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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픽] 캔버스에 나무, 스크린에 ‘미미’를 심는 화가 정미애

    [데일리안] 입력 2020.07.10 13:00
    수정 2020.07.10 08:53
    데스크 (desk@dailian.co.kr)

'달향기'(20호). 식물과 동물들이 달향기에 '심쿵' ⓒ갤러리K

캔버스에 나무를 심는다.

어떻게 캔버스에 나무를 심을까?


정미애 작가는 작품활동 중 화가를 멈춰야 할 시기를 맞았다. 화가로서 위기에 처해서가 아니라 여성으로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 한 사람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라는 이름으로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었고, 정 작가는 가정의 화목을 선택했다.


화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일이란 사람이 숨 쉬는 일인지 모르겠다. 정미애 작가에게 심각한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정 작가는 ‘내 정신이 육체를 지배했다’고 생각했다. 어둑한 정신이 그대로 건강한 몸을 삼켰다. 가족에게 양해를 구한 정 작가는 ‘살아야 한다’는 목적 아래 숲으로 갔다. 2년 동안 거대한 자연을 느끼고 명상과 스케치, 하루 12시간 걷기만 하며 공황장애를 극복했다.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캔버스에 나무를 심는 심정이었어요. 자연의 나무를 캔버스에 다시 심는 마음으로 그리니까 저절로 색이 나왔고, 그렇게 소나무 한 그루가 숲이 됐습니다. 숲을 만들고 나서야 소나무의 아름다움을 알게 됐어요.”


정미애 작가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그리지 않는다. 나뭇잎에 가려진 나뭇가지에도 마음을 둔다. 뿐만이 아니다. 작은 나무를 땅에 심었을 때, 나무가 점점 크게 자라 나뭇잎을 생성하게 할 만큼 자라려면 비료가 필요하다. 사람의 비료가 아니라 나무에게 놀러 와 벗이 되어 주는 자연의 친구. 정 작가는 화폭의 땅에 비료를 챙기며 그림을 키우고 디테일을 살린다.


다만 비료는 눈을 크게 뜨고 혹은 현미경으로 봐야 볼 수 있다. 나뭇잎 사이에 숨어있는 새와 나무 곁의 산양 등을 화폭에 담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으로 옮긴다. 같은 빨강이라도 깊이 있는 빨강 색을 표현하는 전혁림 작가, 유영국 작가처럼 깊이감 있는 컬러를 화폭에 담아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킨다.


정미애 작가 ⓒ갤러리K정미애 작가 ⓒ갤러리K

정미애 작가는 자신이 엄마라는 사실도 잊지 않았다. 내 아이의 엄마뿐 아니라 세상의 엄마, 화가는 나무를 잘 길러내는 자연처럼 세상 아이들의 정서를 잘 보듬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 연장선에서 정 작가는 56부작 유아 애니메이션 ‘미미’를 극장판으로 제작해 개봉을 준비 중이다. ‘미미’를 시작으로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화폭을 통해 자신의 그림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녀의 감성을 잘 살린 화폭, 다채로우면서도 조화로운 색감이 스크린을 만나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날이 머지않았다.


정미애 작가/ 2019 국제앙드레말로협회 최우수작가상(프랑스), 2019 대한민국 여성리더 대상, 2018 조선일보 선정 올해의 작가상, 2016 제12회 광화문 국제아트페스티벌 올해의 작가상, 2010 시카고 아트콜렉션 은상(미국), 2010 파리 콜렉션 동상(프랑스), 2009 칭다오 국제엑스포 초대작가(중국), 2009 대판 국제공모전 동상(일본), 2008 칭다오 국제아트쇼 국제예술상(중국), 2007 서울국제미술제 초대작가상, 2007 대한민국 신미술대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및 특선, 2006 아세아 국제살롱전 아트월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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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안성찬 갤러리K 큐레이터asc11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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