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중단 따른 손실 불가피…사전 대비로 피해 최소
세계 각지서 천재지변…車 반도체 중심 공급난 심화
“초호황 맞물려 가파른 가격상승 기대…수익성 확대”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이 향후 반도체 초호황(슈퍼사이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당장의 손실은 불가피 하지만 공급 축소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한국시간 기준 이날 새벽부터 전력공급이 중단돼 공장 가동이 멈춘 상태다. 이번 전력공급 중단으로 삼성전자 외에도 다수의 기업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텍사스, 오리건,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 버지니아 등 18개주 55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고, 이 중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정전 가구는 430만 가구로 피해가 가장 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력 부족 문제로 전기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사전 통보가 왔다”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 조치를 해뒀고 해결될 때까지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전력 공급 중단 사태로 당장의 손실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 공지를 통해 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공장 가동을 멈춘 만큼 생산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생산 차질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온다. 전반적인 반도체 공급이 줄어들며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번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차량용 제품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급난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텍사스 주 전력 공급 중단으로 삼성전자 외에도 NXP, 인피니언 등 다수의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 한파 외에도 세계 각지에서지진과 화재 등 천재지변으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업체 르네사스의 나카 공장이 셧다운 됐다가 지난 16일부터 재가동에 나섰다. 반도체 원료인 웨이퍼를 제조하는 신에츠의 시라카와 공장도 14일 가동을 멈추고 순차적으로 생산을 재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세계 3대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중 하나인 대만 유니마이크론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생산라인에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당 라인 복구에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고된 상황에서 연초 부터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램은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812억3900만 달러(약 88조3900억원), 낸드플래시는 14% 증가한 649억9500만 달러(약 70조7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