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안에서 무슨 일이 만들어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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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2월 12일 21:37:05
    청와대 안에서 무슨 일이 만들어지고 있는가
    <이진곤의 그건 아니지요> 굳어지는 청와대 하명수사 심증
    준비 안 된 대통령과 그의 청와대…‘우리 편’에 휘둘리면 실패 못 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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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2-02 09:00
    이진곤 언론인
    <이진곤의 그건 아니지요> 굳어지는 청와대 하명수사 심증
    준비 안 된 대통령과 그의 청와대…‘우리 편’에 휘둘리면 실패 못 면해


    ▲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인가? 백원우라면 요즘 갑자기 더 유명해진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다. 일 처리 솜씨가 좋았던 모양으로 민주당 부설 민주연구원에 부원장으로 옮겨 앉았다. 내년 총선의 민주당 전략전술을 총괄한다고 알려진 기구다. 선거 승리를 위해 특별한 재능을 발휘할 사람으로 기대되었다는 뜻이겠다.

    그런데 그가 별동대로 운영했다는 이른바 ‘백원우 특감반’의 멤버였다고 알려진 사람이 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고 한다. 아직 사망 경위가 밝혀지지는 않았다는데, 만약 자신의 극단적 선택이었다면 단순히 검찰 출석이 부담스러워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심각한 사건 혹은 문제에, 자신이 연루됐거나 아니면 알고 있거나 했을 개연성이 높다.

    최근 불거진 문제는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이다. 작년 3월에 울산지방경찰청이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집무실과 비서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의혹이 비롯됐다. 측근 비리 혐의 때문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김 당시 시장이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날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현 송철호 시장을 크게 앞서가던 김 시장은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굳어지는 청와대 하명수사 심증

    이게 청와대 하명수사였다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 수사도 그쪽을 겨냥한다고 들린다. 그 의혹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백 당시 비서관이다. 만약 그가 의도적으로 상황을 만들어냈다면 조국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 몰랐을 리 없다. 이들이 정말로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 여덟 번 선거에 출마해서 여덟 번 낙선한 송철호 당시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를 위해 공작을 꾸민 것일까?

    백 전 비서관은 물론이고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도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그걸 곧이곧대로 믿을 분위기가 아니다. 의혹이 부풀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참고인으로 검찰에 가기로 한 행정관이 사망해 버렸다. 그러니 청와대 비서실, 특히 (과거의) 민정수석비서관실과 그 아래 민정비서관실에 대한 의심은 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뇌물혐의로 구속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사건의 중심에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그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이 갑자기 중단된 데는 누군가,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의 작용이 있었을 것이다. 불미스런 일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 국장을 그만뒀음에도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방선거 이후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 자리를 꿰찼다. 비리혐의자가 공직에서 도태되기는커녕 오히려 청와대와 집권당의 비호 아래 승승장구했다는 ‘성공스토리’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조국의 민정수석실은 도대체 어떤 조직이었다는 것인가. 따지고 들수록 미로 속이다. 당시의 조 수석과 백 비서관 등 청와대 실세들은 무엇을 목표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그들의 업무’를 수행했다는 것일까?

    준비 안 된 대통령과 그의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오랜 소망과 구상을 가지고 대통령직에 도전했던 게 아니다. 지리멸렬한 진보정치세력 안에서 그나마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인사가 그였다. 추측하기로는 그렇다. 자신이 대표로 있던 더불어민주당은 거의 몰락상태였다. 막다른 골목에서 문 대표를 비롯한 좌파 리더들이 생각해 낸 게 ‘김종인 영입’이었다. 이후 당은 기사회생했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공적이라고 하겠지만 기실은 상대정당의 자멸에 따른 반사이익이었다고 보는 게 옳다. 그 점에서 문 대통령은 대단히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호운(好運)은 이어졌다. 거리에서는 촛불집회가 극성을 부리고, 당시 야당들은 그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기세를 올렸다. 반면에 집권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은 내홍을 거듭하다 마침내 ‘탄핵정국’을 스스로 초래하고, 자진해서 망해버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능했던 상황적 배경이 그러했다. 박근혜의 탄핵도 문재인의 당선도 혁명과는 거리가 먼 정변이었다. 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이 41%에 불과했던 것만으로 더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혁명은 없었다. 난장판이 된 정치, 졸속으로 치러진 선거가 있었을 뿐이다. 그 결과가 민주당 정권의 성립이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되지도 않을 거창한 공약을 남발했다. 사춘기 소년이 상상의 나래를 펴듯 하는 취임사였다. 그 공약 가운데 지켜진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아마 그 말을 할 때는 희망에 부풀었을 것이다. 자신이 정말로 민중의 낙원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음직하다.

    그런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식의 공약이 실천될 까닭이 없다. 그걸 판단하는 사람들의 기준이 다 다르고, 인간세상이란 원래 그게 가능하도록 되어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나라다운 나라’ 같은 것도 신화 속에서나 찾을 수 있는 ‘상상의 나라’일 뿐이다.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고 ‘소득주도성장’,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평화경제’ 따위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런 것은 문 대통령의 이념지향에 맞춘 판타지에 불과했다. 그 억지스런 구상을 단기간에 구현하려고 할 때 필연적으로 권력집중과 강화의 욕구가 덮친다.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나누겠다”고 취임사에서 약속했지만 그건 애초부터 거짓말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 편’에 휘둘리면 실패 못 면해

    유감스럽게도 그는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임기 절반동안 노고는 엄청나게 컸지만 무엇 하나 이룬 게 없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초조감이 엄습할 만한 때다. 그래서 제왕적 권력을 나누기는커녕 되레 강화하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공수처 설치, 준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바로 권력강화 욕구의 표현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알아야 할 게 있다. 지금까지 그나마의 권력도 자신이 온전히 장악하고 행사해 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청와대나 정부 여당 주변에 정권의 유공자 유력자들이 포진하고 저마다 힘을 뽐내고 있다.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지만 그 동인(動因)은 각자의 이익이다.

    대통령의 신뢰와 총애는 아랫사람의 분발을 이끌기도 하지만 교만을 부추기기도 한다. 그 예를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그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있을 때 그 밑에 있었던 비서관이나 행정관들의 행태를 면밀히 살펴볼 일이다. 이미 그 일단이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통치자의 측근이 권력자로 행세하게 되면 그 정부는 실패를 못 면한다. 그 상황을 국민은 이미 목격하고 있다. 이제 대통령만 깨달으면 된다.

    위험요인은 그뿐이 아니다. 정권을 만들어냈다고 자부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많다. 기대가 채워지지 않으면 이들의 태도는 돌변한다. 몫을 내놓으라고 덤비게 마련이다. 문 대통령은 많은 단체나 세력들의 신세를 졌다. 그 때문에 임기후반은 많이 고달픈 시기가 될 위험성이 크다.
    이제 문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다. 역사와 대화하면서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 ‘내편’, ‘우리 편’의 이익을 챙기는데 대통령의 권력과 영향력을 이용하면 그에 상응하는 반작용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작용에는 반드시 반작용이 따른다. 지어낸 말이 아니라 물리법칙이다.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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