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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경영활동 중단돼선 안된다


입력 2019.12.09 06:00 수정 2019.12.09 09:06        서영백 산업부장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으로 정기인사 등 경영차질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몫이 큰 삼성 수장 운신폭 좁아져선 안돼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으로 정기인사 등 경영차질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몫이 큰 삼성 수장 운신폭 좁아져선 안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2월은 바야흐로 재계의 '인사 계절'이다.

최근 LG 계열사들이 임원 인사를 발표한 데 이어 SK, 현대차 등 다른 대기업들도 잇달아 인사를 실시했다. 그외의 기업들도 연말과 내년 초에 걸쳐 정기인사를 본격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올해에 이어 내년도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변화의 몸부림을 꾀하는 기업들을 보면서 위기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한국의 대표 기업 삼성은 해마다 12월 첫째 주에 인사를 실시해왔으나 올해는 내부에서도 그 시기와 규모 등을 가늠조차 못 하는 분위기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보니 다른 사안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재계 안팎에서도 삼성의 경영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만난 삼성 임원은 올해 인사와 관련한 대화를 하던 중 “그래도 삼성은 위기 속에서 남들이 상상하지 못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선도기업인데 ‘재판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아무것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삼성은 혁신의 고삐를 당겨왔다. 어려울 때는 물론이고 잘나가고 있을 때도 여러 차례 위기를 선언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역사를 이뤄왔다. 시장이 요동치고 기술 변화가 빠른 시기는 오히려 삼성에게는 도약의 기회였다.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83년 2월 일본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한 ‘도쿄 선언’이라든지 이건희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삼성 신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선대의 뜻을 이어 이재용 부회장은 선도적 미래지향의 '뉴삼성'으로 글로벌 제일을 위한 도약을 꿈구도 있다.

아름다운 미래를 설계하는 지금의 삼성전자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센데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 고조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삼성에 총수의 ‘재판 리스크’가 가슴 아픈 것은 이처럼 대내외 불확실성이 산재된 상황에서 또다시 리더십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이 부회장의 부재는 자칫 그룹 전체를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초 항소심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약 1년 6개월간 인공지능(AI)과 5G, 바이오 등 신산업에 3년간 18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청사진과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갔으나 다시 재판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재판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는 미래 경영 전략을 시행하는 데 있어 재속도를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매듭이 언제 지어질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초 12월 선고 예정이었으나 증인 채택 여부로 인해 재판 일정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대체로 파기환송심 최종선고가 내년 2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지천명의 나이가 된 삼성전자지만 회사를 이끄는 수장은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처지에 다시 놓였다.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몫이 큰 삼성의 수장이 운신폭이 좁아지는 일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서영백 기자 (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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