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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시대 본격화…'스마트 모빌리티 비전' 주총서 힘 실어주나?


입력 2020.02.19 17:26 수정 2020.02.19 19:3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사업목적 '차량'에서 '이동수단'으로 범위 넓혀

주총 통과시 정 수석부회장의 '2025 전략' 본격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가 1월 7일(현지시간) 개막한 '국제가전박람회(CES) 2020' 현대차 전시관 내 실물 크기의 현대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 앞에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가 1월 7일(현지시간) 개막한 '국제가전박람회(CES) 2020' 현대차 전시관 내 실물 크기의 현대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 앞에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전환하겠다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비전이 내달 16일로 예정된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사업목적을 ‘각종차량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에서 ‘각종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변경하는 의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키로 했다.


회사측은 “새로운 이동수단이 나올 때마다 정관을 개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 하에‘기타 이동수단’을 사업목적에 명기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관 변경은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Smart Mobility Device)’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Smart Mobility Service)’의 2대 사업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현대차의 중장기 혁신 계획 ‘2025 전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내연기관으로 바퀴를 구동하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라스트마일, 개인용 비행체(PAV),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제공하고, 관련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비전으로 제시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구현을 통해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나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도시와 인류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깊이 생각했다”며 “UAM과 PBV, Hub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현대차의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 나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UAM, PBV, Hub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현을 위해 현대차가 제시한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UAM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 는 모빌리티 환승 거점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번 CES 2020에서 실물 크기의 PAV 콘셉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우버와 공동으로 개발한 현대차의 PAV 콘셉트 ‘S-A1’은 전기 추진 방식의 수직이착륙 기능을 탑재하고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CES 2020 현장에서 PAV 기반의 UAM 상용화 시기를 2028년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UAM은 미래 모빌리티 환경 변화와 함께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가진 분야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글로벌 UAM 시장이 1조5000억 달러(약17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세기 넘게 도로 위에서 펼쳐온 현대차의 도전이 정 수석부회장 시대에 이르러 하늘 길로 확장되게 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9월에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사업부’를 신설하고, 사업부장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내달 16일 주총에서 정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정 수석부회장의 이같은 비전이 주주들로부터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한편,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외부 예상과는 달리 그동안 정몽구 회장이 맡았던 이사회 의장직을 이어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날 이사회에서 내달 16일 임기가 만료되는 정몽구 회장의 등기임원(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주총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그룹 회장직만 유지하고 이사회 의장직에서는 물러나게 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날 경우 정 수석부회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내달 주총 직후 열릴 이사회에서는 외부 인사 혹은 그룹 내 다른 인물이 의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게 최근 재계 트랜드고, 삼성과 SK 등 주요 대기업에서도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총수의 의장 겸임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재계 상위 그룹에서 총수가 의장을 겸하는 사례는 구광모 LG 회장 정도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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