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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존재와 이별하는 아픈 시간을 담아낸 소설

    [데일리안] 입력 2006.11.2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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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나카무라 코우의 <100번 울기>

노마문예신인상을 수상하고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면서 일본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나카무라 코우의 최신작 《100번 울기》가 오근영의 번역으로 노블마인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같은 선상에 있는 젊은 감성의 연애소설이다. 요시모토 바나나에서 카타야마 쿄이치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젊은 작가들이 그러하듯 나카무라 코우도 소중한 이의 죽음으로 인한 아픔과 슬픔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가는 과정, 그 아픈 시간들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담담히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특별하다.

또 작품 곳곳에 드러난 수학공식이나 기계구조의 묘사는 이공계 대학을 나와 광학회사에서 근무한 작가의 특이한 이력이 반영된 것으로 기존의 연애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3년간의 연애, 그리고 달콤한 청혼.
하지만 그녀는 떠나고, 그 빈자리에서 흘린 100번의 눈물…

도쿄의 한 공장에서 기계설계 일을 하는 주인공 후지이에게는 소중한 여자친구 요시미가 있다. 친구의 소개로 만나 사귀기 시작했고 석 달쯤 지나 후지이는 프러포즈를 한다.

우선 결혼 연습 삼아 동거에 들어간 그들에게는 분명 인생의 정점이라도 해도 좋을 만큼 행복한 순간들이 있었다. 그 순간은 그녀가 말기 암 선고를 받음으로써 끝나버린다. 힘겹게 병마와 싸우는 그녀 옆에서 후지이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력감에 시달리며 안타까운 하루하루를 보낸다.

결국 그녀는 세상을 떠나고, 백 일이 지나도록 그는 술을 마시고 눈물을 흘린다. 이렇듯 소설은 한 남자가 소중히 여기는 존재들과 이별하는 시간을 담아내고 있다. 그녀의 때 이른 죽음과 천수를 누리고 간 애견 ‘북’이 대비됨으로써 그 슬픔은 더욱 고조된다.

삶도 사랑도 끝이 전제되어 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백 일의 시간이, 백 번의 눈물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주인공의 입을 빌려 모든 것이, 삶도 사랑도 끝이 전제되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더 미래를 낙관한다.

그러지 않고는 그 누구도 그곳에서 한 걸음 내디디지 못하므로. 주인공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백 일의 시간이, 백 번의 눈물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상큼하고 풋내나는 연애의 향기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흘린 눈물이 가득하고, 상실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이후 살아갈 삶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평범하지만 진실한 사랑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는 특별히 세련되거나 과장되게 감성에 호소하지 않고도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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