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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차이나쇼크…그 실체를 벗긴다

    [데일리안] 입력 2007.02.0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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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오데드 셍카의 <중국의 세기>

<중국의 세기>는 미 펜실베니아대학 MBA스쿨인 워튼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경제경영총서 중에 하나이다. 저자는 ´오데드 셍카´라는 저명한 경영학자 겸 교수이고, 이 책은 2005년에 럭스미디어에서 출간되었다.

책의 특성상 전문적인 통계수치도 많이 인용되어 있고, 다분히 미국 중심적인 시각에서 20세기말 21세기초엽 세계 경제권에서 중국 경제의 부상과 이에 따른 변화를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4용(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과 일본, 인도 등과의 비교분석이라던가, NAFTA(북미무역자유협정)이후의 멕시코 등에 대한 서술도 소상히 하고 있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중국의 역사적, 경제적 발전을 나름대로 개괄하고 있다. 중국과 일군의 범중화권이라는 새로운 분석도구로 중국 경제의 부상을 설득력 있게 분석하고 있으며, 미국경제에 미친 영향력, 그 대응 방안을 서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필자의 관심을 끄는 내용은 세 가지 정도였다.

우선, 지적재산권에 관한 내용이었다. 알다시피 중국은 복제품의 천국이다. CD, DVD 등 문화상품은 물론 의류나 명품류, 심지어 전자부품과 혼다 오토바이에 이르기까지 복제하고 있다. 저자의 인용에 따르면 그 비율이 총수출액의 7∼80%에 이른다고 한다.

저자는 중국지방정부들의 방조와 장려, 부패의 만연 등 경제외적인 이유를 들고 있다. 물론, 경제 내적으로도 원인은 많다. 우리나라와 일본, 아시아 4용 등의 경제발전 과정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술적 후진성이 작용하였고, 중국 고유의 외자유치정책 시스템과도 연관이 있다.

그런데,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부정적일 것만 같은 지적재산권 침해가 변화의 가능성과도 일맥 닿아있다는 언뜻 지나가는 듯한 저자의 언급이었다.

´지적재산권´이라는 것은 자본주의적인 제도이며, 소유권절대의 관습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80, 90년대 대학가에서는 원서류는 보통 복사를 하여 사용하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것이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도둑질과 같은 일로 평가되었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함부로 영화나 음악, 동영상 등을 다운로드 받으면 불법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은 세계화와 더불어 번진 서구 제국주의의 국제 규범들일 뿐 중국은 아직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중국은 앞으로 세계 패권을 다투는 국가로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많이 자본주의화 되었다고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의 전통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런 국가에게 지적재산권을 무시하고 복제하는 것은 단순히 미국인 학자가 자본주의적인 시각으로 치부하는 이상의 문화적, 사상적 ´다름´이 있다.

우리나라도 80년대 본격적 경제·금융 개방 이전에는 위에 예를 들었던 복제와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해서는 덜 민감했다. 지금도 용산역과 같은 곳을 가면 복제 DVD천국이다.

결론은 중국이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오면 지적재산권 문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 EU를 비롯한 지적재산권으로 이익을 보는 측과 그들이 주도하는 국제기구와 협정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책에서는 브랜드의 쇠퇴에 관한 내용도 잠시 언급이 되어 있다. 요즘은 브랜드사회라고 할 만하고, 명품에서 중저가 제품까지 브랜드마케팅이 마케팅기법의 주류이다.

하지만 TV와 같은 범용품에서는 일부 유럽계 명품을 제외하고 브랜드가 쇠퇴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한국 얘기는 아니며 미국 얘기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TV에도 명품이 먹혀든다. 삼성 PAVV, LG 액스캔버스가 그 대표적 품목이 아닐까?

그런데 미국은 좀 다르다고 한다. 그 상황은 일본과도 조금 다른데, 일본에선 가격이 비싸도 국산(일산)을 선호하지만, 미국에서는 가격이 비슷하고 성능이 비슷하다면 국적도 브랜드도 무시하고 구입되며 태국산 TV이건 말레이시아제 TV이건 비슷하게 대접받는다고 한다.

단지, 국적에 대한 혐오는 조금 남아있어서 가령, 중국의 인권문제가 미디어에서 부각되면 중국산 TV에 대한 수요가 조금 줄어드는 식이라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 요즘 미국에서는 원산지를 감추거나 속이는 마케팅도 많다고 한다.

하여튼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은 브랜드의 쇠퇴이다. 그 같은 현상이 한국에도 전염되어 중국제 하이얼 제품도 가격만 맞으면 삼성 제품과 경쟁력이 있는 때가 되면 좋겠다. 왜냐면 브랜드는 허구이기 때문이다.

어느 제품이 삼성 것이라고 해서 실제로 보장되는 것은 별로 많지 않다. 단지,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정에서 광고비, 고가정책 등으로 상승된 원가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뿐이다.

요즘처럼 가격비교 사이트나 전자상거래와 같이 다양한 채널이 개발된 시장 상황에서는 소비자는 소위 기업의 ´입소문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정보를 탐색하여 합리적으로 소비하여야 한다. 브랜드는 허구일 따름이다.

책에서는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무역실업(trade displacement), 아웃소싱(out-sourcing), 오프쇼링(off-shoring)에 관한 내용도 잘 분석이 되어 있다. 핵심은 중국 경제의 발전은 미국의 고용축소를 가져오며, 그 영향이 어떤 산업과 어떤 계층에 영향을 미치는가와 그 폭이 미국의 대응에 의해서 어느 정도 상쇄되는가 하는 것이다.

중국 제품의 수입으로 미국에서는 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서비스업 등은 오히려 고용이 창출되고 있어 계층적으로 유사양극화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선진국에서도 발생하는 무역 자유화, 세계화의 부작용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도 해당된다. 여기서 필자가 한 번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중국 경제의 부상보다는 오히려 세계화나 최근의 한미무역자유협정에 따른 부정적 결과들이다.

멕시코(후진국)나 미국(선진국)에서 그랬듯이 한국(중진국)에서도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확산에 따른 국가 간의 무역, 자본이동의 증대, 특히 해외투자나 아웃소싱, 오프쇼링의 확대는 궁극적으로 자국에서의 산업구조의 고도화라는 일부 장점은 있다. 하지만 실업확대와 제조업공동화라는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소위 양극화 현상을 가중시켜 중산층의 해체와 빈곤층의 확대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안전망 확대 주장과 더불어 한미무역자유협정 반대 주장의 배경이다.

최근 마구잡이로 진행되는 한미무역자유협정은 멕시코의 NAFTA 10년이 가져온 비참한 민중의 현실, 미국기업들의 자유로운 이윤추구가 야기한 제조업 실업 증대와 같은 문제들을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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