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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자업계, 전시회·이벤트 줄연기…글로벌 마케팅 ‘마비’


입력 2020.03.22 06:00 수정 2020.03.22 06:28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세계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 동남아·中서 연기

유럽서 본격 확산…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정상 개최 불투명

지난해 9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쎄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 삼성전자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체험하고 있다.ⓒ삼성전자 지난해 9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쎄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 삼성전자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체험하고 있다.ⓒ삼성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자 글로벌 전시회와 이벤트들이 잠정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전자업계의 글로벌 마케팅이 전략이 사실상 마비됐다.


전시회 및 이벤트를 통해 혁신 기술을 선보이고 이를 발판삼아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이 연기됐다. 인포콤은 매년 북미를 비롯해 중국·동남아·인도에서 열린다. 하지만 이달 26~28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인포콤 차이나가 9월로 연기됐고, 오는 5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 예정이던 인포콤 동남아도 7월로 미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열린 ‘인포콤 동남아 2019’에 참가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적용해 초고화질을 구현한 ‘더 월 프로페셔널’을 전시했다. 또 8K 고해상도를 접목한 ‘QLED 8K 사이니지’ 등을 전시하며 동남아 프리미엄 사이니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인포콤 북미 2019’에 참가해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를 전시했다. 또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상품 관련 정보를 보면서 뒤편의 상품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와 테두리에 별도 구조물이 없어 구부리기 쉬운 ‘오픈 프레임 올레드 사이니지’ 등 사이니지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사이니지 시장의 고객사를 늘리는 발판 역할인 인포콤이 연기돼 마케팅 전략 수립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전시회가 취소되진 않았지만 이제 막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행사를 주최하는 국제시청각협회(AVIXA)는 “6월 13~19일 열리는 인포콤 북미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유동적 상황을 인식하고 있으며 보건당국의 안내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행사 연기 및 취소 가능성을 열어 놨다.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의 정상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 IFA는 오는 4월 초 유럽 키프로스공화국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를 취소했다.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는 전 세계 미디어가 참석해 가전시장 트렌드를 읽는 행사다.


일간 베를린모르겐포스트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오후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604명으로 한국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IFA가 개최되는 오는 9월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유럽 전역은 이제 막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해 행사 개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IFA는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상황이 항상 변하고 있어 어떤 결론도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IFA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된다면 전자업계에겐 타격이 크다. 전자업계는 매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로, 가을에는 IFA를 통해 혁신 제품들을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하는 데 코로나19 여파로 전자업계가 제품을 알릴 글로벌 전시장을 잃는 것이다.


LG전자 모델이 지난해 6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 2019'에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를 소개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 모델이 지난해 6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 2019'에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를 소개하고 있다.ⓒLG전자

다음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릴 계획이던 ‘밀라노 가구박람회’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일을 6월로 미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글로벌 가구업체들과 협업해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을 공략해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행사에서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의 디자인 공모전 최종 수상작들을 전시하고 판매까지 검토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들의 연기도 전자업계에 피해를 줄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8월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은 강행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월드컵에 버금가는 축구 국가대항전인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는 1년 연기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8K TV 신제품에 화질을 업스케일링 시켜주는 인공지능(AI)기능을 탑재했다. 기존 4K 해상도의 콘텐츠를 8K 수준의 화질로 끌어올려 준다. 이들 신제품은 8K 콘텐츠 부족을 보완한 것으로, 유럽 축구를 8K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판매량 증가 전망이 나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글로벌 전시회는 물론 회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행사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5월 미국에서 개최 예정이던 ‘파운드리 포럼’을 연기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은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을 소개하고 협력 관계를 목적으로 열린다. LG전자는 아시아·유럽 등을 상대로 여는 신제품 출시 행사인 ‘LG 이노페스트’를 잠정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행사의 취소보다는 연기가 많아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코로나19의 미국·유럽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전시·이벤트는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인 만큼 중요하다”며 “아직 피해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가 최근 미국·유럽에서 확산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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