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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해돋이를 보고...가미가제 격납고도 보고...

    [데일리안] 입력 2017.06.18 08:01
    수정 2017.06.18 08:47
    데스크 (desk@dailian.co.kr)

<퇴직부부의 신나는 제주여행>

형제섬~산방산~제주조각공원~포도호텔~한국다원~유리박물관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015년 여름 한 달 동안 아내와 함께 전국일주 여행을 한 것을 그동안 매주 1회씩 연제한데 이어, 동년 12월 28일부터 2016년 1월 21까지 제주도에 25일동안 살면서 여행한 것을 앞으로 1주일에 하루씩 연재한다. 총 55일간의 여행기를 한꺼번에 보고 싶다면 서점에서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을 찾으시길...<필자 주>

【2016.1.1.(금), 다섯 번째 날】

일제가 가미가제 전투기를 보호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만든 격납고와 모형 비행기.ⓒ조남대일제가 가미가제 전투기를 보호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만든 격납고와 모형 비행기.ⓒ조남대
구름사이로 떠오르는 2016년 첫 태양.ⓒ조남대구름사이로 떠오르는 2016년 첫 태양.ⓒ조남대
용머리해안 쪽에 있는 산방산 모습.ⓒ조남대용머리해안 쪽에 있는 산방산 모습.ⓒ조남대

오늘은 2016년 1월 1일이다. 새해 첫날 해돋이 광경을 일출 명소인 마라도선착장 부근 형제섬 앞에서 보기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났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준비를 해서 6시 50분쯤 집을 나섰다. 7시 20분쯤 형제섬 주변에 도착하니 관광객들의 자동차가 엄청나게 몰려들었다. 주차할 곳이 없어 선착장 부근에서 대정 쪽으로 한참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나니 일출 시간이 다 되어 뛰어서 송악산 옆 낮은 언덕에 도착했다. 송악산과 형제섬 부근에는 인산인해다.

그러나 해돋이 예상시각인 7시 35분이 지나도 바다 부근 하늘에 구름이 끼어 해 뜨는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해 돋는 모습 볼 것이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하나둘 헤어졌다. 우리도 포기하고 차를 타고 산방산 쪽으로 한참 오는 도중에 해가 산 위로 떠오르는 것이 보인다.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오는 도중에 2차 대전 당시 1944년 일본군이 가미가제 전투기를 감추기 위해 만든 격납고가 보였다. 일제가 중국의 남경을 폭격하기 위해 1926년부터 10년 동안에 이곳에 알뜨르비행장을 건설하였는데 2차 대전의 패망이 짙어가던 1944년 미군의 일본본토 진격 루트 7개를 예상하고 가미가제 전투기를 보호하기 위해 당시 38개의 격납고를 만들었는데 그중 20여 개가 현재까지도 콘크리트 구조물이 온전하게 남아 있단다. 당시 전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치렀던 것을 생각하면 일본의 국력이 대단했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용머리해안 쪽으로 가는 도중 해안도로로 나오니 다시 해가 구름 위로 떠오르는 것이 보여 차를 멈추고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용머리해안은 전에 이모네 부부와 왔었을 때는 해안가까지 가보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들어갔다. 해안을 따라 직접 들어가 보니 용머리라는 것이 실감 난다. 또 산 위 높은 곳에서 보니 용머리처럼 생겼다.

용머리해안을 되돌아 나오다 해삼과 소라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있어 좌판에서 1만 원어치를 사서 초장에 찍어 먹으니 맛있다. 경희는 새해 첫날인 데다 우리한테 파는 것이 처음이라고 해서 팁으로 1천 원을 붙여 1만1천 원을 주시라고 해서 드렸더니 고마워하신다.

용머리해안에 전시되어 있는 하멜상선 모형으로 내부는 전시관으로 꾸며져 있다.ⓒ조남대용머리해안에 전시되어 있는 하멜상선 모형으로 내부는 전시관으로 꾸며져 있다.ⓒ조남대

나오는 입구에 있는 하멜 상선전시관을 구경했다. 하멜 네덜란드에서 출발해서 일본으로 가는 도중에 우리나라에 표류해서 체류하다 다시 탈출한 것과 나중에 하멜표류기를 작성하게 된 과정을 사진과 함께 상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 놓았다. 우리나라에 표류해서 11년 동안 잡혀 있다가 일본으로 탈출해서 다시 자신의 고국인 네덜란드까지 가서 표류기를 작성했다는 것은 대단한 집념 없이는 못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이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희망을 잃지 않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니 위대하다고 까지 느껴진다.

전시관을 나와 바로 인근 산방산 중턱에 있는 산방굴사로 올라갔다. 돌계단으로 되어 있어 좀 힘이 들었지만 호기심이 발동해 올라갔다. 많은 사람이 올라와 초를 구입해서 소원을 적어 불을 붙이고 불상에 예불을 드린다. 우리는 굴 앞 벤치에 앉아 좀 구경하며 쉬다가 내려와 제주조각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제주조각공원 실내 전시관 전시되어 있는 작품.ⓒ조남대제주조각공원 실내 전시관 전시되어 있는 작품.ⓒ조남대
제주조각공원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조남대제주조각공원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조남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는 제주조각공원에 갔더니만 아침 9시가 좀 지난 이른 시각이라서 그런지 주차장에 차가 1대밖에 없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 들어갔다. 처음 실내에서 관람할 때는 좀 실망을 했는데 야외 조각공원으로 나오니 꽤 정성을 들여 잘 꾸며놓았다. 넓은 야산에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잘 조성해 놓았다. 겨울이 아닌 녹음이 우거진 때에 오면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유를 갖고 1시간 이상 관람을 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카멜리아힐은 동백꽃 정원이다. 조각공원에서 얼마 걸리지 않는 곳이다. 조각공원에서는 거의 우리만 관람하다시피 했는데 카멜리아힐에 오니 관람객이 엄청나다. 제주에 관광 온 사람들이 전부 여기로 몰려온 것처럼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아주 넓은 주차장에 꽉 차 있어 겨우 주차를 했다. 동백꽃이 벌써 진 것도 있지만 아직 대부분 덜 핀 것이 많았다. 관람객들이 많아 사진 찍는 것도 자유롭지 못하다. 추운 겨울에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다니 관람객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포도호텔에서 먹은 매생이 우동.ⓒ조남대포도호텔에서 먹은 매생이 우동.ⓒ조남대
포도호텔 전경. 이 호텔은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수상한 ‘이타미 준’ 작품이다.ⓒ조남대포도호텔 전경. 이 호텔은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수상한 ‘이타미 준’ 작품이다.ⓒ조남대
한국다원 차밭 모습.ⓒ조남대한국다원 차밭 모습.ⓒ조남대

동백꽃 구경을 마치고 경희가 알아 봐 둔 포도호텔로 갔다. 핀크스골프클럽과 같이 있는 포도호텔 레스토랑의 음식이 맛있다며 미리 계획을 세워 둔 곳이다. 호텔은 양실 13실, 한실 13실 등 총 26실 밖에 안 되지만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수상한 ‘이타미 준’의 작품으로 객실 하나하나가 포도송이로 망울망울 맺혀 연결되는 등 예술성이 높은 건축물이란다.

점심식사 메뉴로 나는 매생이우동을, 경희는 왕새우튀김우동을 시켰다. 가격은 23,000원이다. 상당히 비싸지만 먹어 보니 맛은 좋았다. 분위기와 주변 경치가 좋아 좀 비싸기는 하지만 기분이 좋다. 식사 후 바깥에서 호텔과 정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녹차미로공원과 한국 다원으로 갔다.

한국 다원은 오설록보다는 규모는 작다. 또 시설 면에서도 좀 떨어지지만 녹차미로공원은 재밌다. 녹차나무로 미로공원을 만들어 길 찾아 나오기가 쉽지 않다. 미로공원 길 찾기 놀이와 녹차밭 구경을 마치고 입장권으로 녹차를 마셨다. 녹차를 마시고 나오다 승마체험장이 있어 1만 원을 주고 나 혼자 녹차 밭을 두 바퀴 돌았다. 오랜만에 말을 타니 재밌다.

경희는 차 밭을 관람하는 내내 사위 동생이 입원한 것과 관련한 문제로 친분 있는 의사와 회사 동료들과 상의하고 부탁하느라 여념이 없다.

천제연폭포도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천제연폭포는 그동안 많이 가물어서 호수에 물만 있을 뿐 떨어지는 폭포수는 거의 없다. 상당히 큰 기대를 갖고 찾아왔는데 실망이 크다. 조금 밑에 있는 제2폭포로 갔더니 폭포의 높이도 높고 물의 양도 많아 보기가 좋았다. 또 밑에 제3폭포가 있다고 하여 찾아가봤다. 규모는 제2폭포보다 좀 작지만 그래도 볼만했다.

천제연 제2폭포.ⓒ조남대천제연 제2폭포.ⓒ조남대
유리박물관 전경과 전시되어 있는 작품.ⓒ조남대유리박물관 전경과 전시되어 있는 작품.ⓒ조남대

천제연폭포에 들어갈 때부터 앞 광장 무대에서 노래방기계를 가져다 놓고 시끄럽게 노래하는 것이 거슬렸는데 나올 때까지 시끄러워 매표소에 가서 항의했다. 요즈음에도 공공장소에서 마이크와 스피커를 갖다 놓고 시끄럽게 노래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제주도에는 외국 관광객들도 많은데 우리나라의 문화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아 부끄럽다. 매표하는 아가씨도 조금 전에 이야기했는데 듣지 않는다며 다시 이야기해 보겠단다.

갯깍주상절리대로 갔다. 멀리서 보니 별것 아닌 것 같아 해안까지 들어가 봤다. 하늘로 뻗은 4각 돌기둥이 겹겹이 쌓여 있다. 해안에는 큰 동굴도 있으며, 해변에는 수천 년에 걸친 풍화 작용에 의해 다듬어진 커다란 몽돌이 수없이 많다. 인기가 없는지 관람객이 별로 없다. 날이 벌써 어두워졌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유리박물관으로 갔다. 야간에 관람하는 것이 더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 일부러 늦게 일정을 잡았다. 유리작품에 야간 조명을 하니 한층 화려하다. 쭉 둘러봤지만 ‘유리의 성’보다는 작품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 다만 관광객들이 희망할 경우 직접 유리제품을 만들 수 있는 코스가 있다. 오늘도 방문객 중 2명을 선정하여 직원들의 도움으로 유리 꽃병 만드는 것을 시범 보였다. 유리 녹인 물을 이용하여 선정된 꼬마들이 직접 관을 통해 유리물을 찍어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모습이 좀 특이했다.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104㎞를 이동하며 여러 곳을 구경했다. 특히 며칠 전 구입한 한라봉을 차로 이동하는 도중에 먹는 맛은 일품이다. 너무 맛있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내일도 중문과 서귀포 일원에서 관광할 계획이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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