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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금융당국 책임론…“정책부실? 감독소홀?” 공방 확산

  • [데일리안] 입력 2020.01.23 06:00
  • 수정 2020.01.22 21:00
  •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금감원, 유동성 문제로 일축하다 뒷북 대처 “뒤늦은 개입에 피해 확산” 비판

“2015년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이 화근” 문턱 낮춘 금융위도 책임론 불가피


ⓒ데일리안ⓒ데일리안

파생결합펀드(DLF)에 이어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 규모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연이은 고위험 투자상품 대규모 피해를 미연에 막지 못한 양대 금융당국을 둘러싼 책임론 공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는 지난해 10월 6200억원 규모의 환매중단 사태를 시작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를 받던 이종필 라임운용 부사장이 잠적하고 라임운용이 투자한 미국 헤지펀드가 폰지사기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라임 사태에 따른 파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회사와 금융상품 등을 관리·감독해야 할 금감원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감독당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는 상황. 펀드 관련 손실률이나 환매 재개 여부 등 투자자 피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나 당초 초기 진단에서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설정해 후속대응에 이르기까지 수 개월 간의 방치 상태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라임사태가 화두로 올랐을 당시 금감원은 이를 운용사의 유동성 문제로 판단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국감에서 "라임이 유동성 리스크 부분에서 운용상 뭔가 실수를 했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라임운용 종합검사에 돌입한 이후 나온 발언인 만큼 시장에서도 기다려보자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당국의 이같은 발언이 무색하게 전환사채(CB) 편법거래,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여기에 해당 펀드의 30% 이상이 은행에서 판매돼 불완전판매 주장도 불거졌다. 현재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민원만도 100건 이상, 감독당국은 라임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회계실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제재 등 대응방안을 발표한다는 입장이지만 사태 장기화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난 2015년 10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에도 뒤늦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모험자본을 키우겠다며 사모 전문 자산운용사를 기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고 자기자본 20억원, 전문인력 3명 이상 등 일정조건만 갖추면 인가를 허용했다. 여기에 최소 투자금도 기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춰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개인투자자 진입도 가능해졌다.


아울러 이같은 규제 완화 영향으로 라임 펀드의 수익률 관리 차원의 이른바 ‘돌려막기’가 가능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당시 활성화 방안을 통해 펀드 설립 1개월 이내·증권시장에서의 매각곤란 사유를 폐지해 자전거래 요건을 완화시켰다. 금융위는 “자전거래 요건을 완화하더라도 공정가격 거래 등 투자자보호장치가 마련돼 있어 불건전 영업행위 소지가 크지 않다”고 밝혔으나 결국 이처럼 펀드 자전거래 요건을 완화한 것이 사태 확산에 일조한 셈이 됐다.


한편 이번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두고 판매사와 운용사 간 네 탓 공방과 대규모 소송전으로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결국 사모펀드 규제는 완화하면서 그에 따른 ‘규제 완화 리스크’에 대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는 뒷전이었던 금융위 역시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규제 완화에 발맞춰 그에 뒤따를 수 있는 부작용을 충분히 감안한 뒤 리스크를 보완할 수 있는 선제적 장치를 마련했어야 한다”면서 “결국 설익은 정책으로 투자자 신뢰를 떨어뜨려 자본시장 뿐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 온 데에는 일정 부분 금융당국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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