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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회 시즌제 방송,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향한 아쉬움


입력 2020.03.18 12:30 수정 2020.03.18 12:31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제작비·노동환경에 주 1회 방송 필요성 제기

드라마 흐름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 여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방송 캡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방송 캡처.

"쉽게 말해 저희 살자고 기획한 거죠."


지난 10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tvN 2020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 제작발표회에서 신원호 PD는 주 1회, 시즌제로 기획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치솟는 제작비 상황, 바뀌는 노동환경을 고려했을 때 지금처럼 주 2회 방송은 무리라는 것이다.


신 PD는 "반드시 이 드라마가 잘 돼서, 이 방송계에 새로운 모델로 제시되고 그래서 제작환경과 시청 형태가 바뀌면 어떨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우선 12일 첫 방송된 드라마 자체에 대한 시청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신원호 PD의 공감 연출과 이우정 작가의 웃음 스토리, 그리고 의대 동기 5인방의 캐릭터 케미까지 3박자의 절묘한 조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신원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이우정 작가의 사람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더해져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같은 병원에서 일하며 다시 한번 밴드로 뭉치게 된 의대 동기 5인방의 우정과 삶의 희로애락을 그려낼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어떤 위로와 웃음 그리고 공감을 선사할지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됐다.


하지만 1회 방송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주 2회 방송이 익숙한 시청자들이 많은 현실 속에서 '시기상조'라는 반응이었다. 특히 1회 방송으로는 이야기의 전개가 지나치게 늘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또 1회 방송으로 시청자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긴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왔다.


타 방송사 드라마와의 경쟁에서도 불리할 거란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한주에 담을 수 있는 이야기가 경쟁 드라마에 비해 절반 수준인 데다, 방송 날짜도 하루라는 점은 이슈 선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 1회 방송은 이야기의 연속성이라는 부담에서 자유로운 예능이나 가요 프로그램에 한정돼 있었다.


그런데도 굳이 주 1회 방송을 고집한 데는 신 PD 나름의 경험과 소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PD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주 1회 방송에다 시즌제로 기획했다. 제작진은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시즌2 제작을 준비 중이다.


신 PD는 "이우정 작가와 제가 머리를 맞대기 시작한 게 15년이 됐다. 그러다 보니 매 회의에 나오는 게 똑같았다"며 "주어진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저희가 만들어내는 것들도 바뀌지 않을 거 같다고 생각해서 저희를 새로운 환경에 놓으려 스스로 노력했고, 드라마 형식을 바꿔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달라진 제작환경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원동력이 될 거란 믿음이다.


신 PD의 실험은 이미 시작됐다. 어쩌면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향한 일각의 우려도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그의 바람처럼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방송계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한다면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거란 기대감도 높다.


역시 관건은 콘텐츠의 힘이다. 제아무리 악조건이라 하더라도 콘텐츠가 훌륭하다면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몰려들기 마련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까다로운 시청자들을 새로운 시스템 안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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