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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 백마강 벨트⑨] '자족도시 갈림길' 아산을…강훈식 vs 박경귀


입력 2020.03.21 18:11 수정 2020.03.24 11:2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인구 31만…'충남 제2의 도시'로 우뚝 선 아산

아산을, 젊은층 외지서 대거 유입…진보세 강해

재선 노리는 강훈식·정책전문가 박경귀 '승부'

충남 아산을에서 재선을 노리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충남 아산을에서 재선을 노리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충남 아산은 꾸준한 인구 증가로 천안에 이어 충남 제2의 도시로 올라섰다. 현재 인구는 31만 명을 넘었으며,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처음 갑·을로 분구됐다. 아산갑의 현역 의원은 이명수 미래통합당 의원, 아산을의 현역 의원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하나였던 선거구가 둘로 분구될 때에는 대체로 지지 성향이 뚜렷하게 갈리도록 분구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현역 의원이 출마 지역구를 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아산의 경우에도 분구가 되면서 옛 온양시 동(洞) 지역들과 신창군으로 구성된 갑구는 보수 성향이, 염치읍·배방읍과 송악면·탕정면·음봉면·둔포면·영인면·인주면 등 읍·면 지역이 묶인 을구는 진보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내의 동(洞) 지역은 진보 성향이, 읍·면 지역은 보수 성향이 강한 통상의 도농복합선거구와는 딴판이다. 이는 충남 아산의 동 지역은 예로부터 온양온천으로 발전한 원도심인 반면, 읍·면에는 산단과 신도시,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외지의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충남 아산을에서도 배방읍과 탕정면·음봉면은 진보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배방읍에는 아산신도시 조성에 따른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으며, 탕정면에는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 있다. 음봉면 일대에는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전국적으로는 41.1%에 불과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이 최대 53.0%까지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탕정면에서 53.0%, 배방읍에서 48.5%, 음봉면에서 43.1%가 나왔다.


반대로 염치읍과 영인면·송악면은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송악면과 영인면은 보수정당에 극도로 불리한 여건 속에서 치러진 지난 대선에서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각 35.8%와 33.6%를 득표해 '빅 쓰리' 후보 중 득표율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충남 아산을은 대통령이 난 지역구이기도 하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고향은 둔포면 등은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의 '스윙스테이트'로 분류된다.


지난 총선에서 47.6%를 득표해 이건영 새누리당 후보(33.8%)를 13.8%p 차로 따돌린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재선을 노린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1973년 아산시 온양읍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흥룡초·가양중·명석고를 다녔다. 건국대에 진학한 뒤 총학생회장을 했으며, 지난 총선에서 초선으로 등원한 뒤 전략기획위원장과 원내대변인 등의 당직·국회직을 거쳤다.


현재는 초선인데도 재선급에서 맡는 것으로 돼 있는 수석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친서민적 행보와 소통에 능한 소탈한 모습 등이 민주당의 많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이다. 이른바 친문(친문재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후안무치·표리부동·간악무도 등의 나쁜 이미지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아산, 자족도시냐 천안의 종속도시냐 '갈림길'
천안 접한 배방·탕정·음봉서 베드타운화 심해
쇼핑·의료·문화인프라 확충 방안이 선거 쟁점
충남 아산을의 현역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도전장을 낸 정책전문가 박경귀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자료사진). ⓒ뉴시스 충남 아산을의 현역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도전장을 낸 정책전문가 박경귀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자료사진). ⓒ뉴시스

젊은층이 많고 진보세가 강한 아산을에서 '태극기 부대'를 연상시키는 단순한 '아스팔트 우파' 캐릭터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간파한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정책 전문가를 내세웠다. 박경귀 미래통합당 예비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박경귀 통합당 예비후보는 1960년 아산시 음봉면에서 태어났다. 음봉초·음봉중·온양고 등 고등학교까지 아산에서 나온 뒤, 인하대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정책평가연구원장으로 장기 재직하며, 총리실 정부업무평가 전문위원, 행정자치부 지방공기업혁신단장,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단장 등 주로 정책 관련 업무를 해왔다.


박 후보는 코로나 위기 확산으로 대면접촉 선거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일 정책공약 발표를 통한 정책대결을 이끌고 있다. 정책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는 평이다.


지역 현안으로는 아산이 인구 31만, 충남 제2의 도시에 걸맞는 인프라를 갖춰가고 있느냐가 선거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산을에는 탕정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코닝정밀소재 공장, 인주면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음봉면에 협력업체 공장들이 있는 등 제조업이 활발하다. 이에 따라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인구가 늘고, 탕정면에 수도권 광역철도 탕정역 신설이 추진 중인 한편 아산청주고속도로는 아산에서 천안을 거쳐 충북 청주의 옥산산단과 오창과학산단까지를 연결할 예정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인프라가 순조롭게 들어서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천안의 베드타운화 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아산을에 속해 있으며 천안과 접경한 배방읍·탕정면·음봉면에서 극심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탕정2지구 택지개발사업도 상업·업무지구는 전혀 없이 천안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한 베드타운 형태로 개발되고 있어 아산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아산이 자족도시로 성장해가는 게 아니라 천안의 종속도시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증가하는 인구에 비해 쇼핑·의료·문화 인프라 구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천안에 의존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 등은 전적으로 천안에 의존하고 있으며, 영화 한 편 보려 해도 지난 2014년 신축된 아산시외버스터미널에 6개 관을 갖춘 롯데시네마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천안으로 가야만 했다.


의료의 경우에는 사정이 더욱 심각해 인구 31만 충남 제2의 도시에 제대로 된 2차 병원이 없다는 불만 여론이 높다. 조금만 병세가 위중해도 단국대 천안병원이나 순천향대 천안병원으로 이송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광 인프라의 경우, 아산은 온천으로 유명하지만 온양온천·도고온천 등 저명 온천은 모두 아산갑에 속해 있다. 다만 아산을에도 잠재력이 뛰어난 관광 자원들이 산재해 있어, 이를 어떻게 엮어낼 것인지 비전 제시가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염치읍에는 성웅 이순신 장군의 사당 현충사가 있으며, 영인산에는 자연휴양림이 있고 백제 때 창건됐다는 고찰 세심사가 있다. 인주면에는 1895년 설립돼 영화나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한 공세리 성당이 있다. 송악면에는 통일신라 진성여왕 때 도선 국사가 창건하고 고려 의종 때 보조국사 지눌이 중창한 봉곡사가 있는데, 사찰 주변의 송림은 '천 년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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