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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반대' 기독자유당, 종교계 표심 겨냥하지만...

    [데일리안] 입력 2016.04.11 18:07
    수정 2016.04.11 18:10
    이슬기 기자

60대 이상 일부 유권자들 "공약 보고 정당투표서 기독자유당 선택할 것" 교계 내 정치세력에 대한 공감대는 '아직'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지난해 6월 서울광장 맞은편 대한문 앞에서 건강한 사회를 위한국민연대와 전국학부모연합, 바른 성문화를 위한 국민연합 등 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는 종교단체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지난해 6월 서울광장 맞은편 대한문 앞에서 건강한 사회를 위한국민연대와 전국학부모연합, 바른 성문화를 위한 국민연합 등 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는 종교단체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동성애 퀴어축제 취소 촉구 및 동성애 확산 조장하는 박원순 시장 규탄 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세살배기와 한살배기 자녀를 둔 박모 씨(36.남)는 최근 어머니로부터 서너 차례 연락을 받았다. 20대 총선에서 기호 5번으로 나선 기독자유당이 동성애 법제화 반대를 당론으로 내걸었다며, 정당 투표에서 기독자유당을 선택하라는 당부 말씀이었다. 그는 "어머니께서 '동성애는 막아야되지 않겠냐. 너 꼭 기독자유당 뽑아야 하는거 알지?'라고 하셨다. 그러고도 몇 번이나 더 강조하시더라"고 말했다. 박 씨의 부모님과 아내는 물론 박 씨 본인도 독실한 기독교인이지만, 선택과 판단의 자유를 보장받아야할 유권자로선 고민이 깊다고도 했다.

이같은 경우는 박 씨뿐이 아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이모 씨는 종교적 문제를 떠나 '동성애 반대'라는 신념에 따라 기독자유당에 정당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씨는 "내가 무슨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좋아하는 당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동성애에 대해서 '이건 아니다'라고 하는 당이 하나도 없지 않느냐"며 "교회 다니고 안다니고가 문제가 아니라, 그게 내 아들이나 딸의 일이 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지 않느냐. 잘못된 건 아니라고 잘못됐다고 할 줄 알아야지, 최소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인이자 자신을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60대 남성 최모 씨도 사견을 전제로 "여자끼리 남자끼리 성관계 하는 것이 떳떳하다면 왜 주변에 제대로 밝히지도 못하고 집단으로 나와서 시위를 하겠느냐. 동성애는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인들이 표 떨어질까봐 그 문제를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정치인들이 신념도 없고 그저 자기들 당선되려고 난리들인데, 어쨌든 그런 기준을 확실하게 밝혔으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간통죄 부활에 대한 필요성에도 힘을 실었다.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표밭으로 분류됐던 기독교계 일각에서 균열의 조짐이 보인다. 코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에서 신생정당인 기독자유당이 △동성애 법제화 반대 △간통죄 부활 △이슬람 특혜 철회 △할라 단지 조성 반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면서다. 특히 기독교인 중에서도 보수성이 짙은 60대 이상 연령층의 표심이 동요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원내정당으로서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기독자유당은 충남 당진의 고영석 후보 외에는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았다. 그외 후보로 등록한 10명은 모두 비례대표 후보다. 총 47석의 비례대표는 정당 지지율에 따라 배분되는데,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당 득표율에서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얻거나 지역구 의석을 5석 이상 확보한 정당에만 배분이 된다.

기독자유당의 경우, 지역구 의석 최소 조건인 5석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정당 득표율 3%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지난 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할 비례대표 정당을 묻는 질문에 기독민주당을 비롯한 원외 민주당 등 기타 군소정당은 1%대를 얻는 데 그쳤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윤석 의원이 입당하면서 원내 정당이 되긴 했지만, 교계 내 기독정당에 대한 공감대 자체도 충분치 않다.

현재의 정당 구조와 여론조사 추이 등을 볼 때, 기독자유당이 제1당이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을 상대로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치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지지세력으로 꼽히는 보수 기독교층 일부 유권자가 '공약'을 이유로 정당 투표에서 기독자유당을 선택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만큼, 이번 득표율을 눈여겨 볼 필요는 있다는 것이 새누리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종교는 결국 신념의 문제다. 다수 보수 교단의 기독교인들은 동성애나 간통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공당이 그 문제들에 대해서 찬성이다 반대다 확실한 입장을 내놓기가 솔직히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기존의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기독교인 유권자 일부가 지역구 투표에선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하되, 정당투표에선 기독자유당을 선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표희성 기독자유당 대변인은 "분위기상 이번 선거에서 비례 의석을 확실히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뒤 "학생들 입장에서도 성교육 시간에 동성애자들의 성관계 방식을 의무적으로 배우게 되는 거다. 특히 어머니들은 동성애 문제에 대해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당 공약에 대해 꼭 필요하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다만 같은 기독교인이라도 젊은층에선 무관심이나 부정적 여론이 강한 모습이다. 서울 지역 한 교회의 목회자인 김모 씨(31.남)는 "일단 정치판에 뛰어드는 모습 자체가 전혀 마음이 가지 않는다. 내가 확언을 할 수는 없지만, 저렇게 정치를 하는 게 과연 종교인으로서 좋은 영향력을 미칠지 잘 모르겠다"며 "투표는 하겠지만, 이 당을 찍고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기독교인인 37세 남성도 "그런 당이 있는줄도 몰랐다. 관심이 없다"며 "교회안에서 젊은 사람들도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꼭 그렇게 당을 만들어서 국회의원이 되어야하나"라고 되물었다. 

부부가 함께 종교생활을 하는 32세 여성도 "동성애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거부감이 있고, 정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만약 내 친구가 그런 사람이라고 한다면 진심으로 말리겠다"면서도 "종교를 이용해서 당을 만들고 당 이름도 '기독당'인 것 자체가 좀 그렇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권력을 추구해야 가능한 게 아닌가. 그런데 진짜 존경받을만하고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그렇게 권력지향적인 집단이 되는 게 맞는 건지 의심스럽다. 별로 찍어주고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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