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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국가 정체성과 나라경제 바로보기

    [데일리안] 입력 2006.10.1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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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양극화의 거짓과 진실´...최광·강석훈·안종범 공저

‘국가 정체성과 나라경제 바로보기 : 양극화의 거짓과 진실’의 저자들. 왼쪽부터 최강·강석훈·안종범.‘국가 정체성과 나라경제 바로보기 : 양극화의 거짓과 진실’의 저자들. 왼쪽부터 최강·강석훈·안종범.
대한민국의 오늘은 조선말 혼란스럽고 불안했던 개항의 그 때와 닮았다. 이제까지 한번도 의심치 않았던 국가정체성이 인구에 회자되고 격랑의 정국 속에서 국정을 논하는 인사들은 국가의 정체성을 ‘바람직한 발전적 방안’의 미명으로 논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했던 개항의 암울하고 감성적인 불확실성이 오늘의 대한민국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2006년의 대한민국은 정체성 위기 속에서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도전이 응전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비극과 간극으로 너울대고 대한민국의 저력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냈던 국민은 ‘양극화’의 선동과 위협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국가 정체성과 나라경제 바로보기 : 양극화의 거짓과 진실(최광·강석훈·안종범, 봉명)’은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정치적·경제적 정체성에 대한 무지’에서 찾는다.

저자들은 “국가정체성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논란이 된다는 자체가 이미 문제”라고 꼬집으며 우리가 의구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대한민국의 정치적, 경제적 위치가 지향점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즉,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지만 기실은 복지와 형평성 제고의 큰 틀 아래 관치주의 정책과 형평주의적 사고방식,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미숙한 교육 등의 복합적 악재로 반시장적 기류가 한국경제를 질식시키고 있다는 것.

이 책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딜레마-외향적으로는 자유를 지향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제도와 평등주의에 얽매인-를 솔직히 들여다보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한국경제의 성과를 “20세기 빈곤으로부터의 탈출에 성공한 지구상의 몇 안 되는 모범적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 “강력한 가부장적 정부 하에서 경제개혁의 실험장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의 과감한 개혁과 우직함”이 성장원동력이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이같은 구조가 현재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었음을 간과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대한민국은 시장에 대한 국가간섭의 천국”이라고 단언하며 통제와 억압이 자원분배에서 개개인의 의사결정권을 박탈해 자본주의의 도덕적 기반인 독립심, 기업가 정신, 책임의식, 신중함, 엄격성, 소비자나 주주에 대한 충성심 등이 생성·성장할 여지를 없앴다고 비판한다.

특히 저자들은 “경제력 집중방지,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성장과 안정을 위한 국가의 개입, 국토와 자원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개발과 이용을 위한 토지소유권의 제한, 경제민주화의 실현, 노동자의 권익보호, 적정 소득분배 유지” 등의 부작용을 낳아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되는 소득과 재산의 분배결과가 정치집단과 정부의 관료집단에 의해 임의로 수정되고 바꿔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책은 한국경제의 이러한 여건 속에서 ‘뜨거운 머리와 차가운 가슴’을 지닌 정책 담당자의 정치, 경제적 이해와 인식 부족으로 “민생과 평등을 내세울수록 시장은 민생을 더욱 어렵게 하고 불평등을 더욱 확대시키는 복수를 하는” 역사적 오류를 반복하고 있는데 우려를 표한다.

특히 저자들은 진보성향의 국회의원 비중이 높아진 17대 국회가 개혁을 빌미로 진보적 시장억제적 입법을 주도하는 것과 관련, 이들 진보성향의 의원들이 대중적 인기몰이에 잡착한 나머지 갈등과 혼란을 부추기고 있음을 논리적으로 해부한다.

이에 따라 이 책은 표류하는 한국경제를 바로잡는 첩경은 바로 정치경제적 체제를 인식하고 지향점을 이에 합치시키는 일종의 체질개선임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잠재성장능력, 생산성, 기업수익률 등 경제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모든 지표들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현실”을 타파하는 진정한 개혁은 과거의 성장중심주의 경제정책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한편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우리가 불확실성이라 부르는 걱정은 “경제부침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성장잠재력과 시장경제체제의 붕괴조짐에 대한 걱정”임을 짚어내면서 저자들은 “사유재산권의 확립, 교환 및 거래의 자유로움, 경쟁적 시장체제의 구축, 효율적 자본시장의 구축, 통화가치의 안정, 대외개방과 자유무역의 창달 등 경제체제의 기본 틀을 만들고 경제정책을 확고히 경제원리에 맞게 수립·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현재의 정치경제적 분열과 위험성을 이념논쟁이 부각됐던 한국의 특수성에 기인해 냉철히 분석한 ‘국가 정체성과 나라경제 바로보기 : 양극화의 거짓과 진실’은 구호적 이론서를 넘어선 실질적 참고서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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