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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2020 경제공약] 여야 “부동산, 젊은층 표심을 잡아라”


입력 2020.04.02 06:00 수정 2020.04.02 06:12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민주·통합·정의, 2030 의식한 청년·신혼 위한 부동산 공약 내놔

세제 개편에 대한 차이는 뚜렷…‘종부세 완화 vs. 감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15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젊은층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각 당의 부동산 관련 공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정의당은 각각 청년·신혼부부 주거지원을 강화한 공약을 강조하며 젊은 민심 잡기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세제 개편에 대한 방향은 각기 달랐다. 통합당은 약탈적 부동산 증세를 저지하겠다고 선언했고,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일부 민주당 후보들도 종합부동산세를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민생당은 종부세를 보유주택에 따라 누진세로 개편하고, 정의당은 부동산 불평등 해소를 위한 선제적 투기 근절 대책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 10만가구 공급


2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10만가구 공급 등 젊은 층에 대한 주택 공급과 대출 지원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걸었다.


수도권 3기 신도시 등에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를 조성해 청년·신혼 주택 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광역 및 지역거점 구도심 재상사업’과 택지개발 등을 통해서는 청년·신혼주택 4만가구, 서울 용산 등 코레일 부지 및 국공유지에는 1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청년·신혼부부가 집을 살 때 최대 3억원(연1.3%)까지 빌려주는 ‘수익공유형 모기지’ 신설을 통해 청년·신혼부부 각 100만가구 지원사업도 조속히 실현하겠다는 계획도 넣었다. 이밖에 청년 디딤돌 전세자금 금리를 인하하고, 시중은행 청년 전월세 대출 규모가 3조원으로 확대되는 등의 공약도 포함했다.


이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궤를 함께한다. 문제는 국민 전체를 포용하는 정책이 아닌 일부 계층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이다. 그나마 고령자복지주택 공급 20지역 2000가구 이상 확대한다는 공약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계층을 위한 눈에 띄는 부동산 공약은 없다.


또한 청년·신혼·노인을 위한 주거공약은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 2.0’과 겹치는 내용들이 많다. 국민이 혜택을 입지 못하는 부분을 골똘히 살피지 않고 기존 정책을 반복하며 총선용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합당, 1인가구·청년·신혼부부들의 주거사다리 마련


통합당은 젋은이들의 꿈을 짓밟은 불합리한 청약제도를 개선하고, 신혼부부 전·월세 임차보증금 정책대출한도를 상향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기숙사형, 원룸형, 아파트형 등 다양한 형태의 청년주거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및 청약조정지구의 국민주택 신규 아파트(85㎡) 분양시 추첨제를 50% 실시하고, 1인가구를 위한 분양아파트 특별공급 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수도권 임차보증금도 기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청년·신혼부부 주거정책을 추진 중이나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을 내놨다고 통합당은 설명했다. 특히 1인가구와 청년·신혼부부들은 현행 청약제도 하에서 가점제 100% 등 각종 주택구입에 있어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도 청약제도는 지역이나 면적에 따라 가점제나 추첨제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기에 실효성은 있다”면서도 “핵가족화에 따라 소형평수를 원하는 세대와 계층이 다양한데 젊은층에게만 기회를 주는 정책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정의당도 1인·청년·대학생 가구 맞춤형 지원을 강조했다. 정의당은 1인 월세 거주 청년 가구 월 20만원 청년 주거 수당지급, 1인가구 맞춤형 공공임택주택 공급 확대, 전월세보증금 지원형(보증금 30% 무이자 지원)임대주택 공급 확대, 전세자금 저리 대출 한시적 무이자 보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다만 세수확보 문제 등 현실적인 대책과는 동떨어졌다는 평가다.


1일 오후 국회 본청 로덴더홀 계단에서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나라살리기’ ‘경제살리기’ 공동선언식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양당 선대위 관계자들이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일 오후 국회 본청 로덴더홀 계단에서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나라살리기’ ‘경제살리기’ 공동선언식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양당 선대위 관계자들이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약탈적 부동산 증세 저지 vs. 부동산 불평등 해소 박차


높아진 2030세대의 투표율을 의식하듯, 각 정당의 젊은층을 위한 부동산 공약에 대한 방향성은 대체로 일치했으나 세제개편에 대해서는 뚜렷한 차이점을 보였다.


통합당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규제완화와 증세저지다. 3기 신도시 전면 재검토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 원상회복 등 현 정부에서 강화된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의 원하지 않는 지역의 무분별한 외곽 신도시 난개발 정책에 따른 ‘콘크리트 유령도시’를 방지하겠다며 3기 신도시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으며, 현실에 맞지 않는 고가주택 기준 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선별적 개발로 부분적 백지화할 수는 있어도, 이미 마스터플랜까지 나온 3기 신도시를 전면 무효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생당은 종부세를 주택이 많을수록 더 내는 누진제 개편하고, 시장과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대출 수준을 정하게 하자고 했다.


정의당은 종부세 인상(1주택은 0.3%∼1.0%포인트, 다주택은 1.1%∼3.5%포인트 인상) 및 다주택 중과세를 약속했다. 부동산 실거래가 반영률 100% 단계적 상향조정, 국회의원과 장·차관, 광역자치단체장 등 1급 등 고위공직자의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정책공약집에는 세제 개편과 관련한 공약을 부각하지 않았다. 다만 강남 4구·용산·목동·분당 지역구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 14명은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공동 발표했다.

이는 부동산 투기 수요를 근절하려는 현 정부 기조에 반하는 공약이나, 대체로 다주택자 비율이 높은 보수적인 지역에 출마하는 의원들이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당장 눈앞의 총선을 의식한 공약보다 중·장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실효성있는 부동산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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