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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요리 예능의 변화①] 예능 요리하던 셰프테이너 시대

    [데일리안] 입력 2020.03.26 16:12
    수정 2020.03.27 08:29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백종원이 시작한 '쿡방'

유명 셰프 잇따라 등장

쿡방 이끈 백종원의 쿡방 이끈 백종원의 '집밥 백선생'ⓒtvN

현란한 요리 실력에 입담까지 갖췄다. 시청자의 침샘을 자극한 요리 예능은 2015년,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 백종원으로부터 시작됐다. 백종원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시청자들이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선보였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가 소개한 요리 레시피는 “맞쥬~” 같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타고 시청자의 눈과 귀에 콕 박혔다.


50대인 그는 특유의 친근한 모습과 인간미로 10~20대 같은 젊은층과도 유연하게 소통했다.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백종원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tvN '집밥 백선생,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백종원의 푸드드럭’,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예능인 못지않은 인기 방송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백종원의 인기에 힘입어 쿡방(요리하는 TV프로그램)은 방송계의 트렌드가 됐다. 유명 셰프들이 출연해 15분 만에 맛있는 요리를 내

놓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쿡방 유행을 주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 7%대까지 치솟으며 인기를 얻었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으면서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들은 ‘스타 셰프’가 됐다. 샘 킴, 최현석, 미카엘, 이연복, 이원일, 김풍 셰프 등이 방송과 광고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셰프테이너들은 저마다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최현석은 소금을 뿌리는 행동으로 화제가 됐고, 김풍은 실용적인 자취 요리에 강했다. 이연복은 시종일관 따뜻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시청자의 취향을 저격했다.


이들의 활약은 방송사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었다. 새로운 직업군을 갖춘 신선하고 개성 있는 인물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후 셰프테이너가 출연하는 요리 프로그램은 우후죽순 생겼다. 올리브TV '아바타 셰프', SBS 플러스 '강호대결 중화대반점, MBN '야생셰프', tvN '수요미식회', tvN ‘현지에서 먹힐까’ 등이 대표적이다.


'냉장고를 부탁해' 포스터.ⓒJTBC

셰프테이너들은 채널과 콘셉트를 넘나들었다. MBC ‘진짜사나이’에선 짜장라면을 끓이며 진땀을 뺐고, SBS ‘정글의 법칙’을 통해서 정글까지 체험했다. 전천후 활약이었다.


나영석 PD의 대표작 tvN '삼시세끼’도 빼놓을 수 없는 쿡방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출연자들이 뽐내는 의외의 요리 실력에서 나왔다.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차승원은 훌륭한 요리 실력과 꼼꼼한 모습으로 ‘차줌마’(차승원+아줌마)라는 수식어를, 마냥 귀공자일 것만 같은 가수 겸 연기자 에릭은 요리사도 감탄할 정도의 실력으로 에셰프라는 별칭을 얻었다.


맛있는 음식도 너무 자주 먹으면 물리는 법. 셰프테이너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을 내세운 비슷한 콘셉트를 내세운 프로그램이 연이어 나오면서 시청자들의 피로도도 깊어졌다. TV를 틀었다 하면 셰프테이너가 등장했던 터라 셰프가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방송에 집중한다는 비판은 할 수 없었다.


지난해 산촌 편까지 내놓으며 꾸준히 제작된 ‘삼시세끼’는 첫 회만 관심을 끌었을 뿐, 출연자와 게스트에만 의존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시청률도 자연스레 떨어졌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2018년 10월부터 오후 11시로 편성이 바뀐 이후 1%대 시청률로 추락했다. 연예인들의 냉장고 속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콘셉트가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일반인들이 쉽게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결국 지난해 11월 방송 5년 만에 폐지됐다.


셰프테이너들이 방송인으로 유명해지면서 여러 잡음도 생겨났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맹기용 셰프가 선보인 ‘꽁치 버거’는 “비리다”는 평가를 받으며 자질 논란을 일으켰다. 강레오 셰프는 최현석 셰프의 예능 캐릭터를 비난한 듯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고, 이후 강 셰프 측에서 최 셰프 측에 사과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찬오 셰프의 경우는 이들보다 더 심각했다. 마약을 밀반입하고 복용한 혐의(마약관리법 위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쿡방’ 열풍을 이끌었던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현재 요리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tvN ‘수미네 반찬’, SBS ‘맛남의 광장’, ‘골목식당’, 올리브 ‘배고픈데 귀찮아’, KBS2 ‘편스토랑’, MBN '알토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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