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현황 >
2020-10-29 00시 기준
확진환자
26271 명
격리해제
24168 명
사망
462 명
검사진행
26148 명
7.4℃
튼구름
미세먼지 51

·

기고

[기고] 포항 덮죽 사태로 살펴본 끊이지 않는 상표 브로커 문제

2020.10.29 10:59 | 유성원 지심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lostem_bass@daum.net)

골목식당은 필자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 외식업계의 마이다스의 손 백종원씨가 등장하여 열심히 살아가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외식업 사장님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이를 고칠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고,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반드시 지켜야할 장사의 기본원칙을 일깨워 장사가 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취지의 방송이다. 특허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필자에게도 매편 시청할 때마다 서비스업의 본질을 깊이 생각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하였던 한 식당의 사장님이 오랜 기간 열정과 노력을 다해 독창적으로 개발한 매뉴와 음식명이 타 업체에 선점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포항 죽도시장 근처에 있는 한 식당의 사장님은 죽이라는 메뉴를 연구하여 무려 100여가지의 레시피를 만들었고, 수많은 시도와 실패 끝에 덮죽이라는 메뉴를 탄생시켜 백종원씨의 극찬을 이끌어 냈다.
밥에 양념과 건더기가 있는 소스를 얹어서 먹는 음식을 덮밥이라고 하듯이, 죽에 건더기가 있는 소스를 얹어서 먹는 메뉴를 개발하여 덮죽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었다. 소고기, 해물, 부추, 시금치, 양파, 당근 등 건강에 좋은 재료를 죽에 함께 얹어서 먹는 메뉴로, 맛도 좋고 먹기도 편안한 아주 독창적인 창작물이었다. 사장님도 매우 친절하셔서 골목식당 프로그램이 방영되자 바로 화제가 될 정도였다.
그런데 서울의 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 덮죽의 레시피와 이름을 그대로 베껴서 마치 자신이 만들어낸 메뉴인 양, 여러 가맹점을 내고 심지어 “덮죽덮죽”이라는 상표등록까지 한 사태가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영세한 식당 사장님들이 상표권의 중요성을 잘 몰라 가게의 명칭이나 메뉴 이름에 대한 상표출원을 잘 하지 않는 허점을 잘 알고 있는 영악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상도를 벗어난 전형적인 행위였던 것이다. 이 프랜차이즈 업체는 이전에도 타 신생업체의 브랜드를 선점 출원하여 유사한 피해를 입힌 전력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포항 덮죽집 사장님의 눈물 어린 호소로 언론에 화제가 되었고, 불길 같은 비난 여론에 힘입어 해당 프랜차이즈 업체가 덮죽 사업을 접는 것으로 빠르게 해결되었다. 하지만 만약 포항 덮죽집이 골목식당에 출연하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여론의 구제를 받지는 못했을 것이고, 약삭빠른 프랜차이즈 업체의 행동은 알려지지 않고 묻혔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상표법은 상표를 먼저 사용한 사람에게 상표권을 수여하는 선사용주의가 아닌 먼저 특허청에 출원한 사람에게 상표권을 수여하는 선출원주의를 취하고 있다. 선출원주의가 법적 관계를 좀 더 명확하고 안정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채택이 되고 있으나, 선출원주의는 포항 덮죽집 같은 사태와 같이 먼저 사용한 사람의 권리가 침해당할 수 있다는 허점도 가지고 있다.
다만 유명한 연예인이나 방송 프로그램의 명칭의 경우 해당 연예인이나 방송사 등 실제 사용자 또는 권리자가 아닌 제3자의 상표권 등록을 허락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선출원주의 공백을 보완하고 있다. 유명인이 아니거나 인기있는 방송에 소개된 경우가 아니라면 선출원주의가 원칙적으로 적용되어 먼저 사용했더라도 상표권을 타인에게 뺏길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상표권은 브랜드를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권리이고, 경제적 가치를 갖는 무체재산권이기 때문에 선출원주의 맹점을 이용한 악의적인 상표브로커들이 끊이지 않는 먹잇감이 되고 있다.
몇년전 개그맨 이경규씨의 꼬꼬면이 방송에 소개되자 바로 제3자가 꼬꼬면 상표를 출원한 사례, 무한도전의 '토토가(토요일토요일은 가수다)' 프로그램 명칭이 상표출원 선점을 당한 사례, EBS의 유명 캐릭터 펭수의 여러 명칭과 유행어가 상표출원 선점 당한 사례들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자신의 브랜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표출원을 사업 초기에 해야 한다. 음식물의 경우 독창적인 레시피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특허법상 특허권도 수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음식을 발명해낸 경우 특허권 출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 영세한 사업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작은 권리라도 내 창작물은 반드시 법적 보호 장치를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유성원 지심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david@jeeshim.com

[기고] 공공용·다중이용 시설물 유지관리 고도화의 핵심은 무엇인가?

2020.10.26 17:22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요즘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시술과 성형치과가 수익성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사회의 영향과 선진국 사회로의 진입으로 인한 변화다. 열심히 양치질만 하면, 100세 시대에 치아가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치아도 생애주기별 유지관리시대에 들어갔다. 최근 치과병원에서는 첨단장비와 세분화 된 전공 전문분야로 운영된다. ‘3D 양악수술’과 ‘3D 임플란트 시술’ 광고도 있다.
건축기술의 발달은 우리나라에도 100층이 넘는 건물, 4Km가 넘는 연육교, 50km가 넘는 터널, 3.7km 해저침매터널 등 최신공법의 시설물을 등장시켰다. 40년 설계수명에 20년~30년 단위 재건축 관행의 30㎜ 두께 철근콘크리트 아파트 시대도 이제는 저물고 있다. 100년 설계수명 아파트는 50㎜ 두께라야 하지만, 철골조립 아파트라면 능히 100년을 갈 수가 있다.
철근콘크리트 건축에서 철골조립 건축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재건축에서 전주기 유지관리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뜻이다. 123층 롯데월드타워나 영종대교, 부산-거제도 사이의 해저터널 등은 지속적인 유지관리만 요구된다. 이들 현대 초고도 시설물의 유지관리가 치아관리보다 쉬울까.
삼풍백화점과 123층 롯데월드타워, 성수대교와 영종대교를 비교하면, 부실관리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때의 사회적, 경제적 피해는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도 법령상, 정책상 이들 시설물에 대한 유지관리의 전문화, 기술의 고도화, 관리 감독의 체계화가 얼마나 개선됐나.
국토교통부는 최근의 건설업혁신정책 방안의 하나로 건설업종 대업종화시책을 입법 추진하고 있다. 전문공사인 시설물유지관리공사 업종을 폐지하고 각 부분별 공사가 설계·시공은 물론 유지관리업무도 모두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설계·시공 단계에는 유지관리에 필요한 장비나 기술자가 필요하지 아니하다. 공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설계·시공의 적정성은 감리와 준공허가로 담보되지만, 준공 이후의 유지·보수·보강은 안전점검, 정밀안전진단, 정기·수시 유지·보수·보강 공사에 의해 시설물의 경제적 효용과 성능이 유지·개선된다. 보수·보강이 필요하게 된 원인은 반드시 설계수명이 지나서가 아니다. 자연재해는 물론, 용도와 용법에 따르지 아니한 사용과 관리, 시설물 외부 요인 등 다양하다.
시설물의 안전은 중대한 결함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는 물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적으로 안전을 위한 법령상 규제가 도입된 것이다.
안전 문제가 상당히 해결된 지금에는 유지관리의 중점이 경제적 효용과 성능의 유지 및 증진으로 확대 전환되고 있다. 한 세대를 넘는 장기간의 설계 수명을 가진 시설물, 특히 공공용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안전은 물론 경제적 효용 증진을 위한 유지관리가 한층 요구된다. 이는 부실하거나 부적절한 유지관리는 최종적으로 시설물 안전과 국민의 세금 등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치아건강을 유지 관리하는 데에도 첨단 장비와 전문의가 필요한데, 공공용시설물과 다중이용시설물 등의 유지관리를 복수업무나 부대업무로 영업하는 건설업종으로 일반화하고 전문업종인 시설물유지관리공사를 폐지한다는 국토교통부의 정책은 시설물의 유지관리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법령으로 시설물의 유지관리의무를 소유자를 비롯한 관리주체에 강제하는 이유는 안전과 사회적·경제적 효용 증진에 있다는 점을 망각한 것이다.
글로벌시대, 현대사회는 기술 경쟁과 전문화시대이다. 코로나19를 음압병동을 갖춘 전담병원을 지정해 대응하듯이 첨단 공법과 자제 및 설비가 결합된 현대 시설물의 유지관리는 기후변화와 환경변화 및 이용 형태의 다양화로 인해 더욱더 인적·물적 자원과 기술적·프로그램적 체계가 고도화돼야만 한다.
기술의 개발과 전문인력의 확보는 물론 첨단 장비 역시 필요하고, 정밀한 유지관리 기준과 메뉴얼 및 관리 감독이 뒤따라야 한다. 시대를 역행할 수는 없다.
글/이준우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법률자문위원, 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

[기고] 태백산의 국립공원 지정! 늦었지만 괜찮아

2020.10.13 13:06 |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lob13@dailian.co.kr)

국립공원 마다 제각기의 특성과 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태백산만큼 생태, 역사문화, 지질 등 다양한 가치를 두루 갖춘 국립공원은 흔치 않을 것이다. 태백산에는 멸종위기종 25종, 천연기념물 11종을 비롯한 총 2794종의 생물종이 서식하고, 능선부에는 야생화 군락지와 주목 군락지가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
상고시대부터 이어진 천제 문화와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는 태백산의 인문학적 가치를 대표한다. 또한 다양한 지질학적 특성으로 곳곳에서 뛰어난 지질 경관이 연출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태백산의 국립공원 지정은 왜 늦어졌을까? 태백산 일대에 매장된 다양하고 풍부한 지하자원은 근대산업의 기반이 되었고, 이러한 산업환경으로 태백산의 보전가치는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1989년 천제단 중심의 17.44㎢ 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전 명맥을 유지해 온 것이 다행이었다.
1980년대 말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으로 탄광 대부분이 폐광되면서 지역경제는 급격히 추락하였다. 다양한 지원정책에도 경제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대안으로 대두된 관광산업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침체된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염원과 보전가치에 대한 국민적 정서 확산 등이 어우러져 2016년 태백산국립공원이 지정된 것이다.
우수한 보유 가치에 비해 태백산의 국립공원 지정이 늦은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지역 내 국립공원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국립공원다운 태백산으로 거듭나기를 위해서는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국민의 이해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태백산국립공원은 그간 광산 개발과 무분별한 행위 등으로 훼손된 곳들을 복원하여 생태계 건강성을 회복하고, 탐방객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탐방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태백산의 상징인 천제단의‘기원(祈願)’문화와 한강의 첫물 검룡소의‘발원(發源)’그리고 고원지대 야생화 군락지인‘천상의 화원(花園)’등‘태백산 3원’의 가치와 함께 탄광산업의 역사, 광부들의 삶, 애환 등을 인문학적 자원으로 개발하여 널리 홍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의 요구와 국민적 트렌드를 반영하여 태백산만의 차별화된 탐방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이 일환으로 현재 야영장과 하늘탐방로 전망대를 연계한 체류형 생태체험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국립공원 지정의 의미와 필요성을 이해하고 태백산의 보전가치 증진을 위해 국립공원과 동반자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잘 보전된 태백산의 모습과 성숙한 시민의식에 부합하는 국립공원의 탐방인프라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가치임을 인식하며 국립공원과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분야의 공원관리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겨울산으로서의 이미지로 태백산 탐방객의 45%가 1~2월에 집중된다.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취사, 흡연 등 겨울철의 불건전 탐방행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탐방객도 국립공원의 중요 구성원인 만큼,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건전한 탐방문화 정착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지난 10월 3일 태백산에서는 단기 4353년‘태백산 천제’가 봉행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과 국립공원을 축으로 한 지역사회 발전이 발원의 핵심이었다.
태백산국립공원 소장으로서 국립공원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기대는 사뭇 무겁게 다가오지만, 지역의 현안과 염원을 가슴깊이 되새기며 국립공원이 지역의 브랜드 가치 증진과 경제 회복을 위한 핵심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더불어 태백산국립공원의 정착 사례가 향후 새롭게 지정될 국립공원들의 귀감이 되기를 희망한다.

[기고] “교과서 속 일제만행 관련 사진은 ‘가짜’”

2020.09.11 11:38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백마디 말보다 직접 보는 것이 낫다는 의미다. 사진이 갖는 힘도 여기에 있다. 소식을 전달하면서 한 장의 사진이 갖고 있는 힘은 수백마디의 말보다 더 강한 울림을 전한다. 3.1운동 당시 일제가 제암리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저지른 만행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고,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가 당시 우리 민족이 당한 피해를 알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기록과 함께 사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후속세대에게 우리의 역사를 전달하기 위한 교과서에도 시각자료로서 사진자료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교과서까지 역사 관련 교과서를 살펴보면 거의 모든 페이지에 역사적 설명과 함께 사진 혹은 삽화 등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활자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 사진과 삽화를 통해 독자가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포함하는 것은 단순히 서술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부수적 효과뿐만 아니라, 역사적 서술 자체에 대한 신뢰를 부여하기 위한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예컨대 3.1운동 당시 일제가 제암리에서 저지른 만행을 알리면서 각종 증언과 함께 전달된 사진은 일제의 만행을 증명하는 명백한 증거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당시 일제의 적극적인 언론 공세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근거로 작용하여, 1920년 미 상원에서 일본에 대해 한인의 자결권을 지지하는 결의안이 채택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그만큼 사진이 갖고 있는 파급력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교과서는 우리 후속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며, 공신력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교과서의 역사서술상 근거로 사용하는 사진은 그 출처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이야기하는 내용에 어울린다는 이유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사실과 다른 것을 속된 말로 잘라내기 식으로 사용해서는 더욱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한국 근현대사 특히 독립운동사 관련 사진 자료에는 아쉽게도 출처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거나 임의로 삽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사진이 사용된 것은 주로 사진의 장면이 교과서의 서술 내용과 어울리는 경우였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청산리 대첩과 관련된 것이다.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해져 더 이상 사용하지 않지만, 얼마 전까지 청산리 대첩과 관련해 사용한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은 최근까지 많은 미디어와 심지어 많은 학생들이 공부할 때 참고하는 한민족대백과사전에도 청산리 관련 항목에 ‘청산리 전투에서 패하고 철수하는 일본군’이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1939년 중국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청산리 대첩과 달리 여전히 교과서에 사용되고 있는 부정확한 사진은 간도 참변과 관련된 내용과 함께 실려 있다. 간도 참변은 1920-21년의 사건이지만, 이를 설명하고 있는 사진은 장고봉 전투로 알려진 1938년 일본과 소련과의 전투 이후에 촬영된 것이다. 가장 난감한 문제는 사진 원본에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편집해 교과서에 사용한 경우이다. 교과서에 일본군의 독립군 처형 장면으로 실린 사진이 그러한 경우이다. 이 사진은 1차 훈춘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중국 마적 두목을 다른 마적이 처형하는 사진이다. 일본군이나 독립군과는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일제가 식민지배 기간 중에 저지른 만행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사진을 사용하면서 그러한 사실이 자칫 왜곡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이들이 좀 더 연구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독립운동사와 관련해 많은 선학이 중요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덕분에 독립운동사 뿐만 아니라 일제가 감추고 싶어 한 각종 만행까지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여 동북아에 평화를 정착할 수 있는 올바른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었다. 다만 당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진 자료가 희귀했고, 그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일부 잘못된 자료가 포함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잘못을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은 관련 내용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자료를 발굴하는 노력이 독립운동사가라고 불리는 이들에게 필요한 역할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역사가는 무슨 일을 하는가?” 학문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한 번쯤 받아봄직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독립운동사가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 대답에 부디 신화화와 조작은 존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신효승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soothhistory@nahf.or.kr

[특별기고] 8.15집회 다녀오셨습니까?

2020.08.23 08: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박경귀 위원장님, 혹시 8.15집회엔 다녀오셨나요? 주변에 궁금해 하시는 학부모님들 많으시더라구요. 답변 부탁합니다.”
어제 아침 제 공식밴드에 ‘익명의’ 지역구민으로부터 공개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이 질문은 현재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정부 여당의 대처 방식과 행태, 그로 인해 빚어지는 일반 시민들이 휩쓸려 느끼는 정서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 씁쓸합니다. 익명 뒤의 한 개인의 질문이 아니라 진영을 대변한 질문처럼 느껴졌습니다.
제 밴드는 시민과의 소통 창구입니다. 780여명의 회원이 있는데 저를 지지하고 성원하는 분들이 많지만 저와 우리당을 지지하지 않고 비판적 입장에 있는 분들도 적지 않게 계십니다.
질문하신 분이 익명으로 올렸기 때문에 저는 그 분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그래도 공식 질문이 들어왔으니 답변은 했습니다만 그 후에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벼운 질문 같지만 많은 것을 함축한 무거운 질문이기에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해 봤습니다.
일단 질문자는 8.15집회가 코로라19 확산의 주요인이라고 낙인찍는 정부여당의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인 듯싶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8.15집회에 다녀온 분이 누구 없지는 않나 걱정하시는 마음이 든 것 같습니다.
그런데 8.15집회에 가든 안 가든 개인의 자유이고 선택입니다. 구체적인 위법 행위가 없다면 집회 참석 행위에 대해 누구도 비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 질문 자체가 적절한가 의문이 듭니다.
이 질문은 제 건강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저의 집회 참석이 지역사회에 위험요소가 된다는 염려가 깔려 있다고 보입니다. 이 질문을 던진 익명 시민이 정말로 궁금해 하고 대중에게 확인시켜 주고 싶었던 것이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세 가지 정도라고 추측합니다.
하나는 제가 시민과 접촉하는 활동이 많으니 제가 혹 주변에 감염시킬 위험은 없을 지 순수한 마음에서 걱정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코로나19가 심각했던 상황에서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시민과 소통하며 선거운동을 슬기롭게 잘 해냈으니 이 점은 기우라고 생각됩니다. 설사 집회에 참석했으면 검사 받고 조치에 따르면 될 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굳이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할까요?
둘째는 제가 아산시을 당협위원장이므로 위원장이 참석하였다면 우리당 소속 시의원과 주요 당직자들이 여럿 함께 참석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지역사회 특히 배방지역 학부모님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행동을 이끈 책임이 위원장에게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셋째는 우리당이 조직적으로 8.15집회에 참여했는지를 체크해보고 대중에게 이를 확인시켜 주고 싶었을 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번 집회의 취지와 목적을 이해하기는 하지만 집회 주최기관, 시기, 방식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가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어쨌든 집회가 우리당과 무관하다는 걸 중앙당에서 이미 여러 차례 밝혔고 언론도 다 아는 데 굳이 이런 질문을 저에게 던져야 할까요?
아무튼 저는 이렇게 사실대로 답변했습니다.
“저는 아산 수해 마을 현장 돌아보느라 바빴습니다. 광화문 집회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또 광화문 집회는 우리당과 무관합니다.”
“8.15 집회는 우리당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만약 당 공식 행사가 열렸더라도 저는 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제 지역구 피해가 제일 심해 국가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수해 복구가 한창인데 자리를 뜰 수가 없지요.
당 행사가 없으니 위원장으로서 누구에게도 알리지도 않았고, 당연히 배방에서 아무도 안 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저는 이번 질문을 보면서 정치인 이전에 저 개인의 자유가 시험 받고 침해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8.15집회를 대하는 우리 국민들의 양분된 시선과 잘못된 정치현실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권자는 정치인에게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지만, 모든 것에 응답할 책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표를 구하는 정치인일지라도 사상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하고 보호 받아야 합니다.
다만 사회적 상황에 따라 그 권리 행사를 스스로 절제할 필요가 있고, 행사시에는 그에 따르는 응당의 책임을 감당하면 됩니다. 이번 8.15집회가 코로나19 확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는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없는데 모든 책임을 지울 수 있을 지 합리적 의문이 듭니다.
8.15집회 참석자가 집회과정을 통해 감염된 것이 아니라, 이미 감염 잠복기 상태에서 전국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상경하여 집결했다가 재확인된 측면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감염시기가 8.15이전에 이루어진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정부에서 방심하여 7월말부터 대량의 쿠폰을 발행하며 여행을 권장하고, 특별 휴일까지 지정하며 소비와 여행을 부추겼습니다. 그로 인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을 소지도 작지 않았습니다. 이건 분명히 정책 실패입니다.
따라서 8.15집회에 참석하고 방역 수칙을 준수한 대다수 선량한 참석자들을 죄인처럼 몰아가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물론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대중집회를 갖는 것은 국민의 우려를 낳는 부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정교회와 민노총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자성하고 정부의 방역 조치에 적극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앞장서 8.15집회 참석자 가운데 기독교 집단만을 특정해 매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집회의 자유, 그 자체를 억압하는 더 큰 죄입니다.
8.15집회의 주요 집단은 여럿이 있었지만, 특정 집단만 문제 삼아 압수 수색과 조사, 격리를 집중시키고, 민노총에 대해서는 코로나 검사조차 안 하고 수사도 안 했습니다. 국회에서 우리당 국회의원이 이 문제를 지적하자 행안부 장관은 아무 답변을 못했습니다.
이런 편 가르기 법 집행은 법치가 아닙니다. 부끄럽습니다. 특히 지지율이 떨어질 때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문 대통령의 사생결단식 분열의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끌어야 할 올바른 지도자의 모습이 아닙니다.
대통령이 정작 사생결단으로 매달려야 할 일은 야당에 책임 덮어씌우기가 아니라 경제 살리기와 잘못된 부동산 정책 등으로 신음하는 민생 해결입니다. 하물며 ‘무오류의 영도자’ 김정은도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데 어떻게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들어야 할 민주국가의 대통령이 "경제가 잘 되고 있다" "부동산이 안정되었다" 허언을 계속해서 국민을 절망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19 대처를 빙자하여 이참에 폭압적 경찰국가를 만들려 하십니까? 8.15집회와 전혀 무관한 야당에게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덧씌우려는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비열한 정치 공세를 이제 그치십시오.
코로나19를 잡겠다며 자유를 억압하고 법치를 실종시킨다면 어느 국민이 이를 용인하겠습니까. 저는 정치인 이전에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신봉자입니다. 앞으로 이런 식으로 일관하는 대통령, 이런 정부라면 저는 단호히 맞서 싸우겠습니다. 국민을 시험에 빠지게 하는 여당, 국민 간에 분열을 부추기는 여당은 각성하기 바랍니다.
우리당 지도부는 청와대와 여당의 꼼수와 책임전가 행태를 능히 예측할 수 있음에도 8.15집회 이전에 분명히 선을 긋는 태도를 취하지 않은 잘못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떠한 집회도 주최하지 않으니 당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안이하게 대응을 한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 합니다.
코로나19를 빙자해서 청와대와 여당이 정치공세를 할 한 치의 틈도 빌미도 주지 마십시오. 앞으로 우리당이 오해 받는 일이 없도록 당직자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국민들의 상식에 반하는 언사와 행동을 하지 않도록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은 국민 개개인이 감당해야 할 공동책무입니다. 정파를 떠나 함께 협력해야 할 과제입니다. 코로나19는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누구든지 정은경 본부장의 요구에 충실히 따르십시오.
국민들은 코로나19를 빙자해 자유를 억압하고 편 가르기 하는 나쁜 정치인들의 시험에 빠져들지 마시기 바랍니다. 국민 분열의 정치에 현혹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8.15집회 다녀오셨습니까?” 분열의 정치에 휘둘린 이런 질문, 서로 묻지 않는 성숙한 민주시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글/박경귀 아산참여자치연구원 원장(미래통합당 아산시을 당협위원장)


추미애·이성윤, 심의위 결정수용하고 즉시 사퇴하라

2020.07.26 08:3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검·언 유착 의혹’을 심의한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24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수사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의결했다. 광풍의 2020년 7월,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 중 한 곳만은 상식과 정의의 편에 서 있다는 선명한 기록을 역사 속에 남긴 사필귀정의 결정이다. 살아 있는 권력을 성역 없이 파헤치고 있는 윤석열 총장을 어떻게든 찍어내려는 ‘여권의 반법치, 반민주의 광란(狂亂)’에 대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국민들이 급제동을 건 것이다. 피의자 추미애, 피고인 조국, 최강욱, 황운하 등이 검찰을 향해 ‘역모’ ‘쿠데타’ ‘파쇼’ 등 날을 세우는 적반하장의 극치에 대해 국민이 정의의 회초리를 든 것이다.
애초부터 본 사건의 본질은 수사권을 무기로 한 강요죄의 ‘검·언 유착(검찰과 채널A)’이 아니라 범죄자와 어용언론이 합세한 ‘권·언 유착(여권과 MBC)’의 공작이었다. 보도와 관련해선 ‘KBS판 검·언 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비록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은 있지만 ‘정치권력과 사기꾼, 이에 부화뇌동한 언론의 합작품, 제2의 김대업 사건’에 가까웠다. 윤 총장의 ‘측근 감싸기’가 아니라 집권여당의 무리한 ‘윤석열 찍어내기’이었다.
검찰이 ‘유일하게’ 스모킹 건으로 강변하는 녹취록에 따르면 기자가 ‘여권 상대 로비 수사’를 언급하자 한 검사장은 거듭 “나는 관심 없다”고 했다. 기자가 “(재소자에게) 편지를 써놨다”고 하자 말을 끊으며 ‘바쁘니 (방에서) 나가달라’고도 했다. 이것이 어떻게 강요죄의 공모인가. 공모를 하는데 왜 기자가 몰래 녹음을 하는가. 녹취록으로 협박을 하려면 강하게 압박하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이 녹취를 보고 피해자가 두려움을 느끼겠는가, 아니면 반격의 회심의 미소를 짓겠는가.
실제 제보자 측이 기자를 만난 날 소셜미디어에 “이제 작전에 들어간다. 부숴봅시다! 윤석열 개검들!! ㅋㅋㅋ”라고 쓰지 않았는가. 이것이 과연 강요죄의 피해자가 취할 행동인가. 강요란 피해자에게 두려움이나 외포심을 주어 권리행사를 방해해야 하는데 도대체 이철 VIK 대표의 무슨 권리가 침해되었는가. 결국 “그러다 한 건 걸리면 되지” 같은 한 검사장의 ‘덕담’ 수준의 발언에 온갖 광란(狂亂)의 칼춤을 추며 검찰 장악에 혈안이 된 현 집권여당의 행태에 국민이 엄중 심판을 한 것이다.
그러면 이번 사태에 누가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하는가. 먼저 한 검사장에 대해 무리한 법무부 직접 감찰을 지시하고 윤 총장에게 불법적인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검찰 죽이기에 앞장선 추미애 법무장관은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한다. 비록 180여 석의 거대 여당의 방패 뒤에 숨어 탄핵은 모면했지만 ‘일개 장관’으로 법치를 유린하고 국론을 분열시킨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 추 장관은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자행했지만 ‘국민’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국민의 힘으로 해임시켜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추 장관의 ‘똘마니(최강욱)’로 검찰을 권력의 ‘충견(忠犬)’을 넘어 ‘애완견’으로 만든 이성윤 지검장도 당장 심의위의 결정을 수용하고 사퇴해야 한다. 중앙지검은 한 검사장 수사 대신 공영방송의 오보에 개입한 ‘외부인’과 권언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에 주력해야 한다. 송철호 건 등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 중앙지검은 한 검사장으로부터 압수한 휴대폰 포렌식에 착수하지도 못하고 피의자 1회 조사도 완료하지 못한 상황 등을 감안해 수사 계속 의견을 주장하나 수사의 상당성과 필요성이 없는 이상 즉각 중단하라는 것이 평균적 국민인 심의위의 결론이 아닌가.
‘조빠(조국 지지)’의 대표주자인 김남국 의원은 “수사심의위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남용을 통제하는 장치로 기능해야 하지만 지금은 검찰이 부담되는 사건을 검찰 입맛대로 처리하거나 봐주기를 위한 ‘면피용 기구’가 됐다”며 “위원회의 목적과 역할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나 내로남불의 극치일 뿐이다. 결국 이 지검장이 만약 국민보다 권력의 눈치를 우선해 한 검사장을 구속하거나 기소하려 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국민의 분노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國無常强 無常弱(국무상강 무상약), 奉法者强 則國强(봉법자강 즉국강), 奉法者弱 則國弱(봉법자약 즉국약)”, “영원히 강한 나라도, 영원히 약한 나라도 없다. 법을 받드는 사람이 강해지면 나라가 강해지고, 법을 받드는 사람이 약해지면 나라가 약해진다.”
한비자(韓非子), ‘유도편(有度篇)’의 경구다. 부디 이번 심의위의 결정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려 광장의 목소리가 자의적으로 통치하는 ‘인치(人治)’의 시대로 되돌리려는 일부 반법치 세력의 준동을 강력 심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법치는 그저 주어진 당연한 명제가 아니라 굴곡과 인고의 역사 속에 시민적 각성을 통해 깊이 새겨진 소중한 유산임을 깨닫는 국민적 대각성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글/서정욱 변호사

[기고] 금융감독 부실이 투자자 피해 불러

2020.07.17 09: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대형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1조 6000억원대의 라임자산운용펀드부터, 파생결합펀드(DLF), 디스커버리펀드, 옵티머스펀드 등 굵직한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금융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금융감독원이 현재 각 금융사의 상품가격, 수수료율부터 경영 전반까지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연이어 사고가 터지자 금융감독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차적으로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는 금감원의 감독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금융당국은 2015년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시장을 활성화 시키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제대로 된 규칙을 제공하지 않은 탓에 전문성 낮은 운용사들이 고위험 상품에 뛰어드는 부작용을 낳았고, 이는 곧 금융사고의 원인이 되었다. 시장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고, 이를 감독할 책무를 방기한 금감원이 자신들의 책임은 쏙 빼고 금융사에게만 사고의 책임을 떠넘겼다.
금융사고에 대한 금감원의 후속 대책도 논란이다.
금융감독원은 2019년 터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은행과 보험사가 사모펀드와 신탁상품을 팔지 못하게 했다. 소비자에게 투자 위험을 정확히 알리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이는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조치다. 금감원이 진정으로 소비자를 보호하기를 원한다면 판매 금지 조치가 아니라 불완전 판매를 해소하고,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민원거리를 원천 차단하는 관료주의적이고 행정편의적인 방식은 소비자 보호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는다.
금감원의 인기영합적 결정도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최근 라임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은 피해자들에게 전액을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원금 100% 배상은 역대 최고의 배상 비율이다. 라임사태가 정치권 인사들과 연관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책임 소재 여부를 따지지 않고 정치적 해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영역이 민간 금융 시장에 개입하는 이른바, 관치금융은 우리 금융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정치적 의사결정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익은 물론, 그에 따른 위험과 손실을 모두 책임지는 것이 투자의 기본이다. 투자금을 부실하게 운영한 운용사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판매사에 큰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더 큰 이윤을 남기기 위해 원금 손실의 위험이 큰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도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다. 투자의 기본을 무시한 정치적 판결은 운영사와 투자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그만큼 금융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는 금융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손실이다. 금융사는 과도한 규제 때문에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지 못할 것이며, 이는 잠재적으로 투자자에게도 손해다.
부실한 금융상품이 시장을 교란시키다 보니 우리 금융시장 전반의 경쟁력도 낮다. 아시아 금융 허브였던 홍콩이 정치적 문제로 위상이 크게 흔들리면서, 해외 금융기업들이 다른 국가로 이동을 하고 있다. 아쉽게도 한국을 택한 기업은 하나도 없다. 금융당국의 통제가 너무 강해 기업의 자율성이 낮고, 금융시장이 정치적 영향력 하에 있기 때문에 시장의 효율성이 떨어진 탓이다. 금융시장의 발전이 더딘 것은 금융감독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금융경쟁력을 높이는 제도마련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우수한 금융상품이 경쟁하는 시장일수록 소비자의 선택권이 잘 보호되고 사회적 편익도 상승할 수 있다. 금융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시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사고를 근절하겠다며 금융시장에 대한 통제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금융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상품의 안정성과 수익성도 상승할 수 있다. 시장의 기능을 고려한 규칙 하에서 금융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경쟁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곧 소비자를 보호하는 최선의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글/곽은경 자유기업원 기업문화실장

[난세의 사자후] 최태호의 알쏭달쏭 한국어 (1) 범칙금...

2020.06.11 09: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범칙금은 범칙금(犯則金)으로
범주(範周)는 범주(範疇)로
복종(伏從)은 복종(服從)으로
부주금은 부조금(扶助金)으로
사기충전은 사기충천(士氣衝天)으로
사약(死藥)은 사약(賜藥)으로
우리가 자주 틀리게 쓰는 한자어입니다.
▶벌칙금 → 범칙금(犯則金)
규칙을 어김으로써 내는 돈입니다. 그래서 범할 犯자를 써야 합니다.
▶범주(範周) → 범주(範疇)
보통 두루 周자를 많이 쓰는데, 이랑 疇자를 써야 합니다. 동일한 성질을 가진 부류나 범위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복종(伏從) → (服從)
남의 명령이나 의사를 그대로 따라서 좇음(똑같은 옷 입듯이 ~~~) 엎드릴 伏자가 아닙니다.
▶부주금 → 부조금(扶助金)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께서 매번 부주한다고 하셨는데, 원래는 부조입니다. 상부상조할 때 쓰는 助자입니다.
▶사기충전 → 사기충천(士氣衝天)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보통 전기나 밧데리 충전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요. 하늘을 찌르는 것(衝天)을 이르는 말입니다.
▶사약(死藥) → 사약(賜藥)
임금이 신하에게 죽으라고 하사(下賜)하는 藥이기 때문에 賜藥이라고 써야 합니다. 賜額書院은 임금이 이름을 지어 편액을 내린 서원입니다. 요즘은 사약이라는 말 속에 임금이 내린다는 말은 사라졌고 '먹으면 죽는 약'이라는 의미만 남았습니다.
글/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기자의 눈] 김정은 건강, '지켜보자'는 게 인포데믹인가

2020.05.15 07:00 |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trustme@dailian.co.kr)

20일 간 종적을 감췄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다시 잠행에 들어간 걸까.
지난 1일 건재를 과시한 이후 2주 가까이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왈가왈부하는 사람은 없다. 앞서 탈북민 출신 정치인들이 사망설‧위중설을 주장했다 뭇매를 맞은 게 적잖은 영향을 미친 듯하다.
정부는 김 위원장 수술설을 '가짜뉴스'라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 신변 관련 추측성 보도에 대해선 '인포데믹'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인포데믹(infodemic)이란 정보(information)와 유행병(epidemic)의 합성어로 '거짓정보가 유행병처럼 확산되는 현상'을 뜻한다.
김 위원장이 건재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사망설‧위중설은 가짜뉴스가 맞는다. 해당 가짜뉴스로 인해 우리 사회가 겪은 혼란까지 감안하면 인포데믹이란 표현에 무리가 없다. 언론이 관련 의혹의 스피커 역할을 한 것 역시 지적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 실제 건강 상태에 대해선 향후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당장 건재설의 근거가 된 '복귀 영상'만 해도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대목이 여럿이다. 다리를 저는 모습이 가장 눈에 띄지만, 지난해 12월 삼지연군 준공식 당시와 비교하면 준공 테이프를 끊는 행동이 상대적으로 굼뜨다. 건재를 과시할 수 있는 육성 기념사를 건너 뛴 점도 의아하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복귀 무대로 '순천인비료공장'을 선택한 데 대해 '자력갱생 노선의 연장선상'이라고 분석했다. 전방위적 제재에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져 식량 증산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5월은 북한군까지 농삿일에 동원되는 농번기다. 일각의 주장대로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자가격리를 진행한 게 맞는다면 시기상으로나 내부 사정상으로나 적극적인 대민 격려 활동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데 북한 내 권역 서열 3위로 평가되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북한 경제를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김재룡 내각총리만 현지지도에 나서고 있다. 두 사람은 김 위원장이 20일 간 잠행을 이어갈 당시에도 백화점·공사장·광산 등을 방문하며 경제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작년 이맘 때처럼 공개적인 군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 대북제재에 대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요원해진 경제 분야 성과를 안보 분야에서 만회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보 당국은 북한이 신형 잠수함 개발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성능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이 밀짚모자를 쓰고 나타날지, 화염과 함께 등장할지, 뜻밖의 장소에서 얼굴을 비출지, 아니면 또 한 번 종적을 감출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앞서 김 위원장이 종적을 감췄던 20일 동안, 그의 건강 상태가 국제정치의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건 전 세계인이 체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을 확신할 근거가 충분치 않다면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며 지켜볼 일이다. 이건 가짜뉴스가 될 수도 인포데믹이 될 리도 없다.

[기고] 김정은 루머 소동이 보수 우파에게 남긴 것

2020.05.05 01: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세계가 김정은에게 또 한 번 농간을 당했다.
그가 핵을 갖지 않고 그것으로 위험한 장난을 칠 수도 있는 인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반달이든 한달이든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그만큼 큰 뉴스는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은 물론 이곳 캐나다에서도 김정은이 어떻게 됐는지에 관해서는 미디어들의 매우 큰 토픽이고 많은 사람들의 화제가 된다.
북한 조선중앙TV 는 2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그의 건재를 녹화 필름으로 보여줬다. 한국의 한 언론은 이것을 그의 세계 이목 끌기,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을 끌려는 작전이었다고 해석했다.
과연 그럴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해 있었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이목 끌기 작전보다는 설득력이 덜하지만, 그의 신체 비만과 건강 상태, 가족 병력 등을 고려할 때 이것도 가능성은 있는 얘기다.
나이는 젊어도 코로나에 취약한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건강과 관련한 루머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오게 될 것이다.이번에 사망설까지 제기돼 버렸으니 놀라움과 호기심의 약효는 떨어지겠지만, 그의 건강은 더 약해지는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봐야 한다.
키 170cm에 몸무게가 최고 130kg까지 나갔다는 것 아닌가? 거기에 친조부(김일성)와 친부(김정일)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실히 추정될 만큼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다. 흡연도 줄담배라고 하니 더 건강해진다면 과학이 조롱을 당하게 될 지경이다.
비료공장 준공식에 나타난 그의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다는 등의 징후는 그의 안위에 관한 추측이 틀리자 억지로 찾아낸 이상한 모습만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그가 심혈관 수술을 받았든 그렇지 않았든 무슨 일인가는 있었을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가 살아 있는 건 사실이고 죽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보수 우파는 이번 김정은 루머 소동으로 또 한 번 감표를 당하는, 엎친 데 덮친 격의 우환을 겪게 됐다.
지난 총선 당선자인 태영호, 지성호 두 사람의 주장이 일단 터무니없는 상상의 소산이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며칠 후 김정은이 쓰러지더라도 이번에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
그러니까 정치인의 말이란 언제나 빈 틈을 남겨 두어야 한다. 그래야 그 말을 했을 당시에는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나중에는 도망갈 수가 있다. 지나친 단정과 주장은 정치판에서 매우 위험한 비즈니스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어떠했는가? 자신들, 또는 정파의 희망사항을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정보로 포장해 자기 힘으로 일어서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 심지어 99% 사망을 확신하기까지 했다.
이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성급하고 무책임하며 나이브한 분석이요 결론이었다. 그들은 북한 문제에 관한 한, '북한 전문가'로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런데 하필 시점이 좋지 않았다. 선거에서 대패해 집안 이미지와 분위기가 최악일 때, 헛스윙을 해버린 것이다. 눈 위에 서리를 뿌린 격이다.
상대 진영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점수를 벌고 있는 형국이다. 더 벌 필요도 없을 만큼 많이 벌어 놓고 있지만 말이다.
집권 여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 무책임한 언행, 가짜뉴스였다고 공격을 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과 그 둘의 소속 정당인 통합당, 그리고 보수 우파들은 당선자들이 등원도 하기 전에 엄청난 수업료를 내고 말았다.
여기서 보수 우파의 언행에 대해 새삼 당부를 하고 싶어진다. 큰 사건이 터졌을 때 그것을 기회로 생각하는 전략적 자세와 방법이 필요하다.
돌이켜 보면, 김정은 위중설이 미국 언론에서 나왔을 때, 이것은 보수 우파 이미지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소재였다.
정부와 정보 기관의 분석과 전망을 일단 존중했어야 했다. 무조건 부정하고 비난하는 대신 태도를 이제 그렇게 고쳐야 한다. 그래야 맞더라도 실이 없고, 틀리면 득이 되는 것이다.
애매할 때는 원칙론이 최상이다. 지나친 확신은 불필요한 도박이다. 99% 주장은 술집에서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찍는 확률이지, 전문가로서 제시할 수치가 아니다.
또 예측이 빗나갔을 때, 주장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을 때 그것을 흔연히 털어 놓고 사과하는 용기를 이제는 갖춰야만 한다. 부끄럽다고 숨거나 그래도 아니다, 라는 식의 버티기 또는 미련 갖기는 보기에 썩 아름답지 않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 재등장 후 통합당의 태도는 옛모습에서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었다. 총선 참패에서 아직 배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하긴 아직 미래 방향도 못 정하고 우왕좌왕(右往左往), 자중지란(自中之亂) 중인데, 배울 틈이 어디 있었겠는가?
필자는 태영호, 지성호 두 신인 의원의 향후 의정 활동을 심히 걱정한다. 그리고 그 당의 신뢰도도, 적어도 북한 문제에 관한 한,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고 본다.
안보와 북한 이슈가 이들의 전가의 보도임을 고려한다면, 그 손상의 정도는 막대하다. 이제 누가 이들 말을 믿을 것인가?
한국인들 특유의 건망증에나 기대하면 모를까...
글/정기수 캐나다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기고] 가칭 민주사회당(민사당)을 위한 제언

2020.04.29 07: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필자가 최근 쓴 제언(한국 정치를 낙관하는 이유)에 이어 오늘은 보다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어디서 많이 봤던 비대위, 어디서 많이 봤던 얼굴들, 어디서 많이 봤던 슬로건들로는 돌아선 민심, 뿌리 깊은 반감을 바꾸기가 매우 힘들다. 아니, 어쩌면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의 보수는 살아남아야만 하고 건강하게 성장하여야만 한다. 오늘날의 번영을 이룬 밑바탕이 보수이고, 그것을 유지하고 더 발전시킬 세력 또한 보수이기 때문이다.
소위 진보, 또는 기득권 운동권 세력은 보수가 보기에는 위태롭고 믿을 수 없으며, 낡은 공산주의(주사파) 이념에 사로잡혀 있고, 포퓰리즘과 시민단체 강성노조 등의 포로가 돼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를 헌신짝처럼 버려 버릴 수도 있는 위험한 사람들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진보 건달들이고, 생계형 투사들인데, 시대와 국민을 잘 만나 출세하여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이다. 어리석은 백성들이 옛날엔 부채의식과 무지해서 밀어줬고, 지금은 상대 당보다는 더 나아 보여서 뽑아줌으로써 나라를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실컷 말아먹고 있는 사람들이다.
조국 사태를 통해 그들의 사이비성과 위선적 모습을 보수는 물론 이른바 중도 성향의 사람들도 똑똑히 목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보수를 찍지 않았다. 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글에서 적었듯이 그들에게 보수는 찍으면 안되는 사람들이고, 찍겠다고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고, 찍어 놓고 찍었다고 말하면 찍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유승민, 안철수 당이라는 완충지대가 있어서 이들이 갈 데가 있었다. 이번에는 그런 제3세력이 없어져 버려 1번 아니면 2번으로 가야 했는데, 2번은 갈 수가 없는 당이니 할 수 없이 1번으로 간 것이다.
통합당은 유승민, 안철수 흡수로 1+0.25+0.25=1.5가 아니고 1-0.25-0.25=0.5라는 어처구니없는 역설적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1.5 과실은 오히려 민주당이 가져갔다. 물론 코로나 쓰나미 덕이 컸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보수 우파 정당이 이런 이미지 가지고는 선거를 백번 하면 백번 다 지기 쉽다.
당명, 당색(제발 빨강색 재킷 좀 벗어 던져라), 얼굴, 구호 등등 다 바꾸고 완전히 새로 출발해야 한다. 당 해체 정도까지 가야만 하는 것이다.
아닌 말로 사기라도 쳐야 한다. 정치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상징 조작(Symbol Manipulation)이다.
그러려면 대표의 얼굴과 말이 탁월해야 한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그 말에 믿음이 가면서 더 멋있어진다.
캐나다의 져스틴 트류도가 그런 인물이다. 지난 초대 때는 반대파에서 애써 우습게 봤다. 실속 없는 껍데기 중도 진보라는 것이었다. 아버지 잘 만난, 그저 얼굴 잘 생긴 날라리 정치 신참으로만 봤다.
그러나 재선이 되더니 갈수록 자신이 있어지고 중후해지고 있다. 정치인도 이렇게 클 수가 있는 것이다. 표와 인기가 그런 성장과 성숙을 어느 정도 가능케 한다.
트류도 같은 마스크와 몸매에 말 솜씨, 실력을 갖춘 40대나 50대 대표가 나오고 매력적인 대변인이 콤비를 이루면 그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대변인이 정말 중요한데(매일 TV에 나오므로), 나는 이런 사람을 뽑았으면 한다.
1) 우파 중에서 아름답고 지적인 30~40대 여성 중에서 발탁하자.
한국 정당의 상징 조작의 시작점과 종착점은 당 대표와 대변인이다. 이 대변인의 얼굴과 어법이 아주 혁신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캐나다에서 최고 스타가 된 사람은 BC주 보건관 닥터 보니 헨리(Dr. Bonnie Henry)이다.
감염질환 전문의로서의 지식과 경험뿐 아니라 해군 군의관, WHO 소아마비 프로그램, 온태리오 보건행정 근무로 다져진 공직과 사회봉사 자산과 자신감이 그녀를 위기에서 큰 인물로 빛나게 한 것이다.
그녀는 예쁘고 전문적이고 냉정하며, 소신도 강하면서 카리스마가 넘친다. 조용조용 말을 하는데도 굉장히 힘이 느껴지고 설득력이 강하게 전달된다. 코로나 대응 전략과 지휘 능력 또한 캐나다 전역에서 가장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보수당 입은 바로 이런 사람이 맡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여성만 된다는 말은 아니다. 남성도 좋다, 아니, 더 좋을 수도 있다.
중도층은 막말로 하면 덜 똑똑하고 줏대가 없으며 단순하다. 말 한 마디에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정당의 이미지와 대변인의 말솜씨에 그들을 간단히 끌어올 수 있다.
보수 우파들이 경멸하는 손석희 같은 얼굴과 언변이라면 남자 대변인으로 괜찮다. 40대 손석희 어디 없나 찾아보라.
중도층 여성들은 (미안하지만, 성차별 좀 하겠다.) 이런 잘 생기고 지적인(비록 위장이더라도) 이미지의 남성에 곧잘 반한다. 그러니 조국이 그렇게 인기가 있었지 않았는가?
참고로, 이번 4.15 총선의 여야 득표차는 전국 8%, 서울은 6%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의석 수는 180대 103이었다. 그러므로 전체 유권자 중 20~30% 라는 중도층, 특히 여성 표 끌어 모으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압승한 여당은 반드시 실수하게 돼 있고 오만의 자살골을 넣게 돼 있다. 저쪽의 감표를 이쪽의 득표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징 조작을 통한 이미지 개선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저쪽이 가져 가라고 내준 표를 주워오지 못하고 도로 빼앗겨 버린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 선거로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입 다음에 중요한 게 그 입에서 나올 메시지의 품격과 운치이다.
2) 보수 우파들이 싫어하는 사람 중에 또 하나인 손학규(그러고 보니 손씨 중에 인물이 많네.) 가 써먹은 그럴듯한 슬로건이 있다.
“저녁 있는 삶...”
이 얼마나 멋진 구호인가? 낭만적이면서(이제 막말이나 싸움은 효력을 상실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함축성 큰 명문구이다.
새 보수당은, 그리고 그 섹시한(성적인 게 아니고 지성미로) 대변인은 이런 어법을 구사해야만 한다.
‘저녁 있는 삶’ 은 손학규가 한 번 사용한 슬로건이니 재탕할 수는 없고 나는 3무나 5무 슬로건을 내세우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았다.
대한민국의 젊은 사람들이 한국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없애자는 운동이며 이것을 그 정당의 존재 의의, 끝까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 방향으로 삼아보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생활정치이다. 이념이나 어려운 정책 대신 이렇게 누구나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 생활 주변에서 매일 부딪치면서 고민하고 답답해 하는 문제들을 슬로건으로 띄우자는 제안이다.
예를 들면, 무경쟁 무비교 무야근 무회식 무무법 같은 것들이다. 지나친 경쟁, 지나친 비교, 습관화된 야근과 회식, 법을 조롱하는 폭력, 떼법, 집단이기 등에서 졸업하는 캠페인과 프로그램 제시를 사회가 바뀔 때까지 추진해보는 것이다.
이런 생활정치 실험은 성패와 관계없이 시도 그 자체만으로 젊은 직장인과 학부모들, 여성들로부터 커다린 지지와 응원을 받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3) 당명은 민주사회당이 어떨까 한다. 무슨 연대니 희의니 하는 건 작위적이어서 좋지 않다. 평범하게 무슨무슨 당으로 가되 이미지가 중요하다.
대한민국 중도 보수, 우파에 맞는 단어는 자유, 민주, 정의 같은 것들인데, 민주정의당(민정당)과 민주자유당(민자당)은 5공 때 여당명이고 자유민주당(자민당)은 일본에 있어서 쓰기가 그렇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자유정의당(자정당)이지만 약칭 자정당은 좌파들이 놀리기 쉬운 이름이니 안 쓰는 게 좋을 것이다.
민주사회당(민사당)이 약칭도 발음이 좋고 이미지도 진보적(사회가 들어가니 좀 그런 맛을 주게 된다.) 이어서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한다.
민심은 수시로 변한다. 이번에 확 바뀐 민심은 언제라도 또 확 바뀔 수 있다.
그 유효 기간은 한 달이 못될 수도 있다. 그 민심을 잡고 유지할 수 있는 순발력과 감각을 가진 대표와 대변인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글/정기수 캐나다 언론인

[기고] 한국 정치를 낙관하는 이유

2020.04.28 07: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4.15 총선 결과는 승자에게는 통쾌했고, 패자에게는 참혹했다.
우파 보수 세력은 멸절 위기에 처한 것 같았고, 좌파 진보 세력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앞으로 당분간 집권 민주당은 압승 후 무소불위 권력을 사용할 프로그램을 제시할 것이며 왜소 야당 통합당은 참패 후 재기를 위한 비대위 운영으로 몸부림칠 것이다.
투표권은 없었지만 탄핵 집권 세력의 노선과 행태, 실정에 반대해 심정적으로 보수 우파를 응원했던 사람으로서 현 정세 판단과 제언을 적어 보고자 한다.
우선, 나는 이번의 기록적인 총선 결과가 위기보다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면서 한국 정치를 낙관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여당은 더 바랄 수 없는 충분한 의석을 가졌으므로 역설적으로 겸손해질 가능성이 높다. 여유가 있으니 조급할 필요가 없고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 그러면 높은 지지도도 계속 유지될 것이므로 이러한 기조를 즐기며 견지할 것으로 본다.
2) 야당은 석패가 아닌 참패로 변화를 위해 더 다행스러운 계기를 맞게 됐다. 신승이나 분패였으면 과거의 행태를 계속하면서 변화의 채찍을 가하지 못했을 것이다. 폭망한 게 어떤 면에서는 더 낫다.
3) 여야간 싸움이 줄어들 것이다. 게임이 안 되기 때문에 싸움의 방식과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이는 서로 자기 할 일에 전념하고 성찰과 변신의 시간을 충분히 갖게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수 우파 정치 세력에 나는 이번 패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환골탈퇴(換骨奪胎) 할 수 있을 것인지 하나의 제언을 하고 싶다.
먼저 패인을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조국 사태에 보였던 다수 국민의 반문재인, 반민주당 정서가 통합당 표로 나오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내야만 한다.
황교안의 리더십 부재, 김형오의 공천 무리, 차명진의 세월호 터부 발언 같은 것들은 현 정부의 공로가 되어버린 코로나 선방에 비하면 지엽적인 원인들이다.
그러나 코로나 선방보다 더 근원적인 정서가 이른바 부동층에 오래 전부터 상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인정해야 하고,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를 숙고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1) 그들에게 통합당은 전두환, 박근혜 당이다. 저쪽이 아무리 못하고 마음에 안 들어도 이쪽을 도저히 찍으면 안되고, 찍었다가는 친구들, 직장 동료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두려움을 갖게 되는 당이다.
2) 그들에게 통합당은 가진 자들의 당이다. 부패한 보수,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 꼴통 집단이다. 심지어 이들에게 우호적인 언론의 기자들도 보통의 급여를 받는 직장인들에 불과하지만, 기득권 세력으로 본다.
2) 그들에게 통합당은 태극기요, 광신도 기독교 신자들과 연결돼 있는 늙은이, 시대 역행, 극단적인 반공주의자들이다. 미래를 보지 못하는 아날로그 사람들인 것이다.
자, 그럼 어떻게 변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1) 40대 영웅이 나타나 깃발을 든다면 좋겠지만, 한국 정치 지형에서는 바라기 어려운 일이고, 실현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2) 김종인 같은 사람이 이번에 기회가 좋으니(반기를 들 사람이 거의 없다. 모두 목이 잘렸기 때문에...) 당을 완전히 리셋 시켜 새출발을 하도록 해야 한다.
3) 우선, 당명부터 바꿔라. 중도 우파, 중도 보수를 상징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옹호하는 이름으로 하나 지어 봐야 한다.
4) 수도권의 20~40대 직장인, 여성들, 이른바 중도층으로 분류되는 사람들과 토론회를 하든 설문조사를 하든 해서 그들이 보수당을 안 찍은 이유를 샅샅이 밝혀내야 한다.
5) 당을 미래지향형, 복지와 계층갈등 해소, 교육 문제 해결 등의 정책 정당 체제로 바꿔 이미지를 전혀 새로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반대만 하거나 막말 조롱하는 대변인 정치는 끝났다.
그것은 이미 자기 편인 사람들의 카타르시스 제공에만 기여할 뿐 이슈에 따라 이리저리 떠다니는 부동층은 더 멀리 달아나게 해버리는 구태이다. 그 뼈아픈 예가 이번 차명진의 세월호 터부 발언이다.
이제 정당은 정책 대안을 제시할 능력을 가져야만 한다.
다음 대선 때까지는 2년이 남아 있다. 시간은 충분하다. 오히려 잘됐다.
글/정기수 캐나다 언론인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달라진 것들

2020.03.23 11:3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필자가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약속한 시간을 4시간이나 넘겨 도착했다. 평소 같으면 퇴근 시간 즈음 물품이 도착해서 신선한 재료들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밤 11시 반이 다 되어서야 도착한 것이다. 한 밤중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 배달원은 가뜩 코로나 19 때문에 배달이 많은데, 강제휴무 다음날이라 주문량이 평소의 10배가 넘어 약속한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거듭 사과를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활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온 국민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격리 상태를 유지하다 보니 온라인 쇼핑, 배달을 통해 생필품과 식재료를 구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업은 재택근무를 확대했고, 대학의 오프라인 강의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고 있다. 병원도 한시적이지만 원격진료를 시작했다. 대구의 법정에서는 원격영상재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생활방식이 변화하자 우리사회에 불편함을 주는 제도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생활과 직결된 유통분야의 규제들이 특히 두드러진다. 대형마트가 밤 10시면 문을 닫고, 일요일에는 강제휴무를 하다 보니 기다림과 불편함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다. 드론이 배달 서비스에 활용됐다면 감염 우려도 없고, 배달비용도 저렴해졌을 텐데 각종 규제에 막혀 제대로 된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경직된 노동정책의 문제점도 여실히 드러났다. 마스크, 손소독제와 같이 보건·위생용품들이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는데, 공장들은 높은 최저임금에 52시간 근로시간을 준수하느라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릴 수 없게 됐다. 정부가 부랴부랴 마스크 공장에 한해 규제를 완화해줬으나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었다. 기업들은 이미 최저임금제와 52시간제에 맞춰 설비와 인력을 조정해 놓았기 때문에 수요 폭증에 재빨리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기업이 수시로 변화해나가는 시장 환경에 적절히 맞출 수 있도록 노동유연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해진 것이다. 경기침체로 경영위기에 몰린 자영업자의 대출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데 서류심사 속도가 이들의 급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은행 직원들의 52시간 근무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인들에게 52시간 근로제를 적용할 수 없듯, 임금과 근로시간을 법으로 획일화 시키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 맞춰 결정할 수 있어야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 외도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된 환경에 맞는 제도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19로 인해 한시적으로 병원의 원격진료를 허용 했다. 집에서 전화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이 약국으로 전달되면 약사와 협의를 통해 택배로 약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원격진료를 경험한 환자들은 이렇게 편한 제도를 정부가 왜 막고 있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위생과 관련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정부가 감염우려 때문에 매장 내 1회용컵 사용 규제를 완화했다. 1회용 컵은 다회용 컵에 비해 깨끗하고 위생적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위생은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다시 높아졌다.
코로나 19를 경험하면서 우리경제에는 앞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당장은 그 변화들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시장참여자들은 변화의 과정에서 무엇이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지, 어떤 방법이 더 효율적인지 찾아가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 과정에서 획일화된 제도가 변화를 가로막지 않도록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를 극복하면서 우리경제가 또 한걸음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글/곽은경 자유기업원 기업문화실장

[기고] ‘하나의 바다, 하나의 아시아(One Ocean, One Asia)’

2019.11.29 08:31 | 이소희 기자(aswith@dailian.co.kr)

바다를 통한 협력, 아세안 국가들과의 MOU 성과에 부쳐
‘하나의 바다, 하나의 아시아(One Ocean, One Asia)’는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해양수산부가 내세운 슬로건이다.

바다를 통해 국가 간에 교역이 일어나고 문명이 서로 연결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세 번의 정상회의가 모두 해양도시인 제주와 부산에서 개최됐고, 바다를 통한 협력은 말 안 해도 당연한 것 아니냐는 각국의 분위기를 이번 정상회의에서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아세안 10개국은 우리나라와 교역규모가 1600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제2의 교역 대상이며, 상호 방문객만 해도 지난해 1100만 명에 이르는 신남방정책의 전략적 파트너이다. 해양수산 분야에서도 아세안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산물 수출 시장이요, 수산물 수입 또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나라 항만 수출입 물동량의 12%는 아세안에서 창출된다.

해양수산부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발맞춰 세계경제의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과 그동안 해양수산 전 분야에 걸쳐 총 32건의 외교협정과 MOU를 체결했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계기에는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필리핀 등 4개국과 선원교육, 항만운영, 수산양식 분야에서 협력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베트남과는 2018년 3월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 쩐 다이 꽝(Tran Dai Quang) 주석의 요청에 따라 한국해양대학교의 실습선 한나라호를 내년에 공여하기로 했고, 선원 교육훈련 분야의 협력을 위한 ’선원교육 MOU‘도 체결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를 부산항에 초청해 실습선을 보여주고, 베트남 신항만 개발에 우리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유일한 내륙국가인 라오스와도 손을 잡았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부터 지원하고 있는 메콩강을 이용한 내륙수로 운송기본계획에 더해 항만운영 정보화 시스템(Port-MIS) 구축도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IT 기술을 제공하고, 라오스로부터는 내륙수운 시스템을 학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서로 나누게 됐다.

또한 우리나라는 이번에 수산물 양식 세계 9위의 미얀마, 10위의 필리핀과 ‘수산양식 협력 MOU’를 체결하고, 필리핀의 농업부 장관을 부산의 국립수산과학원으로 초청했다. 미얀마와는 지난 9월 체결한 항만개발 협력 MOU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수산 협력 MOU를 체결해 속도감 있게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계기에 해양수산부가 이룬 가장 의미 있는 성과를 꼽자면 해양수산 전 분야를 아우르는 ‘고위급 해양수산 공동위원회’ 출범을 제안하고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부산항을 방문한 베트남과 라오스의 총리는 해양수산 공동위 출범을 가능한 한 조속히 하자고 하였으며, 미얀마와 필리핀의 장관도 우리의 제안을 환영하고 정상에게 건의하겠다고 했다.

나는 외교관계나 인간관계 모두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행, 평화와 번영’라는 정상회의 슬로건이 생명력을 가지려면 수사가 아닌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외교적 프로토콜은 그 다음이다.

부산항을 둘러보는 안내선 안에서 나의 공동위 출범 제안에 베트남과 라오스 두 총리가 내 손을 잡으며 화답해 주었을 때, 나는 진정성이 통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의 바다, 하나의 아시아’를 이뤄가는 가장 소중한 동반자인 아세안 국가들과의 약속을 신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정이 담긴 ‘따뜻한’ 후속조치를 바로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기로 마음을 다졌다.

글/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기고] 인구변화의 위기와 제주 라이프

2019.11.05 15:58 |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think_uni@dailian.co.kr)

대한민국이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한 초저출산 국가이고 고령화 속도도 제일 빨라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고 한다. 인구 절벽을 넘어 ‘인구쇼크’에 대한 대응이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정부도 인구 정책 개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급격한 감소는 경제‧사회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세수 감소와 노인부양을 위한 지출 증가는 정부를 심각한 재정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산 연기와 포기의 풍조가 사회적 표준처럼 되어 버려 ‘저출산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제주는 어떤가. 지난해 1993년 이후 최저 출산율을 보였다고 하니 인구문제의 심각성에서 예외일 수 없다. 한편으로는 인구감소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한 해 유입인구가 1만8000명까지 이르면서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른 집값 상승 등 부작용을 경험한 지역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저렴한 주택과 일자리에 대한 느슨한 경쟁 등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는 노인부양비 증가로 이어져 미래세대의 부담을 크게 높이고 소비‧투자 감소를 불러와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인구 감소는 지역 차원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급격한 인구 감소와 인구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인구 변화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완화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제주는 인구 위기에 대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제주다움에서 나오는 제주의 문화 원형과 제주의 라이프 스타일이 미래발전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한라산과 오름, 독특한 신화와 역사, 소소한 삶의 양식이 무궁무진한 문화 콘텐츠다.

제주지역 마을별 특색이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는 지역 전체에 활기를 불어 넣고 외부로부터 인구를 유입시켜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핵심 브랜드가 될 것이다. 도시화의 진전에 따른 마을 공동화를 막고 마을 공동체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의 키워드로 작용할 것이다.

한 번 오고 싶은 관광지가 아닌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이 숨 쉬는 가슴 뛰는 곳으로 만든다면 누구든지 제주를 삶과 비즈니스의 터전으로 삼을 것이다. 특히 청년들이 제주에 뿌리를 내리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고용을 창출하고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의 기반이 될 것이다.

제주의 역사는 사실 이주민의 역사다. 선주민과 이주민이 공존하면서 씨줄과 날줄처럼 겹겹이 엮어진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모두가 제주 역사와 문화의 주체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존을 위한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열린 마음으로 이주민, 이질적인 문화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자세로 모두가 노력하면 다양한 문화로 활력이 넘치고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제주는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다.

글/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데일리안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