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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싸우는 검찰총장 윤석열…향후 닥쳐올 네 개의 시나리오

    [데일리안] 입력 2020.04.25 00:10
    수정 2020.04.24 22:17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검찰, 신라젠·라임·청와대 수사 속도전

선거사범 수사도 박차…황운하 캠프 압수수색

범여권의 ‘윤석열 흔들기’에 원칙 내세운 맞대응

공수처 출범이 데드라인…시간과의 싸움

윤석열 검찰총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윤석열 검찰총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검찰이 이른바 ‘권력형’ 비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신라젠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데 이어, 전날에는 라임자산운용사태의 핵심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경찰에 체포돼 검찰이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라젠과 라임은 정관계 유력인사 연루설이 끊이지 않았던 사건들이다.


21대 총선으로 잠정 중단했던 정치권력을 향한 수사도 재개했다. 검찰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의 전현직 공무원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기소한 데 이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마무리한 뒤 기소를 결정할 예정이다.


21대 총선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대검 공공수사부에 따르면, 당선자 90명이 선거법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24일 검찰은 ‘당원 개인정보 부당 활용’ 의혹과 관련해 대전 중구 민주당 황운하 당선자 캠프를 압수수색했다. 공교롭게도 황 당선자는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에 연루된 인물 중 하나다.


‘살아있는 권력’을 향한 검찰의 수사는 앞으로 속도와 강도를 더욱 높여 진행될 전망이다.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윤석열 총장의 권력을 향한 수사를 이대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실제 범여권 인사들은 선거과정에서 윤 총장을 끌어내리겠다는 발언을 공공연히 했으며,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는 선거 직후 “촛불시민은 당신의 거취를 묻고 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었다.


범여권의 윤 총장 흔들기 시나리오는 크게 네 갈래로 분석된다. 첫째는 장모와 배우자 비위의혹 사건을 들춰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검찰총장 임기는 2년까지 법률상 보장되지만, 1988년 이래 21명의 검찰총장 중 임기를 다 채운 총장은 8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부침이 심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청와대나 법무부 등 권력과의 갈등 끝에 자진 하차한 경우다. 박근혜 정부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윤 총장이 자진사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지배적인 반응이다. 서초동 사정에 밝은 법조계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치권에서 흔들수록 윤 총장은 오히려 더 강하게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라며 “지금 진행되는 수사상황을 보면 절대 중간에 그만두거나 자진사퇴를 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했다.


두 번째로는 국회에서 윤 총장을 탄핵하는 방법이 있다.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면 발의할 수 있고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 180석을 확보한 민주당의 단독추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직무집행 중 헌법과 법률에 위반’이라는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


더구나 탄핵을 강행할 경우 여론의 역풍에 맞닥뜨릴 수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선거가 끝난 뒤 ‘검찰총장 거취 문제’와 관련해 함구령을 내렸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선거기간 검찰개혁에 목소리를 높였던 김남국 당선자도 “검찰개혁의 핵심을 어떤 개인 한 사람에 대한 문제라고 보는 시각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한 발 물러났다.


윤 총장을 해임하는 방안도 있다. 징계 대상이 검찰총장인 경우 법무부 장관이 감찰 후 징계위원회를 통해 해임청구를 할 수 있다. 채널A와 ‘윤석열 측근’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향후 감찰이 진행되고 윤 총장에게 그 여파가 미칠 것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핵심 증거인 녹취록의 진위가 확실치 않아 실제 감찰로 이어질 지 불분명하고 사건 자체가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현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를 통한 압박이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당선자는 윤 총장의 장모와 배우자를 사기혐의 등으로 고발했는데, 검찰총장과 배우자는 공수처의 수사대상이어서 출범 뒤 윤 총장 수사에 나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 당선자는 윤 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말도 했다.


물론 수사가 진행된다고 해서 윤 총장이 바로 물러나거나 권력형 비리 수사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공수처의 수사를 받게 되면 그 동력은 크게 약해질 수밖에 없다. 공수처 출범은 오는 7월이다. 공수처장 임명 문제로 다소 간 늦춰질 수 있지만 압도적인 의석을 보유한 집권여당의 힘으로 기간이 그리 길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윤 총장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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