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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교리 답습하는 진보를 넘어 희망을 꿈꾸다

    [데일리안] 입력 2007.08.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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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당 대표 금민의 ‘사회적 공화주의’ 출간…민주주의 완성 위한 지향점 제시

“1987년 체제에서 제자리걸음…국민 두 종류로 나누고 대중저항정치에 기생한 진보”

여기 정치가보다 사회주의자로서 한국 사회가 처한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40대 진보운동가가 있다. 한국사회당의 대표인 금민씨가 그 주인공.

‘사회적 공화주의’(금민 저, 박종철출판사, 300쪽, 12000원)‘사회적 공화주의’(금민 저, 박종철출판사, 300쪽, 12000원)
독재정권의 천편일률적인 억압과 제한 속에서 일탈을 꿈꾸던 청년기에 당시 금서였던 칼 맑스의 ‘자본’이 ‘몹시도 읽고 싶어져서’ 독일행 비행기를 탔던 저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낭만적 감수성의 운동가로 비칠 수 있다.

식민치하 지식인들이 변절 대신 쾌락과 퇴폐에 함몰되어 무기력한 일상을 이어갔던 것처럼 무엇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현실을 떠난 저자의 모습은 ‘공동의 행복’과 ‘공동의 삶’을 꿈꿨던 초기 사회주의자들의 그것과 오버랩되기도 한다.

그러나 금씨는 구호에 묻힌 소위 ‘진보주의자’의 제자리걸음과 다르게 과학적 사회주의의가 내포한 문제를 직시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소비에트 연방과 동구권의 몰락 이후 사회주의권의 실험이 너무나 많은 재앙의 역사를 포함하고 있었다”고 전제한 그의 신념은 현실 사회와 근대정치철학에 대한 고민과 사유의 산물이었다.

‘사회적 공화주의’(금민 저, 박종철출판사, 300쪽, 12000원)는 그같은 금씨의 생각의 편린들을 담고 있다.

금씨가 한국의 사회주의자와 차별화되는 점은 그가 지닌 사상적 겸손함과 굳건함, 유연함과 치열함이다. 저자는 진보주의자 또는 사회주의자가 외면받은 현실에 아플만큼 미세하게 관찰하면서 반성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사회적 공화주의’에서 그는 진보진영의 실패에 대해 가차없는 진단을 내린다. 금씨는 “노무현 정권과 노 정권 왼편의 ‘진보 진영’은 1997년 이후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기에 1987년 체제를 완성할 수 없었다”면서 “신자유주의에 맞선 대중적 저항 정치를 넘어서지 못했고 신자유주의 이후에 관한 대안을 모색하는 데 게을렀다”고 일침을 놓는다.

특히 금씨는 김대중 정권을 “1997년 이전의 구체제에 대한 다른 모든 종류의 대안들을 차단한 채 두 종류의 국민, 두 종류의 노동자로 분할된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든 정부”, 노무현 정권을 “1987년 체제의 집약인 동시에 한계”라고 냉혹한 평가를 내린다.

그는 “진보에 대한 사회의 빠른 변화와는 달리 사회의 진보는 더디게 진행됐고, 이미 신자유주의적 과두제 국가로 변모한 한국에서 대공장 산업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저항정치는 노동자 안의 노동자를 품고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민주주의 완성과 평화 수립을 위한 노력인지가 불분명했고 정치는 지체된 채 많은 국민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이제 나는 경계인이 아닌 주권자로서 발언하고 행동해야 했다”고 말한다.

금씨는 진보진영의 대안없는 저항은 그저 자유주의자들의 실패와 대중의 공분을 기다리는 안일함과 진배없다며 한국사회가 한 걸음 나아가 민주공화국을 완성키 위한 지향점으로써 ‘사회적 공화주의’를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사회적 공화주의란 국민의 공통성은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도 보장되어 국가가 적극적인 보호 의무, 즉 국민 모두가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원을 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그가 사회적 공화주의에 주목한 가장 큰 이유는 사회적 공화국에서 국민은 실질적인 참여의 조건을 확보, 한 사람의 당당한 주권자로 거듭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가 완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사회적 공화주의의 본질은 자유주주의 구현인 셈.

‘사회적 공화주의’는 적지 않은 부분을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간의 긴장 또는 대립은 잘못된 관념임을 지적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자유주의의 본질은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보편적 옹호와 법적 보호에서 출발하고 정치적 자유주의는 인간이 역사 속에서 이루어낸 가장 거대한 종류의 진보였다”고 평가하는 저자는 편협한 자유주의자인 우파도, 북한 인권에 침묵하며 1997년 이후 대중 저항에 기생하며 낡은 교리를답습하는 진보도 진정한 자유주의자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소위 쌍팔년도 학번들의 가르침을 계시인 양 받드는 진보도, 1950년의 참혹한 전쟁의 기억으로 냉전적 자세를 견지하는 보수도 아닌 ‘사회적 공화주의’의 방향은 한국 사회의 희망을 열어가려는 또다른 시도라는 점에서 참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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