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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비극의 원흉을 찾고 싶은가

  • [데일리안] 입력 2020.09.14 08:20
  • 수정 2020.09.14 07:17
  • 데스크 (desk@dailian.co.kr)

MBC MBC '다큐플러스' 화면캡처. ⓒ데일리안

MBC '다큐플렉스'의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가 방영된 후 최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설리의 비극에 최자가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건 애초의 잘못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문제다.


설리와 최자의 열애설이 터진 후 두 사람이 오빠 동생 사이라며 부인하자 사람들은 진실하지 않다고 질타했다. 언론도 왜 금방 밝혀질 일을 속이냐며 비난했다. 그러다 한 누리꾼이 우연히 주웠다며 최자의 지갑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 안엔 설리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그러자 누리꾼은 일제히 공격을 가했다. 결국 설리는 활동을 중단했다.


남이야 누굴 사귀든 말든 왜 이게 대중에게 진실을 말해야 할 공적 사안이 되며, 왜 대중이 적절성 여부를 따져 심판할 윤리적 사안이 된단 말인가? 대중이 연애 윤리 심판원인가?


이성교제는 사생활이다. 굳이 밝힐 이유가 없다. 하지만 대중과 언론은 이걸 공적 사안이라고 여겨 파파라치 폭로를 당연시한다. 또, 누구든 좋으면 사귀는 것이지 어떤 사람을 사귀면 죄가 된다는 윤리적 기준 같은 것도 없다. 그런데도 당시 대중은 설리가 죄를 저지른 것처럼 비난했다. 그러니까 잘못은 사람들이 한 것이다.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직후엔 최자를 향한 비난이 들끓었다. 연애 당시 설리를 고통스럽게 한 것은 최자가 아니라 그 둘의 만남을 까발리고 인민재판한 사람들이었는데, 설리가 가버리자 남은 한 사람, 즉 피해자에게 똑같은 행동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설리 다큐가 방영되자 최자 비난이라는 그 행동을 또 반복하고 있다. 최자 때문에 설리가 불행에 빠졌다는 논리다. 설리가 행복하지 않았다면 거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연인은 가장 후순위로 거론돼야 한다. 설리가 좋아서 사귄 연인은 그나마 불행 속에서 설리에게 위안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설리에게 고통을 안긴 원인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둘의 관계를 까발리고 공격한 대중, 언론을 꼽을 수 있고 그밖에 성장배경이나 심리, 기타 개인적 관계,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이런 구조에서 대중은 설리의 비극에 반성해야 할 입장이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입장이 아니다. 그런데도 애초의 잘못을 되풀이하며 피해자 중 한 사람에게 잘못을 덮어씌우고 반복적으로 분풀이하는 것은 황당하다. 결국 마음에 들지 않는 연애를 한 두 사람 다 매장해야 속이 시원하단 것인가?


자꾸 밖에서 원흉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대중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반성과 재발 방지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 연애사건 이후 SNS에선 설리가 비판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맞다. 논란이 되는데도 사진을 계속 올렸기 때문에 일부러 그런다고 간주됐고, 10대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아이돌이 성적인 이미지의 사진을 올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비판할 수 있다.


문제는 당시 그런 비판이 아닌 조리돌림 수준의 저주까지 쏟아졌다는 점이다. 젊은 여성을 도마 위에 올리길 즐겨하는 사람들이 설리를 중범죄자 이상으로 거세게 공격했다. 그러자 일부 언론이 설리가 SNS에 사진을 올릴 때마다 기사화하고 포털이 날마다 메인에 걸었다. 영화 무대인사 때 약간만 불성실한 모습을 보여도 질타하는 기사가 나오고 역시 포털에 걸리며 대중은 공분했다. ‘리얼’ 개봉 당시엔 몇 주 동안이나 계속해서 포털을 중심으로 설리 질타가 이어졌다. 이런 일들을 벌인 것은 대중 자신인데, 또다시 조리돌림할 대상을 찾는 것인가?


ⓒ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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