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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혼돈의 사회를 조명하는 영화 ‘소리도 없이’

2020.10.23 08:59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인간은 선(善)하게 태어났을까, 아니면 악(惡)하게 태어났을까. 나치 정부에서 일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은 준법정신이 탁월했으며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해내는 근면성실한 사람이었다. 그는 공무원으로 가스실이 설치된 기차도를 설계해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해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유대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그의 분별없던 행동에 ‘사고(思考)의 무지’를 역설하며 유죄를 주장했다. 성악설과 성선설 같은 인간의 본성의 대한 관점보다는 상황에 맞게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소리도 없이’에서 태인(유아인 분)과 창복(유재명 분)은 낮에는 달걀장사를 하고 일과가 마무리되는 오후에는 범죄조직에서 발생한 시체를 처리하는 일을 담당한다. 어느 날 단골 조직의 실장으로부터 유괴된 11살 초희(문승아 분)를 떠맡게 된다. 영화는 의도치 않게 유괴된 아이를 맡게 된 두 남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리도 없이’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악의 평범성을 드러낸다. 영화 속 범죄조직들은 살해, 유괴 등 많은 범죄를 저지른다. 창복이 그들에게 일을 하청 받아오면 태인은 시신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태인과 창복은 자신들이 행하는 범죄는 그저 묵묵히 수행해야 하는 주어진 일이자 자연스러운 일상이라고 여기며 조직화된 구조 속에 어떠한 판단과 생각 없이 일을 수행하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에 맡은바 성실히 책임을 다한다. 앞서 한나 아렌트의 ‘악의 근원은 평범한 곳에 있으며 타인의 고통을 모르는 무능함이 범죄를 낳는다.’ 말을 상기시키는 영화는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일하는 소시민을 통해 악의 평범성이란 문제의식을 담아내고 있다.
선과 악에 대한 모호함도 꼬집는다.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현재는 선이지만 과거에는 악이었거나, 우리나라에선 선이지만 외국에서는 악인 것도 있다. 선과 악은 절대적이지 않아서 그가 속해 있는 사회적 통념과 그 시대적 흐름에 많이 좌우된다. 영화는 그 모호함과 기존의 관념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를 남긴다. 범죄자라면 응당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이겠지만 창복과 태인은 신앙심도 깊고 성실하며 정도 많다. 순수할 것만 같았던 초희는 태인을 잘 따르면서도 자신을 도와준 그를 유괴범이라고 신고하는 영리하고 영악함을 발휘한다. 초희가 도움을 청했던 노인은 첫인상만으로는 전혀 경찰답지 못한 행동을 보인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캐릭터의 전형과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맞고 틀린 것과 옳고 른 것에 대한 도덕적 가치, 판단의 기준이 모호해지면서 기존의 선과 악에 대한 가치에 대해 비틀고 꼬집는다.
부조화를 통해 신선함을 선사한다. 영화는 살인, 시체유기, 아동 유괴 등 어두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 범죄영화이면서 동시에 블랙코미디 장르이지만 결핍을 지닌 두 인물(말을 못하는 태인과 다리를 저는 창복)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을 단순하게 악랄한 범죄자라고 규정짓기는 어렵다. 선악의 판단이 유보된 영화이기에 더욱 그렇다. 여기에 기존의 범죄영화와는 맞지 않게 사용된 파스텔톤 색감과 아름다운 미장센은 영화의 아이러니는 더욱 극대화시킨다.

독특한 색깔의 블랙코미디 영화 ‘소리도 없이’는 범죄를 정면으로 응시하기 보다는 범죄 행각의 뒤처리를 맡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사회의 일상을 풍자하고 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그리고 속한 조직의 권위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악의 근원이 되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 또한 우리 사회는 판단의 기준이 모호해지고 정의의 기준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영화 ‘소리도 없이’는 혼돈의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미국 대선이 두렵다

2020.10.23 07: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문재인 정부의 천수답 외교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외교적 격변기에 천수답 외교는 두려울 정도로 위태롭다. 정부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각 단위가 위기임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온통 내전으로 외부의 위협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어서 걱정이다.
미국 대선일까지 열흘 남짓 남았다. 전체적으로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유리한 것 같다. 그런데, 2016년 대선 때 클린턴 패배의 악몽 때문인지 예측은 모두 조심스럽다. 언론도 예측이 빗나갈까 두려워 함부로 보도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혹시 모를 변수가 있을까 걱정하며 ‘부자 몸조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모두가 예측은 하지만 누구도 말을 하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도 조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원래 ‘상황이 좋으면 대국이 이익을 보고 상황이 안 좋으면 약소국이 피해를 보는 법’이다. 그래서 대선결과 여하를 떠나서 변화 자체가 두려울 것이다. 원래 공화당은 ‘보수’고 민주당은 ‘진보’라 여겨지기 때문에, 진보정권을 자처하는 현 정권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국제관계에서 이념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 (진인 조은산에 의하면) ‘북병(北病)’에 걸린 문재인 대통령에게 트럼프는 ‘욕심에 눈이 멀어 잘 속아주는 동네 큰형’같은 존재였기에, 깐깐하게 따지고 인권문제 등을 새로이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큰 민주당이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엊그제 워싱턴에 근무하는 우리 정부 고위공직자 한분이 소식을 전해왔는데, 바이든의 압승을 예상된다고 했다. 물론 비공식적으로 말이다. 그래서 정부 주변에 있는 인사들에게 물어봤다.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그런데 대부분 꿀 먹은 벙어리거나 일부는 엉뚱한 대답만 했다. “미국 대선 예측이 힘들 뿐 아니라 결과가 나와도 ‘불복’이란 변수가 있어 대응방법을 짜기 힘들다”는 하소연이었다. 물론 외교당국과 청와대 안보실에서 다양한 시나리오와 그에 맞는 대응안을 짜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 미덥지 않은 것을 어쩌겠는가? 그동안 현 정부는 제대로 된 대외 전략 없이, 정권의 아집과 대북추종에 근거한 ‘천수답 외교’를 했기 때문이다.
그냥 하늘만 바라보는 것도 답답한데, 거듭 헛발질까지 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까지 말이다. 문재인 정부 서훈 안보실장이 비밀리에 방미를 해다가 망신만 당하고 왔다. 바로 직전, 서욱 국방부 장관이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에서 방위비 분담문제에서 이견만 확인하고, ‘전시작전권 이전’ 논의에서는 무시를 당한 직후다. 국방장관이야 정부간 회담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서훈 실장은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 어차피 미국 대선결과에 따라 큰 변화가 있을 것이 분명한데, 한 달도 안남은 기간을 기다리지 못할 일이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시점에 조급증을 보이며 거듭 ‘종전선언’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미국은 콧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낯 뜨거운 상황이 반복됐다. 서훈 실장 방미도 그 연장선상일 것이다. 그래서 국민이 정부를 걱정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보고만 있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 일단 변하지 않을 ‘상수정책’만 놓고 보자. ‘안보’와 ‘경제’ 분야가 가장 중요하다. 안보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상수다. 트럼프가 됐든, 바이든이 됐든 마찬가지로 김정은에게 비핵화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협상의 달인이라던 트럼프는 1기 임기 내내 ‘어린 로켓맨’ 김정은에게 끌려 다녔다. 원칙이나 가치를 제쳐두고, 정치쇼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정부간 험악한 핵 공방과 달리, 정상 간에는 사탕발림이 오고갔다. 그러나 내용 없는 ‘말의 성찬’일 따름이었다. 트럼프가 재선이 된다 해도 지금과 같은 노선을 유지하진 못할 것이다. ‘비핵화’를 보다 선명하게 하고 근본적으로 전략을 다시 세울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은 더 말할 것이 없다. 트럼프의 대척점이 대통령이 됐으니 그의 노선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것이다. 북핵상황은 전임 민주당 정부가 유지해 왔던 ‘전략적 인내’의 한계를 넘어가 버렸다. 게다가 민주당에게 인권문제는 항상 ‘전가의 보도’다. 김정은이 예뻐 보일 이유가 없다. 결국 미국 대선에서 누가 집권하든 북핵상황은 문재인 정부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상수는 ‘국제금융’이다. 미국 달러는 세계 기축통화다. 그동안 트럼프는 대선의 주된 관심인 ‘경제성과’를 위해 양적 완화로 넘쳐났던 달러를 그냥 방치했다. 그렇게 넘쳐난 달러가 다시 우리나라에 흘러들어와 우리경제를 지탱해 줬고 심지어 거품으로 작용했다. 실물경제는 최악인데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활황이었던 이유다. 그런데 미국 대선이후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에서 돈줄을 죌 것이라는 예측들이 많다. 그러면 우리경제도 거품이 꺼지면서 수많은 피해자들이 양산될 것이다. 기초체력이 약해질 데로 약해졌는데 혈액마저 빠지면 우리경제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인데 거듭된 적자재정과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현 정부의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 또 양자 중 누가 미국 대권을 잡든 ‘대중국 공세’는 보다 강화될 것이고 그 사이에 우리나라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경제에서 진정한 외우내환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안보와 경제 모두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친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되든 분명한 위험요소를 확인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경마 구경하듯 바라보고만 있다. 오히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현 정부는 끊임없이 국내의 정치적 갈등과 국론분열만을 재생산해 내고 있다. 무능하며 오만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 불안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제 남은 시간이 정말 얼마 없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은 1월 20일에 취임한다. 그 사이 시간을 잘 활용해 전략을 가다듬고 대비를 해야 새로운 환경에서 우리나라가 적응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글/김우석 정치평론가

기형화된 자산 편중, 바로 잡을 기회가 오고 있다

2020.10.23 07: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미국이나 일본 등 비교할 만한 국가들의 통계치를 인용할 것도 없이 한국의 가계자산과 연금자산 배분구조는 기형적이다. 우리나라 가계자산의 80% 가까이는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고 나머지도 보험과 예금이 대부분이다.
사적연금인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배분구조도 균형점과는 거리가 멀다. 작년 말 기준으로 사적연금의 자산 총합은 약365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에 주식자산은 4%에도 못 미친다. 부동산 사랑이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고 주식과 펀드는 미워해도 너무 미워하는 것 같다.
개인들은 왜 부동산과 주식을 자산배분의 대척점에 세운 것일까? 나는 그 이유를 화석처럼 굳어진 두 자산에 대한 인식 차이 또는 강화된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본다. 바로 부동산은 불패고 주식과 펀드는 필패라는 인식이다. 이 생각은 손바닥 굳은 살처럼 개인들의 뇌리에 깊게 새겨져 있다. 수십 년 동안 주식과 펀드는 쓴맛만 남겨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코 가면 안 될 깊은 늪으로 기피해 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반전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바로 동학개미운동이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어떤 이는 달러나 금을 사고 심지어 슈퍼마켓에서 사재기까지 했을 때, 동학개미는 싼 가격에 주식을 담았다. 멋진 성과로 시장은 답을 해 주었고 필패의 역사를 성공의 역사로 바꾸게 해주었다. 나는 이러한 동학개미운동이 주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게 하고 결국 개인들의 자산배분을 교정할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개인들은 본인의 가계자산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부동산과 예금으로 꽉 차 있는 가계자산 구성을 보고 고민할 것이며, 차츰차츰 주식과 펀드로 바꾸는 노력을 자연스럽게 할 것이다. 퇴직연금 자산 관리에도 더 많은 신경을 쓸 것이다. 지금까지는 편입자산의 대부분이 정기예금이었다면 앞으로는 좋은 주식형펀드를 조금이라도 넣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찾을 것이다.
이렇듯 투자문화가 진보해 간다면 뒤틀린 개인들의 자산배분도 머지않아 바로 잡힐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이런 투자문화 변화와 함께 업계의 깊은 고민과 개선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판매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혹시라도 고객의 눈길을 가로막아, 어렵사리 주식과 펀드로 돌린 발걸음에 실망을 준다면 그 아쉬움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얼마 전, 내가 아는 지인이 우리회사 펀드를 가입하기 위해 판매사인 은행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은행 상담직원은 지인이 원하는 상품대신 엉뚱한 상품을 권유했다고 한다. 고객이 운용사를 직접 만날 수 없어 생긴 일이라고 본다. 사정이야 자세히 알 순 없겠지만, 상담직원의 이해관계 때문에 그랬다면 정당치 않은 일이다. 다행히 우리 회사와 같은 직접판매 자산운용사는 MTS(Mobile Trading System)를 통해 고객이 펀드를 직접 만날 수 있다. 직접판매 운용사가 늘어난다면 이런 소통 문제는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런 일반펀드 사례와 마찬가지로 퇴직연금펀드도 유통구조를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향후 퇴직연금은 회사가 책임지는 확정급여형(DB형)에서 근로자가 관리하는 확정기여형(DC형)으로 옮겨갈 것이다. 그리고 예금 같은 원금보존형보다는 주식형펀드와 같은 실적상품을 더 찾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될 때 퇴직연금 사업장인 기업(근로자)은 운용사와의 소통을 더 바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는 그런 길이 막혀있다.
나는 이런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제안한다. 퇴직연금사업장인 기업(근로자)과 운용사가 직접 만나는 “대한민국 연금자산운용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기업과 근로자들은 운용사 관계자들을 만나 펀드에 대한 많은 것을 물어보고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고민을 풀어 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운용사는 고객을 직접 만남으로써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자리가 될 것이다. 퇴직연금은 업계의 이해관계가 큰 사업이다 보니 금융당국이 키를 잡고 추진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나는 우리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많은 가치들 중에서 특히 균형의 가치를 중요시한다. 삶을 지배하는 자산관리에 있어서 그 가치는 더욱 중요하다. 부디 동학개미운동으로 촉발된 주식과 펀드에 대한 관심이, 균형 잡힌 자산배분구조를 이뤄가는데 큰 역할을 하길 소망한다. 아울러 주식과 펀드로 어렵게 돌려진 발걸음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관련 당국과 업계의 과감한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글/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조두순 출소와 사회격리 논의

2020.10.23 07: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2008년 12월 11일 안산에서 등교하던 여자 초등학생을 화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해 피해자에게 영구적 장애를 수반한 참담하고도 심각한 피해를 입혀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교도소 수감 중인 조두순이 오는 12월 13일에 출소한다. 당시 어린 여아를 상대로 흉악한 성범죄를 저질러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큰 멍에를 안겼지만, 검사가 상대적으로 법정형이 낮은 형법을 적용해 기소했고, 또 법원은 술 취한 상태의 범행으로 보아 심신미약을 적용해 비교적 낮은 형을 선고했다며 사회적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조두순을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는 소위 보호수용법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뜨거웠고, 현재 21대 국회에서도 조두순 출소 후 대책을 포함한 개정 법률안이 14건 이상 제출돼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 법안인 보호수용법은 아동 성폭력범 등에 대해 출소 후에도 사회와 격리돼 보호수용 시설의 관리와 감독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범죄 있는 곳에 형벌 있다고, 범죄를 저지른 경우 책임의 한도 내에서 형벌이 부과된다. 그러나 성폭력범죄자에게는 장래에 범행을 저지를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로 보안처분이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형벌을 과하고 있다. 우리 형사법에는 보호관찰, 치료감호처분,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 신상공개제도, 약물치료 등의 보안처분 제도가 있다. 조두순에 대해서도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병과돼 있다. 비록 형벌과 보안처분은 법 이론적으로는 다르다고 하나, 정작 그것을 부과 받는 입장에서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치료감호처럼 치료목적상 격리 수용되는 경우는 있어도 대부분 자유가 제한될 뿐 격리되는 것은 아니다.
높은 형벌과 여러 보안처분에도 불구하고 성폭력발생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05년을 기준으로 15년이 경과한 2018년에는 성폭력범죄가 3배 가까이 늘고, 더 우려스러운 점은 재범이 60% 이상이라는 것이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보호관찰대상자 재범률은 소폭 낮아졌지만 유독 성폭력 사범의 재범률은 4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성폭력 사범의 재범률은 2015년 4.8%(432명/9010명)에서 지난해 6.9%(611명/8897명)로 4년 동안 2.1%포인트, 상승률로는 43%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심각한 성폭력범죄자에 대해서는 사회로부터 영구히 또는 일정기간 격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에게도 보호감호제가 있어 형벌 외에 보호감호 선고를 받은 자(피보호감호자)에 대해서는 형벌을 먼저 집행하고 이어 보호감호시설에 수용해 감호·교화하고, 사회복귀에 필요한 직업훈련과 근로를 과할 수 있도록 한 적 있다. 1980년 신군부가 삼청교육대의 교육생을 격리하기 위해 사회보호법을 제정한 것이 그 근거였고, 위헌시비 등으로 2005년도에 폐지됐다. 안타깝게도 이미 확정된 처분에 대해서는 집행을 계속하도록 한 위 법률의 부칙에 따라 현재도 총 16명의 피보호감호자가 교도소에 수용돼 있다.
사실 조두순은 사람을 죽인 적도 있고 강간도 여러 번 저지른 전과 18범의 흉악범이다. 이런 자가 출소해서 내 이웃에 같이 산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고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조두순 출소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성폭력사건 가해자 석방 관련 피해예방 대책 간담회’에서 “여러 의원들이 조두순 격리법, 보호수용법, 종신형 처벌 같은 강력한 법안들을 발의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해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법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 처리하겠다”고 했다.
1970~1980년대 불법 감금과 강제노역, 구타 등이 은밀히 진행된 형제복지원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형제복지원은 훈령을 근거로 설치돼 약3만 8000명의 그들 주장 부랑인들을 수용했던 전국 최대 시설이었다. 그러나 수용자 대부분은 본인 의사에 반해 불법 감금됐고, 강제노역과 구타 등으로 최소 513명이 사망한 사회적, 시대적 아픔이 있는 사건이었다.
이런 역사적 경험과 인권적 측면을 감안할 때, 일정한 범죄자에 대해 이미 저질러진 과거 범죄를 기초로 재범의 위험성을 판단해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보호수용제를 도입하되 격리에서 치료로 보호수용의 틀을 바꿔 접근하면 된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실 우리사회가 치료를 중심으로 보호수용할 정도의 정치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지조차 의심된다. 성범죄자는 상습성이 강하므로 치료를 필요로 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고도의 위험성 있는 집단에 한정돼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재사회화에 초점을 맞춰 운영돼야 할 것이다.
조두순과 같은 중하고 상습적인 성범죄자에 대해 무조건적인 격리보다는, 이들을 교화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체계적인 재사회화 시스템을 구동해야 하지 않을까. 소위 ‘사회적응학교’란 것을 기숙형으로 만들어 일정한 자유제한 하에 개방적으로 운영해 점차 위험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한 방편일 것이다.
아울러 성범죄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국가적 보호와 지원 시스템이 좀 더 완벽하게 정비돼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경감시켜주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글/서영득 변호사(법무법인 정론)

[최현욱의 저격] 금태섭 떠나 보낸 민주당, 이렇게 기울어가나

2020.10.22 07:00 |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hnk0720@naver.com)

'소신 발언'을 한다는 이유로 문빠들의 악플 세례를 견디며 더불어민주당에 계속 남아있기엔 힘에 부쳤던 것일까. 금태섭 전 의원은 21일 "더 이상 민주당이 나아가는 방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당을 떠났다.
절간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금 전 의원의 탈당은 민주당의 극단주의와 이중성이 어디까지 왔는지 현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민주당이라는 절간은 떠나는 중에게 마지막까지 참으로 가혹하고 냉담했다.
금 전 의원은 작별의 글과 함께 "민주당이 상식과 이성이 살아 숨 쉬는 예전의 좋은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런 그에게 문빠들은 "앓던 이가 빠진 듯 속이 다 시원하다", "다시는 같이 하지 말자", "구구절절 말이 많다" 등의 비난으로 응수했다.
금 전 의원의 까마득한 후배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가벼운 입'은 또 어떤가. 지난 4월 당선 직후 "금 전 의원과 같이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던 김남국 의원은 불과 6개월 만에 자신과 뜻이 다르다는 이유로 금 전 의원을 '철새 정치인'으로 규정하며 "초등학생 수준의 이기적인 모습", "오만하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금조박해(금태섭·조응천·박용진·김해영)'라 지칭되는, 민주당에서 그나마 소신 발언을 해온 4인의 의원 중 한 명인 박용진 의원조차 금 전 의원의 결정을 "이해는 되지만 동의는 못하겠다"고 한다. 두 사례만 보아도 금 전 의원 같은 소신파의 설 자리는 이제 민주당에 없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기저에는 민주당 저변에 깔린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극단적인 운동권식 논리가 깔려있다. '친노패권주의'로 요약되는 현상의 재현이라 할 만하다. 이 같은 논리가 당의 확연한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며 민주당은 더 이상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상적인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인 2016년만 해도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키는데 일조했던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받아들이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던 조응천 의원을 영입하며 기존 정당들과 차별화된 확장성을 보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이 지난 지금의 민주당에 그와 같은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원조 친노'로 불렸던 조경태 의원조차 설 자리가 없었던 민주당의 모습이 반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민주당의 회귀를 바랐던 금 전 의원의 마지막 외침도 어쩌면 '공허한 울림'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한 것은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진다는 말이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라고 하지 않나, 지금 민주당의 모습이 딱 그렇다.
과연 금태섭 전 의원의 이탈은 민주당 스스로 규정한대로 처음부터 '철새'였던 정치인의 또 한 번의 이탈일까, 아니면 민주당 몰락의 시발점일까.

[최승근의 되짚기] 규제 풀고 뒤쫒는 중국, 활로 끊긴 우리 면세업

2020.10.22 07:00 |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csk3480@dailian.co.kr)

“당장 살아남아야 미래도 도모할 수 있죠.”
최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이 3번 연속 유찰됐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세계 매출 1위 면세점으로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표현될 정도였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이제는 ‘임대료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업계에서는 콧대 높은 인천공항이 임대료를 깎아주겠다고 나선 상황에서도 3번 연속 유찰된 것은 미래 성장 보다 당장의 생존을 우선했다는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은 대표적인 외화벌이 사업이다. 2022년까지 한국을 찾는 관광객을 2300만명까지 늘리고 관련 일자리 96만개를 창출하겠다는 정부 관광산업 육성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겪으면서 이 같은 정부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제3자 국외반송, 내수판매 등 면세업계 지원을 위한 정책 만료(29일)도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지원 정책이 종료되면 현 상황에서는 마땅히 매출을 올릴 방법이 없다. 지원책 연장을 비롯해 내국인 면세한도 확대, 내수 판매 한시적 허용 등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 요지부동이다. 면세점 산업 세계 1위 타이틀이 무색할 지경이다.
반면 중국 면세점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 등 각종 지원에 힘입어 우리나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전 세계 면세점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는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이 세계 면세점 순위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스위스 듀프리,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에 이어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은 4위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올해 중국 정부가 하이난섬을 내국인 면세 특구로 지정하고, 내국인을 대상으로 면세품목과 한도를 대폭 확대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중국 황금연휴 중 하나인 국경절(10월1~8일) 기간 동안 하이난 면세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올 상반기 2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국내 면세업계와는 완전히 상반된 성적표다.
중국은 하이난섬 외에도 주요 시내면세점의 면세품 구매한도를 확대하고 귀국 6개월 내 면세상품 구매를 가능하게 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만큼 이 수요를 내수로 돌려 면세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업계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 없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가다간 세계 1위라는 타이틀마저 중국에 내줄 것이란 우려도 높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정부와 기업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해 고민하는 지금이 한국 면세산업의 마지막 부활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시기가 늦어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왜 기업만을 징벌(懲罰)하여야 하는가?

2020.10.22 07: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법무부가 지난 6월 11일 상법개정안과 공정거래법개정안을 입법예고해 기업계에 큰 충격을 안기더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9월 28일 또다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상법개정안과 집단소송법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법무부는 COVID-19로 궁지에 몰린 한국 기업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업들에게 연속 메가톤급 펀치를 날린다.
‘공정’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전혀 공정하지 않은 것은 소위 공정경제법안에서도 똑같다. 상법을 개정해 펀드들이 주식 취득 3일 만에 소수주주권을 행사하고 감사위원을 분리선임해 펀드 대표가 이사회에 버젓이 참여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고도 이사회가, 또 기업이 잘도 굴러갈 것으로 본다면 현실을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다. 하긴 이런 것을 법이라고 만든 사람들이 언제 기업을 해 보고 종업원들에게 월급을 줘 봤어야 무엇을 알 것 아닌가.
사회적 약자를 돌본다는 최저임금제나 주 52시간 근로가 실은 취약계층에 더 타격이 컸듯이 재벌 개혁한다는 경제민주화법률이 실은 재벌의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타격한다. 정부가 순환출자를 버리고 지주회사체제를 만들라고 그렇게 윽박지르더니, 펀드가 지주회사를 공격하면 계열사 모두가 흔들린다. 사모펀드 KCGI가 반도건설과 연대해 공격하고 있는 ㈜한진칼 사태에서 이미 그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펀드와 건설사가 물류회사를 공격해 무엇을 얻으려는가.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겠다고 한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누구든 고발하면 검찰이 기업을 바로 수사할 수 있게 된다. 별건수사도 가능하다. 경성담합을 수사한다면서 전혀 다른 혐의까지 잡아 수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긴 범죄를 인지하고서도 수사하지 않고 덮는다는 것도 문제이긴 하다. 기업은 별건수사가 두려워 노심초사 정권과 검찰의 눈치를 살펴야 할 것이다.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기업을 할 것인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판례법 국가인 미국식 손해배상 방법이다. 미국에서는 명예훼손, 사기, 미성년자ㆍ부녀 유괴, 악의적 기소, 상해ㆍ폭행 등 신체와 재산에 대한 고의적 불법침해, 생활방해(nuisance), 부동산 횡령(conversion), 계속적인 불법행위, 아주 위험한 운전 등 주로 악의적 불법행위(malice torts)에 적용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를 상법에 규정해 상인과 기업만 콕 집어서 징벌하겠다고 한다. 상인과 기업이 진정 이 나라의 악의적 불법행위나 저지르는 집단이라는 말인가. 악의(惡意)는 내심의 의사일 뿐이고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데 이것을 어떻게 가려낸다는 말인가. 이미 한국에서도 하도급법ㆍ제조물책임법 등 적어도 17개의 법률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돼 있다. 이를 언론기업을 포함해 전체 기업에 일반화 하는 것은 기업을 적대시하는 과잉입법이다. 의사, 변호사, 교사, 화가, 작가, 삯바느질 하는 사람은 상인이 아니다. 유투버들, 적어도 광고도 붙이지 않는 유투버는 상인이 아니고 징벌적 손해배상의 가해자도 될 수 없다는 점을 이 기회에 분명히 하자.
집단소송제도는 대한민국을 소송공화국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 집단소송법은 50인 이상이 손해배상을 청구해 승소하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도 동일하게 배상받도록 돼 있다.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외국 소재 소비자들에게까지 배상해야 한다. 각자가 받는 배상금은 푼돈일 뿐인데, 세계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하루아침에 거덜 나기 쉽게 되어 있다. 국민참여재판제도를 적용한다니 여론재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 기업은 법률비용이 증가하고 이 비용은 원가에 반영되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한국 제품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어리석은 법률이나 만드는 국회의원, 과잉입법에 몰두하는 법무부, 다들 기업을 때려야 표가 된다는 표(票)풀리즘에 빠졌다. 이미 30년간 때렸다. 한 20년 더 때려 50년을 채워보라. 1896년 귀스타프 르 봉은 말했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사회가 파괴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깨닫는다고.
글/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난세의 사자후] 최태호의 알쏭달쏭 한국어(10) 틀리기 쉬운 우리말

2020.10.21 08:3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무친 &묻힌
받친 &바친
바치다 &받치다
박이 &배기
반듯이 & 반드시
▶무친=> 묻힌 : 땅에 무친 보물을 모두 찾아라. => 땅에 묻힌 보물을 모두 찾아라. (묻다의 피동형은 ‘묻히다’입니다.)
▶받친=> 바친 : 독립운동에 목숨을 받친 유관순 누나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유관순 누나의 얼을 본받아야 한다. (바치다 : 신이나 웃어른에게 정중하게 드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바치다=> 받치다 : 우산을 바치고 겨우 소나기를 피했다. => 우산을 받치고 겨우 소나기를 피했다. (받치다 : 물건을 옆이나 밑에 다른 물체를 대다.)
▶바치다=> 받히다 : 화물차에 바치고도 살았어 => 화물차에 받히고도 살았어.
▶박이=> 배기 : 써니는 이제 세 살 박이다 => 써니는 이제 세 살배기다.)
▶반드시=> 반듯이 : 그녀는 코가 반드시 생겼다. =>그녀는 코가 반듯이 생겼다.(반듯하게)
글/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판관 포청천, 어떤 작두[斫刀]를 준비할까요?

2020.10.21 07: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그물이 3천 코라도 벼리가 으뜸”이라는 오래된 말이 있다 "
목하 진행되는 추미애, 옵티머스(OPTIMUS), 라임(LIME) 등 시끄러운 세상을 지켜보면서 이 속담이 생각났다. 우리 말 벼리[綱]는 ’고기 잡는 그물의 위쪽코를 꿰어 놓은 줄’로 이걸 잡아 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하기 때문에, 벼리가 탈이 나면 그 그물은 못쓰게 된다.
비리(非理)를 잡는 그물인 사정(司正)기관의 벼리는 바로 청와대의 민정수석비서관이다. 민정수석은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 기관과 대통령 사이의 중개 역할을 한다. 좋게 말해 중개고,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관장 내지 지휘한다고 할 수 있다.
민정수석실에는 민정(民情), 반부패(反腐敗), 공직기강(公職紀綱), 법무(法務) 등 4명의 비서관이 있다. 민정수석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온 나라의 물이 흐려지기도 맑아지기도 한다.
그럼 청와대 민정수석이 제대로 하는지, 민정수석실 등 청와대 공무원들이 깨끗하게 처신하는지, 청와대 정무수석이 뇌물을 받는지, 대통령의 배우자가 인사나 청탁에 관여하는 것은 아닌지 여부는 누가 눈여겨 살피는가?
바로, 특별감찰관(特別監察官)이다.
「특별감찰관법」은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4년 6월부터 시행됐다. 차관급 공무원인 특별감찰관은 임기 3년에 중임은 금지되며, 정년은 65세다. 특별감찰관보 1명과 10명 이내의 감찰담당관, 그리고 20명 이내의 사정기관 공무원의 파견을 받을 수 있다.
특별감찰관은 이 인력들을 지휘해서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의 친족, 대통령 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감찰(監察)을 담당한다.
초대 특별감찰관은 검사 출신의 이석수 변호사(2015.3 ~ 2016.9)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친인척 161명과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직자 29명 등 모두 190명을 감찰하고 있다고 국회 답변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는 재직하면서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으며(2016.7), 언론에 비리가 보도되자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감찰을 실시해, 그를 직권남용과 탈세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2016.8).
이렇게 보면 사정(司正)의 벼리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아니라, 특별감찰관이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중요한 벼리잡이를 문재인 청와대는 출범 이후 계속 비워 놓고 있다.
근거 법 8조 ②항은 “특별감찰관이 결원된 때에는 결원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맑은 날 할까, 비오는 날 할까” 이런 골라잡아가 아니다.
문재인 청와대도 출범 직후에는(2017.5.24.) 특별감찰관 임명에 마음이 있었다. 민주당도 “6월부터 가동할 수 있도록 포청천(包靑天) 같은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감감 무소식이다. 2017년 5월부터 위법(違法) 상태가 3년 반 이상 지속되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문제지만, 가만히 있는 야당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들리는 말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업무가 겹치므로, 공수처를 빨리 출범시켜서 그 공백을 메우겠다고 한다. 공수처가 언제 출범할지는 모르지만, 공수처와 특별감찰관은 성격과 업무가 다르다. 공수처는 수사기관이고 특별감찰관은 감찰기관이다.
감찰(監察)과 수사(搜査)는 잘.잘못을 가린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면이 있으나, 감찰이 사전 예방적이라면 수사는 사후 처벌적이다. 길게 이야기 할 것 없이 감사원은 감찰기관이고 검찰과 경찰은 수사기관이다. 이게 같은가?
더 설명이 필요하다면, 특별감찰관은 제왕적(帝王的)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 청와대가 부패하지 말라고 뿌리는 소금[鹽]과 같은 특별한 소규모의 감찰기관이고, 검찰과 경찰은 온 국민에게 매운 맛을 추가해 주는 고춧가루라고 할 수 있다.
이석수가 있어도 최순실을 막지 못했고, 문재인 민정수석도 노건평을 말리지 못했다. 청와대는 그렇게 특별한 곳이다. 있어도 그런데, 3년 이상 아무 방패막이가 없이 지내왔다.
지금 우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무원이 사기꾼의 길동무 하는 것을 보고 있다.
공수처 핑계 대지 말고, 늦었지만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 민주당 말처럼 ‘포청천(999~1062)’ 같은 사람을 임명하라.
오래 전 드라마에서 본 판관(判官) 포청천(包靑天)은 비리 당사자의 신분에 따라 3 가지의 작두를 썼다. 용(龍)작두, 호(虎)작두, 개[犬]작두.
그리고 유죄가 확정되면 이렇게 호령(號令)했다. “작두를 올려라(開鍘)!”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윤석열, 무엇을 더 고민하는가?

2020.10.20 08:3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검찰총장 윤석열은 어제 아마 잠을 못 이뤘을 것이다.
분노도 분노이고 치욕도 치욕이지만, 자신의 향후 선택과 결정에 대한 고민이 더 컸으리라. 사무실에 출근해서도 그 생각은 계속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올해 60세인 윤석열은 이 시점에서 결정을 크게 해야 한다.
법무부장관 추미애의 치마폭에 숨어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하는 서울중앙지검장 이성윤(추미애의 농단 인사에 항의해 검찰을 떠난 검사장 문찬석은 그를 검사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이 그 자리를 냉큼 이어 받을까봐 총장 사표를 못 내는가? 대장부 윤석열이 그런 사소한 염려 때문에 용단을 못 내리고 있다고는 보지 않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럴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해 주고 싶다.
이성윤을 포함한 대한민국 검찰 내 충견 검사들은 지금 옷을 다 발가벗고 있는 상태이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과 국민들이 뭐라고 말하고 뭐라고 생각하든 개의치 않고 위선과 불공정의 길로 가기로 작정한 문재인 정권을 받들어 충성을 다하고 있다. 총장인 당신과 몇 사람들만 옷을 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 판에서 누가 차기 검찰총장이 되고 검찰이 망가지는 것을 걱정하는 건 부질없는 일이다. 검찰은 더 이상 망가질 것도 없는 처지가 이미 돼 있다. 추미애와 문재인 정권이 원하는 방향으로 언제나 정답을 만들어낼 자세가 돼 있는 그들이 더 변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바르게 고쳐지는 쪽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의 모습이 최악이기 때문이다.
반정부 성향의 다수 국민들은 언젠가부터 윤석열 당신에게 검찰 수사에 대해 기대하는 걸 포기했다. 장관 추미애가 워낙 막무가내이고 ‘추안무치’여서 장관 수사지휘권을 밥 먹듯 발동해 당신을 식물총장으로 죽여 놓고 있고, 검사다운 검사들, 소위 윤석열 측근이라는 간부 검사들을 모조리 좌천시켰으므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부터다.
벌써 추미애 아들 특혜 군 복무나 이번에 난리가 나고 있는 라임 같은 주요 사건들 수사 과정에서 일선 검사들이 총장을 왕따 시키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지 않은가? 국민들은 분노와 좌절과 불안한 마음으로 추미애와 문재인 정권의 시녀가 된 검찰을 바라보면서, 당신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사기꾼이 검찰개혁을 운운하고 특정 수사팀의 조사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소환에 불응하는 나라가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그 사기꾼이 쓴 편지 한 통에 장관이 반색을 하고 그 말을 전적으로 믿어 총장 몰아내기에(더 몰아낼 것도 없이 다 죽은 신세이니 여기서 몰아내기란 최종적인 사표를 의미한다) 이용하고 있다.
그 펀드 사기꾼 회사가 윤석열 측근 포함 검사들에게 룸살롱 향응을 제공하고 야당 인사들에게도 돈을 주었다는(청와대 전 수석 강기정에게 줬다고 그가 재판 과정에서 폭로한 5000만원 건은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편지가 공개되자마자 추미애는 감찰을 지시했고, 편지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며 수사지휘권 발동(윤석열 지휘권 박탈)을 통보했다.
추미애는 또 윤석열 처가 관련사건 재수사에 대해서도(이 사건들은 이미 재판까지 끝나 무혐의 결론이 났거나 오히려 고발인 측이 무고죄를 선고 받았다) 장관 지휘권을 발동해 윤석열을 망신 주고 총장실에서 내쫓으려 하고 있다. 선진국은 물론 한국 헌정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3차례의 장관 지휘권 발동을 한 여성 법무부장관 추미애(秋美愛, 61)는 대한민국 검찰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다. 그 이름은 물론 오명(汚名)이고 추명(醜名)이다.
추미애의 지휘권 발동 이유는 이 사건들에 윤석열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으므로 지휘권을 뺐는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사기꾼의 입을 통해 감찰관이 들어서 이뤄진 일이라는데, 정권이 관련돼 이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커진 일이라면 그 사기꾼을 국회로 불러내 국민들 앞에서 청문회를 했어야 옳지 않는가? 추미애와 정권이 떳떳하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만 한다.
특검을 요구하는 보수 야당(국민의힘)은 청문회를 찬성하리라고 본다. 돈 받은 의원들이 자기네 당에 있다는 의혹을 받는 측에서 특검을 하자고 하고 국회 청문회도 수용할 자세인데, 추미애와 정권은 장관 지휘권 발동을 통해 수사팀 재편으로 맞서고 있다. 이것은 추미애 아들 사건을 맡은 서울 동부지검 수사처럼 자기들 말 잘 듣는 검사들에게 수사를 시켜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적당히 결론 내고 흐지부지 끝내려는 수작 아닌가?
검찰개혁을 운운한 사기꾼(김봉현, 46, 구속,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곧 친문들과 진보좌파 진영으로부터 의인(義人)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는 모순과 조작 의혹투성이 편지 내용 이전에 다른 사건 사기 혐의로 이미 감방에 가 있는 사람이다. 추미애의 감찰관은 이 사람을 만나 밑도 끝도 없이 (편지 속 주장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하고 그 사람은 서울 남부지검 수사팀이 불렀으나 못 믿겠다며 나오지 않는, 참으로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기꾼이 검찰과 법무부를, 속된 말로, 갖고 놀고 있으며 추미애는 그걸 기꺼이 즐기며 두 개의 수사팀이 한 사기꾼 수사의 말을 조사하도록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윤석열은 동네북이 되어 사기꾼의 (윤석열을 편지 내용에 삽입해 주목도를 높이고 관심 방향을 전환시키는) 사기 행각 대상이 됐고, 추미애는 그 편지장을 흔들어 대며 이래도 못 나가겠느냐는 듯 목을 조이고 있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는 다수 국민의 마음은 정말로 착잡하다.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들이 세 번째로 맡은 정권인데, 이게 진짜 민주주의인가? 라는 의문이 커지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들 진영 일이라면 무조건 옹호하고 상대편만 잘못이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진보좌파 언론과 강남좌파들, 또 별 개념 없이 그쪽 편을 드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윤석열이 작년 조국 사태 때부터 올곧고 참다운 검사들을 대표하기로 작정했다면, 그리고 나서야 할 때 나서기로 사나이 인생을 걸 각오를 굳혔다면, 지금이 적기다. 다수 국민들은(아마도 다수 검사들 역시) 윤석열이 표독(慓毒)의 상징 추미애와 일전을 벌여 주기를 바라기도 하겠지만, 윤석열이 싸울 적은 지금 추미애 정도가 아니다.
검찰과 대한민국 법의 규칙(Rule of Law)을 유린하고 있는, 그 부하들이 유린하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면서도 침묵 내지는 방조하고 있는, 좌파 독재의 길로 들어선 문재인 정권 자체와 싸워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떤 선언(현 정부의 무도한 검찰 정책에 관한 입장과 후배 검사들에게 하는 당부)과 함께 검찰총장 직을 흔연히 내던지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치 전선에 뛰어들 것이라는 출사표를 간접적으로라도 밝혀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대업을 위한 길은 곧 정치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 기상도를 예견하는 사람들은 윤석열의 사퇴(그리고 이어지는 정계 진출) 시기를 올 여름~가을 무렵으로 보았다. 그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 ‘예언’이 그래서가 아니라 추미애의 능멸을 내년 7월 임기까지 9개월 더 참고 견뎌내는 건 이제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는 것이다. 더 큰 일을 위해 결정을 해야 할 때이다.
완벽한 시기(Perfect Timing)란 없다. 그것은 만드는 것이다. 윤석열 당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드디어 행하기로 한 그 때가 바로 퍼펙트 타이밍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이나영의 스펙트럼] 사모펀드 도태 위기…재발방지 대책 시급

2020.10.20 07:00 |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ny4030@dailian.co.kr)

최근 금융감독원은 손해액이 확정되지 않은 사모펀드에 대해 추정 손해액을 기준으로 배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운용사나 판매사 검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자산실사 완료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손해 추정이 가능한 경우 이 같은 방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추정 손해액을 기준으로 조정 결정을 통해 우선 배상하고 추가 회수액은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그러나 은행·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들은 강하게 반발한다. 만약 확정된 손해액이 추정 손해액보다 적게 나올 경우 이미 지급한 배상액을 투자자들에게 돌려받아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사가 사전에 합의한 경우 추정 손해액 기준으로 분쟁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판매사들이 나서 배상하라는 압박이나 다름없다"며 "확정이 되지 않은 손실에 대해 배상을 하라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감원은 손해 확정 전 분쟁조정은 어렵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금감원이 사모펀드 관련 부실감독의 비판을 수습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이나 증권사나 사모펀드 판매를 더욱 꺼려할 가능성도 높다. 가뜩이나 현재 사모펀드 신뢰 등의 문제로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신규수탁을 중단하면서 관련 시장이 위축된 상태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판매사에 분기마다 사모펀드 운용 현황을 의무적으로 점검하라는 내용으로 행정지도를 하달한 점도 영향을 줬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설정액 기준)은 1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조3983억원) 대비 27% 줄었다.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모펀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모펀드 사태가 금융권을 넘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돼 로비 의혹이 쏟아지면서 사모펀드 피해자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라임과 옵티머스는 사건 내용은 다르지만 두 사태 모두 정·관계 인사들 간 관계가 있어 보인다. 야당은 금융당국의 책임론과 함께 여권인사 연류 및 권력비호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의 공통점은 청와대 인사가 관여돼서 금감원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옵티머스 펀드에 관여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실 행정관 이모 변호사가 최근 금감원 감철에 투입됐는지 따졌다. 또 이 감찰이 금감원에 압박으로 작용했지는도 물었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 전 행정관은 금감원 감찰에 나오지 않은 걸로 확인했고 청와대가 부담을 줬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한 바 있다.
같은 당 강민국 의원도 "옵티머스 사태의 본질이 사전에 사기라는 걸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금감원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동조 내지 방조를 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위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설치하겠다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정위원회는 당초 8월 달에 출범했어야 했으나 두 달 넘도록 아직 출범하지 못했다. 판정위는 금융회사가 고난도 금융상품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판단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사모펀드가 민간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등 혁신성장에 기여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감독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진짜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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