해 고분양가 관리를 하고 있지만, 이번에 선정된 지역은 앞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게 된다.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기존 HUG 분양가보다 5~10%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9월 강남구 삼성동에 분양한 ‘래미안 라크래시’는 평균분양가가 3.3㎡당 4750만원으로, 전용 84㎡는 15억5300만~16억6400만원에 공급됐다. 만약 이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약 1억5000만~1억6000만원 낮아지는 셈이다. 중도금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결국 10억원 가량의 현금을 쥐고 있는 부자들에게만 분양기회가 돌아가는 건 지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무주택 서민 실수요자들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임대주택과 3기 신도시 공급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분양가상한제가 실질적으로 무주택 서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서울 내 공급 위축만 야기한다”면서 “서민은 임대주택이나 수도권 외곽에서나 살라는 것이냐”는 비판 여론도 상당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전문가는 “이미 실패한 규제다”며 “정부가 시장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데 자꾸 이렇게 규제만 추가하는 건 시장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워낙 마땅한 대책도 없고 번복할 수도 없으니 분양가상한제를 밀어붙인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13대책 이후 시장이 안정됐다는 것은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을 면피하기 위한 궁색한 변명이다”며 “올해 봄부터 신고가가 등장하는 등 집값이 엄청 올랐다는 걸 모두 느끼고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데일리안 =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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