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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키 요시오의 투명하고 깊은 사랑에 빠진다

    [데일리안] 입력 2006.10.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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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오사키 요시오의 <아디안텀 블루>

사람의 기억과 그 속에 담긴 사랑을 놀라우리만치 맑고 투명하게 묘사해 낸 화제작.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수상작인《파일럿 피쉬》의 2부 격인《아디안텀 블루》는 주인공 야마자키에게 다가온 한 순간의 소중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월간 발기’의 편집자인 야마자키는 어느날 SM스타 유카를 통해 물웅덩이만을 찍는 사진작가 요코를 소개받는다. 둘만의 사랑을 키우던 그들, 그러나 사진 촬영을 위해 출장을 간 요코가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야마자키.

암으로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병원에서 마치고 싶지 않다는 요코의 부탁으로 야마자키는 함께 촬영을 갔었던 프랑스 니스의 해변마을로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데…….

전작 《파일럿 피쉬》에서는 마흔의 편집장이었던 야마자키가 《아디안텀 블루》에서는 서른 셋의 편집자로 나온다. 물론 같은 풍속잡지인‘월간 발기’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현재 지독한 상실감에 휩싸인 채 일순간에 잎이 말라 타들어가는 아디안텀 화분을 안타깝게만 바라본다.

성장의 마디같이 돋아난 어린 시절, 고향 홋카이도에서의 잊을 수 없는 몇몇 사건들을 돌아보고, 요코를 만나 사랑한 지난 2년을 떠올리며, 맥주통에서 자신의 몸으로 맥주를 옮기는 일을 반복하는 주인공 야마자키. 아디안텀은 하트 모양의 잎을 가진 공작고사리과의 식물로, 한번 시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잎이 말라가는 특징이 있고 이를 아디안텀 블루라고 한다.

그런 우울속에서 다시 일어난 아디안텀만이 살아남듯이 야마자키 역시 요코의 상실을 이겨내기 위해 온몸으로 투쟁한다.그는 죽음을 앞둔 요코의 말들과 몸을 기억하며 다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것도 따뜻하고 용감하게 삶을 구가해야 한다는 것을 되새긴다.

자신의 반복되는 삶 속에서 주어졌던 모든 인연과 추억을 감내하며‘삶은 오래 지속된다’고 작지만 뜨겁게 반응하는 야마자키의 모습에서 우리는 어떠한 삶의 태도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기만하지 않고 진실된 마음의 힘으로 자신과 인생을 대하는 것이다. 그것이 다름아닌 요코가 말한 따뜻한 사람으로 남아주는 것이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그 특별한 사랑의 기억에 대하여
불치병과 사랑의 상실, 얼핏 드라마에서 많이 본 설정의 내용이 전혀 진부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직선으로 다가가는 작가의 본질적인 언어의 힘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감정을 담은 따뜻한 마음과도 같은 글로서 절절한 사랑의 한계와 그 이상을 독자들에게 가감없이 보여준다.《9월의 4분의 1》과 《파일럿 피쉬》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그 감동의 깊이를 유감없이 보여준 오사키 요시오의 최신 장편소설《아디안텀 블루》는 사랑의 힘과 인간의 따뜻함을 믿는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놀라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영화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익숙한 설정이지만 전혀 새로운 감성과 접근법으로 사랑과 상실을 묘사하고 있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2006년 9월 현재 일본에서는 동명의 영화가 신성 여배우 마쓰시타 나오(20)와 중견 남자배우 아베 히로시(41) 주연으로 촬영을 마친 채 개봉을 준비중이며, 국내에서는‘실미도’의 제작사 한맥엔터테인먼트가 원작의 판권을 구입하여 각색,‘투게더’라는 가제로 제작을 준비중이다. 소설의 차분하면서도 먹먹한 감동을 전하는 문체가 어떤 영상 언어로 번역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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