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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인의 몰락·회생 담은 소시민에의 응원가

    [데일리안] 입력 2006.12.2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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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이창대의 자전적 이야기 담은 ‘돈 못 벌면 사람도 아니다’

성공기회 주는 데 냉혹한 사회에 대한 경종과 희망의 메시지 담아

‘돈 못 벌면 사람도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돈이란 화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돈은 선이자 사회적 지위이며, 그의 인격과 명예를 나타내는 척도인 동시에 ‘인간다움’을 누릴 수 있는 권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번다는 것은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자 통로라는 점에서 더욱 자극적이다.

어쩌면 이 도발적인 제목의 책이 자본주의가 지닌 속성으로 말미암아 ‘돈’을 버는 ‘노동’이 본연의 목적을 상실한 주객전도의 요즘, 불편한 책일런지도 모른다.

돈을 궁극의 목표로 두는 천민자본주의와 다를 바 없지 않느냐는 비판, 노력하는 소시민의 삶을 비하한다는 질타.

그러나 저자 이창대씨는 ‘물질만능주의’를 예찬하고자 이 책을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는 자신이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여러 번의 실패와 그로 인해 “피곤한 세상의 노후를 살고 있는” 고단의 삶의 궤적을 독자들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좌판에서 대기업까지 성공담이 주류를 이루는 여느 자전적 이야기와 시작점이 다른 것.

이 씨는 우리나나 최고 명문대학인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과학도이자 벤처기업의 신화를 일구기 위해 묵묵히 땀 흘린 기업인이었던 자신이 부딪쳤던 ‘현장’을 가감없이 기록한다.

‘진정성을 보여 주기 위해 100일 동안 매일 일기를 쓰며 떠오른 단상을 기록했다’는 저자 의 말처럼 이 책은 체계와 잘짜인 기획력으로 승부하는 ‘포장된’ 자서전이 아니다. 오히려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 너무도 인색한 현 사회에서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왔던 자신에 대한 위로이자, 무한 경쟁의 사회 구조 속에서 성공하고 승리한 이들의 뒤편에 가려진 수많은 소시민에의 찬가다.

인간은 경제활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경제활동에서 낙오하거나 탈락해 열외자로 남는 것은 한순간이다. 이 씨는 부단히 몰락과 회생의 뫼비우스 띠에서 괴로워 하지만 그것을 회피하거나 외면하지 않는다. 정면으로 응시하고 인내와 우직함으로 승부한다.

이 씨의 모습에선 실패와 성공의 갈림길에서 안달하며 결과에 연연해하기보다 초연한 자세로 노력하지만 성공의 토양이 미비했던 이들에 냉혹한 사회의 모순을 이겨내고자 하는 강인함이 읽혀진다.

그렇기에 ‘돈 못 벌면 사람도 아니다’는 단순히 상업적 효과에 편승해 ‘돈 몇 푼 벌어보자’는 얄팍한 상술도, 돈만이 세상의 전부라는 천박한 자본주의자의 자화자찬도 아니다. 지난 시절 겪었던 우리 사회의 현실 그대로를 표현한 역설적 표현이자, 고난을 뛰어넘어 희망찬 미래를 끊임없이 조망하는 우리네의 소망이고 바람인 것이다.

취업난과 조기퇴직으로 어두웠던 2006년에 힘없는 발걸음을 옮겨야 했던 독자들에게 던지는 ‘돈 못 벌면 사람도 아니다’의 메시지는 어느 공익 광고처럼 ‘열심히 사는 당신이 있다면 결국 대한민국은 바로 가는 것’이라는 또 하나의 응원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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