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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진보 정치문화, 함정 빠졌다…고장나도 단단히 고장나"


입력 2020.02.18 15:44 수정 2020.02.18 15:50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민주당 의원들, 제 공천만 바라보며 당 어떻게 되든 관심無

괜히 쓴소리 했다가 '문빠'들에 양념 당할까 두려워 말 못해

선과 악 기준이 전도된 허구의 세상에 사니 경고해도 안 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보진영 대표 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문화에 대해 혹평을 가했다.


진 전 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장이 나도 단단히 고장이 났다. 위기인 데 위기인 줄도 모르고, 의원들은 그저 제 공천만 바라보며 당이 어떻게 되든 관심도 없다"며 "그나마 문제의식을 가진 극소수의 의원들마저 괜히 쓴소리 했다가 극성스러운 친문 지지자들에게 '양념' 당할까 두려워 말을 못한다. 당정은 물론이고, 지지자들을 포함한 진보진영의 정치문화 자체가 함정에 빠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상황이 이 지경인데, 민주당은 그냥 손을 놓고 있다. 아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며 "그들(문빠)이 동료시민들의 입을 틀어막아 쓴소리 나오는 걸 막아주니 좋은가 보다. 다수의 지식인이 기가 죽어 침묵하는 사이에 일부는 이 대중 독재의 흐름에 기회주의적으로 편승하거나 아예 어용 선동가가 되어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그 공으로 돈도 벌고 공천도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향해 진 전 교수는 "참과 거짓, 선과 악, 정의와 불의를 가르는 기준이 전도된 허구의 세상에 들어살고 있으니 밖에서 아무리 경고를 해도 알아듣지를 못하는 것"이라며 "상황이 이 지경인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절망적인 것은 이게 문제라는 것을 인식조차 못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과거 386 세력이 586 주류 돼 우리 정치문화가 80년대 운동권 문화로
윤건영 영전 , 김용민·김남국 영입? 홀딱 망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냐
부모 잘 만나 장학금 받는 세상 물려주고 싶으면 민주당 찍고, 그 꼴 못 보면 다른 당 찍어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진 전 교수는 "이들은 철저한 자유주의자였다. 시대정신을 대변했기에 아직까지 우리에게 사표로 남아 있는 것"이라며 "그 분들은 젊은 386들을 데려다가 자유주의의틀 내에서 자기 뜻을 펼치게 해주었는데, 그들이 어느덧 586 주류가 돼서 대통령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대통령을 과거 운동권 시절의 낡은 정치문화에 가둬버리고 이들이 당정을 장악하다 보니 이 나라 정치문화가 졸지에 80년대 운동권 문화에 물들어 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텐데, 이게 세계관의 오류라 수정하기 힘들 것이다. 홀딱 망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닌 것"이라며 "청와대에서 조국 임명을 강행한 윤건영이 중대한 정치적 실수를 하고도 물러나는 게 아니라 외려 국회의원으로 영전을 한다. 이미 대통령이 사과까지 한 사안인데 외려 김용민·김남국 등 조국 키즈들을 영입한다. 이들이 실수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은 실수를 아예 실수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비리 의혹을 저격하며 국민들을 향해 "투표를 어떻게 할지 고민 되느냐, 간단하다"며 "엄마아빠 잘 만난 덕에 논문 제1저자가 되고, 하지도 않은 인턴십 증명서 받고, 받은 적 없는 표창장으로 합격해 유급 당하고도 장학금 받으며 학교 다니는 그런 세상을 자기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분들은 민주당 찍으시면 된다. 그 꼴은 못 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다른 당 찍으시고"라고 발언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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