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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의 저격] 금태섭 떠나 보낸 민주당, 이렇게 기울어가나

2020.10.22 07:00 |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hnk0720@naver.com)

'소신 발언'을 한다는 이유로 문빠들의 악플 세례를 견디며 더불어민주당에 계속 남아있기엔 힘에 부쳤던 것일까. 금태섭 전 의원은 21일 "더 이상 민주당이 나아가는 방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당을 떠났다.
절간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금 전 의원의 탈당은 민주당의 극단주의와 이중성이 어디까지 왔는지 현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민주당이라는 절간은 떠나는 중에게 마지막까지 참으로 가혹하고 냉담했다.
금 전 의원은 작별의 글과 함께 "민주당이 상식과 이성이 살아 숨 쉬는 예전의 좋은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런 그에게 문빠들은 "앓던 이가 빠진 듯 속이 다 시원하다", "다시는 같이 하지 말자", "구구절절 말이 많다" 등의 비난으로 응수했다.
금 전 의원의 까마득한 후배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가벼운 입'은 또 어떤가. 지난 4월 당선 직후 "금 전 의원과 같이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던 김남국 의원은 불과 6개월 만에 자신과 뜻이 다르다는 이유로 금 전 의원을 '철새 정치인'으로 규정하며 "초등학생 수준의 이기적인 모습", "오만하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금조박해(금태섭·조응천·박용진·김해영)'라 지칭되는, 민주당에서 그나마 소신 발언을 해온 4인의 의원 중 한 명인 박용진 의원조차 금 전 의원의 결정을 "이해는 되지만 동의는 못하겠다"고 한다. 두 사례만 보아도 금 전 의원 같은 소신파의 설 자리는 이제 민주당에 없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기저에는 민주당 저변에 깔린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극단적인 운동권식 논리가 깔려있다. '친노패권주의'로 요약되는 현상의 재현이라 할 만하다. 이 같은 논리가 당의 확연한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며 민주당은 더 이상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상적인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인 2016년만 해도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키는데 일조했던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받아들이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던 조응천 의원을 영입하며 기존 정당들과 차별화된 확장성을 보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이 지난 지금의 민주당에 그와 같은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원조 친노'로 불렸던 조경태 의원조차 설 자리가 없었던 민주당의 모습이 반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민주당의 회귀를 바랐던 금 전 의원의 마지막 외침도 어쩌면 '공허한 울림'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한 것은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진다는 말이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라고 하지 않나, 지금 민주당의 모습이 딱 그렇다.
과연 금태섭 전 의원의 이탈은 민주당 스스로 규정한대로 처음부터 '철새'였던 정치인의 또 한 번의 이탈일까, 아니면 민주당 몰락의 시발점일까.

[최승근의 되짚기] 규제 풀고 뒤쫒는 중국, 활로 끊긴 우리 면세업

2020.10.22 07:00 |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csk3480@dailian.co.kr)

“당장 살아남아야 미래도 도모할 수 있죠.”
최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이 3번 연속 유찰됐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세계 매출 1위 면세점으로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표현될 정도였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이제는 ‘임대료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업계에서는 콧대 높은 인천공항이 임대료를 깎아주겠다고 나선 상황에서도 3번 연속 유찰된 것은 미래 성장 보다 당장의 생존을 우선했다는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은 대표적인 외화벌이 사업이다. 2022년까지 한국을 찾는 관광객을 2300만명까지 늘리고 관련 일자리 96만개를 창출하겠다는 정부 관광산업 육성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겪으면서 이 같은 정부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제3자 국외반송, 내수판매 등 면세업계 지원을 위한 정책 만료(29일)도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지원 정책이 종료되면 현 상황에서는 마땅히 매출을 올릴 방법이 없다. 지원책 연장을 비롯해 내국인 면세한도 확대, 내수 판매 한시적 허용 등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 요지부동이다. 면세점 산업 세계 1위 타이틀이 무색할 지경이다.
반면 중국 면세점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 등 각종 지원에 힘입어 우리나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전 세계 면세점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는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이 세계 면세점 순위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스위스 듀프리,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에 이어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은 4위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올해 중국 정부가 하이난섬을 내국인 면세 특구로 지정하고, 내국인을 대상으로 면세품목과 한도를 대폭 확대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중국 황금연휴 중 하나인 국경절(10월1~8일) 기간 동안 하이난 면세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올 상반기 2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국내 면세업계와는 완전히 상반된 성적표다.
중국은 하이난섬 외에도 주요 시내면세점의 면세품 구매한도를 확대하고 귀국 6개월 내 면세상품 구매를 가능하게 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만큼 이 수요를 내수로 돌려 면세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업계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 없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가다간 세계 1위라는 타이틀마저 중국에 내줄 것이란 우려도 높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정부와 기업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해 고민하는 지금이 한국 면세산업의 마지막 부활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시기가 늦어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나영의 스펙트럼] 사모펀드 도태 위기…재발방지 대책 시급

2020.10.20 07:00 |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ny4030@dailian.co.kr)

최근 금융감독원은 손해액이 확정되지 않은 사모펀드에 대해 추정 손해액을 기준으로 배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운용사나 판매사 검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자산실사 완료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손해 추정이 가능한 경우 이 같은 방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추정 손해액을 기준으로 조정 결정을 통해 우선 배상하고 추가 회수액은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그러나 은행·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들은 강하게 반발한다. 만약 확정된 손해액이 추정 손해액보다 적게 나올 경우 이미 지급한 배상액을 투자자들에게 돌려받아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사가 사전에 합의한 경우 추정 손해액 기준으로 분쟁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판매사들이 나서 배상하라는 압박이나 다름없다"며 "확정이 되지 않은 손실에 대해 배상을 하라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감원은 손해 확정 전 분쟁조정은 어렵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금감원이 사모펀드 관련 부실감독의 비판을 수습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이나 증권사나 사모펀드 판매를 더욱 꺼려할 가능성도 높다. 가뜩이나 현재 사모펀드 신뢰 등의 문제로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신규수탁을 중단하면서 관련 시장이 위축된 상태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판매사에 분기마다 사모펀드 운용 현황을 의무적으로 점검하라는 내용으로 행정지도를 하달한 점도 영향을 줬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설정액 기준)은 1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조3983억원) 대비 27% 줄었다.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모펀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모펀드 사태가 금융권을 넘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돼 로비 의혹이 쏟아지면서 사모펀드 피해자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라임과 옵티머스는 사건 내용은 다르지만 두 사태 모두 정·관계 인사들 간 관계가 있어 보인다. 야당은 금융당국의 책임론과 함께 여권인사 연류 및 권력비호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의 공통점은 청와대 인사가 관여돼서 금감원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옵티머스 펀드에 관여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실 행정관 이모 변호사가 최근 금감원 감철에 투입됐는지 따졌다. 또 이 감찰이 금감원에 압박으로 작용했지는도 물었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 전 행정관은 금감원 감찰에 나오지 않은 걸로 확인했고 청와대가 부담을 줬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한 바 있다.
같은 당 강민국 의원도 "옵티머스 사태의 본질이 사전에 사기라는 걸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금감원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동조 내지 방조를 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위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설치하겠다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정위원회는 당초 8월 달에 출범했어야 했으나 두 달 넘도록 아직 출범하지 못했다. 판정위는 금융회사가 고난도 금융상품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판단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사모펀드가 민간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등 혁신성장에 기여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감독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진짜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이은정의 핀셋] 독감백신 생산 늘렸다는데 우리 아이는 왜

2020.10.20 07:00 |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eu@dailian.co.kr)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백신을 찾아 '원정'까지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독감 예방 접종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크게 늘었지만, 백신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생후 6개월 이상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접종분은 물론이고 일부 성인 유료 접종분까지도 물량 부족사태 겪고 있다. 13~18세 무료 접종이 재개되면서 유료 물량이 정부 무료접종 사업으로 우선 사용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12세 이하 아동용 백신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만 6세부터 12세 이하 아동용 백신은 정부가 조달하는 백신과 달리 일선 병원에서 직접 물량을 확보한다. 그런데 백신을 맞으려는 수요자가 한 꺼번에 몰리면서 아동용 독감 백신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 19일 만 70세 이상 무료접종이 시작됐고, 일주일 뒤인 26일부터 만 62~69세 접종이 시작되면 품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수급현황 모니터링을 강화해 독감백신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올해 독감백신 생산분은 2964만명분으로 지난해보다 20%(507만명분) 늘었기 때문에 '충분하다'는 얘기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정부 설명대로 올해 확보된 독감 백신이 전국민의 57% 정도가 맞을 수 있는 분량이라는 것은 이미 수치로 드러난 이야기다.
하지만 독감백신은 접종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독감 백신 예방접종 권장 시기는 10월 말에서 11월 초인 만큼 백신 수급이 원활해져야 국민들이 서둘러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항체는 백신을 맞은지 2주가 지나야 형성된다. 그 효과는 통상 3~6개월간 지속되는데, 면역력이 낮은 고령층은 항체 지속 기간이 짧을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맞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정부가 철저한 관리와 수급 조절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안일한 대처가 독감백신 상온노출 사태와 백색입자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던가. 더군다나 지난 14일 낮 12시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받았던 10대가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보건당국의 '문제없다'는 말보다는 불신을 씻어줄 신속한 조치를 기다린다.

[원나래의 집사?말아?] “테스형, 왜 이렇게 힘들어”

2020.10.19 07:00 |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wiing1@dailian.co.kr)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지난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화제가 된 가수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이 영상을 통해 흘러나왔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김 장관이 최근 쿠웨이트 국장 장례식에 조문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시간에 정부의 잘못된 주택정책으로 상심이 큰 국민들은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으로 위로를 받았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질타하는 과정에서다.
이날 열린 국감에서는 4년 차를 맞이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평가와 함께 불안정한 주택 시장을 두고, 나훈아의 ‘테스형’ 뿐만 아니라 뭉크의 작품인 ‘절규’까지도 등장했다. 정부의 주택 정책과 집값 상승 등으로 최근 국민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정부가 23번의 대책을 통해 세금 강화와 각종 규제책을 쏟아냈지만, 서울 집값은 오히려 상승세를 그칠 줄 몰랐고, 정부의 새 임대차법으로 인해 전·월세 시장까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됐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모든 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의 결과로서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은 점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주택 매매시장은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고, 전세시장은 다소 불안하지만 이런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제 곧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 집값이 안정되고 있으니, 2030세대들에게 지금 집을 사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리라는 정책에 대한 자신감도 변함이 없는 듯 했다.
뭉크의 작품 ‘절규’를 화면에 띄워 놓고 “이전에 ‘서울의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 ‘가격이 떨어지면 그때 집을 사라’라고 이야기 했는데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지금도 똑같이 그렇게 말할 것이냐”라는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김 장관은 “공급계획이 있기 때문에 기다렸다가 적정가격에 매수하면 빚내서 사는 것보다 부채 문제 등에서 안정적일 것이라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도 답했다.
하지만 한 달이 멀다하고 쏟아낸 부동산 정책 ‘난사’로 시장의 혼란은 가중됐고, 부작용이 양산되면서, 정책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극대화됐다.
과연 이런 상황이 정부가 말한 주택의 안정화일까. 최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마저 새 임대차법에 발목이 잡혀 자신의 아파트를 팔지도 못하고, 본래 살던 전셋집은 내줘야 하는 처지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말 그대로 ‘자승자박(자신이 만든 줄로 제 몸을 스스로 묶는다)’이다.
오늘도 정책에 지칠 대로 지친 무주택자, 세입자들은 ‘테스형’을 들으며 마음의 위로를 달래는 수밖에 없다. “아! 테스형, 집값이 왜 이래, 왜 이렇게 주택 문제 힘들어”

[조인영의 적바림] 완성차업체 중고차 진출…반대가 능사는 아니다

2020.10.19 07:00 |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ciy8100@dailian.co.kr)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 의지를 공식화하면서 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중고차업계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반면 완성차업계는 그동안 중첩돼온 소비자 불신·피해 문제가 해결돼 시장 투명성이 한층 제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양측 입장이 팽팽한 만큼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작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 판매업을 놓고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면서 불거졌다. 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아있다. 중기부의 결론에 따라 완성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시장 재편 움직임에 중고차업계가 반발하는 것과 달리 소비자들은 환영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관련 기사들의 댓글을 요약하면 '중고차 시장 신뢰성 제고' '서비스 질 개선' 등을 요구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판치는 허위매물을 이제는 근절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늘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간 중고차 시장은 수십 조원대라는 큰 규모와 다르게 불투명한 정보와 불공정 거래 관행 등으로 질타를 받아왔다. 중고차 시장은 연간 기준으로 신차 시장(178만대)의 1.3배인 224만대에 달하며, 대당 평균 매매가격을 1000만원으로 가정하면 시장 규모는 22조원으로 추정된다.
커다란 덩치와 다르게 질적 서비스 개선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실제 중고차 피해 관련 사례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집계한 중고차 관련 불만 접수는 2만783건으로 매년 1만건씩 쏟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에 대해 응답자 1000명 중 76.4%가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편함과 불리함이 가중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고차 시장은 지난 6년간 거래 투명성 제고 등 자정 기회를 얻었음에도 불구, 서비스 개선에 소홀히 하면서 '자업자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중고차를 구매할 때마다 침수차, 허위매물을 비싸게 사는 이른바 '눈탱이'를 맞을까 걱정을 해야 한다.
때문에 완성차들은 거래 관행, 품질 평가 등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보호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중고차업계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보호받던 6년 여 기간 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길만 터준다면 완성차업계가 맡겠다는 것이다.
산업 경쟁력, 소비자 요구 측면에서 중고차 시장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이 시장이 제대로 성장·성숙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합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만큼 완성차업계-중고차업계 입장을 상호 보완하는 상생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 현대차만 하더라도 국내 완성차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만큼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연식 등으로 사업 범위를 제한하는 등 제한적 허용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업체들도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완성차업체들과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중고차업계가 진정으로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양측 입장을 반영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절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방안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 우선주의'에 입각해 고민한다면 모두가 인정하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완성차-중고차업계가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상생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박정선의 엔터리셋] 소송 또 소송…유승준 입국금지 18년, 가혹한 처사일까

2020.10.18 07:00 |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composerjs@dailian.co.kr)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유독 병역에 민감하다. 특히 공인의 성격을 띠는 남자 연예인이 병역 의무를 필하지 않고는 제대로 활동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니, 타당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사실상 그런 경우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이 앞서 굵직한 몇몇 사건들이 이런 상황을 직접 증명해주고 있다.
남자 연예인의 군 문제라고 하면 단번에 유승준(스티브 유)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이 면제됐고,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병무청은 출입국관리법 제11조(입국의 금지 등) 제1항 제3호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 외국인에 대하여는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는 조항에 의거해 그해 2월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고, 법무부 또한 이를 인정했다.
한국에 들어올 수 없게 된 유승준은 중국 등 해외에서 활동을 재개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차례 입국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 입국금지 이후 18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승준은 입국을 위한 여러 차례의 소송을 겪었고, 관련 소송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그는 2015년 재외동포 비자로 입국하게 해 달라고 신청했으나 비자발급을 거부당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당시 1·2심은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2019년 11월 비자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파기 환송했고, 유승준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 입국을 거부당하자 최근 서울행정법원에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여권·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유승준의 입국 여부는 법원에서 판단될 일이지만, 여전히 여론은 차갑다. 물론 일각에서는 무려 18년을 입국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혹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스스로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모종화 병무청장이 유승준의 입국 금지는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즉각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남기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대다수 네티즌은 바른 이미지였던 그가 돌연 외국 국적을 얻고 병역을 기피한 것에 대한 배신감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한다.
그가 ‘형평성’을 논했지만, 유승준 외에도 병역 기피 논란에 시달린 연예인은 여럿 있었다. 가수 MC몽은 지난 2010년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고의 발치를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2013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냈지만, 거짓으로 입영을 연기한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그에게도 여전히 ‘병역 기피 연예인’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고, 개인 앨범 활동 외에 방송 활동은 전무하다.
가수 싸이는 병역특례 근무가 불성실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다시 징집됐고, 최초로 군대를 두 번 다녀온 연예인이 됐다. 덕분에 여론은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또 군에 입대했으나 ‘국방홍보지원대’라는 이름의 연예병사들의 일탈이 알려지면서 이들도 큰 비난을 받았고, 이 제도는 2013년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설사 유승준이 재판에서 자신에게 좋은 결과를 받아내고, 입국하더라도 이미 그에게 등을 돌린 여론이 호의적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최근 연예인들에 대한 도덕적인 잣대가 높아지면서 군 문제가 아니더라도, 어떤 사건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경우 활동을 중단하는 사태들이 줄줄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승준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진실 된 사죄를 하더라도, 그 결과가 무조건 ‘용서’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김평호의 인상팍!] ‘독이 든 성배’ 키움 감독, 누가 하려할까

2020.10.17 07:00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kimrard16@dailian.co.kr)

키움 히어로즈가 시즌 중 석연치 않은 사령탑 중도 사퇴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올 시즌 개막전부터 키움을 이끌었던 손혁 감독은 지난 7일 고척 NC전을 마친 뒤 김치현 단장과 면담을 갖고 사퇴 의사를 전했고, 구단이 내부 논의를 거쳐 하루 만에 손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받아 들였다.
손 전 감독이 밝힌 사퇴 이유는 최근 성적 부진이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키움은 지난해 11월 장정석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손혁 감독과 계약기간 2년 총액 6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NC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이끌었던 손혁 감독이었기에 최근 부진하긴 했어도 자진 사퇴 결정은 다소 의외라는 분석이다. 10월 들어 부진했지만 키움은 손 전 감독이 사령탑을 내려놓기로 결심할 때까지만 해도 여전히 3위로 상위권을 유지 중이었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대한 가능성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손 감독은 키움 사령탑을 맡아 한 시즌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키움과 작별을 고했다.
이별 과정이 매끄럽지는 못했지만 익숙한 장면이기도 하다. 그간 키움을 떠나간 사령탑들이 모두 그랬다.
가장 먼저는 염경엽 현 SK 와이번스 감독이 그랬다. 2011년 11월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주루 및 작전코치로 부임한 염 감독은 2013시즌부터 넥센을 이끌었다.
재임 시절 염경엽 감독은 팀을 매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2014시즌에는 준우승 자리까지 끌어올렸다. 염 감독 재임 시절 팀은 명문구단 반열에 올렸다.
그러나 염 감독은 2016년 준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후 넥센은 운영팀장을 맡고 있던 장정석 전 감독을 전격 발탁해 또 한 번 놀라움을 자아냈다. 당시 프런트 야구가 본격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다행히 장정석 감독은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데이터 야구’를 기반으로 팀을 꾸준히 정상권으로 올려놓았고, 지난해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재계약이 유력해보였던 그 역시도 석연치 않게 팀을 떠나야만 했다.
온갖 의혹 속에 허민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1군 선수들을 불러 자신의 너클볼 구위를 평가해달라고 하는 등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일으킨 사실이 부각되면서 키움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이정후와 김하성 등 한국 야구의 미래들이 대거 몸담고 있는 구단이기에 더욱 야구인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손혁 감독 사퇴 후 현장 경험이 1년에 불과한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임시로 감독 대행을 맡았지만 그 이후가 더 문제다.
준우승을 차지해도 감독이 교체되는 판국에 허민 의장까지 구단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현장에 대한 간섭도 만만치 않다. 지금 상황이라면 어느 감독이 와도 마음 놓고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다.
리그 최강의 테이블 세터(이정후, 김하성), 리그 최고 4번 타자(박병호),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조상우), 리그 최강의 외국인 원투펀치(요키시, 브리검) 등을 보유하며 우승권으로 분류되는 키움 사령탑은 욕심이 나는 자리임은 분명하나 ‘독이 든 성배’를 선뜻 마실 이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은정의 핀셋] 정부,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 의지 있는 거 맞나

2020.10.16 07:00 |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eu@dailian.co.kr)

정부가 올초부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조속히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임상 지원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지원이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다보니 정부가 정말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보면 임상 승인된 26건 중 6건이 종료됐고, 치료제 18건과 백신 2건 등 총 20건이 임상을 진행 중이다.
그중 3개 업체만이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들 업체에 370억이 지원됐다.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과 녹십자가 각각 219억원, 58억원을 지원받았으며 백신을 개발 중인 제넥신이 정부지원금 92억원을 받았다.
임상지원 예산 940억원(치료제 450억원·백신 490억원)의 집행률이 40%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세계 각국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기업에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한 기업에만 2조원을 지원할 정도로 통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 기업들에 지원되는 예산이 그리 충분한 규모는 아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에 가장 근접했다고 평가받는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는 현재 3만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1명당 300만원가량 비용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임상 3상에만 9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이들 기업은 충분한 자금에 힘입어 임상을 서둘렀고, 이르면 이달 중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내 5000만명 분의 백신이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기업들이 백신 임상 1·2상을 한창 진행 중이고, 진원 생명과학의 DNA 백신 임상도 순항 중이다. 하지만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 상용화도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을 올해 2186억원 보다 19% 증액된 2604억원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는 등 백신·치료제 개발이 마무리될 때까지 총력 지원한다고 한다.
이제라도 지원예산을 늘리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우리 정부도 뭘 하고 있긴 하다는 '보여주기식' 예산이 아니라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과 관련해 "행정 지원도 아끼지 말고 돈도 아끼지 말라. 끝을 보라"고 했던 게 생각이 난다.
연내 치료제를 개발하고, 내년까지 백신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정부의 당초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에 걸맞는 추가 지원책이 절실하다.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의지가 수반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할 때다.

[임유정의 유통talk] 소비자 편익은 쏙 빼고 유통업 규제만

2020.10.16 07:00 |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irene@dailian.co.kr)

“대형마트 의무휴무일에 대해 알고 있지만 매번 헛걸음질 치기 일쑤다.”
대형마트 이용 시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점 중 하나다. 알고는 있지만 언제 쉬는지 정확하게 모르다 보니 매주 일요일 오전만 되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는 '대형마트 휴무일'이 상위에 오르곤 한다.
유통산업발전법으로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 된지 10년이 넘었다. 계속된 규제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폐해진 업계는 갈수록 복원력을 잃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듯 하다. 전통시장의 실패를 ‘정부규제’를 통해 해결고자 하는 시도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달 전통시장 주변의 대형마트 입점 제한 존속기한을 연장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향후 5년간 전통시장 1km 이내에는 대형마트 입점이 금지되며 준대규모 점포의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 등이 적용된다.
전망은 더 암울하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보다 더 강력한 규제를 담고 있는 10여건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대형마트에 적용되는 의무휴업 규제를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등 대기업 유통 채널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상업보존구역 범위를 현행 반경 1km에서 20km로 확대하고, 대규모 점포 개설을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이 발의됐다.
이 개정안대로라면 사실상 전국에 있는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복합쇼핑몰이나 대형마트가 입점할 수 없게 된다. 소비자 편익을 또 한 번 배제한 셈이다.
어느 분야든 경쟁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시장이 불완전하다는 이유로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면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정부는 과잉 규제로 혁신과 성장의 싹을 자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하루속히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강현태의 빨간맛] '사법부 판단 존중'이 외교를 지웠다

2020.10.15 07:00 |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trustme@dailian.co.kr)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철거가 보류됐다. 소녀상 설치를 주도했던 코리아협의회가 베를린 법원에 철거 명령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영향이다. 미테구청은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추가 조치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
독일 현지 시민들의 연대로 소녀상 철거를 막았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정작 웃고 있는 쪽은 일본일 것이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과 갈등을 빚어온 위안부·강제징용 문제 등과 관련해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3권 분립 하에서 사법부 결정에 대해 행정부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소녀상 문제에 있어 일본은 외교 수장까지 나서 철거를 압박하고 있지만, 한국 외교부는 "민간 차원의 자발적 움직임에 대해 한국·일본 정부가 외교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점잔을 빼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공식적 조치'도 취할 수 없는 처지다. 독일 법원이 개입된 상황에서 만약 우리 외교부가 목소리를 낸다면, '사법부 판단 존중'이라는 대일 외교의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꼴이 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독일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데 대해 "독일 법원에서 독일법을 바탕으로 한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독일에서 소녀상 철거 문제가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독일 레겐스부르크 인근 사유지 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은 일본 압박으로 '일본군 성 노예' 역사를 담은 비문(碑文)이 철거된 바 있다. 현재 해당 소녀상은 설치 배경에 대한 설명 없이 덩그러니 조형물만 남겨진 상태다. 이후 독일 한인회와 시민단체들이 외교부의 소극적 대응을 지적해왔지만, 외교부는 '소녀상과의 거리두기'를 완화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외교에 있어 일관된 원칙은 금과옥조다. 하나 이따금 원칙을 구부려 여지를 남기는 게 국익에 부합할 때도 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여파 속에서도 '원화결제 계좌'라는 '우회로'를 뚫었듯, 대일 외교 역시 '사법부 판단 존중'의 틀을 뛰어넘는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문제는 일본을 향한 원칙이 조금만 구부려도 부러지는 지경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이제 와 유연성을 논하기엔 내지른 '죽창'이 너무도 날카롭고 단단했다. '극일'로 포장된 반일감정 고취에 정권 지지율은 올랐을지 몰라도 외교가 발붙일 곳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고수정의 참견] 이제껏 레임덕 없는 정권은 없었다

2020.10.14 07:00 |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ko0726@dailian.co.kr)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시기에 따라 의미가 둘로 나뉜다. 임기 초반에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면, 임기 중반부터는 '평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1년 7개월을 남겨 둔 현재 40%대에 머물고 있다. 적게는 40%대 초반, 많게는 40%대 후반으로 조사되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초의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라는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후반기로 갈수록 하락 곡선을 그리는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물결 모양을 그린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와 부동산 대책 여파, 수해 피해 등이 맞물린 지난 8월 딱 두 차례만 30%대로 곤두박질쳤을 뿐이다. 집권 4년차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과 비교해도 현저히 높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해서 얻은 결과로만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이로 인한 촛불집회 덕분에 비교적 대권에 쉽게 오르고, 정권 초기 최저임금 인상 등 정권에 불리한 이슈들은 '남북 훈풍'과 같은 외부 요소로 인해 묻혔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겼다. 이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돋보이게 만들었고, 지난 4·15 총선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문 대통령을 두고 '운 좋은 대통령'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런 '운 좋은 대통령'도 레임덕은 피하지 못할 거라는 말이 최근들어 자주 들린다. 당장 부동산 정국에서 이탈 가능성을 보였던 '콘크리트 진보층' 3040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3040의 지지율은 본보 정례조사에서 20%p 가까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공정 논란' 등으로 여권에 대한 실망감과 불만도 차츰 드러나고 있다.
레임덕의 전형적인 징후도 감지된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가 청와대, 여권 핵심 인사들의 연루설로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이다. 만약 의혹이 사실이 된다면, 제아무리 '콘크리트'라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역대 어느 정권도 레임덕을 피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요동치는 민심을 수습하지 않는다면, 협치와 타협의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히지 않는다면 민심 이반은 가속화 될 것이다.

[이은정의 핀셋] 원칙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더 큰 재앙 불러올 수도

2020.10.13 07:00 |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eu@dailian.co.kr)

두 달 가량 이어지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조치가 1단계로 완화됐다. 누적된 국민들의 피로도와 경제 피해를 고려할 때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평가다.
정부는 거리 두기 단계를 하향하면서도 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이나 사업장은 현재의 강화된 방역 수칙을 지키도록 하는 업종별 탄력 적용 방식을 취했다. 수도권의 경우 다중이용시설에서 핵심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음식점이나 카페의 거리 두기 원칙도 그대로 적용된다.
하지만 정부가 세운 1단계 방역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원칙 없는 조치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추이, 감염경로 불분명 비중 등 여러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불안정한 상황에서 완화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2주간 일일 확진자 평균 50명 미만 ▲감염경로 불분명 비중 5% 미만 ▲방역 통제망에 들어오는 비중 80% 이상이 돼야 감염병 확산이 통제가 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건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지역발생 추이는 9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평균 57명으로, 첫번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더군다나 해외 유입 환자까지 합산하면 이 기간 동안 평균 일일 확진지수는 71명으로, 기준점인 50명선을 훌쩍 넘어선다.
감염경로 불분명 비중 또한 19%로 기준치를 훌쩍 넘어섰다. 방역 통제망 비중 역시 80%에 미치치 못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두 달여간 시행되면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는 점과 자영업자 및 서민경제 피해가 극심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먹고살기 어려워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절망적 상황으로 내몰렸었다.
지난 8월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도록 영업이 제한돼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영업자들이 코로나로 죽기 전에 굶어 죽을 지경이라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그러나 이번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자칫 더 위험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간과 해선 안된다.
앞서 5월 징검다리 연휴, 7월 휴가철 등을 앞두고도 확산세가 조금 줄어들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며 방역이 느슨해졌고, 이는 재유행으로 이어진 바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재유행이 확산돼 다시 봉쇄조치에 들어간 곳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만 예외일 수 없다는 걱정이 앞선다.
더군다나 가을·겨울 독감과 코로나 동시유행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방역의 고삐를 한시라도 늦춰선 안 된다. '방역 완화=재유행'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도록 정부가 원칙에 맞는, 일관성 있는 방역대책을 보여주길 바란다.

[김민석의 할많하당] 정부 '일방통행'에 꺾여가는 동학개미

2020.10.12 07:00 |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kms101@dailian.co.kr)

지금 주식시장의 최대 화두는 '대주주 요건'이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특정 회사 주식 보유액이 10억원을 넘을 경우 대주주에 해당돼 주식 매매차익의 22~33%를 양도소득세로 내야한다. 정부는 이 대주주의 요건을 내년 4월부터 3억원으로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방안이 나오자마자 연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심지어 이 방안을 주도적 이끌어 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등장했을 정도다.
개인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정부가 과세를 예고한 대주주 요건이 본인뿐 아니라 부모·조부모·자녀 등 직계존비속과 배우자의 보유 주식을 모두 포함해 결정한다는 점이다.
A라는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1000만원 어치만 보유하고 있어도 주변 친·인척이 같은 주식을 2억9000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면 꼼짝없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현대판 연좌제로 표현하며 현실과 맞지 않는 불합리한 처사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이는 이유다.
두 번째는 대주주가 되는 주식 보유 액수다. 3억원은 너무 적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8월 코스피·코스닥·코넥스 등 국내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1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의 11조9000억원보다 160.5%(19조1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전체 80%(25조원)가 넘었다. 실제로 특정 주식을 3억원 넘게 보유한 개인 투자자가 있을 가능성도 낮지 않다는 의미다.
문제는 보유주식이 3억원에 못 미치는 개인 투자자들까지도 비판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세대상도 아닌 투자자들까지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이유는 주식시장이 현재 일반 개미가 자산증식의 꿈을 꿀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는 가혹할 정도로 부동산을 옥죄면서 개인에게 투자의 여지조차 남기지 않았다. 아울러 연이어 터지고 있는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개인에게 자본시장에 대한 의구심을 안겼다.
이처럼 접근할 수도, 믿을 수도 없는 시장이 조성되자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어 동학개미가 됐다. 개미들은 실제 과세에 대한 걱정이 아닌 주식시장이란 마지노선을 빼앗길 우려에 이 방안을 격렬히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개인들은 대주주 양도세 방안 발표 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5거래일 간 코스피를 1조3450억원 규모로 팔아치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를 2400포인트까지 이끌어온 개인들이 무언의 시위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만약 정부 방침대로 대주주 요건이 3억원까지 낮아지면 매년 연말 쏟아지던 순매도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 대주주는 주주명부가 폐쇄되는 매년 12월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이에 개인 투자자는 매년 연말이면 3~5조원 가량의 주식을 팔아왔다.
대주주 요건이 낮아져 개인이 주식을 급하게 매도하면 해당 종목의 주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가가 떨어지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들이 입게 된다. 나아가 주식시장에 대한 희망조차 잃게 된다. 당장 눈앞의 위기보다는 향후 안정적인 시장에서 거래하고 싶은 열망이 불만으로 발현된 셈이다.
문제는 정부가 지금도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주주 주식기준을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수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원칙과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대주주 요건을 세대합산에서 인별기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발 물러서긴 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입맛을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7월 양도세 과세 대상인 주식 차익 범위를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리는 데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주식시장을 받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에 대해 응원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시장을 위축시키거나, 투자 의욕을 꺾는 방식은 안 된다"는 한 마디가 결정적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진심으로 증시를 끌어올린 '동학개미'을 응원하고 싶다면 그들의 마지막 남은 희망인 주식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

[류지윤의 배드토크] #섹시 #노출…청춘을 빼앗긴 걸그룹

2020.10.11 07:00 |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yoozi44@dailian.co.kr)

대중의 관심을 받으려 많은 걸그룹들이 섹시한 콘셉트로 무대에 오른 시기가 있었다. 너도나도 '섹시한 걸그룹'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자극적인 옷차림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경쟁은 선정성 수위를 올렸다. 2010년 이후 데뷔한 적잖은 걸그룹이, 아니 정확히는 걸그룹이 소속된 기획사들이 추구한 방향이었다. 그 당시 활동했던 이들이 계약기간 만료로 해체한 후, 그 이면이 드러났다. 섹시함으로 사랑받을수록 멍들어 가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지난 8일 첫 방송한 MBN '미쓰백'에서 가영이 스텔라 시절 '19금' 콘셉트를 회사에서 강압적으로 시킨 것이고, 지금도 노출이 있는 옷은 잘 입지 못한다면서 스폰, 음란물 DM이 아직도 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활동 당시 수익금이 100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멘토인 백지영과 송은이는 분노하고 공감했다.
방송이 전파를 타자 당시 스텔라 소속사인 디엔터테인먼트파스칼 최병민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최 대표는 강압적으로 '19금' 콘셉트를 시킨 적이 없고, 부모님들과 상의하면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손익분기점이 넘지 않았음에도 정산을 해줬고, 금액도 1000만 원이 넘으며 용돈, 월급 개념으로 꾸준히 지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영이 화장품 광고 계약을 어기고, 개인 SNS 다른 화장품 PPL 활동을 해 계약 위반으로 피소를 당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가영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로 나뉘어졌다. 가영을 인격체가 아닌 성상품화로 소비하는 시스템의 피해자로 바라보는 반응과 감성을 팔아 다시 한 번 이슈몰이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똑같은 시간을 보낸 대표와 가수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모양새가 됐다.
선정성·정산과 관련한 이번 논란이 안타까운 건 이같은 사례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쓰백'에 함께 출연한 나인뮤지스 출신 류세라는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해야 했던 데뷔 초기, 첫 방송에서 가터벨트를 입은 자신과 고등학생이었던 다른 멤버들의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일을 털어놨다.
와썹 출신 나다는 정산 문제로 인해 팀을 떠난 케이스다. 그는 2017년 매출에 대한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과 출연금지 등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다. 나다와 함께 진주, 다인도 문제를 제기하며 팀을 떠났다. 이외에도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정산과 관련한 소송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매년 들린다.
최근에는 파나틱스 멤버들이 라이브 방송 도중 성희롱을 당한 모습은, 업계 관계자들이 걸그룹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증명했다. 방송 중 한 멤버의 다리를 가려주고자 관계자가 점퍼를 주자 다른 관계자가 "가리면 어떻게 하냐, 보여주려고 하는 건데"라고 말했고, 점퍼를 받은 멤버는 눈치를 보다가 다시 치우고 방송을 진행했다.
다시 가영의 이야기로 돌아와, 그는 2018년 SBS 스페셜 '아이돌이 사는 세상-무대가 끝나고'에 출연해 "20살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사는게 어떨까 싶다. 이 나이에 겪지 않아도 될 것들을 너무 빨리 겪은 건 아닐까 싶다.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라고 말하며, 이제는 없을 평범한 20대를 꿈꿨다.
기획사들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앞서 최 대표의 입장처럼 주장이 서로 대립되거나, 각각 다르게 인식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처 입은 멤버가 존재하고, 해체 후 잡음이 나오는 것은 결코 업계나 멤버들에게 좋은 일이 아님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더구나 당사자인 멤버들은 가장 즐거워야 할 10대와 20대의 시절이다. 잊고 싶은 기억으로 남는다면, 책임은 어찌되었든 당시 어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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