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진보여권의 도덕적 우월감에 질려버린 '이남자'


입력 2020.01.27 04:00 수정 2020.01.27 08:18        이배운 기자 (karmilo18@naver.com)

현실주의적 판단도 적폐·편견 치부하는 '도덕적 우위'에 염증

공정사회 실현 기대 컸지만…여성·약자 포퓰리즘, 조국사태 위선에 실망

잇속 챙기기 위한 '정치적 올바름'…정의론이 '전가의 보도'인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뉴시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뉴시스

현 20대 남성계층을 일컫는 이른바 '이남자'들이 문재인정부 지지를 철회하는 주요한 이유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피로감이 꼽힌다.


그동안 진보좌파 세력은 자신들이 소수자보호·여남평등·환경보호·평화주의 등 올바름을 추구한다고 주장하며 '도덕적 우월감'을 과시해왔다. 아울러 올바름을 과하게 추구함으로써 발생하는 역차별 및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는 여론은 적폐로 치부하는 태도를 드러냈다.


일례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성전환 수술을 받은 육군 부사관이 전역심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해 "그래도 시간은 인권의 편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녀가 편견과 싸워서 이기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변화는 어렵고, 군의 특수성을 말하며 우려하는 세력도 늘 있을 것"이라며 "그러한 도전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뜻을 모아낼 때 비로소 오늘날의 시대정신인 인권병영의 가치에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남자'들은 '누구는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편견을 좋아하냐'는 반문을 제기한다. 우리 사회와 '이남자'들이 성전환 부사관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이유는 성전환자를 '혐오'하기 때문이 아니라 군 조직의 특수성을 염두에둔 현실주의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재작년 6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체복무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시민단체 회원들이 재작년 6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체복무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적의 위협에 맞서 싸워야 하는 군인은 신체가 국가에 귀속되고 개인적인 자유가 군율에 의해 일부 통제될 수 밖에 없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군인의 성전환은 이 특수성을 이탈하고 조직내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임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남자'들은 군복무를 통해 자신의 자유와 신체가 억제되는 경험을 해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 특수성을 존중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 공감대를 '반인권', '편견'으로 치부하는 도덕적 우월감은 불만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재작년 '이남자' 지지율 이탈을 불러온 '양심적 병역거부' 논란도 일맥상통한다. 20대 청년 남성들이 순순히 군에 입대하는 이유는 그것이 전쟁을 예방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판단과 공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다른 '이남자'들의 희생으로 이뤄진 안보서비스를 누리면서도 군대를 '폭력의 온상'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하게 병역의무를 거부했다.


아울러 수많은 진보시민단체들은 '드디어 한국에도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며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병역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한 '이남자'들에게 '우리는 그럼 폭력에 순응하고 동조한 무지한 시민이냐'는 회의감을 들게 한 부분이다.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러한 와중에 여권에서 불거진 이중성·위선 논란은 도덕적 우월감에 대한 반발 심리에 불을 당긴 것으로 평가된다.


문재인정부는 정권 출범부터 공정사회 실현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웠고 '이남자'들은 개국공신을 자처하며 적지 않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여권은 '사회적 약자 존중'. '소수자 보호'라는 도덕성을 과시하며 여성 우대 정책을 펼치는데 주력했고, 이에 따른 '이남자'들의 역차별 불만은 '여성혐오', '교육이 덜된탓', '극우'라는 낙인이 찍혔다.


이어 여권은 '조국 사태'를 맞닥뜨리자 무리한 '내 편 감싸기'를 펼치며 부도덕적인 이면을 드러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을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은 '이남자'의 역린인 '역차별'과 '불공정' 문제를 건드린 가운데, 여권은 조 전 장관을 규탄하는 여론을 적폐로 몰아붙이며 또다시 도덕적 우월감을 내세웠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이남자'들은 진보여권이 내세우는 '올바름 추구'가 과연 진정한 도덕성에서 비롯된 것인지 강한 회의를 품게 됐다. 특정 정치인 및 정치세력이 '정치적 올바름'으로 명성을 얻고, 상대진영에 낙인을 찍고, 선거에서 이득을 취하는 등 결국 자기잇속을 챙기는 전가의 보도로 활용한다는 비판들이 이같은 회의감을 더한다는 지적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1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산에 2020.01.27  07:57
    저 뻘건 면상들을 볼 때마다 진짜로 잔인한 생각이 든다. 
    도덕덕 우월감? 
    한심한 쓰레기들이 시궁창에서 '한푼 줍쇼' 손 벌리던 입장에서 어느덧 당당하게 지랄들을 떠는구만. 
    모조리 쳐죽이는 것 말곤 답이 없다. 
    
    0
    1
1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