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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융당국, 야심차게 준비한 '핀테크 행사' 어찌하랴


입력 2020.03.23 19:00 수정 2020.03.23 21:01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 제공

"올해 '코리아 핀테크 위크'는 작년 보다 2배 예산이 투입돼 규모가 확대됩니다."


금융위원회는 '코리아 핀테크 위크(Korea Fintech Week) 2020' 개최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면대면 접촉이 불가피한 회의와 모임 등 일정이 취소되면서 행사를 열어야할지 말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금융당국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혁신금융'의 핵심 정책인 핀테크를 소개하는 자리이자 연중행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핀테크를 통한 개방형 혁신'이다. 올해는 행사공간이 더 넓어져 100개 이상의 개별 전시공간이 마련된다. 지난해(54개 부스)의 약 두 배다.


올해 행사에선 핀테크 스케일업 추진 전략과 연계해 해외 진출과 투자를 위한 특별 세션, 부대‧상설행사는 물론 혁신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새로운 핀테크 사업 모델 설명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미 금융위는 금융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핀테크기업의 투자유치 기회를 적극 부여하고 서울 마포에 소재한 '프론트1(Front1)'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육성기반도 확충하기로 하는 등 향후 4년 간 3000억원 규모의 '핀테크 혁신펀드' 운영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는 핀테크 관련 업체와 금융회사 등 기업 64곳이 참여하고, 1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성황리에 마쳤다. 당시 핀테크 기업과 국내외 투자자 연계를 통해 3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기회도 확보했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코리아 핀테크 위크는 오는 5월 28~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PP)에서 열린다. 금융위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행사를 취소하진 않은 상황이다.


금융위는 행사가 열리는 5월 말까지는 두 달 넘게 남은 만큼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를 보면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사이 관련 업계에서는 "참여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중이다", "5월에 맞춰 준비를 해둬야 하는건가"라는 등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다.


코리아 핀테크 위크는 지난 1월 15일 박람회 준비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한데 이어 지난달 2차회의까지 진행한 뒤 진척이 없다. TF관계자는 "지난달 회의 이후 아직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정부부처나 공공기관도 4월까지는 자체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있지만, 5월 일정표까진 '미정'으로 남겨두고 있는 만큼 향후 분위기를 보면서 따라가겠다는 것이다. 상황을 지켜보며 '남들이 밟고 지나간 발자국을 따라 걷는' 소극적 판단이 이번 행사 개최 과정에도 작용했다.


최근 금융위는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뒷북 대책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금융위 안팎에선 "당장 금융시장 전망도 어려운데, '고작' 핀테크 행사를 예측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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