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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드론 참수작전: 우리 정부라면 감행했을까?

2020.01.07 09: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국민보호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미국
한국 정부라면 이런 결정은 생각조차 못했을 것
유토피아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것도 국민보호
위험을 각오해야 국민보호 가능…정부는 협회가 아니어야
국민보호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미국
2020년 1월 3일 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RQ-9” “리퍼”로 불리는 드론(drone)으로 공격함으로써 중동 정세가 요동을 치고 있다. 이란은 보복을 경고하고 있고, 이라크 의회는 미군의 철수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미국의 행동이 국제법적으로도 정당했느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정당방위라면서 모든 비난을 일축하고 있다. 미국에 의하면 솔레이마니는 2019년 12월 27일 이라크에서 미국 민간인 1명이 로켓포 피격으로 사망한 사건의 책임자였고, 따라서 그 이후에 이를 살해하기 위한 작전을 준비하였다고 한다. 또한 미국에 의하면 솔레이마니는 미국에 대한 심각한 공격적 군사작전을 계획하고 있어서 사전에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물론이고, 로버트 밀리 합참의장까지 나서서 솔레이마니가 계획했던 미국에 대한 군사작전이 매우 임박했고, 그에 관한 정보와 증거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이 시행한 드론 공격의 정당성 여부와 상관없이 앞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중동정세는 극도로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의 이번 조치를 통하여 국가의 기본임무가 무엇인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외국이 자국민을 살해하거나 자국에 대한 군사작전을 계획하고 있을 경우 그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하고, 그로 인하여 어떠한 후과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지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태도여야 한다는 점이다. 자국 국민이 살해되거나 위험에 처해도 국제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여, 또는 심각한 외교적 후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정부는 정부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라면 이런 결정은 생각조차 못했을 것
필자를 비롯한 한국 국민들은 이번 미국의 조치를 보면서 다음 질문을 떠올릴 것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였다면 과연 이러한 조치를 결정할 수 있었을까?” 아마 대부분 국민들의 답은 “그렇지 않았을 것”일 것이다. 그런데, 여러분이 외국의 테러분자나 외국군의 무분별한 공격에 의하여 사망하였을 때 국가가 아무런 보복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섭섭하지 않을까? 우리가 국가를 형성하여 국내법을 따르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것은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가 보호해주기를 기대하고, 내가 잘못되었을 때 국가가 복수를 해줘서 다시는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를 바라기 때문 아닌가?
실제로 우리나라 또는 우리 정부는 다른 외국에 의하여 국민이 사망을 포함한 심각한 피해를 입어도 외교관계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아무런 조치를 강구하지 않아왔다. 어떤 조치를 강구한 사례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들 중 얼마가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지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고, 그들을 송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헌법정신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도 남한의 국민인데 이들이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하는 등 온갖 인권침해와 핍박을 당해도 우리 정부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에는 살인했다는 한국 정부의 일방적 판단에 근거하여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2명을 눈까지 가린 채 몰래 북한지역으로 호송하여 돌려보내기도 했다. 국민보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사명감이 낮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의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국가의 목표는 단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부국강병(富國强兵)'이다. 사실 부국강병에서도 '부국'이 '강병'을 위하는 것인 만큼, 국가에게는 '강병'이 최종 목적지다. 그래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즉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근본적인 기능이고,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국가는 부국하여 강병을 한다는 지적이다. 국가는 그 국민이 다른 나라나 또는 다른 나라 국민들에 의하여 생명이 위태롭게 되거나 핍박을 받을 때 전쟁을 각오하더라도 구출하거나 보호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 헌법도 제66조 2항을 통하여 대통령의 책무라는 조항으로 정부에게 “국가의 독립과 영토의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보호라고 직접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국가의 독립과 영토를 보전하는 것이 바로 국민을 보호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아무런 책임의식이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이다.
유토피아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것도 국민보호
자국민 보호를 위하여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지향방향이고, 의무의식이다. 심지어 공산주의 국가도 이 점에서는 철저하다. 공산주의 이념의 이상적인 원형은 토마스 모어(Thomas More, 1478-1535)가 쓴 “유토피아(UTOPIA)”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제시된 이상향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을 더욱 과학적인 논리를 가미하여 제시한 사람이 마르크스(Karl Max)일 뿐이다. 따라서 유토피아야말로 공산주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유토피아”는 그리스어의 「없는(ou-)」과 「장소(toppos)」라는 두 말을 결합하여 만든 것으로, 영어로 말하면 “no where" 즉 아무 곳에도 없는 곳을 의미할 정도로 이상적인 사회라는 뜻이다. 그런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상향이라면서 유토피아에서는 어떤 군국주의 국가보다 더욱 처절하게 자국민 보호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국방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그 책에 의하면 유토피아인들은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해야 할 때를 대비해서 전투력을 기르기 위해 정기적으로 군사훈련을 받고,” 심지어 “보복전을 수행하는 우방국을 돕기도 한다.” 국방에 관한 한 유토피아에서 그리고 있는 국가는 현재의 미국과 매우 유사하다.
특히 유토피아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그들 시민이 외국에 의하여 상해를 입었을 경우이다. 책을 보면, 유토피아아인들은 “시민 중의 한 사람이 외국 정부나 외국인에 의하여 불구가 되었거나 살해되었을 경우...외교망을 통해서 이러한 사건에 대한 소식을 듣는 즉시 그들은 선전포고한다. 책임있는 자들이 인도되지 않는 한 어떠한 양보도 들어주지 않는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자국의 국민이 살해되면 바로 전쟁을 선포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미국이 드론 참수작전을 시행한 것과 유사한 맥락 아닌가?
위험을 각오해야 국민보호 가능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현 정부에서 일하는 상당수 인사들이 과거 주사파와 관련을 맺었고, 아직도 거기에서 분명하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주사파는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사람들인데, 북한의 주체사항은 김일성과 김씨 일가를 신격화하기 위하여 만든 사이비 이념으로서 어떤 합리적 이론에 의해서도 뒷받침되지 못하는 엉터리 이론이다. 따라서 이것을 믿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한심한 일이다. 이들이 진정으로 공산주의를 공부했다면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읽어봐야 하고, 그곳에서 국방과 국민보호를 얼마나 강조하는 지를 이해하고 있어야할 것이다.
한국의 언론이나 지식인도 현 정부와 유사하게 국민보호라는 국가의 기본임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자국민 보호를 위하여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미국의 결의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한국 정부는 과연 그렇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야할 것인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위협이 저렇게 심각한데도 아무런 대비조치를 하지 않는 정부를 비판해할 것인데, 그렇지 않다. 대신에 미국의 이와 같은 과감한 행동이 북한의 김정은에게 어떤 경고가 될 수도 있다는 등 미국이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기를 기대하는 수동적이고, 비자주적인 태도만 보이고 있다.
오히려 한국 국민들이 걱정해야 하는 것은 미국이 북한에 대하여 참수작전을 시행할 경우 북한은 미국에 대한 보복 대신에 한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에 대한 보복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더욱 심각한 재보복이 시행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이란은 미국이 다시 공격하면 이스라엘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겠다고 경고하였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해주기를 바란다면, 우리도 북한의 공격을 받을 각오를 해야하고, 또한 북한이 공격할 경우 우리도 반격하여 북한에게 응분의 댓가를 물을 준비가 갖추어져야 한다.
정부는 협회가 아니어야
이번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로 미국은 앞으로 적지 않은 정치적이거나 군사적인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이미 보복을 경고하고 있고, 미국은 이라크에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 철수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란과 전쟁을 수행해야할 위험성도 낮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는 자국민의 보호가 최우선적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하는 사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하리라고 본다.
이제 우리는 우리 정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와 같은 살해명령을 내릴 수 있었을까? 미국이 시행한 것과 같은 과감한 조치를 논의하는 것이라도 가능했을까? 북한이 한국의 우파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테러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려고 한다는 정보를 획득하였을 경우 과연 한국 정부가 북한의 책임자를 정밀타격하여 사살하겠다는 생각이라고 가질까? 불행하게도 필자의 답은 부정적이다.
추가적으로 미국의 이번 드론 참수작전을 통하여 인식해야할 중요한 사항은 핵무기의 위력이다.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각오하면서 솔레이마니를 살해하였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가졌다면 어떠했을까? 살해 명령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이란은 유럽국가와의 핵협정을 파기하고,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순도로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선포하였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김정은에 대해서도 유사한 참수작전을 시행할 수 있다고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가졌기 때문에 그러한 결정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수년 전에 어떤 언론인은 지금도 그러하고, 과거에도 그러했다면서 한국의 정부는 동호인들이 모인 “협회”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협회처럼 분명한 책임의식이 없고, 구성원의 보호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무의식도 갖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서 이러한 경향을 더욱 심한 것 같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 국민보호라는 책임 때문이 아니라 정부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권력행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권한만 강조하면서 회비를 자신의 돈처럼 사용하는 데만 맛을 들인 잘못된 협회하고 다른 게 없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북한 전원회의: 남침계획이 진지하게 논의되었다면?

2020.01.03 12:2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새로운 길’ 내용 없어
비밀 토의의 내용에 주목해야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 예상 및 대비해야
한미동맹 강화만이 살길
북한은 2019년 12월 28일에서 31일까지 4일간에 걸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개최하였다. 이에 대하여 국내는 물론이고, 국외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전원회의가 종료된 이후 발표된 결정서를 보면 북한의 근본적인 전략노선 변경이나 그 동안 김정은이 강조해온 “새로운 길”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걸어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없다.

전원회의가 종료된 이후 국내의 언론은 물론이고, 다수의 국책 연구기관에서도 그 내용을 분석하여 발표하고 있다. 그 관심 정도를 보면 이미 김정은이 우리의 지도자가 된 듯하다. 우리 대통령의 신년사는 아예 분석되지도 않은 채 언론이나 국민들도 관심을 갖지 않는데,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의 결과와 그 곳에서의 김정은의 일거수 일투족은 상세히 분석 및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고 모르게 이미 김정은이 우리의 지도자로 정착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혼란스러울 뿐이다.

‘새로운 길’ 내용 없어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에 의하면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1. 조성된 대내외 형세하에서 우리의 당면한 투쟁방향에 대하여 2. 조직문제에 대하여 3. 당중앙위원회 구호집을 수정보충 할 데 대하여 4. 조선로동당창건 75돌을 성대히 기념할 데 대하여”를 논의하였다고 한다. 북한은 결정서를 통하여 경제, 과학, 생태, 정치·외교, 기강, 중앙당, 인민, 당조직과 정치기관의 과업에 대하여 8개의 결정사항을 제시하고 있는데 특별한 사항은 없다. 다만, 정치·외교 분야에서 “강력한 정치·외교적, 군사적 공세로 정면돌파전의 승리를 담보할 것이다.”라는 말이 두드러진다. “정면돌파전”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기존의 국가노선을 유지하면서 현 상황을 해결해 나간다는 개념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원회의 결정서 내용보다는 김정은이 회의 기간 동안에 보고한 내용이 많이 인용되고, 유용하다. 김정은은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는 것,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개발을 중단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나갈 것”을 선언하였다. 비핵화를 완전히 포기한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대륙간탄도탄과 같은 전략무기를 개발하여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말이다.

그는 “세기를 이어온 조미(북미)대결은 오늘에 와서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대결로 압축되여 명백한 대결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적대세력들의 제재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활기를 열기 위한 정면돌파전을 강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조선민주주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면서 위협하고 있다.

이번 전원회의의 결과에서 2019년 연말을 시한으로 삼았던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도 도발을 선택하기는 대내외 상황이 엄중함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도발을 선택할 경우 감수해야할 위험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은 대내외적 결속과 결의를 다지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북한의 속내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도발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유화적인 정책을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최고존엄이라는 김정은이 지난 2019년 신년사를 통하여 ‘새로운 길’을 걷겠다고 위협하고, 4월의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2019년 말”을 시한으로도 공표하였음에도 결국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한 것은 미국의 엄청난 억제노력과 위협에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주요 직위자들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심각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했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고 공언하였으며, 정찰기를 비롯한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한반도에 전개하면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과시했다. 북한도 도발을 선택할 경우 상당한 위험이 도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고, 따라서 애매한 말로 마무리하였다고 판단된다.

비밀 토의의 내용에 주목해야

그러나 현 시점에서 한국이 관심을 가져야할 사항은 결정서나 김정은의 보고서에 나타난 사항만은 아니다. 더욱 심각하고 두렵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북한이 4일에 걸쳐 진진하게 토론하였지만 공개하지 않는 사항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이번 전원회의에서 첫 번째로 다룬 주제는 “조성된 대내외 형세하에서의 당면한 투쟁방향”이었는데, 결정서를 보면 ‘정면돌파’한다는 말 이외에는 내용이 없다. 그렇다면 북한의 수뇌부들은 향후 투쟁방향에 대하여 심층깊게 논의하였지만,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결정하였더라도 아무도 모르게 은닉하고 있는 내용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무엇일까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당연히 김정은이 언급한 ‘새로운 길’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었을 것이고, 그것은 남한에 대한 무력 적화통일의 적절한 시기와 방법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태에서 북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이면서 어쩌면 유일한 방법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을 병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구비한 상태이고, 남한은 대비태세를 전혀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런 경계도 하지 않고 있어 현재가 호기라고 판단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한미동맹이 아직은 굳건하여 자칫 잘못하면 북한 자신도 패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과 성공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아직은 결론에 이르지 못하였을 수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잊고 있지만 북한은 최소 25개 이상의 수소폭탄 급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미사일로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에 대해서도 핵공격을 가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만 없을 경우 핵무기를 몇 개만 사용하면 남한은 쉽게 병합할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만, 미국의 개입 여부와 정도에 대하여 불확실성이 적지 않기 때문에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조선노동당=북한 군의 목표는 “전(全) 한반도의 공산화”이고, 이것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북한체제에서 최상위 규범으로 인식되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에서도 북한식 사회주의를 통한 한반도 통일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체계”로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의 공격적인 성향과 자주를 강조하는 정책노선을 고려할 때 전 한반도 공산화라는 북한의 군사정책 목표는 오히려 강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핵무기까지 보유하였는데, 이러한 선대의 유훈을 포기할까? 실제로 북한은 “3일 전쟁” “일주일 전쟁” “7일 전쟁”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배합한 대남공격 계획을 발전시켜오고 있고, 이러한 계획들의 위험과 실현가능성 등을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비밀리에 논의하였으리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무력을 갖고 있고, 남한을 보호한다고 약속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대륙간탄도탄(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탄(SLBM)을 개발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그것을 완성하는 데 최우선적인 노력을 경주하자고 결의하였을 것이고, 그것이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하여 김정은이 전략무기의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보고한 내용일 수 있다.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 예상 및 대비해야

이제 우리는 북한이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의 결과로 발표한 사항만으로 북한의 의도와 전략을 판단한 후 안심해서는 곤란하다. 북한이 비밀리에 토의한 사항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것까지 예상하여 대비해야 한다. 한국의 정보활동으로 그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최선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북한이 채택할 수 있는 가용한 모든 방안을 예상하고, 그 방안들 모두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대비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면, 북한이 한국에 대하여 핵무기 사용 등의 가능성으로 위협하면서 연방제 통일방안을 수용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낼 가능성과 그러한 경우 대비책은 무엇인가를 우리 스스로 토의하고, 필요한 대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한국이 그들의 최후통첩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핵무기로 한국의 도시를 공격하거나 군사적 기습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위협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남한 사회는 방향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북한이 서북 5개 도서 등을 공격하거나 점령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토의하고, 대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백령도로부터 30분 거리에 있는 고암포에 대규모 상륙정들을 보유하고 있고, 악천후를 활용하여 북한이 기습공격을 가할 경우 한국이 서북도서에 대한 방어작전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거나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하여 한국이 공세적으로 나올 경우 북한은 핵무기 사용으로 위협함으로써 그것을 차단할 수도 있고, 그것을 남한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의 구실로 삼을 수 있다.

나아가 북한이 수도권에 대한 기습공격을 감행할 경우 어떻게 수도권을 방어할 것인가도 검토해두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한국의 행정 및 경제 중심지인 서울을 먼저 점령하여 기정사실화한 후 나중에 남한 전역으로 점령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은 휴전선에서 4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밤 사이에 기습공격으로 점령할 수도 있다. 북한은 특수전 부대를 적극적으로 투입하여 서울의 핵심부를 조기에 장악할 것이며, 사이버 부대를 총동원하여 남한의 산업 및 행정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북한은 1950년도의 6.25전쟁에서와 같이 전국적인 범위에서 남한에 대한 기습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할 것이다. 남한의 미흡한 대비태세를 고려할 때 남한 전역을 일거에 석권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북한은 파주-문산 지역에 집중적인 공격을 가함으로써 주공 방향을 기만하면서 철원 축선과 김포 축선에 정예 전투력을 투입하여 서울에 대한 양익 포위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너무나 섬뜩하지만, 어느 정도의 군사적 지식만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이고, 따라서 북한의 수뇌부들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각 방안의 위험성과 실현 가능성을 충분히 논의하였을 가능성이 낮지 않다. 북한이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거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천신만고를 통하여 핵무기를 개발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1950년에 실패한 전 한반도 공산화를 핵무기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다. 이번의 노동당 전원회의가 오래 지속된 것도 무력 적화통일의 다양한 방안의 위험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심층깊은 논의가 필요하였기 때문일 수 있다.

한미동맹 강화만이 살길

북한이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도발적인 ‘새로운 길’을 제시하지 못한 채 추상적인 ‘정면돌파’ 만을 반복한 것은 미국의 강력한 억제노력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즉 북한이 “조성된 대내외 형세하에서의 당면한 투쟁방향에 대하여”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였던 사항은 한미동맹의 존재였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 대한 공격을 포함하여 어떤 도발을 감행할 경우 미국의 대규모 응징보복이 이행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북한의 패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한미동맹이 붕괴되어 미국의 핵우산만 제공되지 않으면 한국을 금방 정복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고, 따라서 북한은 한국의 존재는 별로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을 것이며, 그래서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남북관계”라는 단어조차 사용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에게 잘해주기만 하면 남북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남한 내의 학자들과 관리들은 그들의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 남한의 현 문재인 정부는 굴종적이라는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북한에게 그렇게 호의적으로 접근했지만,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에 관한 사항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 ‘남한’이나 ‘남북관계’라는 단어 자체도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의 억제력에 북한이 ‘새로운 길’을 결정하지 못하였듯이 힘이 아니면 북한의 행동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이번의 사태를 통해서도 깨달아야할 것이다.

결국 한국은 한미동맹의 현 실태를 냉정하게 파악하면서 유사시 미국이 동맹공약을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수준으로 강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어느 정도 부응하여 방위비분담을 상당할 정도로 증액시킬 필요가 있고, 외교부와 국방부를 중심으로 북한의 공격을 억제 및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미국의 상대역과 협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현재의 한미연합사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한미연합방위태세가 확고하다는 점을 북한에게 과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을 맺으면서 만해 한용운 선생의 말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일제에 의하여 한국이 침탈당한 것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어떠한 나라든 자기가 스스로 망하는 것이지 남의 나라가 남의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없는 것이다.” “만고(萬古)를 돌아보건대 어느 국가가 자멸(自滅)하지 아니하고 타국의 침략을 받았으며, 어느 개인이 스스로를 멸시하지(自侮·자모) 아니하고 타인의 모멸을 받았는가.” 북한의 선의만 기대하면서 스스로 지킬 노력은 하지 않는 현 정부의 모습이 한말의 대한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참담할 뿐이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참수작전: 북핵에 대한 결사적 평화보장책이다

2019.12.26 09: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북핵에 대한 국민적 절망감 만연
현 정부는 참수작전 능력 무력화…역사적으로도 참수작전은 유용
북핵 억제를 위한 고육지책…공군에 의한 참수작전도 유용
북핵에 대한 국민적 절망감 만연

얼마 전 언론에 ‘참수작전’에 관한 기사가 적지 않게 실렸다. 한국의 주요 일간지인 조선일보는 12월 23일 자 신문의 1면 대부분을 이에 관한 사진과 설명에 할당하기도 했다. 언론에 보도된 대체적인 내용은 2019년 12월 22일 미 국방부가 한미 특전사의 연합훈련 사진 12장을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삭제했는데, 그 내용이 북한 수뇌부 제거 작전 즉 ‘참수작전(斬首作戰, decapitation operation)’에 관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이 사진에서 한미 양국 특전사 요원들은 시누크 헬기(CH-47)에 탑승해 강하 훈련을 했고, 전투기 공중 지원 속에 특정 요인을 생포하는 훈련을 했다고 한다. 또한 소총에 소음기를 달고 방탄모에는 피아 식별 장치를 단 채 건물에 뛰어 들어가는 모습도 있었고, 한·미 연합군이 북한군으로 가장해 대항군과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도 있었으며, 가상의 북한 요인으로 추정되는 한 인물을 생포해 나가는 모습도 있었다고 한다. 평소 비공개였던 훈련을 공개함으로써 '성탄절 도발'을 시사한 북한을 향해 강력한 군사적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는 설명도 추가하였다.

미군은 단순한 대테러작전 훈련이라면서 참수작전에 관한 훈련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실제로 단순한 대테러훈련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참수작전’으로 격상시켜 언론이 보도하는 것은 그만큼 북핵 위협이 심각하다는 것이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참수작전이라도 해야하지 않느냐하는 바램이며, 속수무책인 한국의 상황에서 뭔가 시원한 해결책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언론이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나 언론인들은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의 경우 김정은만 제거할 경우 북핵 문제에 대한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참수작전 능력 무력화

이론적으로 볼 때 북핵에 대응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핵무기를 개발하여 북한의 핵과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북한도 자신의 초토화를 각오해야만 한국에 대한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쉽게 공격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이러한 핵균형, 다른 말로 하면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통하여 서로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였다. 그러나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고, 미국의 핵무기를 가져다 놓는 것도 미국이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핵균형의 달성은 쉽지 않다.

핵무기에 의한 공포의 균형을 재래식 무기로 실현하는 것이 참수작전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상대방의 두뇌 즉 지도자를 최우선적으로 살해한다는 개념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입안되었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자 한국은 참수작전 역량이라도 구비하여 북한을 억제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2017년 12월 1,000명 규모의 특수임무여단을 창설하였고, 이 여단의 인원과 장비를 보강했으며, 미 육군의 델타포스나 미 해군의 네이비 실을 모델로 삼아서 발전시킨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현 정부가 남북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통한 비핵화를 추진한다면서 이 부대에 관심을 갖지 않아 거의 해체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언론에서 다소 과장되게 보도하고, 국민들이 참수작전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러한 무기력한 상황을 탈피하고 싶다는 소망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고, 또한 정부와 군대는 북한이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실제 사용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하지 않으니 불안한 상황에서 미군이 그것을 준비한다고 하니 안심하고 싶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참수작전은 유용

‘참수의 영어는 ’decapitation‘이고, 그의 동사형은 decapitate인데, 라틴어세ㅓ “de”는 무엇을 없앤다는 것이고, “caput”가 머리라는 뜻이라서, “머리를 자른다”라는 말이다. 현대에서는 머리를 자르는 것이 생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엽기적으로 인식되지만 인류의 역사 초기에는 이것이 사형의 일상적인 방법이었고, 그래서 생긴 용어이다. 유사한 용어로 ‘beheading’이라는 말도 사용되는데, 이것은 decapitation과 동일한 뜻이지만, 머리를 자르는 행위 자체만을 묘사하는 용어라고 보면 된다.

참수작전이 한국에게 알려진 것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전, 즉 이라크자유작전(OIF: Operation Iraqi Freedom)이었다. 당시 미국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고, 그것을 “Decapitation Operation”이라고 불렀다. 나라 전체를 사람의 몸통으로 봐서 그 국가의 수뇌를 제거하는 데 중점을 두는 작전이어서 그렇게 부른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사담 후세인 사살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였고, 그 결과 후세인은 그의 생명을 보존하느라 군대를 제대로 지휘하지 못하하였다.

참수작전은 군사이론으로도 타당하다. 프러시아의 저명한 군사이론가인 클라우제비츠(Clausewitz)는 전쟁에서는 적의 중심(重心, 중력의 중심, Center of Gravity)을 격파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참수작전이 바로 그 주문에 충실한 개념이다. 당시 ‘이라크 자유작전’에서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가장 중요한 ‘전략적 중심’으로 설정하였다. 북한과의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도 김정은을 ‘전략적 중심’으로 설정하여 이의 제거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 모든 노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북핵 억제를 위한 고육지책

한 가지 분명하게 인식해야할 사항은 현재 한미 양국군이 개념을 논의하거나 훈련하고 있는 참수작전은 참수작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참수 자체가 목적이면 금방이라도 결행하여 성공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참수작전의 근본적인 목적은 참수작전의 위협을 통하여 김정은으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공격 나아가 다양한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참수작전이 논의된 것은 북핵 위협이 심각해진 이후인데, 당시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이 임박해질 경우 미리 공격하여 파괴시킨다는 개념의 ‘선제타격(Kill Chain)’, 그래도 북한의 핵미사일이 발사되면 공중에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이라는 두 축으로 북핵에 대비했다. 그런데 이 둘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한국은 ‘한국형 응징보복(KMPR)’의 방법을 추가하였고, 이것이 바로 북한이 핵무기 공격을 가할 경우 북한의 수뇌부는 바로 사살하겠다는 참수작전을 핵심요소로 하는 것이었다.

즉 북한이 핵무기 공격을 가할 경우 우리의 공군 및 특전부대들이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는 반드시 사살한다는 것을 북한에게 확신시키면 김정은은 자신의 죽음이 두려워 핵무기 공격을 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경우 김정은의 안위가 국가 전체의 패망보다 더욱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이러한 위협은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일부 국민들은 참수작전이 북한을 자극하여 오히려 전쟁을 유발할 것으로 봐서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보면 참수작전의 논의와 그 역량의 과시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산출할 가능성이 더욱 큰 것이다.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의 경우 참수작전이 의미하는 바가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이것을 논의하기만 해도 북한의 행동은 상당히 제약될 수밖에 없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자유작전을 수행할 때 사담 후세인은 참수작전이 두려워 계속 벙커를 옮기면서 숨을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이라크군의 군사작전을 지휘할 수 없었다. 한국이 참수작전의 계획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그러한 훈련을 실시할 경우 김정은의 행동반경은 제한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한의 공격적 군사행위도 점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군에 의한 참수작전도 유용

참수부대의 창설이 한때 이슈가 되고,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알 바그다디의 사살에서 보듯이 미군 ‘네이비실(Navy Seal)’의 혁혁한 전공이 드러나서 특전부대만을 참수작전의 주역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공군기와 정밀타격력에 의한 참수작전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F-35 전투기와 같은 스텔스 기에 의한 정밀폭탄 투하는 매우 손쉽고 효과적인 참수작전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군은 스텔스기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방공망을 걱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롭게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고, 김정은이 지하벙커에 숨어있더라도 정밀포탄을 투하하여 바로 사살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이 한국의 F-35 전투기 구매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 공군은 사거리 270km의 슬램-ER(SLAM-ER) 공대지미사일(40발)과 사거리 500㎞의 타우러스(Taurus) 공대지미사일 260발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공산오차(50%가 떨어지는 반경)가 1-3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여 김정은의 집무실을 멀리서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다. 미군의 다양한 크루즈 미사일언 더욱 위력적이면서 정확할 것이다.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는 지하 벙커로 은신할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한국군은 관통력이 30미터에 이르는 GBU-28을 200발 정도 보유하고 있어 벙커의 입구와 어느 정도 깊이까지의 터널을 봉쇄해버릴 수 있다. 미군의 경우 관통력이 60미터 이상인 GBU-57도 보유하고 있고, 이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있으며, 한국군도 이를 확보 및 개량한다는 입장이다.

미군은 소형 핵탄두를 장착하여 김정은이 있는 지역만 완전히 붕괴시키는 그러한 군사작전까지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2017년 한미 미사일협정 개정으로 인하여 탄두중량 2t 수준의 현무-4 탄도미사일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위력이면 재래식 무기라고 김정은이 거주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의 대부분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북한과의 군사작전이 임박해지면 북한 벙커의 효과적인 무력화를 위한 맞춤형 정밀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김정은이 숨어있는 벙커를 바로 무덤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나가며

북한이 핵무기로 남한을 공격하면 남한이 초토화될 것이고, 미국의 핵응징보복에 의하여 북한도 초토화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한민족 전체가 패망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그렇다고 하여 민족 공멸을 회피하고자 북한의 핵공격이나 위협에 남한이 항복할 수는 없다. 결국 최선의 방법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공격의 마음을 먹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당연히 북핵 억제를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미국의 핵무기를 전진배치시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은 쉽지 않다. 현 상황에서 한국이 조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 참수작전을 통한 위협 즉 김정은에게 자신의 생명을 걸어야만 북핵 공격명령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일이다. 이러한 점에서 참수작전은 평화를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족공멸을 예방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현실적이면서 효과적인 고육지책이라고 할 것이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결연한 의지없이 북핵해결 어렵다

2019.12.18 09: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이제는 군사적 옵션도 논의해야
‘평화 코스프레’는 무책임하고 위험
적시적이고 정확한 군사행동은 장기적 평화에 유용
한반도의 안보정세가 너무나 불안하다. 북한은 연일 새로운 대륙간탄도탄(ICBM)의 발사를 위한 중요한 시험이라고 추정되는 전략적 수준의 시험과 그 성공사실을 공개하면서 연말을 시한으로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음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불량국가(rogue)’라는 사실을 환기시키면서 ICBM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기 때문에 이를 발사할 경우 북한이 최악의 상황을 예상해야할 것이라면서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특별대표인 비건(Steven Biegun)도 별 성과없이 한국을 떠났다.

며칠 전 미국 언론에서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여 태평양 상공에서 폭파시키는 상황까지 예상할 정도로 북한의 위협은 심각하다. 국제정치에 대한 저명한 이론가이면서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보를 담당했던 미 하버드 대학의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은 2019년 12월 12일 동경에서 개최된 학술회의에서 “50% 이상은 아니지만 제2차 한국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만은 태연하다. 도대체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는 걸까?

이제는 군사적 옵션도 논의해야

북한이 핵무기를 스스로 폐기할 가능성은 없고, 그렇다고 하여 북한의 핵위협을 허용할 수 없다면 유일하게 효과적인 방법은 군사적으로 파괴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북핵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이 방안이 거론되고, 정찰기를 비롯한 다양한 미국의 전략무기들이 한반도로 파견되곤 하였다. 당연히 군사적 방안은 심각한 위험을 수반하겠지만, 북핵 위협에 굴복할 수 없다면 이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아무런 조치도 강구하지 않다가 나중에 핵공격을 받아서 초토화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군사적 조치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사항은 북한의 핵능력을 일거에 파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북한이 핵무기 공격으로 보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한국과 미국의 막강한 공군력을 고려할 때 군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가 있는 장소를 모두 파악하여 정확한 좌표를 확보하고 있을 것이고, 의심나는 곳까지 포함해도 200-300개 정도의 표적을 넘지는 않을 것인데, 공군력의 발달로 미국의 전투기와 폭격기 1개 소티로 수십개의 표적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정도의 표적을 일거에 타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1차 타격 후 미국의 전투기와 폭격기들은 공중에서 선회하면서 북한의 미사일이나 차량이 움직일 경우 바로 타격하여 무력화시킬 것이다,

일부에서는 부수피해(collateral damage)를 우려하지만 현대에는 정밀무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부수피해는 최소화될 수 있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 시설은 민가에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현대의 정밀타격 기술이 좋아서 사상자 발생이 최소화될 수 있다. 일부 국민들은 핵무기 사이트를 타격하면 핵폭발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지만, 핵무기는 핵분열이나 핵융합작용이 발생해야 폭발하기 때문에 묻히거나 사용 불가능하게 파괴당할 뿐 폭발하지는 않고, 따라서 대규모 사상자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작전에는 불확실성이 상존하여 100%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고, 따라서 위험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으며, 그래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망설이게 된다. 한미 양국군의 군사적 타격을 회피한 1-2개의 핵미사일이 남한으로 발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재 상태로 두면 한국은 북한에 굴복하는 수밖에 없다면, 우리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맞다. 그 동안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아무런 조치도 강구하지 못한 영향으로 인하여 우리가 감수해야할 위험은 커졌듯이, 지금 군사적 조치를 회피하면 위험이 더욱 심각해져서 나중에는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될 수 있다.

실제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지 여부는 더욱 신중하게 검토하여 결정해야하겠지만, 최소한 우리는 군사적 옵션도 불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북한에게 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물론이고 남한 국민들까지도 군사적 조치로써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겠다는 각오를 가질 때 북한은 ICBM 발사도 중단하고, 속임수가 아닌 진정성을 갖고 핵무기 폐기 협상에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공군기에 의하여 핵무기가 일방적으로 파괴되는 것보다는 그것을 협상 지렛대로 하여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이 더욱 이익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평화 코스프레’는 무책임하고 위험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폐기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도록 만들려면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 남한 모두가 군사적 조치를 통해서라도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야 하는데, 현재 한국에서는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된다’라는 평화 코스프레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 걱정이다. 이러한 국민여론으로 인하여 군사적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쉽지 않고, 따라서 지금까지처럼 문제가 악화되는 것을 알면서도 북한의 핵무기 증강을 지켜보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1994년 미국이 영변의 핵시설을 제거하고자 했을 때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을 비롯한 상당한 국민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된다’라면서 이의 시행을 극력 반대했다. 그 결과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여 현재처럼 수소폭탄을 포함한 수십개의 핵무기를 갖게 된 것이다. 당시의 평화 코스프레가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허용해주하였고, 국가의 공산화와 패망을 걱정하는 현재의 상황으로 사태를 악화시킨 것이다. 그 때 영변 핵시설을 파괴시켰다면 별 사상자도 없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능력을 제거하여 북한이 남한과의 평화공존을 선택하도록 만들었을 것이고, 북한은 점점 민주화되면서 진정한 평화통일을 달성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상황에서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하여 군사행동을 결행하려할 경우 적지 않은 국민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된다’면서 반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도 1994년처럼 군사행동을 결행하지 못한 채 주저할 수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계속 버티면서 핵무기 생산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고, 나중에는 군사적 행동조차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핵 문제가 악화될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된다’라는 말은 평화스럽게 들리지만, 결국 우리에게 “항복이나” “핵전쟁 감수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북핵에 대한 어떠한 군사행동이나 군사행동을 전제로 하는 위협을 반대하는 일부 인사들에게 묻고자 한다. 군사적 행동이나 이를 전제로 하는 위협없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가 가능하거나,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도가 있는가? 지난 2년 정도의 경험을 통하여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는가? 북한이 핵무기로 우리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해도 계속 대화와 협상만 강조한 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인가?

북한이 핵무기 등으로 남한을 공격하는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묻고자 한다. 그것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 현재도 남북한은 6.25전쟁의 휴전 상태일 뿐이다.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하여 핵무기를 개발하였다고 하지만, 북한 체제에 대한 최대 위협은 자유롭고 풍요한 남한의 존재이다. 다시 말하면, 남한이 존재하는 한 북한 체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북한이 남한을 어찌 가만히 두겠는가? 여러분이 북한 지도자라면 핵무기로 위협 또는 공격해서 남한을 병합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겠는가?

적시적이고 정확한 군사행동은 장기적 평화에 유용

우선의 위험 때문에 군사행동을 거부하지만, 적시적이면서 정확한 군사행동은 오히려 최소한의 피해로 평화를 보장하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다. 1981년 이스라엘은 이라크가 핵무기를 제조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이라크의 오시라크에 있던 핵발전소를 항공기로 기습타격하여 파괴시켰는데, 이로 인하여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을 포기시킴으로써 이스라엘 국민들은 핵위협을 받지 않게 되었다. 당시 군사작전으로 사상자도 별로 발생하지 않았고, 그래서 이스라엘과 이라크와의 관계도 다른 아랍국가들처럼 극단적인 적대관계로 악화되지 않았다. 깡패가 싸움을 하자고 할 때 기선을 제압하여 나에게 주먹질을 못하게 예방함으로써 깡패와 극단적인 싸움까지 가지 않으면서 깡패와 타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경우와 유사하다.

2007년에도 이스라엘은 시리아가 핵무기 제조를 위한 공정을 시작하였다고 판단하여 시리아의 데이르 에즈조르에 있는 발전소를 타격하여 파괴시켰는데, 이로 인하여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핵무기 개발 의도롤 좌절시켰고, 핵공격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하였다. 당시에도 사상자는 별로 발생하지 않았고, 그래서 시리아와의 관계도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로서는 위험한 조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군사적 행동이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생존을 걸고 싸워야 하는 상황을 예방한 셈이다.

반대로 한국은 1994년 영변 핵시설에 대한 파괴를 결행하지 못함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개발이라는 나쁜 길을 걷도록 만들었고, 결국 전 세계에서 불량국가(rogue state)로 인정받도록 방치한 결과가 되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방치함에 따라 남한이 아무리 노력해도 남북관계가 좋아질 수도 없는 환경이 구축되었다. 당시 영변의 핵시설을 파괴했더라면 사상자는 많지 않았을 거고, 북한은 어쩔 수 없이 핵무기를 포기하면서 남한과의 진정한 대화와 협력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된다’는 평화 코스프레가 북핵 문제 해결과 평화적 통일의 기회를 상실하도록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 한민족은 이스라엘 민족 못지 않게 똑똑하다고 하지만, 안보에 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당장 아프다는 이유로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을 감행하지 못하여 나중에 암이 온몸에 퍼지도록 만든 환자와 유사하고, 이스라엘은 조기에 수술하여 완쾌한 환자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미 북한이 핵무기를 수십개 개발하여 위험이 더욱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이라도 타격하여 파괴할 수만 있다면, 북한의 핵무기 공격으로 초토화되거나 공산주의에 항복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 아닌가? 우유부단하여 수술의 적기를 놓침으로써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암 증세가 악화되었지만, 그래도 암으로 죽는 것보다는 수술을 하여 제거를 시도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지 않은가? 모든 국민들이 이러한 인식 하에 이번에야말로 북핵을 해결하겠다면서 단결된 의지를 보인다면, 북한은 겁을 먹고 스스로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나설 수밖에 없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일부 인사들은 아직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한의 핵무기 폐기에 미련을 갖고 있을 수 있다.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면 결국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그러나 2017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과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하여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이를 위하여 노력한 것은 하나도 없다. 앞으로도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북한이 제안한 바도 없다. 그래서 며칠 전 유엔총회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세 개나 통과시킨 것 아닌가? 아직까지도 북한에게 속은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는 합리적인 사람이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과 적지 않은 국민들은 북한이 체제유지라는 수세적 목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말하지만, 북한은 동구권이 붕괴된 1990년대 초에 핵무기 개발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6.25직후부터 핵무기 개발에 착수하여 1980년대에 핵무기 제조 능력을 구비하였고, 1990년대에 그 능력이 세계에 노출되었을 뿐이다. 북한 체제가 불안하다는 것도 우리의 시각이지, 북한 김정은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1950년에 시도하였다가 실패한 남한의 무력 적화통일을 위하여 핵무기를 개발하였다는 설명보다 더욱 합리적인 설명은 없다.

재래식 공격을 받을 경우에는 초기에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반격하여 전세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 6.25전쟁이 그 전형적인 사례로서 한국은 낙동강 방어선까지도 후퇴했지만, 미국이 참전하면서 방어선을 지탱할 수 있었고, 이를 발판으로 인천상륙작전을 실시하여 전세를 뒤집음으로써 현재의 휴전선을 확보하게 되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하면 우리는 초토화되어 반격의 기회 자체를 갖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깡패한 데 한 대 맞는 것은 반격할 수 있지만, 깡패가 칼로 여러분을 찌르거나 총으로 쏘면 반격의 기회를 갖지도 못하는 것과 같다.

일부 전문가들과 적지 않은 국민들은 ‘민족’을 말한다. 북한이 동일민족에게 핵공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고, 어떻게든 북한을 포용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를 같은 민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민족은 공산주의 이념을 같이하는 사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를 죽이고자 하는데도 같은 민족이라고 저항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우리는 같은 민족이면서 이웃과는 왜 그렇게 치열하게 싸우고, 국내에서 좌파와 우파는 왜 그렇게 치열하게 대결하는가? 지금과 같은 문명의 시대에 민족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나가며

북한만을 옹호하면서 북핵에 대한 유효한 어떤 군사적 조치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일부 전문가들과 적지 않은 국민들에게 당부드리고 싶다. 현재의 북핵 위협 상황이 안전한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북핵이 위험하다고 하지 않는가? 어떤 이유에서든 본인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유지만, 다른 사람의 걱정할 자유와 권리를 봉쇄하고자 하지 말라. 불안하게 생각하는 다른 국민들의 대응 또는 방어노력을 방해할 것까지는 없지 않는가?

북한에 대하여 민족 운운하는 사람들에게도 당부드리고 싶다. 보지도 만나지도 못한 북한은 같은 민족이라면서 그렇게 옹호하는데, 자주 보고 만나는 저와 같은 우파 민족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미워하는가? 정말 민족을 중요시한다면 여러분들의 이웃, 동료부터 사랑하라. 북한 주민보다 남한의 같은 국민들에게 더욱 양보하라. 어떤 기준으로봐도 북한주민보다 남한의 국민들이 여러분에게 더욱 가깝지 않은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영어로 번역한 영국의 군사역사학자인 하워드(Michael Howard)는 모든 전쟁은 지휘관의 멋진 전략이나 체계적인 군수지원 등으로 이긴 것으로 평가되지만 숨어있는 가장 결정적인 승패요인은 ‘국민의 결의’였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는 핵전쟁에서는 국민의 결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위험을 방치하여 키운 만큼 더욱 단호한 결의를 가져야할 것이고, 그러한 단호한 결의를 가질수록 북핵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공격으로 위협하는 데도 “전쟁은 안된다”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북한에게 핵공격을 당하여 병합당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북한의 기만적 비핵화와 평화약속에 철저히 속은 문재인 정부: 누가 책임져야 하지 않나?

2019.12.13 09:3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북한의 핵무기 포기 주장은 완전한 거짓
북한의 비핵화 사기극 인정해야…“한반도에 전쟁 없다”는 완전한 거짓
평화에 대한 환상 오히려 전쟁 야기…정부, 사과와 함께 만전지계 채택해야
2018년 3월 6일 정의용 안보실장이 북한의 김정은이 비핵화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전달했을 때,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을 때, 정부는 장밋빛 기대와 달리 대부분의 국민과 전문가들은 믿지 않았다. 북한에 속아온 것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와 현 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회의적인 국민과 전문가들을 무시하면서 그들이 누구보다 북한을 잘 알고 있고, 따라서 이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고, 한반도의 평화시대가 도래했다고 자랑했다.

보수적인 국민들은 수세에 몰렸고, 작은 목소리로 북한이 약속을 어길 가능성도 생각하면서 철저한 북핵 대비태세 병행을 주문하였다. 그러나 현 정부는 이전 정부가 노력해오던 ‘3축 체계’ 즉 북한이 핵무기 공격을 감행하려할 때 이를 선제타격하는 능력(Kill Chain),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면 공중에서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 능력(KAMD), 그리고 가용한 모든 요소를 총동원하여 한국 자체적으로 북한에게 응징보복을 가하는 능력(KMPR)을 제대로 강구하지 않았다. ‘국방개혁 2.0’이라면서 군대를 계속적으로 감축하였고, 북핵 위협이 아닌 주변국 위협에 대한 대비로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도 보였다.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 보수적인 국민들은 그것보라면서 현 정부를 비판하고, 현 정부 인사들은 더 이상 북한을 변호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가 기만당하여 대비태세를 게을리 한 2년 동안에 북한은 엄청난 핵무기를 생산하였고, 미사일의 사거리와 다양성, 그리고 기능도 크게 향상시켰다. 결국 한국은 북핵 위협에 대비하는 ‘골든 타임(Golden Time)’을 허비하였고,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위협할 경우 속수무책이라는 전략적 열세에 빠지고 말았다.

아직도 일부 인사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고, 남한을 절대로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하여 미련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국민들 중에도 그러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미 입증할 필요도 없이 명백한 사항이지만, 이들을 위하여 “북한이 핵무기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와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다”라는 말이 거짓임을 분명하게 입증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무기 포기 주장은 완전한 거짓

북한의 ‘비핵화(denuclearization)’ 즉 핵무기 포기 또는 폐기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남한 사절단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은을 만남으로써 시작되었다. 사절단 단장이었던 정의용 안보실장은 2018년 3월 6일 귀국하여 남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과 함께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였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남북한 정상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그 이후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은 “북한이 핵무기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전달하였고, 이것에 회의하는 사람들은 수구적이면서 남북한의 평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으로 비난되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8년 10월 15일 게재된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피가로와 서면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는 대신 핵을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비핵화의 궁극의 목표는 북한이 모든 핵 시설은 물론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모두 폐기하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이 핵무기 폐기를 위하여 실질적으로 조치한 바는 아무 것도 없다. 판문점 선언 이후 문대통의 평양 방문을 비롯하여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더 개최되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과의 회담도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두 번 개최되었지만, 아무런 실질적인 합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의 협상도 지속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북한은 적반하장격으로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북핵 보유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새로운 길”을 채택하겠다면서 위협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위한 결정을 내렸지만 미국이 상응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으니까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폐기라는 기본방향에도 동의하지 않고, 어떤 일정도 제시하지 않으며, 핵무기 생산으로 용도가 거의 끝난 영변 핵시설만을 폐기하는 대가로 경제제재의 대부분을 해제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그것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인가? 북한은 지금도 핵무기 생산을 지속하고 있고, 핵무기 폐기의 대가로 그들이 요구하는 사항, 예를 들면, 경제적 지원의 규모를 제시한 바도 없다. 그래서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볼튼(John Bonton)은 사임 직후 세미나에서 “북한이 어떤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실제로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정실장이나 문대통령의 설명하는 핵무기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2018년 12월 2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을 통하여 북한은 “조선반도 비핵화”에 동의했는데, 그것은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북한은 “6·12 조·미 공동성명에는 분명 '조선반도 비핵화'라고 명시돼 있지 '북 비핵화'라는 문구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면서 "미국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북 비핵화'로 어물쩍 간판을 바꿔놓음으로써 세인의 시각에 착각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의미는 미국의 핵우산과 이의 인계철선으로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이지, 그들의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고, 따라서 그들은 지금까지 합의한 것은 미국의 핵우산 제거나 주한미군 철수지 그들 핵무기의 폐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것은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라는 용어로 북한이 김일성 시대부터 주장해온 동일한 사항으로서, 북한은 남한과 미국을 속이기 위하여 그러한 애매한 용어를 사용하였을 뿐 애초부터 핵무기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 사기극을 인정해야

이제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라는 애매한 용어로 사기극을 벌인 것을 냉정하게 인정해야 한다. 동시에 사기극에 속아서 지금까지 헛된 노력을 기울이도록 한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으로 국고를 조금만 손실시켜도 책임을 묻는데, 국가안보에 대한 이와 같이 중차대한 잘못을 범했는데도 책임을 묻지 않아서는 국가의 기강이 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화 용의를 전달한 공무원들이 순진해서 속았는지 아니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국민들을 기만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만약 공무원들이 북한의 기만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다른 동기로 거기에 동조하여 2년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허송세월하게 만들었다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기만당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대화를 통하여 북한의 비핵화를 계속 종용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을 성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체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압박정책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의 수량을 급격히 늘리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사일 성능을 향상시킬 시간을 부여한 폐기가 크다.

현재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으니 오히려 비핵화의 이중성을 명분으로 북한으로 하여금 정말 핵무기를 폐기하도록 집요하게 추궁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주장도 가능하고, 일리가 있으며, 그렇게 해야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북한이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사용할 경우에 대비한 대비책을 더욱 철저하게 구비해 나가야 한다. 당연히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말은 거짓이고, 우리는 그 거짓에 속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정하는 것이 그 시작이어야 한다.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는 말도 완전한 거짓

북한의 비핵화 약속은 북한이 한국에 대하여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약속했고, 따라서 한반도에서는 전쟁도 없어졌고, 평화시대가 도래했다는 해석으로 진전되었다. 정실장이 평양을 방문하였을 때도 김정은은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전략 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을 약속했고,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도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한다”고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이고, 현 정부인사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쟁은 없다”라는 말로 국민들은 안심시켰고,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라면서 보수성향의 인사들을 몰아세우곤 했다. 2018년 8월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청와대 출입기자와의 기자회견에서 문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을 것이다”고 라면서 “전쟁은 기필코 막을 것이고, 국민께서 안심하고 믿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최근인 2019년 12월 3일 국립외교원이 개최한 국제문제회의 기조연설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봐도 “전쟁은 없다”라는 말은 의미 있는 말이 아니다. 개인의 싸움도 그러하지만, 전쟁은 한쪽이 시작하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한이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해도 북한이 전쟁을 발발하면 “항복”하지 않는 한 전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하여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한 상태라서 내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으면 상대가 일으킬 수 없는 상황이거나 상대방이 전쟁을 발발할 경우 항복할 생각을 가진 지도자 이외에 “전쟁은 없다”라는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도 없고,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이길 수도 없다는 점에서 “전쟁은 없다”라는 말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믿는다는 말이지만, 대부분의 전쟁은 평화를 약속하여 기만한 후에 일으키곤 했다. 북한이 경제력이 미흡하여 전쟁을 야기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전쟁은 가난한 나라가 부유한 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현실적으로도 남북한은 1950년 있었던 6.25전쟁의 휴전상태로 법적으로 보면 지금도 “전쟁 중”이고, 북한은 무력을 통해서라도 한반도를 적화 통일하겠다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전쟁은 없다”라는 안일한 인식이 오히려 전쟁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북한은 남한이 무방비 상태로 방심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렇다면 기습공격으로 승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길제로 스타인(Arthur Stein)이라는 학자는 어느 일방이 유화적이고 평화애호적일수록 다른 일방이 전쟁을 발발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했고, 6.25전쟁도 남한의 안일과 무방비가 초래한 측면이 크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북한은 아직도 ‘전 한반도 공산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고, 무력사용도 불사한다는 자세이다. 2010년 개정된 노동당 규약 서문에서도 “전국적 범위에서의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과업”을 명시하고 있다. 당연히 북한군은 대남 우위의 군사력을 육성하여 공산당이 제시하는 혁명과업 즉 전한반도 공산화를 수행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상태이고, 그의 가장 결정적인 수단으로 개발한 것이 바로 핵무기이다. 북한이 체제보전 목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였다고 하지만 북한이 그러한 말을 한 적도 없고, 북한의 체제는 남한이 없어져야 유지된다. 따라서 가능하기만 하다면 북한은 언제라도 무력을 사용하여 남한을 공산화하고자 할 것이고, 이러한 점에서 “전쟁은 없다”라고 방심하고 있는 남한은 침략을 유혹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ICBM)과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남한이 아닌 미국을 공격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ICBM과 SLBM을 개발하는 목적은 미국을 협박하여 한반도를 포기하도록 하려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북한이 남한공격의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로 핵무기를 발사하겠다면서 미국을 위협하여 한국을 포기하도록 만든 후,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거나 필요시에 부분적으로나 전면적으로 사용하여 한국을 굴복시켜 공산화 통일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평화에 대한 환상이 오히려 전쟁을 야기

최근 들어서 현 정부 인사들이 “전쟁은 없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빈도는 낮아지고 있다. 2년 정도의 기간을 지나면서 희망만으로 전쟁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북한을 전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점도 다소 알게 되었을 것이다. 문대통령은 2019년 9월 24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남북한 관계와 관련하여 “전쟁 불용, 상호 간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하였고,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비극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즉 ”전쟁은 없다“라는 단정에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당위론으로 복귀한 것이다.

늦게 마나 현 정부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그 동안의 안일한 인식으로 인하여 한국의 안보는 너무나 취약한 상태가 되었고, 해결책이 없는 절망의 상태가 되고 말았다. “전쟁은 없다”는 최면 하에서 북핵 대비를 게을리 하는 동안에 북한은 수소폭탄을 포함한 20-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고, 남한의 어디든 언제나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첨단 단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대륙간탄도탄에 근접한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확보하여 미국 본토 공격으로 위협하여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을 포기하도록 강요할 수 있게 되었다.

“전쟁은 없다”는 안일한 상황인식은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무력화시켜서 북핵 대비 자체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나 지식인들이 국가안보를 위한 철저한 대비를 강조해도 이제는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우파인사들이 북한에 대한 억제와 방어를 위한 대책을 제안하면 국민들이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라면서 거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북한이 핵무기 공격으로 위협할 경우 한국은 맞서 싸우기보다는 굴복하자는 의견이 많을 수도 있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가 사과와 함께 만전지계를 채택해야

내키지 않겠지만, 대통령과 현 정부의 인사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와 “전쟁은 없다”라는 말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냉정하게 인정해야 한다. 이 말이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그로 인하여 우리의 안보태세가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깨닫고 반성해야 한다.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점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안보를 위한 노력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북한의 사기극에 속은 잘못은 속죄하는 길은 헌법 제66조 2항에 있는 대통령의 책무 즉 “국가의 독립과 영토의 보전”을 위하여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북핵 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안보에 관한 보수인사들의 견해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제안을 수렴하며, 만전지계(萬全之計)를 강구해 나가야 한다.

2년 가까이 북한에게 기만당하여 안보를 소홀히 한 결과 한국의 전략적 위치는 매우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팔을 걷어 부치면서 나서고, 동맹국인 미국에게 지원을 요청하며,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대안을 강구할 경우 어느 정도의 대비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아직도 북한의 비핵화와 “전쟁은 없다”라는 말에 미련을 갖고 지금까지의 코스를 지속한다면, 절망밖에 없다. 현 정부가 이 미련과 절망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으니 답답한 것이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중국 굴종이 현 정부가 그토록 주장하던 ‘자주’인가?

2019.12.09 09: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오만이 문제
한국 관리의 굴종은 더욱 문제…속국의식에서 벗어나자
한미동맹의 기적을 상기하자…안보를 도박하지 말자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오만이 문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며칠 전 방한하여 보여준 언행은 한중관계에 대한 냉정한 현실을 상기시켜 줬다. 명나라나 청나라가 조선을 대하는 것과 유사한 언행을 보였기 때문이다. 조선말에 조선을 도운다는 명분으로 파견되었지만 오히려 조선에 대한 오만한 내정간섭을 일삼은 원세개를 상기시킨다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왕이는 대통령, 외교장관, 주요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하여 한국에게 한미동맹에서 벗어나 중국편에 설 것을 종용했고, 불과 3-4일 전에 오찬 일정을 잡으면서 친중인사 100명을 갑자기 초청하기도 했다. 역사를 통하여 무수하게 전해지는 안하무인격인 중국 사신의 행태와 너무나 유사하지 않는가?

왕이는 2019년 12월 5일 문대통령은 만나서도 오만한 언사를 지속하였다. 그는 북핵 문제해결 협조나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문제에 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은 채 대통령의 면전에서 “현재 일방주의, 강권 정치가 국제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판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나의 면전에서 내가 가장 친하게 생각하는 친구를 비난한다면 내가 어떤 기분일까? 그것은 나의 친구를 욕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다.

왕이는 전날인 12월 4일 서울 외교청사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고 자신의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며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반대한다. 물론 다른 나라의 내정 간섭에도 반대한다”라면서 미국을 비판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이 말은 중국이 한국에게 하는 행동을 그대로 표현한 것 아닌가? 중국이 오로지 덩치만 크다고 한국을 괴롭히고, 북핵 대비를 위하여 필요한 주한미군의 사드(THAAD) 요격미사일도 배치하면 안된다고 내정간섭한 것 아닌가?

한국 관리의 굴종은 더욱 문제

더욱 국민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만든 것은 그렇게 오만불손한 왕이를 대하는 한국 관리와 주요 인사들의 태도이다. 이들은 역시 역사책을 통하여 들은 조선시대의 관리들처럼 굴종적이었다. 이들은 왕이의 오만불손에 대한 불쾌감도 나타내지 않았고, 오히려 그가 불편해 할까봐 성심을 다하여 섬기는 태도를 보였다. 명나라와 청나라 대신이 왔을 때 환대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는 조선시대 관리들과 많이 다른가?

왕이에 대하여 중국 비행기의 영공침범 불허,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의 철저한 시행,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지원 자제 등을 요구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어떤 인사는 “중국의 핵우산”에 들어가는 것까지 언급했다고 하니 정말 기가막힌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언제부터 중국이 우리의 상전이 되었고, 누가 그렇게 결정했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과 현 정부에게 묻고 싶다. 지금까지 주장해온 “자주”가 겨우 미국 대신에 중국에 줄서는 것이었는가? 미국에 대해서는 온갖 비협조적인 언사를 말하면서 중국에 대해서는 불편한 말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게 “균형외교”인가? 중국에게 사드도 추가로 배치하지 않겠다, 미국과의 미사일방어도 협력하지 않겠다, 한미일 안보협력도 증진하지 않겠다는 소위 “3불”을 약속하였는데, 이 대가로 얻은 게 무엇인가? 중국 눈치를 봐서 성주에 배치되어 있는 사드도 제대로 가동시키지 않고 있는 것인가?

속국의식에서 벗어나자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미국의 국무장관 중에서 왕이처럼 행동한 사람이 있었는가? 미국이 우리에게 중국편을 서지 말고, 미국편에 서라고 강요한 적이 있는가? 우리는 우리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는 방자하고, 강압적인 사람에게 오히려 굴종적인 것 아닌가? 만약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번의 왕이와 같은 언행을 했다면 우리 언론은 그를 비난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우리 관리 중에는 그의 무례를 꾸짖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그러한 사실을 언론에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번 왕이에 대해서는 꾸짖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가?

우리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어째서 중국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마음에 있는 대로 말하는가? 중국은 법치국가가 아니니 나쁜 말하면 누군가가 해꼬지를 할 것 같고, 미국은 확고한 법치국가이니 우리가 아무리 나쁜 말을 해도 해꼬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아닌가? 그렇다면 비겁한 것 아닌가? 우리의 지식인들이 이 정도의 용기도 없는가?

중국의 시진핑은 2018년 3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한국은 천년 동안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소개했다고 한다. 이 말에 대하여 당시 한국 외교부는 그렇지 않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 정부가 중국을 대하는 것을 보면 시진핑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동맹국인 미국의 사드를 한국이 배치하는 데 왜 중국의 눈치를 보는가? 왜, 한국은 사드도 추가배치하지 않고, 미국과 미사일방어협력도 하지 않고, 일본과의 안보협력도 추진하지 않겠다고 중국에게 약속해야 하는가? 왜, 일개 외교부장이 대통령 앞에서 우리 동맹국인 미국을 비판하도록 하고, 주요인사들을 일방적으로 불러서 훈시하도록 하는가?

부정하고 싶겠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은 과거 조선시대에 명나라나 청나라를 섬겼던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은 상국, 대국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니 중국이 아무리 잘못해도 아무 말도 못하고 참고 있는 것 아닌가? 수천년 동안 중국의 영향권 하에서 살아오는 과정에서 우리도 모르게 속국으로서의 멘탈리티를 갖게 된 것 아닌가?

한미동맹의 기적을 상기하자

현 정부 인사들의 미국에 대한 기본적인 기조는 “미국에 대하여 ‘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고, 미국의 방위비분담 요구에 대하여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것을 잘하는 것이라고 자랑하는 것 같다. 그런데 중국에 대해서는 ‘No’라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역사적인 사대주의가 너무나 깊게 우리의 마음속에 박혀 있는 것 아닌가?

역사를 되돌아보자. 우리가 중화주의를 인정하면서 ‘사대교린(事大交隣)’의 정책을 시행해서 잘된 결과가 무엇이 있는가? 몽골 때부터 시작된 공녀(貢女) 제도, 즉 한국의 처녀를 중국에 바치는 제도는 명나라 때도 지속되었다. 청나라한테 병자호란에서 패배한 후에는 60만명의 국민이 중국에게 끌려가기도 했다. 한말에 청나라 군대가 조선을 지원한다면서 들어왔지만 원세개가 거들먹거리면서 내정간섭만 일삼았을 뿐 조선을 지켜주지 못했다. 조선시대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로 인하여 중국에게 하대받고, 중국에게 국민을 바치게 된 것 이외에 잘 된 것이 무엇이 있는가? 국민들을 중국인들에게 멸시받게 버려두면서 왕조의 안전만 보장받은 것 아닌가?

반대로 한미동맹의 성과를 상기해보자. 한미동맹을 국가전략의 기조로 설정한 이래 한국은 민족역사상 가장 번영된 나라로 탈바꿈하였다. 한미동맹으로 인하여 공산주의로부터 우리 국토를 지킬 수 있었고, 한미동맹으로 인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뤄서 G20의 대열에 서게 되었다. 수천년을 중국과 함께 지내면서도 이룩하지 못했던 것은 물론이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성과가 70년 동안의 한미동맹에 의하여 가능해진 것이다.

중국에 대한 허상에서 벗어나자

2008년도에 한국은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맺었는데, 당시 한국은 이것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대폭 개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안보분야에서도 중국의 적지 않은 협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동반자관계를 체결한 2년 뒤인 2010년 3월에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과 11월에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 때 중국은 아무런 변화도 보여주지 않았다. 중국은 도발한 북한을 일방적으로 옹호하였고, 유엔에서 결의안도 나오지 못하도록 방해하였으며, 한국을 배려하는 발언은 전혀 없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면 한국은 미국의 사드 요격미사일이라도 빨리 배치해야 하지만, 중국은 그것이 그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면서 사드 배치를 허용하지 않도록 한국을 압박하였고, 그들 뜻과 다르게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자 상당한 무역제제를 가하기도 했다. 도대체 중국과 협력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현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중국의 협력을 얻어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현실은 그러한 기대와는 전혀 다르다. 지금까지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의미있는 노력은 전혀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원해왔고, 지금도 유엔 경제제재의 허점을 잘 활용하여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중국과의 안보협력은 근본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남북한이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의 동맹국이기 때문이다. 남한에 대한 적화통일 야욕을 버리지 않으면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북한과 중국이 동맹국인데 어떻게 한국과 중국의 안보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인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서 보듯이 평소에는 덕담을 하다가도 유사시가 되면 중국은 북한편을 들 수밖에 없다. 만약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상의할 경우 중극은 이를 허용할 뿐만 아니라 6.25전쟁 때처럼 북한을 지원하기 위하여 군대를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중국과의 균형외교를 통하여 미국으로부터 자주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한미동맹을 너무나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다가 미국이 한국을 포기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미국이 6.25전쟁의 애치슨 라인처럼 한국을 포기하면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결정함으로써 한미동맹을 형식화해버릴 경우 우리는 북한에 의한 침략을 걱정해야한다. 안보는 지적유희로 이렇게 저렇게 시험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안보를 도박하지 말자

70년의 역사를 통하여 한미동맹은 그 유용성이 너무나 확실하게 입증되었다. 현재의 북핵 위협에 대응하려면 핵무기가 없는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핵전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이외에 북핵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겠다고 말하는 나라가 있는가? 중국이 이와 비슷한 말이라도 한 적이 있는가? 우리의 생존을 생각한다면 한미동맹을 국가전략, 국가안보전략, 국방전략으로 채택하지 않을 수 없다.

친중인사들에게 요구하고자 한다.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자주라고 말하지 말라. 더욱 극심할 뿐만 아니라 무책임한 사대주의일 뿐이다. 미국과의 동맹으로 자주성을 침해받은 것이 얼마나 되는가? 유럽의 나토국가나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맺었다고 하여 비자주적이라고 비판되는가? 역사를 보고서도 깨닫지 못했는가? 조선시대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를 통하여 얻는 것은 핍박이고, 남는 것은 수치이지만, 최근 70년 한미동맹을 통하여 얻은 것은 자유와 번영이고, 남는 것은 G20이라는 높아진 국격이다.

친중인사들에게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중국에 의존하여 우리 안전을 보장하려는 방식은 현실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너무나 위험하다. 위험한 도박은 그만하라. 도박을 하려면 여러분이 갖고 있는 돈이나 집을 갖고 도박하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여러분의 소유나 여러분이 멋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국가안보를 도박하는 공무원은 공무원이 아니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어째서 이 정부에는 마속(馬謖)만 있나?

2019.11.30 07: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북한의 제반 시험발사는 성능개량일 뿐
‘9.19 군사합의’는 이미 사문화된 상태
안보라인 대부분이 ‘마속(馬謖)’이라는 것이 문제
2019년 11월 28일 오후 4시 59분경 북한은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방사포 두 발을 발사하였다. 이 방사포의 고도는 약 97㎞, 최대 비행거리는 약 380㎞로 드러났는데, 이것을 남쪽으로 방향을 돌린다면 대구 이북의 모든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 김정은이 직접 참관하여 이 무기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 결과 이번의 방사포 사격에서는 연발사격 능력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방사포는 구경이 60cm로 판단되는데,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구룡과 천무다련장은 23cm이고,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것도 40cm라서 이에 비하여 큰 것은 분명하다. 핵탄두 장착을 위해 구경을 늘렸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사격에서 북한은 이 60cm 즉 600미리의 방사포의 발사속도를 크게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금년 8월 24일 최초발사했을 때는 발사 간격이 17분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31일에는 첫째 탄과 둘째 탄의 간격이 3분이었고, 이번에는 30초 간격이었다. 방사포는 기본적으로 최초 공격을 받은 적에게 숨을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하여 연속사격하는 것으로서 0.5초 간격으로 쏘기 때문에 30초 간격은 방사포로서는 느린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할 정도로 구경을 확대한 상태에서 30초 간격이라면 매우 위협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제반 시험발사는 성능개량일 뿐

이번 방사포 사격이 있은 후 언론이나 전문가들의 대부분은 이에 관한 북한의 의도를 나름대로 분석하여 자신의 지력을 과시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거나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거나 대내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러한 분석은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할 대마다 언급되는 상투적으로 해석이고, 이를 듣는 국민들도 그럴듯하다면서 수긍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맞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의미도 없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 의도를 어떻게 알 수 있다는 것인가? 메시지 해석보다는 우리의 대책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 것 아닌가?

2017년에 북한이 집중적인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도 그 때마다 우리 정부, 언론,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한국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고, 따라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아무런 자료도 없이 북한의 의도를 그럴듯하게 해석하여 국민들에게 아는 체 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에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한 것은 미국과 한국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핵무기와 미사일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번의 북한 방사포 시험발사에 대해서도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12월로 북한이 제시해둔 미북대화의 최종시한을 앞두고 미국에게 협상에 빨리 응하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하지만, 드러난 사실은 역시 미사일의 성능 개량이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Iskander) 미사일을 모방한 것으로 판단되는 요격회피 기동을 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저고도로 공격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400미리 방사포 시험발사에는 성공했는데, 이 600미리 방사포의 신속한 연발사격에는 성공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번에 시험발사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 방사포의 발사속도로 17분에서 3분, 3분에서 30초로 단축되었다.

우리 제발 반성하고, 고치자. 북한이 어떤 도발이나 도발적 행위를 할 때 근거없이 그 의도를 추정하고, 서로 똑똑한 체 하는 데서 벗어나자. 모르는 상황에서 아는 체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 있는 그대로 사실만 파악하여 대비하자. 북한이 어떤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 그것 우리에게 어떤 위협인가를 판단하고, 그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어떤 조치가 필요할 것인지를 도출해낸 후 그러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자.

북한이 올해 들어서 13번 시험발사를 했으면 우리 정부도 최소한 13번 정도의 회의를 개최하여 그 영향과 대비책을 강구했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는 북한의 의도를 미국이나 한국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마음대로 편하게 해석한 후 아무런 대비조치도 강구하지 않았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북한의 의도를 안다고 떠드는 사람들은 북한 전문가가 아니라 혹세무민하는 선동가에 불과할 뿐이다.

‘9.19 군사합의’는 이미 사문화된 상태

이번 방사포 사격에 대하여 국방부는 이것이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그것은 명백한 군사합의 위반이다. 2019년 9월 19일 남북 국방수뇌 간에 체결된 군사합의서를 보면 제1조에는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명백하게 위반하고 있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렇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군사합의 조항이 아니고, 심지어 6.25전쟁처럼 지상군으로 군사공격을 해도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우길 수 있다.

현재의 휴전협정과 달리 ‘9.19군사합의’는 상대방이 위반했을 때 그 위반사항을 누가 어떻게 제기하고, 그 후 조사를 어떻게 하며, 위반을 어떻게 처벌하느냐에 대한 명백한 규정이 없다. 그것은 이 군사합의는 조항 하나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합의의 정신이 중요한 즉 ‘신사협정’이라는 것이다.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일체의 행위는 모두 군사합의 위반인 것이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북한의 도발적 행위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아니라는 말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것이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고, ‘적대행위’이라는 것인가?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은 이 ‘9.19 군사합의’를 전혀 개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은 군사합의 위반이 명백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11월 23일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의 해안포 사격을 실시하였다. 군사합의서 제2조에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군사합의 위반이다. 심지어(?) 우리 국방부도 이번 북한의 해안포 사격은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 해안포 사격을 실시하고, 그것을 버젓이 보도한 것은 군사합의는 남한이 지키는 것이고 자신은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남한은 자신의 휘하에 들어왔고, 따라서 자신은 휘하의 남한과 대등하지 않아서 그 합의에 구속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남북한의 제반 합의는 체결 당시에는 양쪽이 너무나 소중한 것처럼 온갖 술수를 다하여 문안을 타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면서 사문화되고 말았다. 1992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는 그대로 하면 남북한의 평화가 금새 보장될 내용이지만 결국 사문화되었다. 북한이 지키지 않고, 그러자 한국도 일방적으로 지킬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국가들에게 적과의 합의는 자신이 유리할 때만 지키는 기만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김정은은 해안포 사격을 지시하면서 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점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고, 누군가 남한의 항의할 수도 있다고 했다면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당연히 우리만 ‘9.19 군사합의’를 금과옥조처럼 지킬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하여 폐기하자고 제안하거나 폐기를 공표할 필요도 없다. 동해안에 있는 방공포 사격 훈련장도 개방하고, 비무장 지대 주변에 대한 정찰도 점차 늘려나가면 된다. 북한이 위반하면 우리도 위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야 한다. 그러면 북한은 쌍방의 위반이 그들에게 더울 불리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것이고, 그들이 더욱 불리하다면 합의를 함께 지키자고 할 것이다. 우리가 준수할수록 북한은 더욱 군사합의를 무시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안보라인 대부분이 ‘마속(馬謖)’이라는 것이 문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의 대응 자세이다. 안보상황은 국가의 존속을 위협할 정도록 심각한데, 우리 정부와 정부의 인사들은 이를 전혀 걱정하지 않고,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태평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혜에 취하여 북한, 동맹, 우방을 비롯한 모든 국제관계의 일들을 가볍게 보고 있다. 결국 이들의 자만, 경솔, 무책임성이 나라를 망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경솔한 방법으로 요충지를 방어하다가 상실하여 제갈공명과 촉(蜀)나라의 패망을 촉진시킨 ‘마속’과 같은 사람들이 현 정부에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참고로 필자는 안보에 관한 생각을 기준으로 여섯사지 형태로 국민들을 분류해봤다.

첫째는 ‘십만양병파’이다. 이들은 북한은 적화통일 야욕을 버린 적이 없고,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목적은 적화통일을 위한 것이며, 따라서 북핵을 포기시키지 못하거나 미국의 핵무기를 이용하여 북한과 핵균형을 이룩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공산화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북한의 모든 행동을 악의를 가진 것으로 의심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만전지계(萬全之計)를 언제나 강조한다.

둘째는 ‘유성룡파’이다. 이들은 만전지계 차원에서 미리 대비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현 상황을 어느 정도 위중하게 보면서 주어진 여건 속에서 상황이 덜 악화되거나 다소 호전되도록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이러한 사람들로 인하여 극단적인 패망은 면하게 된다.
세 번째는 ‘제갈공명파’이다. 이들은 북한의 의도를 잘 알고 있고, 탁월한 지모를 통하여 북한을 충분히 요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북한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알고 있다고 믿고 있고, 주변국과의 외교도 기가 막히게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자랑하기도 한다. 이들이 잘되면 제갈공명이지만 못되면 ‘마속’이 된다.

네 번째는 ‘아브라 카다브라파’이다. 이들은 남북한 체제경쟁에서 한국이 승리하였다고 믿고 있고, 결국은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믿는 사람들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체제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걱정하면 모든 일이 잘못되니 오히려 모든 일을 낙관적으로 생각하기를 권하는 사람들이다.

다섯 번째는 ‘콩깍지파’이다. 이들은 남녀가 눈에 콩깍지가 씌여 무조건 좋은면만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처럼,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고자 하지도 않고, 무조건 대통령이 마음에 드니 그의 말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대깨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들은 대통령이 말하는 ‘전쟁은 없다’ 평화시대가 도래했다‘라는 말을 전적으로 믿고, 안보걱정은 기우라고 생각한다.

여섯째, ‘깡통총각파’이다. 이들은 당장 먹고살기도 바쁜데 먼 미래까지 걱정할 여유가 어디 있나면서 아무런 고민없이 자신의 일에만 충실하는 사람들이다.

어느 나라든 이와 같은 다양한 부류의 사람이 존재할 것이지만, 대부분의 정부는 십만양병파와 유성룡파가 다수를 차지하면서 제갈공명파가 일부 존재하는 조합을 이루게 될 것이다. 정부의 기본적인 임무가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확실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국민들은 안일을 요구하고 정부는 국민들에게 다소간 희생하더라도 철저히 대비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인사들은 보면 십만양병파는 전혀 없고, 유성룡파도 눈을 찾고 봐도 없는 것 같다. 대부분이 제갈공명파나 아브다카다브라파이고, 콩깍지파도 적지 않다. 심지어 일반 국민들에게나 볼 수 있는 ‘깡통총각파’도 상당한 것 같다. 그러니 국가안보 정책이 어떻게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가? 그래서 현재 한국은 정부가 태평성세를 주장하고, 국민들은 걱정하는 역전의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현 정부의 제갈공명파들의 대부분은 마속으로 판명되고 있다. 그들은 북한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압박은 전혀 효과가 없고, 우리가 북한에게 잘해주기만 하면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은 물론 평화도 금방 도래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 북한의 의도를 속속들이 아는 것처럼 자랑했지만, 이제 북한은 그들을 상대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 말을 듣다가 동맹도 약화되고, 우방도 잃어가고 있다. 나라의 운명이 그들 지적 유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라가 공산화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마속이 아리라면 한가지라도 잘한 결과를 제시해보라.

나가며

현 정부와 주요 인사들은 자신은 제갈공명이라로 착각하지만 ‘마속’ 보다도 더욱 못한 사람이 대부분인 것 같다. 더구나 이들의 대부분은 ‘스톡홀름 신드롬’이라는 잘못된 병에 빠져 있다. 전 세계가 나쁘다고 평가하는 북한을 오히려 흠모하고 있으니, 유괴당한 여자가 유괴범을 옹호하는 것과 유사하지 않은가? 제발 제갈공명의 망상에서 벗어나 원칙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북한을 인식 및 대비하자. 북한의 독재자를 찬양할 것이 아니라 그가 통치하고 있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보고,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궁핍을 보고, 북한 정권의 전체주의적 통치를 보라. 그리고 북한의 적화통일 야욕이 전혀 변화하지 않았고, 기회만 있으면 남한을 무력 적화통일하려고 한다는 사실도 제발 인정하라.

필자는 현 정부의 인사들에게 정말 묻고 싶다. 왜 대통령이 되었고, 장관이 되었고, 공무원이 되었는지? 돈을 벌려고 되었는가? 과거 어느 정부에서 회자되었듯이 어쩌다보니 공무원이 되었는가? 최소한 나라를 망하게 하려고 공무원이 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국가안보를 걱정해야 한다. 정말 걱정이 되지 않는다면, 스스로 물러나 걱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나중에 자신의 자식과 손자들이 공산치하에서 허덕일 때 그 때 미안하다면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방위비분담, 제발 원만하게 타결해보라

2019.11.25 09: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냉철한 반성의 선행 필요
한미동맹의 필수성 이해가 기본…대통령의 정상외교가 필요한 상황
이전 정부에서는 별일이던 일이 현 정부에서는 별일 아닌 것 같은 게 있다. 바로 북한의 핵위협이다. 이전 정부들은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너무나 심각한 사태로 규정한 상태에서 핵무기의 개발을 차단하거나 핵공격 상황에 대비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였다. ‘3축 체계’로 불리던 선제타격, 미사일방어, 한국형 응징보복이 그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수소폭탄을 포함하여 수십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고, 이것을 폐기한다는 어떤 구체적인 약속도 없는데도 현 정부와 군은 북핵을 별일이 아닌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전 세계와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과 달리 현 정부는 북핵에는 아무런 두려움을 느끼지도 않고,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는다. 정말 이렇게 별일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생산하고 있고, 미사일의 성능을 계속 향상시키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의 안보위기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반면에 이전 정부에서는 별일 아니던 일이 현 정부에서는 별일이 된 게 있다. 일본과의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이 그렇다. 자유우방인 한일 간에 군사정보를 교류하는 것이 무슨 큰일이라고 현 정부는 국가의 명운을 건 것처럼 협정을 종료시킨다고 하여 온 국민들을 놀라게 만들었다고 이제는 그 협정의 “종료를 중단”한다고 한다. 이로써 아무 것도 얻은 것도 없으면서 한일 간의 신뢰관계를 낮추었고, 미국이 나서도록 함으로써 한미동맹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말았다.

방위비분담도 마찬가지이다. 이전 정부에서도 잡음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현 정부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 현 정부가 그 동안 한미동맹을 어떻게 관리했길래 트럼프 대통령이 현 분담금의 5배가 넘은 50억 달러를 요구하고, 3번의 실무협상을 하는 동안 합의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인가? 급기야 미국 협상대표가 일방적으로 자리를 일어서면서 협상을 결렬시키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동맹국 사이에 벌어졌다. 도대체 현 정부는 외교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감정싸움만 하고 있는가?

냉철한 반성의 선행 필요

방위비분담에 관해서는 무엇보다 현 정부의 냉철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50억 달러라는 터무니없는 액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현 정부가 그 동안의 언행을 통하여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실망시켰거나 불만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2018년 방위비분담을 협상할 때 지나치게 인색한 태도를 보인 후과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지나친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5배나 많은 방위비분담을 요구하게 만든 것은 현 정부의 정상외교와 동맹외교가 잘못되었다는 반증이다. 한미동맹의 역사에서 이와 같은 일은 일찍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적지 않은 방위비분담을 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푼돈’이라면서 적다고 언급하였고, 한국이 미국을 ‘벗겨먹는다(rip-off)’라고도 표현했다. 어떤 사건이나 언행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든 건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현 정부의 기간 동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하여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것은 인정해야 한다. 실제로 한국의 일부 인사들은 방위비분담을 무조건 거부하면서 “미국이 이자놀이한다, 쌓아놓고 쓰지도 않는다, 예산을 대체한다” 는 등의 의혹을 노골적으로 주장하였고, 따라서 미국의 기분을 불필요하게 자극했을 수 있다. 적지 않은 방위비분담을 하고도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한 것은 현 정부 외교의 실패라고 봐야 한다.

둘째, 2018년 방위비분담 협상을 할 때 1,600억원 정도를 더 지불하여 미국이 최종적으로 요구한 10억 달러(1조 2,000억 원)로 5년 동안 합의를 했다면 현재와 같은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당시 현 정부는 1조원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이상한 방침을 정하였고, 그로 인하여 실무자들은 협상의 여지를 갖기가 어려웠다. 결국 마지막 순간에 청와대가 1조 389억원에 합의한다는 결정으로 내리면서 5년마다 해오던 방위비협상을 매년하는 것으로 양보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번에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의 분담금을 줄이려는 현 정부의 욕구가 한미 양국이 매년 방위비분담과 같은 유쾌하지 못한 과제로 다투도록 만든 셈이다.

셋째, 현 정부가 실무협상팀에게 충분한 협상권한을 위임했고, 이들은 책임감있게 타협안의 마련과 설득에 최선을 다했는가도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2018년에도 실무협상팀은 미국의 요구사항을 청와대에 전달하는 역할만 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막판에 1년치만 합의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어려운 상황을 자초했다. 이번에도 협상팀은 9월, 10월, 11월 세 번에 걸쳐 미국과 협상하였지만 아무런 타협안도 만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협상팀과 상호 신뢰도 형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팀들을 제대로 구성하였는지, 청와대가 그들에게 충분한 재량권을 부여했는지, 그리고 협상팀들이 필요한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지를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의 필수성 이해가 기본

방위비분담과 관련하여 한국이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은 현재 한국은 국가의 존망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미증유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이 수소폭탄을 포함한 수십개의 핵무기를 개발하여 한국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전 국토가 초토화될 수 있고, 자칫하면 한민족의 공멸도 가능할 수 있다. 두 다리를 뻗고 잠을 자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심각한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자 한다면 한국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만들든가 아니면 미국의 핵무기를 가져다 놓는 수밖에 없다. 핵균형(nuclear balance)없이 핵보유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방안을 선택하든 모두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또한 북한의 핵공격을 당장 억제하는 데도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한국에게 한미동맹은 사활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는 셈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인 억제방책이며, 이점을 현 정부는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고 있는 50억 달러는 터무니없고, 아무런 근거가 없는 협상용의 숫자이지만, 그것을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유익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국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이고, 우리는 미국의 안보지원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 하나로 쿠르드 족에 배치되어 있는 미군을 철수시켰고, 이로써 쿠르드 족은 터키로부터 공격받아 생활터전의 상당부분을 상실하였다. 쿠르드 족에 대해서 내렸던 것과 같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한국에 대하여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잘 구슬려서 이 예측불가능한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방위비분담과 관련하여 국민 모두가 분명하게 인식해야할 핵심적인 사항은 한미동맹은 강대국과 약소국 간의 비대칭 동맹(asymmetrical alliance)이고, 그것이 원만하게 유지되는 원리는 “자율성-안보 교환”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강대국인 미국은 안보를 지원하고 약소국인 한국은 자율성을 양보하는 교환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에 한미동맹이 유지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강대국은 워낙 커서 약소국의 군사적 지원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약소국의 자율성 양보를 통하여 호혜성을 보장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은 한국에게 확장억제라는 안보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방위비분담이라는 한국의 자율성 양보를 요구하고 있고, 그 요구가 충족되어야 안보지원을 제공한다. 즉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미국의 확장억제가 필수적이라면 한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자율성 양보, 다른 말로 하면 방위비분담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 방위비분담에 관한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미국 조야에서도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이 거론되고 이것이 한국 신문에도 보도되기도 했다. 한국은 주한미군의 철수 또는 감축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방위비분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필요한 상황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50억 달러라는 조건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한미동맹에서 방위비분담 문제를 원만하게 타결하고자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그를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의 실무자들이 사석에서 한국의 실무자들에게 50억 달러가 필요한 논리를 제공하지 못하여 미안하다로 할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완강하고, 실무자들이 설득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하거나 방문하여 그가 정확하게 무엇을 요구하는 지를 파악하고, 한국의 기여도를 충분히 설명하며, 그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알아내어야 한다. 실무자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대통령의 정상외교이고, 재선을 위한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까지 파악하여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고차원의 전문적인 외교일 것이다.

이제 한국 국민들은 앞에서 설명한 “자율성-안보 교환”에 근거하여 방위비분담을 어느 정도 증액시켜줘야 한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미국의 입장이라면 이러한 요구를 하지 않겠는가? 한국이 동티모르에 지금까지 주둔하고 있다면 미국보다 더한 방위비분담을 요구했을 수도 있다. 적지 않은 금액의 방위비분담을 하더라도 주한미군을 유지하고, 북핵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면 그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그 동안 한국은 한미동맹으로 인하여 현재 세계 10권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비용을 분담할 필요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국민들이나 정부는 적극적으로 분담하겠다고 말하되, 협상의 실무팀들은 드러나지 않게 치열하게 협상하여 적정한 수준으로 낮추는 역할의 분담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는 방위비분담의 협상팀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고, 그들이 적정선을 합의하도록 위임할 필요가 있다. 실무자들도 나름대로 애국적인 차원에서 협의할 것으로 신뢰할 필요가 있다. 실무자들이 협의하여 건의하는 바에 따르자는 것을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요구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하지 만들 수도 있다. 특히 이 경우 외교부보다는 국방부가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한미 양국군이 기존의 유대관계를 활용하여 합의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실무대표도 한미동맹을 잘 이해하는 과거 방위비분담 협상자나 예비역 장군 등을 대표로 임명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방위비분담 방법의 근본개선 필요

첫째, 이제 한국은 매년 분담해야할 총액을 협의하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항목별로 그 분담의 필요성과 분담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총액협상을 하게 되면 한국은 적게 주려하고, 미국은 많이 받으려는 흥정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주한미군이 발생시키는 비용 중에서 한국 전담, 미국 전담, 한미 분담의 항목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액수를 정하는 방식을 도입하자고 제안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일본이 현재 적용하는 방식으로서 이렇게 할 경우 방위비분담의 명분도 확실해지고, 한미 간에 불필요한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금액을 요구하였기 때문에 다소 간의 방위비담 증액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다소 간의 증액을 위한 항목을 한국이 적극적으로 찾아서 제시함으로써 미국에게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현재 한국은 주한미군 부대에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의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를 부담하는 데 각 항목 중에서도 다소 간의 증액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재 75% 정도 부담하고 있는 한국인 근로자의 임금도 전액 한국이 부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주한미군의 주거 여건 개선, 출장비 지원, 국내 견학 지원 등 한국이 분담할 수 있는 다양한 항목을 선도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매우 완강하여 상당한 증액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한반도 위기 예방 및 해소 비용’을 신설을 검토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것을 함께 해소해야할 것이고, 그것은 한국의 경제적 안정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에서 분담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국이 요구하여 미국 전략자산이 전개할 경우 한국이 부담하겠다고 미국에게 제안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음에 따라 미국의 핵무기를 한반도나 그 부근에 배치함으로써 ‘핵공유(nuclear sharing)’을 추진할 경우 그 전개나 운영에 관한 비용도 한국이 분담하겠다고 제안할 수 있다. 이렇게 할 경우 한국은 미군의 전력을 우리의 필요와 계획에 따라 활용할 수도 있고,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분담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한국의 성의가 충분히 전달될 것이다.

나가며

미국의 방위비분담 요구를 비판하거나 주한미군 철수 불사와 같은 단호한 의지를 과시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그것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북핵 위협으로 인하여 한국은 미국의 안보지원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방위비분담 요구를 적정선에서 타결함으로써 한미동맹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정부의 사명감과 지혜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태도이다. 정부도 국민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일본의 국민들이 자존심이 없어서 미국의 방위비분담을 수용해주고자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안보지원을 받는 것이 그들에게 이익이고, 그들의 경제적 번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존심을 참는 것이다. 우리의 선조들이 아무런 생각이 없어서 미국의 방위비분담 요구를 가급적 수용하고자 노력했던 것이 아니다. 한미동맹에 관한 국민들의 대승적인 인식과 접근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유감

2019.11.18 09: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공동성명, 대부분 미사여구로 채워져
북핵문제나 방위비분담 문제 관해서는 명확한 방향 제시하지 못해
제51차 SCM 개최

한미 양국 국방장관 간의 회담인 안보협의회의(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이 2019년 11월 15일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미국의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을 비롯한 군 수뇌부가 서울에 집결하자 국민들은 한미 양국 간의 다양한 쟁점에 대한 합의와 한반도 안보에 대한 해결책이 모색될 것으로 생각하면서 상당한 기대를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15일 저녁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회의는 종료되었으나, 새로운 조치로 제시된 것은 없었다. 회의가 종료된 이후 그의 의미나 포함된 내용을 평가하는 언론보도가 거의 없을 정도로 기대에 비해 회의는 초라하게 종료되었다.

한미안보협의회의(이하 SCM)는 1968년 1월 한국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공격기도ㅇ였던 ‘1.21 청와대 습격사건’와 미국 정보함 ‘프에블로호 납치사건‘을 계기로 한미 양국이 국방장관 간 연례적 협의를 통하여 제반 사항을 유기적으로 조정하자고 합의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해 5월에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국방각료 회담을 실시하였고, 1971년부터는 이것을 SCM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번은 서울, 한번은 워싱턴에서 개최하는데, 지금까지 한미 양국은 SCM을 통하여 양국의 안보문제 전반에 관한 다양한 정책들 협의 및 해결해왔고, 양국 합참의장 간의 협의체인 군사위원회(MC)로부터 군사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필요한 지침을 하달하여 왔다.

전 세계에서 미국의 국방장관 및 합참의장과 매년 정례적인 회의를 개최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만큼 한미동맹이 확고할 뿐만 아니라 특별하다는 증거 중의 하나일 것이다. 유사한 대미동맹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2+2회담’이라고 하여 1996년부터 외무 및 국방장관이 매년 만나지만 정례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한국도 가끔 이러한 회의를 개최한다. 즉 한미 양국은 매년 SCM을 통하여 세계 또는 북한에게 한미동맹이 이처럼 강력하다는 점을 과시하여 전쟁의 엄두를 먹지 못하도록 하여속, 안보 및 군사에 관한 제반 사항을 긴밀하게 협의하였고, 따라서 SCM을 통하여 한반도의 전쟁억제와 유사시 승리에 관한 모든 사항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조치하였다.

제51차 SCM의 성과 분석

이번 서울에서 개최된 SCM에서는 그다지 내실있는 협의와 성과가 도출되지 못하였다. 주목할 만한 새로운 조치는 없었고, 논란이 될 만한 사항은 모두 애매하게 기술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쟁점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든 타결하여 한반도의 전쟁억제 태세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자 노력했던 과거에 비해서는 적극성이 모자랐고, 결과적으로 미사여구는 많았으나 효과적인 조치로 합의된 바는 없었다. 이번 공동성명에 포함되어 있는 몇 가지 내용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SCM에서는 유엔군사령부의 권한을 둘러싸고 한미 간에 제기되었던 갈등을 봉합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정 장관은 대한민국이 정전협정과 유엔사의 권한 및 책임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존중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내용이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유엔군이 파견될 경우 한국 정부의 허락을 받을 것을 요구하거나 유엔군사령관의 지휘권 행사에 부정적 인식을 표명했던 점에 유의하여, 미국이 주장하는 유엔사 권위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전통적으로 SCM 공동성명에서는 미국이 핵우산(nuclear umbrella)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2018년 SCM부터 그것을 ‘핵능력(nuclear capability)’으로 대체하여 미국의 안보공약이 약화된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번 SCM 공동성명에서도 2018년과 같이 핵우산이 사라진 상태로 미국의 안보공약이 재천명되고 있다. 즉 “에스퍼 장관은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는 미합중국의 지속적인 공약을 재확인하였다.”는 것이다. 비록 핵능력을 사용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핵우산’이라는 용어가 갖는 상징성과 보호의 약속 정도를 감안할 때 미국의 안보공약이 다소 약화되었다고 봐야 하고, 이것을 한국 정부가 그대로 수용한 것은 한반도의 전쟁억제가 얼마나 중요하고 심각한 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셋째, 현재 한미 양국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억제하는 것인데, 이를 위하여 한미 양국이 어떤 구체적인 방책을 채택하고 강화해 나갈 것인가에 대하여 이번 SCM 공동성명에서는 세부적으로 기술하고 있지 않다. “양측은...한미동맹의 억제태세를 제고하고 맞춤형 억제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방안들을 공동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정도의 기술에 그친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아무런 조치도 강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핵무기 보유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라고 한다면 한미 양국은 ‘맞춤형 억제전략’를 더욱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하고, 그 중에서 몇가지 조치는 공동성명에 포함되었어야 한다. 한미 양국군이 북핵 억제방책에 대하여 그다지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았다고밖에 판단할 수 없다.

넷째,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북핵 위협이 해소될 때까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즉 한국군 대장을 한미연합사령관으로 임명하는 것을 연기할 것을 요청하였지만, 이번 SCM에서는 예정대로 이행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즉 “양 장관은 2020년에 미래 연합사에 대한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추진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전략문서 발전 등 검증평가에 필요한 조치를 이행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2019년 8월에 초기운용능력(IOC) 점검을 실시한 것은 맞으나 컴퓨터 모의에 중점을 두어서 충분히 검증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그러한 우려는 반영되지 않은 채 2018년 결정된 일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이것은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사항을 미국이 수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현재 한일 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과 미일 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방위비분담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없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일 간의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양 장관은 도전 요소에도 불구하고, 공동의 안보이익에 기초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하였다.”는 추상적인 내용만 기술하고 있고, 방위비분담에 관해서는 조기 타결을 바라는 미국 입장과 증액을 꺼리는 한국 입장 동시 수용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즉 “양 장관은 제10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만료 이전에 제11차 협상이 타결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였다. 아울러 양측은 향후 방위비분담금이 공평하며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였다.”면서 양국의 입장을 함께 열거하는 데 그쳤다.

평가

2019년 SCM의 공동성명을 분석해볼 경우 내용은 길어졌지만(2018년에는 18개 항이, 2018년에 19항으로 증대하더니 이번에는 23항으로 증대), 실질적인 내용은 별로 없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 미사여구로 채워져 있고, 한미 양국이 조치해야할 북핵문제나 방위비분담 문제에 관해서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 양국군 수뇌부 간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을 것이지만, 한반도의 전쟁억제나 한미동맹의 강화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충분히 논의되거나 결정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회의가 지속될 경우 미국 측에서도 연례적인 회의 개최의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미동맹의 특별성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욱 비판적으로 이번 2019년 SCM을 평가해볼 경우 공동성명에 핵우산을 포함시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작권 전환 즉 한국군 대장을 한미연합사령관으로 임명함으로써 미군의 책임을 감소하는 조치는 향후 한미동맹에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도 2019년 실시한 최초운영능력 시험의 성과를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2020년의 완전운용능력 평가를 기계적으로 승인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SCM이 없으면 한미 양국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쟁점이 되는 문제를 서로가 충분히 연구한 다음에 꼭 필요한 내용만 합의할 수 있을 것인데, 매년 SCM이 열림으로써 이러한 기계적 승인이 가능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SCM의 정기적 개최가 한반도 전쟁억제태세나 한미동맹 강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전통적으로 한미 양국은 이 SCM을 통하여 한미 양국의 안보 및 국방관계 현안을 타결해왔는데, 최근 들어서 점점 형식화되고 있고, 이번 SCM은 더욱 그러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공동성명의 분량은 늘었지만 대부분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협력해 나간다는 원칙의 표명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SCM이 열리기 전과 열린 후에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그래서 언론에서도 별로 주목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필자가 평가하듯이 한미동맹은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내실은 약한 “2월의 얼음”이 되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가며

한국은 지금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존망을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있다. 북핵으로부터 우리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고자 한다면 강력한 한미동맹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 핵무기에 의한 응징보복이 있어야 그것이 두려운 북한은 핵공격을 감행할 수 없을 것이고, 그러면 남북한의 평화공존이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국의 강력한 핵억제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북한에게 그러한 힘을 과시할 때 한반도의 평화공존은 물론이고,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다.

이번 SCM에서 북한의 핵억제 및 방어를 위하여 한미 양국이 추가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사항은 별로 없다는 것은 한국의 일방적인 손해이다. 미국은 유사시에 한국을 포기해도 큰 손해가 아니지만 한국은 한미동맹을 잃으면 국가의 안위 자체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SCM에서는 최소한 북한이 비핵화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수 있고, 그를 위하여 한미 양국이 함께 협의하고 있는 모습은 보였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북한은 한미 양국의 군사공격에 의하여 그들의 핵무기가 파괴될 것을 더욱 걱정하게 될 것이고, 그 걱정이 심각하다고 판단할 경우 경제지원이라고 받으면서 비핵화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여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SCM에서 우리가 적게 양보하거나 원만하게 타결하는 것을 성공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북핵 위협이라는 심각한 도전요소를 갖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양보를 적게하는 것보다 미국의 지원을 더욱 많이 획득하는 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한국의 방어능력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북핵대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이익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보유가 점점 기정사실화되어가고 있지만 현 정부의 위기인식은 매우 안일하고, 그래서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SCM을 개최하면서도 원만한 회의 진행에만 신경을 쓴 것 같아서 안타깝다. 국민들이 높은 위기의식을 갖고 있고, 그러한 위기를 예방 또는 해소해야할 정부는 그렇지 않으니 오로지 답답할 뿐이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내일 북한이 기습공격한다고 통보해줘도 대비하겠는가?

2019.11.04 08: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너무나 특이하게 한국 정부와 한국군은 태연하다
어떤 상황이 되어야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여 본격적 전투 벌일 것인가
2019년 10월 31일 북한이 대형 방사포를 발사하였다. 최대 비행거리는 4약 370km이고, 고도는 약 90km로 파악됐다고 한다. 2발의 발사 간격이 3분에 불과하여 방사포의 연속발사 성능을 무척 향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태연하다. 제3의 국가, 남의 나라에서 일어난 일을 보도하듯이 객관적으로 보도한다. 우리에게 쏘면? 우리는 어떤 대비책을 강구해야 하지? 정부는 물론이고 그 방사포 탄두에 핵무기를 탑재하면 어쩌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이나 국민은 아무도 없다. 과연 이래도 되는가?

북한은 금년 들어서 12차례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및 대형 방사포 시험발사를 실시하였다. 그 중에는 러시아의 이스칸데르(Iskander) 미사일을 모방하여 표적 상공에서 회피기동을 하여 요격 자체가 어려운 미사일도 있고, 고도를 낮춰서 기존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로 인한 요격의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미사일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언론이나 국민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정말 이래도 상관없는가?

야당을 중심으로 국회에서는 일부 문제제기가 있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할 때마다 관련 전문가들의 회의를 소집하고,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부의 적절한 대응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정부와 군에게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국방부 장관은 미사일 시험발사가 9.19 남북 군사합의의 위반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데 몰두하였다.

조명균 당시 통일부 장관은 2018년 10월 1일 국회에 가서 북한은 수소폭탄을 포함하여 20-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 후 1년 여가 흘렀기 때문에 그 숫자는 더욱 많아졌을 것이다. 또한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소형화하고 있을 것이고, 다른 핵보유국의 사례를 보면 야포에 장착할 정도로 소형화하는 데도 성공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자면 금년에 실시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필요시에 핵무기를 탑재하여 한국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지만, 2년 정도 경과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아무런 의미있는 성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미북 간의 협상도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다. 전 미국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볼튼(John Bolton)은 북한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교를 통한 핵무기 폐기는 불가능하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남북한은 휴전상태이고, 북한은 한반도를 적화통일하겠다는 그들의 목표를 바꾼 적이 없다. 핵무기 위협 하에서 3일 또는 7일만에 남한은 석권하겠다는 ‘3일 전쟁계획’ ‘7일 전쟁계획’을 수립해두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미 철원지역은 유해발굴 명분으로 비무장지대의 지뢰를 제거하고, 12미터 폭의 도로를 개설해놓은 상태이고, 김포반도 북쪽의 한강에 관한 정보는 민간인 공동이용을 명분으로 북한 쪽에 제공해둔 상태이다. 북한이 핵위협하에서 기습공격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그런데 너무나 특이하게 한국 정부와 한국군은 태연하다. 북한이 수시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해도 아무런 항의도 하지 않고, 군의 대비태세를 강화하지도 않는다. 미군들과 억제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논의도 추진하지 않고, 총력방위태세도 전혀 점검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국가안보가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인가? 정부가 노력하지 않으니 국민들만 불안할 뿐이다.

정부에게 묻고자 한다. 도대체 북한이 어떻게 해야 전쟁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대비하고자 하는가?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그다지 긴장하지 않고, 이제는 북한이 그 핵무기를 탑재하여 한국을 공격하기 위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도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북한이 한국을 향하여 미사일을 발사하면 도발이라고 생각하여 대비할까? 이것도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아마 오발이려니 생각하고, 미사일만 시험발사했지 남한으로 공격을 가하지 않았다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만을 강구할 것이다.

북한이 항복을 위한 어떤 조건을 제시하면서 그것을 남한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기습공격하겠다고 한다면 우리 정부와 군이 북한의 침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여 최고의 경계태세를 유지할까? 그것도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아마 북한이 엄포를 놓는 데 불과하다면서 북한이 제시한 조건을 수용할 것인가를 논의하면서 북한의 기습공격 가능성에는 대비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군이 실제로 남한으로 사격하면서 침략하면 우리 정부와 군이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전면적인 전시 태세로 넘어갈까? 미안하지만 이것도 확신하지 못하겠다. 우리 정부는 이것도 북한이 한국 정부에게 유리한 협상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고, 잠시 전진한 후 멈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는 북한에게 침략을 멈추고 대화하자고 제안할 것이다.

북한군이 서울 가까이까지 왔을 때도 우리 정부와 군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대비할까? 최소한 이 경우는 그렇겠지만, 100% 확신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여전히 북한과 대화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한다고 할 것이고, 군은 통수권자의 지시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확실한 대응을 머뭇거릴 것이다.

독자들은 우리 정부가 유화적으로 대응하더라도 한미연합사를 중심으로 하는 미군이 철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의심한다. 실제로 북한군의 침략 가능성이 보이면 한미 양국 대통령은 ‘방어준비태세-4’인 현재 상태를 ‘방어준비태세-3’으로 격상시켜 줘야 한다. 그런데 우리 대통령이 군이 건의할 때 선뜻 들어줄 것인가? 필자는 확신할 수 없다. 나라를 북한의 침략으로 구하는 것보다는 미군에게 우리 군의 작전통제권을 넘기는 것을 더욱 못마땅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서 소중한 시간이 흘러갈 것이고, 그러는 사이에 한미연합군은 적절한 대응의 시기를 놓칠 것이며, 북한군은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정부에게 묻고 싶다. 어떤 상황이 되어야 북한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여 본격적인 전투를 벌일 것인가? 이 조건을 분명히 하고, 국민들에게 보고하라. 북한군이 침략을 위해 전방으로 이동한다는 군의 정보보고를 받게되면 북한과의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것인가? 북한군이 우리 영토에 사격을 가하면 북한군을 적으로 본다고 할 것인가? 아니면 북한군이 우리 영토를 침범하면 북한군과 총력을 기울여 전투를 할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서울을 향하여 공격을 하는 정도까지 가여 북한군과 사생결단의 결정을 하라고 명령할 것인가?

역사적으로 전쟁을 준비하지 않고 평화를 보장한 국가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대비하라’는 말이 로마시대로부터 유명한 격언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에게 부탁한다. 정말 국민들을 안심하게 만들어 주라. 북한이 도발을 해야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확실한 평화를 보장하지 않는 한 북한은 언제나 적으로 간주해야 한다. 지금 남북한은 6.25전쟁의 휴전상태이지 않는가?

한국군에게도 부탁하고자 한다. 군은 국민을 위하여 영토와 국민을 방어할 의미룰 부여받았다. 적이 공격해오는 데 정부의 눈치를 봐서 영토와 국민 보호의 임무를 소홀히 해서는 곤란하다. 제발 군이라도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다소 과도하다고 할 정도로 국가안보에 철저하시라.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미국의 ‘쿠루드족(Kurd 族)’ 포기: 한미동맹에도 발생 가능

2019.10.15 09: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나라없는 쿠루드 족의 서러움
북핵의 고도화는 미국의 동맹공약 준수 위협
핵우산 용어의 실종…자체적인 “플랜 B”의 준비가 절실
미국의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은 2019년 10월 6일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마친 직후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곧 군사작전을 진행할 것"이라며 "미군은 이에 대해 지원하지도 방해하지도 않겠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그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면서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역에 있는 50명 정도의 미군을 철수시킨다고 선언하였다. 중동에 대한 그들의 부담이 너무 많고, 유럽 국가들이 전혀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된 이유였다. 그러다가 지금은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1,000명 정도의 모든 미군을 철수하는 것으로 결정하여 이를 추진하고 있다.

미군 철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족을 소탕하고 싶어했던 터키의 야심을 미국이 허용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따라서 터키는 바로 이들에 대한 군사작전에 착수하였다. 미국과 협력관계를 형성하여 이슬람극단주의자인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 적극 참여했던 시리아의 쿠르드(Kurd) 족은 미국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터키 군의 공격목표로 남겨졌고, 결국 러시아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결국 미국은 쿠르도족에 대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채, 제3자로 구경만 하는 입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에게 그들 안보는 그들 스스로가 지켜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는데, 1969년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여 주한미군 철수 방침을 선언할 때도 미국은 자국의 안보는 자국이 책임져야한다는 유사한 내용을 강조한 적이 있다.

나라없는 쿠루드 족의 서러움

쿠르드 족은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 러시아 등에 흩어져 거주하는 소수민족으로서, 세계적으로 3,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국가를 형성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국가로부터 배척 및 압박을 받고 있다. 터키에 약 1,500만 명이 살고 있지만, 그들 고유의 문화, 언어, 자치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란에도 약 800만 명, 이라크에는 약 500만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모두 고유한 문화를 인정받지 못한 채 중앙정부로부터 박해받고 있다.

시리아에 거주하는 쿠르드 족은 약 200만 명 정도 되는데, 이들의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는 2017년 IS의 핵심거점인 ‘락카’ 해방작전에서 혁혁한 기여를 함으로써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었다. 따라서 이들은 미국과의 협력에 그들의 운명을 걸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배신함으로써 그들 존망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19일 당시 2,000여 명에 상당한 규모의 시리아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하라고 명령했다가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임하는 등으로 저항이 많아서 1,000명 정도를 남겨두었는데, 이번에 완전히 철수시키게 된 것이다.

최초에 미국은 한꺼번에 1,000명을 철수하고자 하지 않았다. 쿠르드족과 터키의 국경에 미국의 인계철선(trip wire) 성격으로 배치되어 있던 50명 정도의 특전부대 요원들만 우선 철수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터키가 신속하게 군사작전을 전개하여 나머지 1,000명의 안전이 위태롭게 되자 전체 병력을 철수한다는 명령을 하달하였던 던 것이다. 이를 보면 미국은 자신의 군대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그들 군대를 철수시키거나 다른 국가와의 약속을 번복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 안보공약의 확고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핵의 고도화는 미국의 동맹공약 준수 위협

실제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 수준은 미국의 안보공약 준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북한은 현재 수소폭탄을 포함하여 20-60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을 발사하여 미국본토에 대한 잠재적 공격능력을 과시하였다. 또한 북한은 잠수함을 통한 미사일 발사 능력 향상에도 진력하여 2019년 7월 23일 3개의 미사일 발사대 설치가 가능한 3,000톤급의 신형 잠수함 사진도 공개하였고, 2019년 10월 2일 신형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에도 성공하였다. 북한은 대륙간탄도탄의 잠재력을 가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하여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잠수함에 핵무기를 싣고 미 본토에 몰래 접근하여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협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그들 도시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 가능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고, 한국을 위해 그들 본토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감수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을 준수하여 개입하겠다고 할 경우 북한은 미국의 어느 도시를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수 있다. 당연히 미국은 그들의 막강한 핵전력으로 북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겠지만, 북한이 자신은 초토화되더라도 미국의 워싱턴에 핵공격을 가하겠다고 협박할 경우 미국이 물러서지 않을 수 없다. 미국 국민들에게는 북한을 초토화시켜봐야 돌아오는 것이 아무 것도 없지만, 워싱턴에 핵공격이 가해지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상실하는 심각한 위협일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950년대 프랑스가 자체 핵무기를 개발한 것도 미국이 워싱턴을 위험하게 만들면서까지 파리를 보호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리아의 쿠르드족 지원이라는 치명적이지 않는 위험도 자신의 국익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하여 철수한 미국이 한국의 서울을 방어해주고자 워싱턴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 위험성을 감수하기는 어렵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미국은 처음에는 50명 정도의 특전부대만 우선 철수한다고결정하였다가 시리아에서 터키 군대의 진격으로 그들 군대의 안전이 위험해지자 1,000명 모두를 철수하는 결정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기습공격으로 서울을 점령한 후 평택 미군기지를 위협하면서 그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할 경우 미국은 한반도에 있는 모든 미군을 철수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많다. 즉 현재 주한미군이 존재한다고 하여 미국의 안보공약이 어떤 경우에도 지켜질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핵우산 용어의 실종

실제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이후부터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의식은 점점 낮아져왔고, 냉전시대부터 한국에게 약속해온 ‘핵우산(nuclear umbrella)’이란 용어를 최근에 드물게 언급할 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동맹공약 약속에서 삭제하고 있다. 미국은 2018년 양국 국방장관 간의 안보협의회의(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 공동성명에서 지금까지 사용해오던 ‘핵우산’이라는 용어를 ‘핵능력(nuclear capabilities)’으로 전환한 것이다. “핵우산”이라는 용어는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국의 대규모 핵전력으로 대신 응징보복하겠다는 미국의 대한국 안보공약을 상징하는 말인데, 이것이 사라진 것이다.

자세하게 설명하면, 2017년 한미 국방장관 간 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을 보면 “미합중국의 핵우산,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을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되어 있다. ‘핵우산’이라는 용어가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2018년 공동성명에서는 “미합중국의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을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하여 ‘핵우산’ 대신에 ‘핵능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핵우산’이라는 중요한 용어를 제외함으로서 유사시 미국이 핵보복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회피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확보한 것이다.

나아가 미국은 원래 한국 정부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요구에 부정적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워낙 적극적으로 요구하자 마지못해 합의해줬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연기를 요청하자 즉각 동의하였고, 박근혜 정부가 한국이 이를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는 등의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연기할 것을 요청하자 그것도 바로 수용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은 한국이 요구하는 한국군 대장으로 한미연합사령관을 임명하는 방안에 동의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는데, 이것 역시 한반도 방어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감소시키려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자체적인 “플랜 B”의 준비가 절실

1973년 파리 평화회담에서 미국은 휴전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남베트남과 동맹조약을 체결하면서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공격할 경우 미군을 즉각 투입하여 남베트남을 방어해줄 것으로 약속하였다. 그러나 1975년 북베트남이 대규모 공격을 가하여 남베트남이 멸망할 때까지 미군은 전개되지 않았다. 당시 남베트남의 지도자가 미국을 믿는 것이 잘못이라면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2019년 10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쿠르드족 포기는 미국의 신뢰성을 다시 한번 의심하게 만들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약속이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 지를 입증하고 있다.

시리아에서도 원래 미국은 1,000명 모두를 철수한다는 계획은 아니었다. 그러나 터키의 공격으로 이들의 안전이 위험해지자 모두를 철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만약 북한이 기습공격으로 남한의 상당한 지역을 장악한 상태에서 미군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미국은 북한을 격퇴하기보다는 그들 군대부터 안전한 지역으로 소개한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한국은 자신의 힘만으로 북한의 공격을 격퇴해야 한다.

한국의 입장에서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고, 이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북한의 전쟁도발을 억제해야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항상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안보는 1%의 가능성에도 대비하여 만전을 기해야하는 사안이기 때문이고, 과거의 사례나 최근의 사태를 보면 미국의 믿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공격을 받거나 정복을 당하고 나서 미국을 원망해봐야 소용없다. 우리의 살길을 우리가 찾아야 한다.

이제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협상도 추진해 나가면서도 그것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다양한 “플랜 B”도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이제 한국은 미국이 안보공약을 준수하지 않을 상황까지도 대비하여 자체적인 북핵 억제 및 방어책, 즉 “플랜C”까지도 준비하여야 한다.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자체적인 핵무기 개발도 불사한다는 각오를 가져야할 수도 있다. 더욱 다양하면서도 실질적인 “플랜 B”와 “플랜C”를 만들고,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방위비분담: 분담액 감소보다 한미동맹 강화에 초점 둬야

2019.09.30 13:3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방위비분담은 미군 활용을 위한 대가
일본의 사례에서 배울 필요…한국의 과제
2019년에 적용될 주한미군의 주둔을 위한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분담 제1차 협상이 2019년 9월 24-25일 실시되었다. 한미 양국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양측의 기본 입장과 원칙을 서로에게 설명하는 데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은 상당한 규모의 증액을 요구했고, 한국은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강조했다고 한다. 미국이 제시한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지만, 미국의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이 언급한 50억 달러(약 6조원)와 유사한 정도의 큰 금액이라는 전언도 없지 않다. 제2차 협상은 10월에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인데, 이의 성공적 귀결을 위해서는 건전한 국민여론 형성이 필요하다. 그 사이에 국내에서도 적지 않게 논란이 되겠지만, 미국이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을 비판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방위비분담의 본질과 그에 대한 바람직한 접근방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방위비분담은 미군 활용을 위한 대가

동맹(alliance)은 다른 국가의 군사력 나아가 국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서,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통하여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과 국력을 활용함으로써 최소한의 비용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 및 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활용에 따른 대가도 없을 수 없고, 한국은 그것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은 국력의 격차가 큰 국가 간의 동맹 즉 비대칭동맹(asymmetrical alliance)으로서, 이 비대칭동맹에서 약소국은 강대국이 요구하는 사항을 들어둠으로써 강대국의 안보지원을 확보하게 된다. 그래서 한국은 미국의 안보지원을 획득하고자 지금까지 주한미군 기지 제공, 작전통제권 양보 등에서 상당한 양보를 해왔고, 방위비분담도 그의 일환이다. 그래서 선배들은 미국의 안보지원을 획득하기 위한 불가피한 비용이라는 점에서 1991년 1억 5,000만 달러로 시작하여 매년 일정액을 지원하기 시작하였고, 그 액수가 점점 늘어나서 2019년에는 1조 389억원에 이르게 되었다.

그 동안 한미 양국의 호혜적인 접근과 협상으로 박근혜 정부에서는 해마다 물가상승률 정도만 증대시키는 정도로 안정되어 있었고, 방위비분담이 한미동맹에서 중요한 의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방위비분담의 대폭적인 증액을 요구하기 시작하였고, 따라서 점점문제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그 일환으로 동맹국들의 방위비분담을 증대시켜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미국과 방위비분담 협상에서도 한국은 매년 2-3%의 물가상승률 정도만 증액하던 것을 8.2%가 증대시켜 1조 389억원을 제공해야만 했다. 그런데, 미국은 이것도 적다면서 2020년에는 대폭적으로 증액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미국의 요구도 과도한 점이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위협으로 인하여 핵우산을 포함한 미국의 안보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불평할 수만 없는 입장이다. 미국의 요구도 줄이고자 노력해야 하지만, 동시에 한국은 지금까지 한국이 최선을 다하여 미국을 지원해주고자 했는데도 왜 미국이 이렇게까지 터무니없는 액수를 요구하는 지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부담태도가 너무 인색한 것으로 미국인들에게 인식되어 계속 증액을 요구하게 만든 측면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방위비분담 협상을 봐도 한국은 방위비분담금의 감소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증액의 규모를 최소화하는 대신에 기존에 5년마다 협상해오던 것을 1년으로 하는 것도 양보하였다. 그 결과 미국은 한국의 방위비분담에 더욱 불만족하게 되었고, 따라서 금년에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엄청난 액수를 요구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10억 달러-12억 달러를 수용하면서 5년 단위 협상을 고수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홍역을 매년 겪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일본의 사례에서 배울 필요

과거에는 독일도 주둔 미군을 지원하고자 대규모 방위비분담을 수용하였으나 통일 후 나토(NATO)의 일원으로서 분담금만 담당하게 되었기 때문에 현재 주둔미군을 위하여 대규모 방위비분담을 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더욱 복잡하게 방위비분담을 하는데도 미국이 제기하는 불만은 많지 않다. 한국보다 일본이 미국의 방위비분담 요구를 더욱 지혜롭게 처리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이 미국에게 제공하는 방위비분담 액수는 한국의 4배-7배에 해당된다. 항목이 달라서 완벽한 비교는 어렵지만 일본 “방위백서”에서 발표하고 있는 자료 중에서 한국이 부담하는 항목과 유사한 내용을 비교해보면, 2018년의 경우 일본은 3,884억 엔(11원으로 환산할 경우 4조 2,724억 원)을 분담하고 있는데, 2019년 한국의 분담액 1조 389억원과 비교하면 약 4.1배이다. 일본의 국내총생산이 한국의 3배 정도이고, 주일미군 규모가 1.9배(주일미군 54,000명 : 주한미군 28,500명)라면 경제규모나 미군의 숫자를 적용하더라도 한국은 일본에 비하여 적게 분담하고 있다.

일본은 주둔미군의 비용 이외에도 오키나와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미군의 기지 이전과 관련해서도 상당한 비용을 매년 부담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미군 운영을 위한 방위비분담과 이것을 합치면 전체적으로 일본은 한국에 비해서 7배 정도 많은 방위비분담을 하고 있고, 방위성 이외의 부처에서도 매년 4,4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방위비분담으로 계상하고 있지 않은 토지 등의 간접비용도 일본의 경우 2017년 기준으로 토지가 1,641억 엔이고, 보조금이 382억 엔으로써 합계 2,023억 엔(약 2조 2,530억원)에 달하여 한국이 제시하고 있는 9,589억 원에 비해서 2.3배가 많다. 따라서 한국에 비해서 일본이 많은 금액의 방위비분담을 수용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군의 주둔에 따른 비용을 어느 정도 분담하지만 미국이 바라보는 시각은 적지 않게 다르다. 한국에 비해서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훨씬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주일미군이 일본의 방위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가급적 지원한다는 정신 하에 지원을 위하여 가능한 규정을 찾거나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지원해줬다. 그렇게 하는 것이 미일동맹을 공고하게 하는데 필요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고, 그 정도로 지출하더라도 미일동맹을 튼튼하게 만들어 미군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국익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은 미군의 방위비분담 요구를 부당하다고 인식하면서 가급적이면 적은 액수를 부담하고자 노력했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 간의 방위비협상은 조용하게 종료되었지만, 한미 간의 방위비분담 협상의 경우 그 때마다 반미감정이 분출하여 한미동맹이 홍역을 겪곤 하였다.

또한 방위비분담 협상방식에 있어서도 한국은 매년 총액을 협상하지만 일본은 항목별로 협상하여 타당하면 그 항목을 지원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한국이 총액방식을 선택한 것은 그것이 적게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액수를 대상으로 한 밀고당기가가 불가피해지는 단점이 있다. 일본의 경우 항목별로 실무자들이 충분히 협의하여 지원 여부를 정하고, 그것들이 모여서 총액을 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만큼 지원의 합리성이 높아지고, 사용내역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의 과제

첫째, 무엇보다 먼저 우리 모두는 미국의 방위비분담 요구에 지금까지 그다지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상당한 액수의 방위비분담을 하면서도 미국으로 하여금 계속 한국이 인색하고 더욱 증액해야 한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방위비분담을 통하여 미군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액수의 감소에만 주안을 두었고, 그래서 미국과 상당한 견해 차이를 노출하곤 하였다. 방위비분담 협상이 진행될 때마다 미국이 이자놀이를 한다, 미국 예산을 대체한다는 등의 근거없는 루머가 한국사회에 횡행하였고, 이로써 미군의 감정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면서 호혜적이면서 우호적인 방위비분담 협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우리 모두 현 안보 상황의 심각성을 깊게 이해한 배경 하에서 방위비분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북한은 수소폭탄을 포함한 수십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이고, 단거리 미사일을 통하여 요격의 걱정을 하지 않은 채 한국의 어디든지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막강한 핵무기로 대신하여 응징보복하겠다는 약속이 없으면 북한은 언제든지 핵무기로 공격하거나 위협하면서 1950년 6.25전쟁 때 완료하지 못한 적화통일을 완료하고자 할 것이다. 만약 방위비분담에 인색하여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나 국민들이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핵우산에 대한 약속도 약화시키면 어떻게 하겠는가? 지금은 미군에 대한 방위비분담을 아까워할 상황이 아니라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우리 모두의 생존을 보장하는 데 진력해야할 상황이다. 미국과 진심어린 대화로 서로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범위 내에서 합의를 이루고, 미국이 요구하는 정도를 맞추어 주고자 노력한다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셋째, 국가안보에 대한 정부의 책임의식과 적극적인 국민 설득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가 폐기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폐기되지 않을 상황에 더욱 중점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미국이 한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칫하면 1970년대 타이완이나 남베트남처럼 미국이 일방적으로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미국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하여 방위비분담의 증액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수용해야하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에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정쟁 차원에서 합의에 주저할 경우 또다시 한미동맹의 신뢰성을 훼손하여 방위비분담의 효과를 침식할 수 있다.

넷째, 차제에 정부는 일본과 같이 미국이 지원을 요구하는 항목별로 타당성을 검토하여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의 비용 중에서 한국이 전적으로 부담해야할 항목, 미국과 한국이 분담해야할 항목, 미군이 전적으로 부담해야할 항목으로 구분한 후 한국이 분담해야할 부분을 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방위비분담액 산정의 합리성을 보장하고, 한미 양국 간에 감정적인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의 상황에 맞는 나름대로의 이러한 협상방식 개발이 어려우면 현재 일본이 적용하고 있는 방식을 원용하는 것으로 미국과 협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자 할 경우 미국도 수긍할 가능성이 높고, 호혜성도 크게 나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방위비분담금의 액수 감소보다는 협상기간의 장기화를 통하여 한미동맹의 불안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지난 해 협상에서 가장 실수한 것이 협상을 매년 하는 것에 합의한 것이다. 최대로 잡았을 때도 당시 1,000억원 정도만 증대하여 미국이 최종적으로 요구한 10억 달러를 채워줬더라면 지금과 같은 방위비분담 협상은 없었을 것이다. 현재처럼 매년 방위비분담 협상을 시행할 경우 한미동맹이 공고하게 지속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전에 해왔던 것처럼 5년 단위로 협상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이번에는 다소 액수가 증대되더라도 5년 단위로 하는 것을 관철시키는 데 더욱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여섯째, 협상주체에 국방부의 참여를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는 외교부에서 책임을 지고 협상하기 때문에 군사적인 전문성이 부족하여 세부적인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형식은 외교부에서 담당하지만 국방부 요원들의 참여를 증대시킴으로써 이들이 미군과 긴밀한 협의하여 항목별 지원 필요성을 판단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상황에서도 인건비의 경우 외교부에서 협의하도록 하고, 군사건설이나 군수지원의 경우에는 국방부에서 협의하도록 한 후 그 협의결과를 종합하여 총액으로 표시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총액을 결정한 후 세항으로 분배하는 하향식 형태였다면, 현 체제 속에서도 현재 대체적으로 구분하고 있는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로라도 항목을 구분하고, 그 항목별로 협상하여 총액을 결정함으로써 상향식의 협상방식을 다소 가미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들의 지나친 관심을 줄일 필요가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미국이 요구하는 사항을 긍정적이면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말을 하면서 세부적인 협상은 실무진들이 알아서 하도록 위임하겠다고 말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지나치게 관심을 갖지가 어려워진다. 그리고 나서 실무진에게 충분한 재량권을 준 다음 협의하여 오는 사항을 승인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실무자들 간에 합리적 선에서 타협이 이루어지고, 액수를 사이에 두고 정치지도자가 막판에 실랑이하는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된다. 실무자들도 나름대로의 기준과 애국심에 근거하여 최선의 협상을 할 것이라고 신뢰해야 한다

나가며

대부분의 국민들은 본능적으로 방위비분담의 증액에 당연히 반대하겠지만, 북한의 핵위협으로 인하여 핵우산을 포함하는 미국의 확장억제가 필수적인 한국의 입장에서는 방위비분담 액수의 감소보다는 미국의 적극적인 안보지원을 보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방위비분담금을 일부 증액하여 미국의 안보지원 즉 북핵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와 핵우산을 더욱 강화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감수할 수 있다는 전략적인 계산도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제 한국은 무조건 방위비분담을 하지 않겠다거나 적게 하겠다는 유아적인 인식에서 벗어 방위비분담은 미국을 활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매년 국방비의 2-3%에 해당되는 1-2조원을 투자하여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미국의 전력을 활용하고, 이로써 한반도의 전쟁억제를 보장한다면 오히려 효율적인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 돈으로 무기를 사는 것보다 방위비분담으로 제공하는 것이 더욱 싼 값으로 북핵 억제 및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방법일 수 있다. 그동안의 경제발전을 통하여 G20에 들어갈 정도로 경제력을 키웠으면 이제는 지원하는 태도로 더욱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지식인들이여 국가의 패망을 구경만 할 것인가?

2019.09.09 09: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갈증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
선비정신을 상기해야…율곡과 퇴계라면?
적극적 현실참여는 지식인의 기본요건
의병의 정신으로 국가안보 위기에 대처해야
갈증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

2019년 9월 5일 200명 정도의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하였다. “지난 2년 4개월간 경제, 안보, 외교 등 전 분야의 국정 실패로 대한민국은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이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현 정부의 근본적인 정책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우중(雨中)에도 대부분의 언론과 상당수 시민 유튜버들이 취재에 동참하여 적극적으로 보도한 것은 국민들이 학자, 언론인, 전문가, 여론 지도층 등 다양한 지식인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에 목말라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가의 위기 시마다 지식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국의 활동을 주도하였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 조선시대만 보더라도 임진왜란은 물론이고 한말(韓末)에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하자 지식인들이 의병(義兵)을 조직하여 나섰고, 현대에 들어서 권위주의 시대의 종식에도 지식인들이 앞장섰다. 그런데 교수 시국선언문에서 진단하였듯이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정책 실패로 초래된 총체적 국가위기” 하에서도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방관 또는 침묵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모든 지식인들의 시국선언으로 확산되고, 사회 각계각층의 참여로 확산되어야 한다.

당연히 사람에 따라서 상황인식이 다를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은 적화통일의 위험까지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다. 1950년 무력을 통한 적화통일을 시도했던 북한은 그것을 재시도하기 위하여 핵무기를 개발하였고, “완전한 비핵화”라는 약속은 거짓으로 판명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 공격을 위해 특화된 다양한 단거리 미사일들을 시험발사하면서 협박과 조롱을 일삼고 있다.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도 대통령과 현 정부는 전통적 우방인 일본과 안보협력을 중단하면서 분쟁상태로 돌입하고 있고, 미국과의 동맹도 형식적으로 만들고 있으며, 국가안보를 위한 아무런 전략도 계획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지식인들이 현 상황이 위기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침묵하고 있는가? 아니면 위기 상황임에도 나서기가 두려워 망설이고 있는가? 전자라면 상황인식이 너무나 안일하고, 후자라면 지식인들의 정신에 부합되지 않는다. 경제나 사회의 문제는 잘못되어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국가안보는 한번 잘못되면 회복이 불가능하고, 우리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기 때문이다. 적화통일된 이후 어떤 학살과 숙청이 일어날 것인지를 한번 상상해보라. 국민들은 주말마다 태극기를 흔들면서 구국을 외치고 있는데, 지식인들이 구경만 해서는 곤란한 것 아닌가? 지식인의 진정한 사명에 관하여 깊게 생각해봐야할 상황이다.

선비정신을 상기해야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중심적인 집단은 지식인이었다. 그의 전형적인 사례가 ‘선비정신’으로서 일단은 지덕체(智德體)를 갖추고자 노력해야 하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후에는 필요시 출사(出仕)하여 세상을 바르게 만드는 데 일조해야 한다는 정신이었다. 어느 인터넷 포털을 검색하니 “인격적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학문과 덕성을 키우며, 세속적 이익보다 대의와 의리를 위해 목숨까지도 버리는 정신”으로 선비정신을 설명하고 있다.

‘선비’라는 말은 순수한 우리말로서, 고대에 제사를 주관하는 무사였다. 조선시대에 이들은 ‘사대부(士大夫)’라고 불렸고, ‘수기치인(修己治人)’ ‘솔선수범(率先垂範)’ ‘견리사의(見利思義)’ ‘지행일치(知行一致)’를 강조하였다. 선비들은 “수신제가 치국 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즉 개인의 인격을 바르게 한 다음에 집안을 화평하게 만들고, 나아가 국가를 바르게 만들면서 천하를 태평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현대의 지식인들은 편안할 때는 선비정신을 과시하지만 위기 시에는 숨고 있다.

그 동안 현실에 참여한 일부 지식인들이 잘못된 모습을 보인 점은 있다. ‘정치교수(polifessor)’라는 말이 회자되었듯이 일부 지식인들이 ‘수신’이나 ‘제가’는 물론이고, 공익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벼슬’만 쫓아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담그지 않아서는 곤란하다는 말처럼, 어떤 오해를 받을까봐 현실참여를 포기하는 것은 진정한 지식인의 태도가 아니다. 나라가 망한 다음에 고고한 지식인이었음을 자랑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율곡과 퇴계라면?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지식인들의 현실참여는 당연했고, 그러한 적극성 때문에 조선의 왕조가 심각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500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당시의 선비들의 출사와 학문에 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달랐지만, 그들의 적극적인 현실 참여가 없었다면 조선은 더욱 문제가 많은 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선비들의 국정참여 형태는 다양하였다. 예를 들면, 율곡(栗谷) 이이(李珥)와 퇴계(退溪) 이황(李滉)은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존경받는 두 사람의 유학자였지만 현실참여의 형태는 대조적이었다. 율곡은 현실에 더욱 큰 비중을 두었고, 퇴계는 연구와 교육에 더욱 정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분 모두 어떤 형태로든 현실정치에 참여하여 국가를 더욱 좋은 모습으로 바꿔야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공통적이다.

퇴계 이황은 1501년(연산군 7)에 태어났고, 율곡은 1536년(중종 31)에 태어나 두 사람 사이에는 35년의 나이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퇴계는 1570년(선조 3)에 70세로 사망하고, 율곡은 1584년(선조 17)에 49세로 사망하였기 때문에 사망날짜는 14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두 사람은 34년 동안 조선의 공기를 함께 마시고 있었다. 율곡이 23세 되는 1558년에 58세되는 이황(李滉)을 방문하였다고 하니, 두 사람은 최소한 12년 동안 활발한 교류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어렸을 때의 공부는 율곡이 더욱 돋보였다. 율곡은 13세에 진사 초시에 합격함으로써 천재성을 보였고, 그 후 총 9번의 과거에서 장원급제하여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고 불리었다. 그러나 퇴계는 27세에 초시에 합격하였고, 34세에 문과에 급제하였는데 장원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율곡은 현실정치에 전념하였고, 퇴계는 학문에 중점을 두면서 벼슬은 사양하는 태도를 보였다. 정치적으로는 율곡, 학문적으로는 퇴계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이다.

관직의 경우 율곡은 다양한 직책을 거쳐서 이조판서와 병조판서에 이르렀다. 1574년 우부승지(右副承旨)에 임명된 후 올린 ‘만언봉사(萬言封事)’ 특히 “기국이비국(其國而非國)” 즉 ‘이 나라는 나라가 아닙니다’라는 말은 최근의 한국 상황에 빗대어 자주 인용된다. 사망 직전인 1583년에는 병조판서로서 “시무육조(時務六條)”를 통하여 십만양병설을 비롯한 국방력 강화방책을 주장하였다. 퇴계는 대조적으로 다양한 공직을 수행하였으나 대부분 단기간에 그쳤고, 귀향과 출사가 반복되었으며, 외직인 단양군수나 풍기군수를 자청하였듯이 중앙에서의 정치에 흥미를 갖지 못하였다.

두 분의 일생을 함부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적극 참여하여 세상을 바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은 공통적이었다. 그 방법과 형태는 다를 수 있지만 지식인들이 국가의 위기를 모른 체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분명히 ‘수기치인’ ‘솔선수범’ ‘견리사의’ ‘지행일치’의 선비정신에 어긋난다.

적극적 현실참여는 지식인의 기본요건

학자, 언론인, 전문가, 여론주도층의 적극적 현실참여와 관련하여 평화 시의 참여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더라도 위기 시에 분연히 일어나 위기극복을 위한 국민적 노력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홍의대장(紅衣將軍)으로 유명한 곽재우(郭再祐)는 학문연구에만 전념하던 선비였지만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분연히 일어나 사재를 털어서 의병을 조직함으로써 항쟁을 하였고, 그것이 종료되자 벼슬의 제안을 한사코 마다한 채 학문으로 되돌아갔다.

학자, 언론인, 전문가, 여론주도층의 현실참여와 관련하여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가의 제반 정책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국민들을 조직화하여 저항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의병을 일으킨 것과 같은 마음자세를 갖는 것이다. 국가가 잘되고 있을 때 나서서 벼슬에 욕심을 내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국가가 위기일 때 분연이 일어나서 위정자의 잘못을 질타하고, 올바른 국민여론을 형성하며, 국가의 바른 목표, 전략, 계획을 제시하는 것은 지식인의 사명이고, 국민의 저항권을 일깨워 주는 희생적 행동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할 경우 지식인들은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다양한 단체를 만들거나 단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 그를 통하여 적극 참여로 인한 위험을 분산시키고, 함께 노력함으로써 영향력을 배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지식인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함께 행동할 경우 정치인들이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고, 국정의 방향을 변화시키지 않을 수 없다. 국가가 이와 같이 위기인데, 과거에 가끔씩 볼 수 있었던 지식인들의 시국선언문이 희귀해진 것은 분명히 뭔가가 잘못된 것이다.

그래도 위험부담이 크다고 걱정될 경우 지식인들은 자신이 전공하였거나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분야나 업무와 관련하여 현재의 우리 국가가 처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활발하게 제시할 수도 있다. 지식인들이 객관적으로 현 사회를 분석해낼 경우 국민들은 그것을 읽거나 참고하여 올바른 인식을 가질 것이고, 정치인도 그럴 것이며, 국민여론도 건전하게 형성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위기 시에 직접 나서기 어렵다는 지식인들은 국가의 필요성에 더욱 부응하는 연구, 전문적 업무수행에 진력할 필요가 있다.

아무런 참여를 하지 않더라도 지식인들은 현실을 바꾸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동료들을 비난하거나 냉소적으로 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현실참여 지식인 중에는 ‘폴리페서’처럼 정치만을 위하여 학문적 지위를 활용하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대다수는 국가의 안전과 번영에 기여하고자 학문의 기회를 희생하면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현실참여가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지식인은 최소한으로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동료들을 칭찬해주고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의병의 정신으로 국가안보 위기에 대처해야

지식인의 경우 학문과 자신의 전공 및 담당분야 발전에 조용히 몰두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그것을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할 수 있다. 나라가 존재해야 지식인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나 사회의 문제점은 다시 노력하면 복원이 가능하지만, 국가안보가 잘못되면 국가의 패망은 물론이고, 나, 그리고 내 가족의 파멸로 연결된다. 현재 한국은 개인이 치명적인 암에 걸려있는 상태와 유사하다. 북한의 핵위협 하에서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현 상황도 국가안보의 위기가 아니라고 평가한다면 그는 지식인이 아니고,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나서지 않는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전쟁이 발발하면 스님들도 무기를 들듯이 현재처럼 국가가 총체적 위기로 내달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학자, 언론인, 전문가, 여론주도층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조선시대 의병을 모집하여 외적에 대응하였듯이 현대의 지식인도 의병을 모집하여 국가의 위기를 해소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 지식인이라면 진정한 선비정신이 무엇인지를 알고, 부분적으로라도 구현하려고 노력해야할 것이다. 지금 상황이라면 각계각층에서 시국선언이 봇물을 이뤄야할 것이고, 지식인이 그를 선도해야하지 않겠는가? 조상들이 의병을 일으킨 마음을 상기해보자.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부역(賦役)을 기억 나아가 기록해보자

2019.09.06 09: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부화뇌동하는 공무원, 언론, 지식인
기회주의자는 처벌 받아야…불편한 진실이지만 부역은 지금도 있다
남이(南怡) 장군은 자신이 하지 않은 역모를 자백하라는 집요한 추궁에 결국 당시 영의정이었던 강순(康純)과 함께 했다고 말한다. 강순이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하면서 남이를 원망하자, 남이는 영의정으로서 남이의 무죄를 알고 있으면서도 한마디 변호를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죄라고.

우리 선조들이 그렇게 애써서 만들어 놓은 찬란한 대한민국이 이렇게 맥 없이 붕괴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와 지식인들은 어디에 있는가? 강순처럼 침묵하고 있지 않은가?

‘부역’을 아시는가?

어렸을 때 시골에서 “부역” “보국대” 등의 단어를 듣기는 했으나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육군사관학교 시험을 칠 때 그 단어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2차 시험을 치고 나면 신원조회를 하는데, 거기에서 문제가 있으면 시험성적과 상관없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신원조회에서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부모나 친척 중 6.25전쟁 때 부역한 사람이 있느냐 여부라고 하였다.

합격한 것을 보면 다행히 우리 식구 중에 부역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초조했고, 어린마음에도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칼을 들이대고 부역하라는 데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느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버지가 한 일로 인하여 자식까지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나이가 먹으면서 다소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자식까지 불이익을 주는 연좌제는 당연히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부역 중에서도 따져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부역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장서지 않아도 될 부역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뭔가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부역과 적극적인 부역 사이에 다양한 정도와 형태가 있을 것이고, 그 가담 여부와 경중을 정확하게 가리기는 어렵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비판 받아야 할 부역은 존재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부화뇌동하는 공무원, 언론, 지식인

현대 한국사회는 부역이라는 말이 해당되지 않을 정도로 부역은 없다. 그러나 부당하거나 불법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협조하거나 부화뇌동(附和雷同)하거나 또는 침묵하는 경우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그 전형적인 형태가 어떤 정치인이 말한 “바람이 불기도 전에 풀이 눕는다”는 말로서, 권력을 가진 사람이 지시를 하기도 전에 알아서 부당하거나 불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정확하게 식별하기는 어렵겠지만, 현 정부의 시행착오 중 상당한 부분이 공무원, 언론, 지식인들이 지레 짐작으로 잘못된 정책을 제안 또는 시행하여 발생하고 있을 수도 있다.

과거의 정부에서는 ‘복지부동(伏地不動)’ 이나 ‘복지안동(伏地眼動)’이라는 말을 하면서 공무원들이 자신이 수긍하지 않는 정책에 협조하지 않거나 지체하는 경우를 비판하였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서 이러한 말은 들리지 않는다. 왜 일까? 공무원들이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누워서 그런 것은 아닐까? 정부의 지도자들이 지시도 하기 전에 그들이 생각하기에 정부의 지도자들이 바라는 방향이라고 하는 정책을 제안하고, 시행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필자는 현 정부의 안보정책 방향, 그 중에서도 북핵 대응 및 한미동맹 관리에 관한 정책에 대하여 매우 걱정하면서 우려하고 있고, 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의문이 발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주도층이 북핵에 군사적으로 대비하지 말라든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라는 지시를 했을까? 공무원, 언론, 지식인들이 현 대통령과 정부의 방향을 지레 짐작하여 그 방향으로 제안하거나 추진한 부분은 없을까? 다시 말하면 현 정부의 안보정책 실정이 바람이 불기도 전에 그들이 추정하는 방향으로 누운 공무원, 언론, 지식인들에게 기인할 수도 있다는 가정이다.

예를 들면, 대통령이나 정부의 핵심인사들은 성장과 복지가 균형을 이룬 경제성장을 바라고 그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관련 공무원들이 현 정부가 복지에만 신경을 쓰는 것으로 지레짐작하여 그 분야의 예산을 대폭 증대시키고, 언론 역시 복지분야에 대한 성과만 대서특필하며, 지식인들은 복지확대를 통하여 성장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만들어 내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이나 핵심참모들은 실제로 튼튼한 안보태세를 강조하였을 수 있다. 그러나 국방부의 고위층과 군 고위인사들이 현 정부가 군대를 축소하고 핵위협 대비는 강조하지 않는 것으로 지레짐작하여 축소지향적인 ‘국방개혁 2.0’을 입안하여 보고하고, ‘핵’이란 단어 자체를 보고서에 포함 시키지 않고자 노력하였을 수 있다. 언론 또한 이러한 군의 노력 방향을 비판하는 대신에 미화하여 보도하고, 일부 군사전문가들도 장단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회주의자는 처벌 받아야

당연히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공무원, 언론, 지식인들은 카르텔을 형성한다고 할 정도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묘하게 변신하면서 국가의 백년대계보다는 자신 또는 자신들이 속한 조직의 이익을 중요시해온 점이 없지 않다. 이를 통하여 생존한 공무원, 언론인, 지식인은 높은 감투를 차지하였고, 그것으로 다른 동료의 부러움과 일반 국민들의 존경을 받기도 했다. 일부는 지나친 부역적 행위로 지탄을 받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단죄없이 지나가곤 하였다. 전 정부에서 잘 나가던 인사가 그 다음 정부에서도 잘 나가는 데 성공한 경우가 적지 않다.

제2차 세계대전 시 프랑스는 독일이 본국을 점령하자 영국에서 망명정부를 구성하면서 모든 국민들에게 독일 점령자에게 협조하지 않을 것과 협력하는 사람은 나중에 처벌할 것임을 경고하였고, 실제로 드골 정부는 부역자들을 상당할 정도로 처벌하였다. 서독은 1961년 동독에서 자행되는 다양한 인권 침해 상황을 기록하고자 중앙기록보관소를 설치하였고, 통일 후 이에 근거하여 다수의 공직자들이 추방하거나 형사처벌을 받았다.

더욱 직접적인 사례는 베를린 장벽 붕괴이다. 1989년 11월 9일 오후 동베를린 시민들이 장벽 앞으로 몰려와 “서베를린으로 넘어가겠다”고 요구했을 때 동독 병사들이 이들에게 발포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주민들이 베를린 장벽을 넘었으며, 동서대결의 냉전도 종식되었다. 당시 동독 병사들이 서독을 향하는 동독 국민들에게 발포하지 않은 이유는 귀순자를 사살하는 동독 경비병의 명단을 서독이 유지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잘못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이다. 제대로 시행되지는 않고 있지만, 한국에서도 이러한 서독의 사례를 본받고자 북한의 인권침해에 관한 사항을 기록하자면서 법률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제 우리 모두 자신들의 영달을 위하여 국가의 번영과 안정에 반대되는 정책을 입안하거나 시행하는 공무원, 진실과 상관없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생산 및 유포하는 언론인, 그리고 국가의 번영과는 상관없이 정부의 입맛에만 맞는 정책을 제안, 수립, 시행하는 지식인들을 기억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 단계 더 나간다면 그들의 이름과 그들의 활동내역을 기록해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랬다가 나중에 그들로 인하여 국가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되거나, 과거 정부가 크게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을 때 부역의 여부와 정도를 가려서 상응한 처벌을 가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부역의 유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는 국가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 및 시행하고, 부역자로 인하여 진급이 늦은 등의 불이익을 받더라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을 칭찬만 할 게 아니라 이제는 부역자들을 처벌함으로써 분위기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도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이와 같이 부역을 기억 및 기록하는 사람이나 조직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출세 지향적이고, 이기적인 인사들의 영혼 없는 부회뇌동이나 비겁한 침묵은 억제되지 않을까?

불편한 진실이지만 부역은 지금도 있다

대한민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부역이란 존재하지도 않지만, 존재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공무원의 신분은 보장되고, 그들은 법률과 규정에 의하여 업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다. 언론인과 지식인을 포함하는 모든 국민은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할 필요가 없고, 법률에 의하지 않는 한 어떤 언행도 처벌 받지 않는다. 현 정부의 누구도 부역을 지시한 적이 있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무엇을 꼬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부역과 유사한 사례가 없지는 않은 것 같다.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수행하는 부역도 있겠지만, 자신의 개인적 영달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부역하는 사례도 없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면, 소득주도 성장, 한일 간의 무역분쟁, 미국과의 동맹관계, 군대의 북핵 대비 소홀 등은 공무원들이 과도하게 이행하거나 부작용이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여 악화된 것이 아닐까?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거나 바람이 약하게 불었을 뿐인데 과도하게 누워버린 공무원들이 있지 않을까?

언론의 경우에도 지난 8월 15일 광복절 행사 시 광화문을 메운 수십만의 국민을 거의 보도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인터넷 포털이 검색의 우선순위에 어떤 작위적 영향을 끼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현 정부의 경제 및 교육 정책에 대하여 지식인들의 비판 또는 보완 노력이 미흡한 점도 없지 않다. 바람이 불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바람이 불기도 전에 그랬는지를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누워있는 공무원, 언론인, 지식인들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부역자는 기억·기록되어야

서양 영화에서 가끔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온갖 나쁜 일을 다 저지르는 포악한 악당 보스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잘못된 일을 지시할 때 2인자 또는 3인자가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면서 반기를 드는 장면이다. 악당 보스는 당연히 광분하지만 머뭇거리던 부하들이 하나 둘씩 반대자들 쪽으로 자리를 옮기자 악당보스도 어쩔 수 없이 물러서는 장면이다.

진급이나 직장유지에 대한 공무원들의 압박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어떤 정책을 입안 또는 시행할 때 이것이 부역의 성격일 수 있는지, 그렇다면 불가피한 일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 데 어떤 이익을 바라서 그렇게 하는 것 인지를 판단을 해보기를 바란다. 언론인과 지식인들은 이 정부 들어서 취업률이 어떻게 떨어졌는지, 출산률은 어떻게 되었는지, 국가채무는 얼마나 증대되었는지. 복지예산이 새는 곳은 어디인지, 군은 왜 핵 대비를 하지 않는지, 왜 일본과 무역분쟁을 시작했는지 등 근본적인 문제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국민들에게 알리며, 정부에게 시정을 요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현 정권도 잘못된 부분을 시정하여 잘하게 될 것이고, 우리나라도 발전하지 않겠는가?

정치인들의 경우 자신의 지시를 철저하게 수명할 뿐만 아니라 미리 알아서 시행하는 공무원, 언론인, 지식인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들이 정치인을 파멸시키고 있을 수 있다. 그들은 국가나 정권의 성과는 상관하지 않기 때문에 업적을 내기 어렵고, 정권이 힘을 잃으면 단죄의 증거를 제공하면서 책임을 모면하고자 하는 사람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과감하게 건의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이야말로 정치인들이 삼고초려하여 발탁해야 할 사람이다.

필자는 주변의 사람들이 현재 행동하는 바를 기억해 놓으려 한다. 바람이 불지 않는 시간이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면 필자는 그 기억을 되살려서 부역 여부와 정도를 판단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어떤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면 어떨까? 모두가 부역을 기억 또는 기록한다면 우리의 공무원, 언론인, 지식인들은 더욱 조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정권마다 겪는 불필요한 시행착오가 최소화되면서, 대한민국은 더욱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강순’은 되지 않아야하지 않을까?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오늘밤 북한군이 기습공격 한다면?

2019.09.02 08:00 | 데스크(desk@dailian.co.kr)

<박휘락의 안보백신> 평화를 원할수록 철저한 전쟁대비가 필요
여러분이 김정은이라면?…북한의 기습공격에 한국군은?
현 정부와 대통령은?…북한이 서울점령 후 휴전하자면?
갓 유치원 다니는 손자를 안으면서 그 보드라운 살의 느낌을 내 몸으로 느낄 때 나는 전율한다. 너무나 행복해 하는 한편으로 극심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이 기분을 지속할 수 있을까, 이들이 나처럼 지속적인 평화를 갖게 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일요일 아침 드라이브 후 남한강변의 조경 잘된 카페의 야외 탁자에 집사람과 같이 앉아서 카푸치노를 마시면서도 나는 전율한다. 이 분위기와 기분이 잠시일 것만 같아서. 인민군의 총칼에 이 모든 것을 빼앗길 것 같아서. 이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 한 사람 뿐일까.

평화를 원할수록 철저한 전쟁대비가 필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대비하라(If you wish peace, prepare for war)”라는 말은 로마시대로부터 전래되어 서양에서 금과옥조로 준수되는 너무나 중요한 격언이다. 이제는 동양까지도 전파되어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 말을 되뇌이면서 전쟁대비에 철저하다. 서양이 도시를 블록으로 구획한 것도 침략군을 방어하기 위해서이다. 영세중립국인 스위스도 전 국민개병제를 실시하면서 세계 최고수준의 핵대피를 실천해오고 있다.

동양에서도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라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것은 무경칠서(武經七書) 중 하나인 『사마법(司馬法)』에 있는 말로서 “나라가 비록 평안하다 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로워지게 된다”라는 의미이다. 한국에는 안중근 의사가 쓴 위 글귀가 곳곳에 걸려있다. 그리고 우리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쟁대비에 철저했다.

그런데 작금의 한국은 너무나 달라졌다. 북한이 수소폭탄을 비롯한 핵무기를 수십개를 보유한 상태에서 그 숫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그들의 “비핵화”라는 약속이 속임수였음을 드러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여 한국을 위협 나아가 조롱까지 하고 있지만, 한국은 태평이기 때문이다. 전쟁의 가능성을 말하는 사람이 이상할 지경이다.

국민이 태평이고자 한다면 정부와 군대는 보이지 않게 더욱 철저하게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아무런 근거없이 “전쟁은 없다” “평화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하면서 더욱 내평이다.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할 군대도 북핵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재래식 대비에만 노력하고 있고, 군기보다는 편안한 병사들의 내무생활 보장에 노력하고 있다.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는 마음으로 불철주야 전쟁대비에 노력하던 과거의 군대는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다.

한국의 사회는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는 말처럼 너무나 불안하다. 타협과 상생의 정치는 사라지면서 반목과 음모만 난무하고 있고, 국민들마저 이념, 지역, 세대, 계층으로 갈기갈기 찢겨져 있다. 외부적으로도 한국은 전통적인 우방국인 일본에 대하여 무역분쟁은 물론이고,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의 파기에서 보듯이 우방국도 아닌 관계로 격하시켜 나가고 있다. 외교부에서 미국 대사를 초치하여 훈계하고, 미군기지의 조기 반납을 요구하는 등 한미동맹 마저도 동요시키고 있다. 이러고도 국가가 안전할 수 있다면, 국방에 노력하는 다른 국가들은 모두 바보라는 말인가?

여러분이 김정은이라면?

필자는 강연을 통하여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파트에 인공기가 펄럭일까 봐 걱정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었을 때 자동차가 정상적으로 달리고, 간간히 사람이 지나가면 안도하면서 다음 일을 한다. 저만 그럴까?

여러분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라고 가정해보자. 기습공격하여 한국을 점령함으로써 북한이 갖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싶지 않겠는가? 한국은 전쟁의 “공격해주세요” 하듯이 아무런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지 않고, 동맹과 우방국들은 멀어지고 있다. 철원지역에는 비무장지대 지뢰가 제거된 상태에서 12미터 폭의 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2-3개 군단은 야밤에 진격할 수 있다. 김포 한강하구 지역의 경우에도 남북이 공동으로 하상상태를 조사한 정보를 갖고 있어, 소부대별 침투는 너무나 쉽고, 대부대의 도하도 가능할 수 있다. 문산지역의 경우 비지속성 화학탄을 사용하여 한국군을 무력화시키면 금방 돌파가 가능할 것이다. 일단 휴전선만 돌파하면 남한이 발달시켜 놓은 엄청난 도로망을 활용하여 금방 서울에 도달할 수 있다. 침을 넘기면서 인민군대에게 이전에 수립해놓은 “7일 전쟁계획” 또는 “3일 전쟁계획”을 더욱 보완하면서 시행을 준비하라고 지시하고 싶지 않겠는가?

김정은이 망설이는 유일한 문제는 미국의 개입 가능성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 한미동맹이 점점 형식화되고 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이나 우방국 위기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성향이 아니다. 미군이 평택과 대구 지역으로 대부분 이전하여 수도 서울을 점령할 때가지는 미군과 교전하지 않아도 되고, 미군과 교전하지 않으면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즉각 선포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북한은 미국이 개입할 경우 핵무기로 주일미군이나 괌 등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면 미국은 주저할 수밖에 없다. 이미 남한에 대한 공격의 결심을 굳힌 상태에서 어느 시기에 도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그를 위해서 어떤 기만책을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북한의 기습공격에 한국군은?

실질적인 문제로 들어가 보자. 북한군이 수일에 걸쳐 은밀하게 휴전선지역으로 기습공격을 위해 병력을 이동시킬 때 과연 우리 군이 이를 탐지할 수 있을 것인가? 2018년 평양에서 “9·19 군사분야 합의서”를 서명한 후 한국군은 휴전선 일대의 정찰을 실시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이 다양하면서도 창의적인 방법으로 병력을 휴전선 근처로 이동시켜 공격대기지점을 점령할 때 우리 군이 알 수 있을까? 일부 병사들이 탐지하였다고 해도 그것이 있는 그대로 보고될까?

북한의 기습공격이 시작될 경우 전방의 부대들이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인가? 경계수칙에는 분명히 “선(先)조치 후(後)보고”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북한군의 은밀한 접근을 초병이 파악했을 경우 그는 응사하기보다는 소대장에게 보고부터 할 가능성이 높다. 잘못 보고했다가는 벌칙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대장 역시 자신을 갖지 못하여 즉각 응사를 지시하는 대신에 중대장에게 보고할 것이며, 중대장 역시 유사한 동기로 대대장에서 보고할 것이다. 현재의 한국군 체제에서는 대대장이 책임지고 응사를 지시한 다음에 상급자에게 보고해야 하지만, 최근의 군대 분위기를 감안하면 대대장 역시 명령을 내리기 전에 상급자에게 보고하여 지침을 받고자 노력할 것이다.

대대장이 즉각 조치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상급자들은 현장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더욱 즉각조치를 지시하기 어렵고, 상급부대에 보고하는 데 급급할 가능성이 높다. 연대장은 사단장, 사단장은 군단장, 군단장은 군사령관, 군사령관은 지상작전사령관, 지상작전사령관은 합참의장, 합참의장은 국방부장관, 그리고 국방부장관은 대통령에게 보고하여 지침을 받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한 두 사람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서 상당한 지체가 발생할 것이고, 보고할 때마다 조치에 관한 지시보다는 더욱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여 보고하라는 지시만 반복하여 하달할 것이다.

한국군이 반복적인 보고와 상황파악으로 분주할 때 북한군은 비무장지대를 돌파하여 한국군의 후방지역으로 진출할 것이고, 전방부대는 북한군의 포병사격에 무력화될 것이며, 모든 통신망을 두절된 상태에서 혼전상태가 될 것이다. 일부의 병사와 일부 부대는 나름대로 대응하겠지만, 대부분의 병사와 부대는 지시를 기다리면서 우왕좌왕할 것이고, 어떤 병사와 부대는 임의로 진지를 이탈하게 될 것이다. 국방부와 합참 차원에서 북한군의 기습공격임을 확신한 후 대응하라는 지시를 하달할 때 이미 북한군은 한국군은 한국군 전방지역을 돌파한 후 서울로 진격을 시작하였을 것이다.

현 정부와 대통령은?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 정부의 조치와 역량이다. 북한군의 기습공격이 보고되었을 때 청와대의 상황실은 제대로 가동될 것인가? 대통령을 비롯한 수뇌부에게 상황이 즉각적으로 전파되고 필요한 요원들이 바로 소집되어 위기관리를 위한 체제가 가동될 것인가? 대통령을 비롯한 수뇌부의 경우 북한이 기습공격하였다는 보고를 받은 후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가? 아마 청와대는 국방부와 합참에게 정확한 상황보고만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면서 대통령의 심기만을 살필 것이고, 대통령은 근엄한 표정만 지은 채 시간을 보낼 것이고, 그 사이에 효과적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이 소진되고 말 것이다.

군이라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국방부나 합참 단위에서 북한군의 기습공격이라는 평가를 내린 후 전방부대들에게 작전계획을 시행하라고 지시하겠지만, 이 때 북한군은 이미 한국군의 전방방어진지를 통과하였고, 따라서 작전계획대로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은 한미연합사령관과 상의하면서 의존하겠지만 미군대장인 한미연합사령관의 경우 ‘방어준비태세(데프콘, DefCon)-3’으로 격상되지 않아서 지시와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상태이다.

상황이 그렇게 되면 당연히 ‘방어준비태세-3’으로 격상되고, 미군대장이 한미연합사령관이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여 상황을 적절하게 조치할 것으로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겠지만, 한국의 대통령이 ‘방어준비태세-3’에 바로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대통령은 계속 결정을 미룰 것이고, 한미 양국군이 한국 대통령을 설득시키고 있는 사이에 북한군은 이미 서울의 도심으로 진격하는 데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서울점령 후 휴전하자면?

북한군이 서울 북방의 도시지역에 도달하게 되면 한국군이나 미군이 이들을 격퇴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워진다. 도심지역에서 한국 국민들과 혼합된 상태라서 공군력을 사용할 수 없고, 지상공격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군은 도심지역의 도로를 활용하여 계속 서울로 진격할 것이고, 새벽녘에는 서울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북한군이 서울에 도달하게 되면 정부는 대응보다는 이전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고, 실제로 세종시나 대구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6.25전쟁 때도 북한이 공격을 개시한 2일 후에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가 서울을 포기하였고, 3일 만에 서울이 점령되지 않았던가? 도로망이 발달되고 북한군의 기동장비가 발달된 지금은 하루가 채 되지 않은 사이에 북한군이 서울로 진입할 것이고, 정부가 이동하게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을 점령한 북한은 더 이상의 전진은 중단한 채 휴전을 제의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목적은 남한은 인민민주주의의 국가로 전환시키는 것이지 정복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고, 서울에서 민주정부를 수립한 후 2-3주 내에 철수하겠다고 주장할 것이다. 남한 주민들에게도 추가적인 군사행동은 없을 것이라면서 안심하라고 말할 것이다. 특히 미국에게 북한은 철수를 위한 조건을 협의하자고 회담을 제의할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이 어떤 돌발행동을 할 경우 핵무기가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킬 것이다.

당연히 유엔에서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되어 북한군의 침략을 규탄할 것이고, 북한군의 철수를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1950년과 같은 유엔군의 파견 결정은 내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1950년에 내려진 결의안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주장할 것이나 그에 동조하는 국가나 그에 근거하여 병력을 재파견할 국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사이에 시간은 가고, 미국은 물론이고, 유엔 내에서도 북한과의 협상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며, 결국 군사행동은 강구되지 못한 채 지리한 협상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처음에는 휴전협상에 응할 것이지만,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철폐 등을 요구하면서 시간을 끌 것이고, 그러면서 서울을 북한체제로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그러다가 약속한 2-3주가 경과되면 북한은 어떤 핑계를 대든지 협상을 붕괴시키면서 서울 점령을 지속할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미 양국군이 공세적인 군사행동을 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할 것이고, 미군이 평택기지의 안전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다.

결국 북한의 서울점령은 기정사실화된 상태로 시간이 흘러갈 것이고, 그러다가 북한군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도래하였다고 판단할 경우 남한 전역에 걸친 공격을 감행할 것이며, 평택기지를 위협하여 미군으로 하여금 철수하도록 만들 것이다. 결국 미군은 철수하지 않을 수 없고, 북한군은 남한 전역을 석권하게 될 것이며, 일부 남한 국민들이 보트 피플이 되어 일본 등으로 탈출하겠지만 대부분은 체념한 채 북한의 체제를 수용하게 될 것이고, 이후부터 북한은 수년 동안 문을 닫은 채 내부정리에 전념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는 단란한 가정이나 강변 카페에서의 행복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모든 남한 국민들이 각자의 생존을 구걸해야할 것이고, 결국은 현재의 북한과 같은 사회로 퇴보되고 말 것이다.

정부와 군대는 국민안전에 진력해야

필자가 무수한 글과 토론장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였지만, 헌법 66조 2항에는 대통령의 책무가 “국가의 독립과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의 수호”라고 되어 있다. 필자는 기회있을 때마다 대통령과 정부인사들에게 이의 수행에 전념할 것을 촉구했다. 그것을 수행할 자신이 없으면 대통령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그러나 현 정부는 그만두지도 않고, 이 조항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 인터넷 등에서 말하듯이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대통령이나 정부가 아닌가?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대화를 통한 북한의 핵무기 페기에도 노력하면서 군대에게 만일의 사태 즉 북한이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사용할 때에 관한 대비책을 강구하도록 주문할 것이다.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전방지역을 수시로 방문하여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할 것이고, 북한의 기습공격 가능성에 대한 군의 판단을 듣고, 군의 애로사항을 청취하여 지원해주고자 노력할 것이다.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하여 대비책을 브리핑받고 북한이 기습공격을 가할 경우 한미연합사가 어떻게 대응하고자 하는 지를 물으면서 대통령이 지원해야할 사항이 뭔지를 물어볼 것이다. 그러나 현 대통령은 이 중 어느 것도 수행하고 있지 않다.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에게도 당부하고자 한다. 북핵 대비에 더욱 큰 비중을 두어 달라고. 북한의 기습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군의 대비태세를 더욱 격상해달라고. 북한군의 이동상황에 대한 정보분석을 더욱 면밀히 실시하고, ‘9.19군사합의’를 어기지 않은 채 정보역량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지를 고민해달라고. 전방의 병사와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들에게 ‘선조치 후보고’를 생활화할 것을 요구하고, 즉각적인 대응에 필요한 권한을 더욱 과감하게 하급단계로 위임해달라고. 현 정부가 아니라 대한민국과 국민들에게 충성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임을 자각해달라고 간청하고 싶다.
국민 여러분에게도 호소한다. 현재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 함께 무언가를 희생하자고. 각자 국방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대시키자고. 이념, 지역, 세대 모든 것을 벗어나 안보에 대해서만은 한 목소리를 내자고. 당장보다는 미래, 자신보다는 손자들의 안전을 더욱 우선시하자고. 그리하여 정부와 군대가 국가안보에 전념할 수밖에 없도록 여론을 조성하기를 간청한다.

특히 지식인과 언론인들에게도 간청한다. 국민들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정부와 군대에게 철저한 대비책을 요구해달라고. 정부와 군대가 미흡한 점이 있으면 과감하게 공개하여 시정하도록 만들어달라고. 그리하여 진정한 국민의 대변자, 민중의 지팡이가 되어달라고.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말, 용감한 말을 정부와 군대에게 과감하게 전달함으로서 그들이 안보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주기를 부탁한다.

나가며

“Ephemeral !” 이 말은 하루살이의 인생처럼 짧다는 의미의 영어 형용사이다. 당연히 우리의 인생이나 생각의 범위는 하루살이보다는 길다. 그러나 본질이 그렇게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간은 생각을 할 줄 알아서 내 인생은 Ephemeral하더라도 내 자식을 통하여 또는 어떤 조직과 국가를 통하여 영원을 추구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민,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지금 당장 핵위협이 가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쟁은 없다” “평화시대가 도래했다”라는 말을 믿고 있지 않은가? 내 인생만 무사하면 그만이라는 태도 아닌가?

매일의 생활이 힘들어 국가안보까지 걱정할 여유가 없는 분들의 상황과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당연히 다소 여유있는 분들이 그들의 몫까지 담당해야 한다. 그런데, 부유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생활에 더욱 탐닉하고, 가난한 사람이 더욱 나라를 걱정한다고 한다. 이러고도 손자의 재롱과 일요일 아침의 모닝거피를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속적인 평화는 우리에게 과분한가?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