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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주총-금융지주] 지배구조 이슈 '정중동' 속 사외이사 물갈이 폭 관심


입력 2020.02.27 06:00 수정 2020.02.27 05:39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절반 이상 임기 만료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 노동이사제 주목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데일리안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데일리안

올해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의 키워드는 'CEO연임, 사외이사, 노동이사제'로 압축된다. 두달 앞으로 다가온 주총 시즌에서는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 교체와 함께 일부 은행장들이 정식으로 선임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월 신한·KB·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의 사외이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임기가 만료된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최고 경영자 선임을 둘러싼 사외이사들의 '물갈이' 여부에 쏠릴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연임…3월 주총서 최종 선임


신한금융은 다음달 주총에서 조용병 회장의 연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3일 조 회장을 단독 회장 후보로 추천키로 결정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법원에서 신입행원 채용비리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이사회의 유권해석에 따라 새로 시작되는 3년 임기를 채우는 데는 문제가 없게 됐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7명은 다음달 임기가 종료된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의 임기를 2년 이내로 하되, 연임 시 임기는 1년 이내로 하고 6년을 초과 재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만우·김화남 이사가 최장 임기 6년을 채워 교체될 예정이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주총과 맞물린 금융당국 징계


우리금융의 주총 최대 관심사는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칼날을 어떻게 피하느냐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 받은 손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연임이 확정돼 이번 주총에서 승인을 얻으면 차기 회장에 취임한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주총 직전에 중징계를 통보할 경우 상황이 복잡해진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중징계가 확정돼 당사자에게 통보되면 통지일로부터 3년간 신규 임원이 되지 못한다. 주총 이후 금융위가 최종 판단을 내놓게 되면 연임에 절차상 문제는 없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현재의 지주 회장·우리은행장 겸직 체제를 끝내고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를 맡고 새로 선임된 권광석 은행장 내정자가 은행 업무를 맡게 된다.


하나금융 사외이사 전원 재신임…대부분 '무난히' 연임될듯


신한·KB·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8명 가운데 주총시즌인 다음달에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26명이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사외이사가 임기 제한에 걸린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연임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번 주총에서도 '이변'이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8명이 모두 임기가 끝난다. 이 가운데 이사회 의장인 윤성복 이사가 최장 임기인 5년을 채워 교체될 예정이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2021년 3월에 끝나는 만큼, 새 사외이사의 진용에 따라 차기 회장구도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사외이사 대부분이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7명 중 6명의 임기가 다음달 만료된다. 유석렬·박재하 이사가 최장 임기인 5년을 모두 채워 물러나고, 스튜어트 B 솔로몬·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 이사 등 4명은 연임될 예정이다. 신임 이사는 최종 후보를 선정해 공시하고 주총 때 확정된다.


지난해 출범한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구성에 변화가 없다. 사외이사 5명이 지난해 1월 11일 지주사 전환과 함께 2년의 임기를 시작해 내년 주총에서 재신임 여부를 가리게 된다.


농협금융지주도 사외이사 6명 가운데 4명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대부분 연임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안건도 오르지 않아 '조용한 주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융권 달군 '노동이사제' 큰 파장 없이 넘어갈듯


이번 주총시즌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노조 추천 이사제'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 금융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하지 않기로 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정부차원의 압박이 가해지면서 외면할 수도 없는 이슈가 됐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한 인사가 사외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해 발언권과 의결권을 가지는 제도로 최근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황이다. 금융노조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매년 시도해왔지만, '투쟁 위주'의 한국적 노동 현실에선 경영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으며 주총에서 번번히 무산됐다.


앞서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하승수 변호사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주총 표결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KB노조는 시간상 문제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유보하는 것일 뿐 다음 주총이 열리는 오는 11월에 주주 제안을 기반으로 한 후보 추천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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