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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제주 곽지과물해변 지나 '봄날'에 들어서다...

    [데일리안] 입력 2017.10.21 23:32
    수정 2017.10.29 06:45
    데스크 (desk@dailian.co.kr)

<어느 퇴직부부의 신나는 제주여행>

협재해변~5월의 꽃~애월해변~봄날카페~애월항 회센터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015년 여름 한 달 동안 아내와 함께 전국일주 여행을 한 것을 그동안 매주 1회씩 연제한데 이어, 동년 12월 28일부터 2016년 1월 21까지 제주도에 25일동안 살면서 여행한 것을 앞으로 1주일에 하루씩 연재한다. 총 55일간의 여행기를 한꺼번에 보고 싶다면 서점에서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을 찾으시길...< 필자 주 >

【1.19(화), 스물세 번째 날】

밤새 내린 눈으로 숙소주변이 하얗게 변했다.ⓒ조남대밤새 내린 눈으로 숙소주변이 하얗게 변했다.ⓒ조남대

느긋하게 일어나 아침을 먹고 나섰다. 밤새 바람 소리가 요란하더니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어보니 눈이 소복이 쌓였다. 숙소 주변 마을을 산책했다. 주변은 귤 농장과 나머지 대부분은 양배추 등 채소밭이다. 밭 가운데 우리 숙소가 있다. 제주도 밭은 경계부분을 대부분 돌로 쌓아놓았다. 처음 개간할 때 돌이 많이 나온 것도 있지만 바람이 심하여 바람막이 역할도 하고 있다.

무인카페인 ‘5월의꽃’ 내부 모습.ⓒ조남대무인카페인 ‘5월의꽃’ 내부 모습.ⓒ조남대

어제 잠깐 들렸던 무인카페인 5월의 꽃을 다시 찾아갔다. 이 카페에는 주인이 “꿈을 안고 서울서 아들을 데리고 내려와 손수 인테리어를 하고 단장을 하는 등 꾸몄다면서 마음껏 드시고 설거지를 해 놓고는 정해진 가격이 없으니 자유의지대로 성의껏 모금함에 요금을 지불해 달라”고 적혀있다. 처음에는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도 있었지만 뜻이 가상하다며 요금을 성의껏 내고 또 성금을 희사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요즈음에는 수양딸들과 며느리가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청소도 하는 등 관리하고 있다고 적어놓았다.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아무리 훔쳐갈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관광객의 양심을 믿고 무인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싶지 않을 텐데 존경스러울 정도다. 카페 안 곳곳에는 방문객들이 느낀 감정과 고마움을 종이에 적어 붙여놓거나 벽에 끼워놓은 것이 가득하다. 또 카페 이용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놓아서 이용하는 데는 불편이 없다. 잡지 등 언론에서도 이 카페를 많이 소개해 놓았다. 피자와 파스타도 선보인다고 하는데 화요일은 쉬는 날이라 맛보지는 못했다. 차를 마시고 난 후 실내・외 모습을 사진을 찍기도 했다.

곽지해물해변 해안가에 있는 곽지해물해변 해안가에 있는 'BOMNAL(봄날)'카페 보습.ⓒ조남대
곽지해물해변 해안가에 있는 곽지해물해변 해안가에 있는 'BOMNAL(봄날)'카페 보습.ⓒ조남대

전에 가본 적이 있는 협재항 부근 조간대밥집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갔더니 문이 잠겨 있다. 쉬는 날인지, 영업하지 않는 것인지. 할 수 없어 며칠 전에 보말칼국수를 먹은 집이 바로 인근에 있어 그 집으로 찾아갔다. 역시 또 기다리는 사람이 여럿 있다. 조금 기다린 후 보말전과 보말칼국수 1그릇을 시켰다. 그저께 먹을 때는 두 사람 모두 보말칼국수를 먹었는데 보말전도 먹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어 각각 하나씩 시켰다. 오늘 또 먹어도 맛있다. 김치는 여전히 환상적인 맛이다. 식당을 나와 인근에 있는 곽지과물해변을 둘러보고 ‘BOMNAL(봄날)’이라고 하는 예쁜 카페도 구경했다. 해가 진 늦은 시각인데도 손님들이 많다. 바닷가에는 눈발이 날리면서 바람이 강하게 불어 무척 춥다.

회를 먹기 위해 애월항 주변으로 갔더니 해산물을 파는 곳이 안 보인다. 겨우 한 곳을 찾아갔더니 손님들이 많다. 한참을 기다린 후 방어 한 마리가 5만 원인데 너무 커서 둘이 먹기는 벅차다. 우리 뒤에 들어온 여대생 3명과 함께 한 마리를 사서 둘로 나누기로 했다. 아가씨들은 매운탕 재료를 가져가지 않겠다고 해서 우리가 모두 가져왔다.

눈바람이 강하게 부는 추운 바닷가에서 아가씨 3명이 숙소까지 가려면 힘들 것 같아 차를 갖고 왔느냐고 물어보니 택시를 타고 왔단다. 어두운 밤에 택시 잡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아 우리가 가는 길에 태워 주겠다며 숙소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여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숙소를 거쳐서 가도 될 것 같아 태워 주었다. 대학생 3명은 우리 부부가 같이 가자고 하니 별 의심 없이 우리의 호의에 호응해서 게스트하우스까지 태워 주니 무척 고마워한다. 게스트하우스는 시골 마을 밭 가운데 있는데다 어두운 밤이라 택시 타고 가기도 쉽지 않은 곳인데 요즈음 젊은이들은 모험심이 대단한 것 같다.

방어회와 포도주로 차린 조촐한 주안상.ⓒ조남대방어회와 포도주로 차린 조촐한 주안상.ⓒ조남대

집에 돌아와 포도주를 곁들여 방어회에 매운탕까지 먹으니 맛도 좋을 뿐 아니라, 기분이 너무 좋다.

이제 이번 제주도 여행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내일 하루 지나면 21일 아침에는 배를 타야 한다. 풍랑경보로 인해 어제와 오늘 배가 출항을 하지 못했다. 내일 되면 바람이 좀 잠잠해 져야 할 텐데, 바깥의 바람 소리가 요란스럽다. 제 날짜에 갈 수 있을지 은근히 걱정된다. 내일의 일을 미리 걱정한 필요는 없는데, 풍랑을 인간의 힘으로 어찌하겠는가.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다.

글/조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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