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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3세대 K5 "세단도 멋질 수 있다, 중형도 럭셔리할 수 있다"


입력 2019.12.14 06:00 수정 2019.12.14 07:21        박영국 기자

스타일 끝판왕, 럭셔리한 실내공간, 탄탄한 주행감까지

스타일 끝판왕, 럭셔리한 실내공간, 탄탄한 주행감까지

3세대 K5 주행장면. ⓒ기아자동차 3세대 K5 주행장면. ⓒ기아자동차

지난 수년간 자동차 시장에서 불고 있는 SUV 열풍은 어쩌면 천편일률적이고 어중간한 세단들에 대한 반발심리의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동안 나온 세단들은 무난할지언정 독특한 맛이 없었고, 정확하게 차급에 맞는 수요층만 노리느라 ‘차급과 무관하게 저 차가 갖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할 만한 차가 없었다.

3세대 K5는 이런 세단 시장에 경종을 울릴 만한 모델이다. 3세대 K5와 같은 차들이 다수 존재했다면 SUV 열풍은 적어도 지금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비스타홀에서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마을까지 왕복 약 163km 거리를 신형 K5를 타고 달려봤다. 시승 모델은 2.0 가솔린 최상위 트림 ‘시그니처’였다.

“사람 눈은 다 비슷하구나, 이 차 되겠구나 생각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이날 시승에 앞선 신차 출시행사에서 지난달 21일 3세대 K5 프리뷰 이후 국내외 미디어와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사람 눈은 다 비슷하구나’라는 표현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정도로 신형 K5의 디자인은 보편적으로 훌륭하다.

3세대 K5를 가장 매력적으로 만든 부분은 역시 ‘차의 얼굴’ 격인 전면 디자인이다. 이미 상당한 성공을 거둔 ‘타이거 노즈(Tiger Nose)’는 ‘타이거 페이스(Tiger Face)’로 진화했다.

그릴 상하단의 돌출 부위로 ‘호랑이 코’를 표현하던 게 기존 기아차의 패밀리룩이었다면, 3세대 K5를 필두로 한 새로운 패밀리룩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안쪽으로 깊게 파내 ‘호랑이 입’까지 만들어냈다.

‘호랑이 입’의 역할을 하는 그릴은 헤드램프 밑까지 파고 들어가 가로 너비가 확장되면서 시각적으로 차체를 더욱 커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주간주행등(DRL)은 바이탈 사인(Vital Sign)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그래픽으로 디자인됐다.

측면 디자인은 더욱 낮고 길어진 제원으로 인해 한층 늘씬한 실루엣을 연출한다.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은 3세대 K5를 전통적인 3박스 세단 디자인에서 벗어나 패스트백 스타일로 변모하도록 했다.

3세대 K5 뒷모습. 패스트백 스타일로 트렁크를 열면 뒷유리가 같이 열릴것 같지만 실제 열어보면 트렁크 리드까지만 열린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3세대 K5 뒷모습. 패스트백 스타일로 트렁크를 열면 뒷유리가 같이 열릴것 같지만 실제 열어보면 트렁크 리드까지만 열린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짧은 트렁크 리드는 패스트백 이미지를 더욱 강조해 준다. 가뜩이나 짧은 트렁크 리드를 측면 유리부터 이어지는 크롬몰딩으로 분리하고 블랙 하이그로시 처리해 뒷유리와 연결함으로써 마치 트렁크를 열면 뒷유리가 같이 열릴 것 같은 시각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뒷모습은 3세대 K5의 디자인에서 유일하게 호불호가 엇갈리는 부분이다. 회사측은 좌우의 두 리어콤비램프를 연결하는 점선 무늬의 그래픽 바를 ‘간격을 두고 점점 짧아지는 형태의 점등 패턴으로 속도감과 역동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부에서는 ‘절취선’, ‘쏘나타를 위한 배려’라는 얘기도 나온다.

어쨌건 신형 K5가 전반적으로 잘생겼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외모 때문에 세단을 외면하고 SUV를 택하려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충분하다.

3세대 K5 운전석.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3세대 K5 운전석.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실내공간 역시 범상치 않다.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살려주는 편의장비들이 고급 마감재 속에 깔끔하게 심어져 있다.

날씨나 시간에 따라 배경이 바뀌는 테마형 클러스터와 10.25인치 대형 내비게이션이 센터페시아 상단까지 이어져 편의성은 물론 고급감을 더해준다. 고급 대형 세단이나 수입 럭셔리 브랜드 차량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전자식 변속 다이얼도 이 차의 품격을 높여준다. 기어봉과 핸드브레이크가 사라지면서 넓어진 공간은 덤이다.

3세대 K5 뒷좌석. 시트를 깊숙이 눞혀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인한 뒷좌석 헤드룸 문제를 해결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3세대 K5 뒷좌석. 시트를 깊숙이 눞혀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인한 뒷좌석 헤드룸 문제를 해결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패스트백 스타일로 인해 뒷좌석이 좁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생각보다 넓고 편안했다. 기존 대비 50mm나 늘어난 전장에 숏 오버행, 롱휠베이스 구조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완만한 루프 라인으로 인한 뒷좌석 헤드룸의 문제는 시트 포지션 최적화로 해결했다. 일반 세단에 비해 뒷좌석이 깊숙이 누운 느낌이다.

굳이 뒷좌석에 세 명이 끼어 탈 게 아니라면 대형차 못지않은 공간을 제공해준다.

버튼 조작 없이 말 한마디로 창문을 여닫거나 차내 온도를 조절하거나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설정하는 ‘음성 인식 차량 제어’도 편리하다. 음성인식 기능을 활성화하면 등장하는 카카오프랜즈 캐릭터 ‘라이온’은 심지어 오늘의 운세까지 얘기해준다.

3세대 K5 에서 '음성 인식 차량 제어'를 활용해 다양한 명령을 실행시킨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3세대 K5 에서 '음성 인식 차량 제어'를 활용해 다양한 명령을 실행시킨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도로에서는 탄탄한 하체가 믿음직스럽다. 급회전 구간이나 고속에서 급격한 차선 변경에도 탄탄하게 바닥을 움켜쥐고 달린다.

특히 전륜구동 차량의 단점인 ‘꽁무니가 날리는 듯한’ 느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차체가 균형 잡혔다.

세단, 특히 3세대 K5와 같이 전고를 낮추고 늘씬하게 뻗은 세단의 장점은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이다. 껑충한 키의 SUV와 비할 바가 아니다. 차량 구매 기준에 있어 ‘달리는 재미’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 비슷한 가격의 SUV보다는 3세대 K5를 추천하고 싶다.

2.0 가솔린 엔진의 한계상 급가속에서는 다소 힘겨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는 직관적이고 안정적인 반응이 만족스러웠다.

3세대 K5 주행장면. ⓒ기아자동차 3세대 K5 주행장면. ⓒ기아자동차

승차감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쏘나타와 비교해 다소 단단한 느낌이었다. 도로 요철을 탑승자에게 다소 예민하게 전달한다. 말랑한 승차감보다는 탄탄한 퍼포먼스 쪽에 비중을 둔 세팅의 결과물로 생각된다.

대신 외부 소음 차단은 신형 K5가 한수 위인 듯 하다. 고속 주행에서도 상당히 정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날씨나 시간에 따라 배경이 바뀌는 테마형 클러스터. 연비 15.9km/ℓ가 체크됐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날씨나 시간에 따라 배경이 바뀌는 테마형 클러스터. 연비 15.9km/ℓ가 체크됐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연비도 기대 이상으로 나왔다. 비록 시승 구간의 상당부분이 고속화 도로였지만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하고도 15.9km/ℓ가 체크됐다. 표시연비상으로는 가솔린 2.0모델의 복합연비는 17인치 타이어 기준 13.0km/ℓ, 18인치 타이어는 12.7km/ℓ다.

3세대 K5의 가격은 ▲가솔린 2.0 모델이 트렌디 2351만원, 프레스티지 2592만원, 노블레스 2783만원, 시그니처 3063만원 ▲가솔린 1.6 터보 모델이 트렌디 2430만원, 프레스티지 2709만원, 노블레스 2901만원, 시그니처 3141만원 ▲LPi 일반 모델이 프레스티지 2636만원, 노블레스 2901만원, 시그니처 3058만원 ▲하이브리드 2.0 모델이 트렌디 2749만원, 프레스티지 2937만원, 노블레스 3129만원, 시그니처 333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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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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