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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LNG 개별요금제 연내 마무리…잡음 여전


입력 2019.11.12 06:00 수정 2019.11.11 17:37        조재학 기자

공사 “직수입과 경쟁 어려워…개별요금제 도입 필수불가결”

민간발전協 “논의 진전 없어…충분한 시간 갖고 검토해야”

가스공사 “직수입과 경쟁 어려워…개별요금제 도입 필수불가결”
민간발전協 “논의 진전 없어…충분한 시간 갖고 검토해야”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가 연내 도입하기로 한 액화천연가스(LNG) 개별요금제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기존 계약 발전사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자 지난 9월 예정된 개별요금제 도입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최근 ‘KOGAS(한국가스공사) 신사업’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현행 평균요금제에서 가스공사가 새로운 직수입 수요와 경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신규 발전용 가스수요와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개별요금제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개별요금제 방향을 마무리하는 데 있어 제기된 사항들을 논의해가면서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겠다”며 연내 도입을 재차 못 박았다.

앞서 채 사장은 지난달 15일 국정감사에서도 “연말까지 LNG 개별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별요금제는 가스공사가 모든 발전소에 동일한 요금으로 LNG를 공급하던 방식(평균요금제)에서 벗어나 발전소마다 개별요금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가스공사가 LNG 개별요금제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늘어나는 LNG 직수입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LNG 직수입이 증가하면서 가스공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서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직수입 물량은 2005년 전체 1.4%(33만t)에서 지난해 14.2%(600만t)에 달한다. 오는 2025년에는 31.4%(1000만t)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존 LNG 직수입 사업자인 SK E&S, 포스코에너지, GS EPS 등 민간발전사뿐만 아니라 발전공기업도 LNG 직수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이 지난 2015년부터 유일하게 LNG 직수입에 나선 데 이어 최근 한국동서발전도 대열에 합류했다.

동서발전은 지난 9월 6일 이사회에서 음성복합발전 연료 장기계약과 관련해 가격조건, 가격 외 일반조건, 수급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직수입이 적정하다고 의결했다.

이 때문에 개별요금제 도입은 가스공사가 기존 계약 물량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별요금제 도입으로 민간발전업계와의 갈등만 부추기는 상황이다.

또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 LNG발전기가 발전효율이 좋은 친환경 신규 발전기보다 가동률이 높아지는 전력시장 왜곡이 심화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개별요금제가 도입되면 가스공사와 공급계약이 종료되는 노후 LNG발전기부터 개별요금제 선택이 가능하다. 기존 평균요금제를 유지하는 신규 LNG발전기보다 노후 발전기의 연료비가 더 낮을 수 있다. 현행 CBP(변동비기반전력시장)에서는 연료비가 싼 발전기부터 우선 가동되므로 발전효율이 좋은 친환경 신규 발전기보다 더 가동률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민간발전업계에서는 신규 LNG 발전기의 희생을 담보로 노후 LNG 발전기의 연료물량을 가스공사가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 가스공사가 개별요금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근거로 제시하는 직수입자의 체리피킹(Cherry Picking)도 가스요금의 문제가 아닌 전력시장 전체를 들여다봐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연료비가 싼 발전기가 우선 가동되는 현행 전력시장에서 가스요금 변경이 해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민간발전협회 관계자는 “현재까지 가스공사와 이렇다 할 논의의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개별요금제를 지금 도입하더라도 2027년 본격적으로 시행이 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 사장의 발언은 연내 개별요금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표현으로 본다”며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추가 협의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해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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