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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송구’는 ‘오기(傲氣)’의 다른 표현인가

  • [데일리안] 입력 2020.09.14 09:00
  • 수정 2020.09.14 15:16
  • 데스크 (desk@dailian.co.kr)

할 말 다해놓고 “말을 아꼈다”고?

검찰 개혁 과제 아직도 남은 모양

추미애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추미애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3일 아들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고 했는데 이는 자신의 아들 일로 온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한 사과다. 이런 글을 페이스북에 굳이 올린 이유는 보다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송구’해서가 아니라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오기로 읽힌다.


그는 이제까지 말을 아껴왔다고 했다. 검찰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그랬다는 것인데, 할 말을 다해놓고 이런 식으로 발을 빼는 건 또 뭔가. 수사에 영향을 줄 말을 이제까지도 충분히 했다. 그리고 이 글에서도 그는 또 수사팀이 참고하기를 바라는 듯 한 말을 장황하게 했다.


할 말 다해놓고 “말을 아꼈다”고?


아들 이야기, 남편 이야기에다 어머니로서의 심정도 피력했다. 그래놓고는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미리 결백을 주장해놓고 검찰더러 수사 잘하라고 다그치는 모양새가 아주 고약하다.


“검찰은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해야 할 것입니다.”


어쩌라는 것인가. 장관 자신을 검찰이 의식하게 만들어 놓고 의식하지 말라니! ‘명령에만 복무하라’는 건 또 뭔지 의아하다. 과문한 탓이겠지만 일상용어로는 이렇게 쓰지 않는다. 법률 전문가들이 상용하는 용어인지는 모르겠으나 되뇔수록 생경하다. 무슨 격문도 아니고….


그는 7개 단락으로 나눠서 번호까지 붙여가며 입장과 의지를 기술했다. 그 중에서 6번과 7번이 눈길을 끈다.


6번에서 그는 말한다.


“저는 그 어떤 역경 앞에서도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이 원칙은 지금도, 앞으로도 목숨처럼 지켜갈 것입니다.”


표현이 너무 거창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그랬는지, 목숨처럼 지킨다는 게 어떤 뜻인지 보충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원칙’이란 그 자신이 정한 것일 터이다. 그걸 지키든 안 지키든 그건 그 자신의 문제다. 그리고 그간 장관으로서 보여준 언행이 ‘목숨처럼 지켜왔고 또 지켜갈’ 그의 원칙이라면 이건 아주 곤란하다. 대단히 충동적이고 자기과시적인 태도를 주저 없이 그대로 드러내 보여 오지 않았는가.


7번은 좀 으스스하게 들린다.


“검찰개혁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인 책무라 생각합니다.”


우선, 검찰개혁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그걸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것인지를 말해 주는 게 순서일 것이다. 그간 정권측은 검찰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①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공수처의 제도적 근거와 틀을 갖췄다. ②검‧경수사권 조정 작업도 제도화가 끝났다. ③몇 차례의 대대적 인사 및 조직개편 작업을 통해 정권에 복무하는(추 장관식 표현으로) 검찰을 만드는 데도 다대한 성과를 거뒀다.


검찰 개혁 과제 아직도 남은 모양


검찰은 앞으로 사실상 수사에서 손을 떼고 기소전담 기관으로만 존속하게 됐다. 검사와 판사에 대해서는 기소권조차 공수처에 넘겨줘야 한다. 검찰의 힘을 빼기 위해 더 남은 과제가 있는 것 같지 않은데 검찰개혁을 자신의 운명적 책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별일이다.


굳이 찾자면 아직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낼 일이 남았다. 그때까지는 장관직을 내놓을 수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권고안대로라면 검찰총장은 사무직원 역할만 할 수 있을 뿐 수사는 고검장들이 지휘하고 보고는 법무부장관이 받게 된다. 윤 총장이 더 있어봐야 정권에 부담이 될 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총장을 스스로 떠나게 만드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추 장관에게 내린 특명 가운데 하나일까?


추 장관이 진실로 아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누구에게도 구애됨이 없이 엄정하게 이뤄지길 바란다면 자리를 내놓는 게 도리다. 그게 도저히 안 되겠다면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만이라도 업무를 내려놓아야 최소한의 명분을 갖출 수가 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주변을 돌아보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는 사람은 공익제보자 현 모씨의 실명을 밝히며 ‘단독범’ ‘공범 세력’ 운운했다. 추 장관을 건드리는 자체가 범죄행위라는 뜻이겠다. 비난이 쏟아지자 유감을 표하는 듯이 하면서 오히려 현 씨의 얼굴까지 공개했다. 범죄자로 몰리기 싫으면 공익제보든 뭐든 정권 측 사람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이를 받아 친문세력은 현 씨에 대한 인터넷테러를 시작했다는 언론보도다. 멀쩡한 사람들일 텐데, 어떻게 이처럼 문 대통령과 그가 총애하는 사람, 그의 편에 선 사람들의 호위무사로 자처하고 무뇌집단처럼 행동할 수 있는지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사람이 심리적으로 좀비, 그게 아니면 최소한 홍위병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라 하겠다. 추 장관 한 사람 지키자고 이 무슨 소동인가.


이렇게 정부 여당의 사람과 친문세력이 힘을 주체하지 못해 좌충우돌하면서 공직자의 전통적 덕목과 직업윤리를 짓이겨 놓고 있는데도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 마디 말이 없다. 여전히 퍼포먼스 정치에만 열심일 뿐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민망하다”는 말 한 마디로 퉁쳤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힘들었던 지난 세월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물었습니다. 대통령 문재인은 바로 그 질문에서 새로 시작하겠습니다.”(취임사)


그래서 묻고 싶다. 지난 3년 4개월여 집권하면서 어떤 나라를 만들어 놨는지를.


ⓒ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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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기스칸
    전체 국민을 팔지 마세요
    • 2020-09-14 오전 11: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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