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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잘못 솔직 인정"…사이비종교, 청와대굿 부인

    [데일리안] 입력 2016.11.04 11:41
    수정 2016.11.04 15:42
    이슬기 기자

"최 씨, 제가 가장 힘들던 시절에 곁을 지켜줘" 울먹

"누구라도 수사 통해 상응 책임져야…저 역시도 각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국민들의 박근혜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역대 최저치인 5%를 기록했다.ⓒ연합뉴스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합니다. 앞으로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습니다."

4일 국민 앞에 선 박근혜 대통령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구속된 최순실 씨와의 개인적 인연을 거론하며 용서를 구하는 대목에선 울먹이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저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면서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던 최순실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줬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추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말았다"고 말했다.

또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든다"며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라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는 대목에선 말을 더듬거나 잠시 침묵을 지키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과 최 씨 일가의 '사이비종교 연계설'에 대해선 단호히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심지어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힘을 실어 강조했다.

최 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거액의 '최순실 예산'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기울여 온 국정 과제들까지 모두 비리로 낙인찍히고 있는 현실도 참으로 안타깝다"며 "일부의 잘못이 있었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만큼은 꺼트리지 말 것을 호소드린다"고도 말했다.

대통령 스스로 특검에 의한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도 명확히 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다.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어느 누구라도 이번 수사를 통해 잘못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저 역시도 모든 책임 질 각오가 되어있다"고 약속했다.

다만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에서 제기되는 '일방적 개각' 논란, 야당이 요구하는 별도 특검에 의한 조사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보 및 경제 위기 등 산적한 현안을 근거로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돼서는 안된다"며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 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임기는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히 계속돼야만 한다"며 "더 큰 국정혼란과 공백상태를 막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은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본연의 기능을 하루 속히 회복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야 영수회담 카드'도 꺼내들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맡겨준 책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각계의 언론인과 종교지도자들, 여야 대표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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