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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소외된 무대 밖 인력①] 안정장치 마련했지만 ‘강제성’ 없어 ‘유명무실’

    [데일리안] 입력 2020.08.23 18:00
    수정 2020.08.23 07:5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픽사베이ⓒ픽사베이

공연과 문화예술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한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지원책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지원대상에서 소외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향·조명 등 무대 장치를 담당하는 시스템 업체는 ‘예술인’에서 배제되고 사실상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스템 업체들의 열악한 처우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이전부터 꾸준히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 문제는 거론되어 왔다. 시스템 업체의 수입이 불안정한 것은 대체로 ‘미지급금’ 때문이다. 기획 과정에서 공연에 필요한 시스템과 인력 등을 마련해 견적서를 제출하고, 공연이 모두 마무리 된 후에야 이에 대한 금액을 지급받는 식이었다.


음향과 조명 등을 취급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사실 계약서 자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계약서 보다는 행사 주최자 쪽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맞는 금액을 결제 받으면 되는 거라고 편하게 생각했다. 수년째 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고 있지만 정작 공연이 엎어지거나 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공연예술 무대 장치(무대기술·소품·의상·조명·음향 등)를 담당하는 스태프와 협력업체의 열악한 처우와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표준계약서 2종을 새로 마련했다. 기존 공연예술 분야 표준기술지원계약서를 ‘공연예술기술지원 표준근로계약서’와 ‘공연예술기술지원 표준용역계약서’로 세분화하면서 소외되는 분야가 없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픽사베이ⓒ픽사베이

‘공연예술기술지원 표준근로계약서’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 근로시간(주 40시간) 규정, 임금 지급 기준과 구체적인 방법 명시(현금 지급), 안전 배려 의무와 성희롱·성폭력 예방 등 사용자의 의무 명시, 제반사항 준수 등 근로자의 의무 명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 가입 의무화 등이 포함됐다.


‘공연예술기술지원 표준용역계약서’는 기획사와 협력사 간의 계약사항에 대한 문서화, 협력사의 직접 대금 청구,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에 대한 기획사의 직접 지급, 성범죄에 따른 계약해지 사유 추가 등을 규정하고 있다.


공연예술 분야 표준계약서는 2012년 11월 시행된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이듬해인 2013년 5월 표준창작계약서, 표준출연계약서, 표준기술지원계약서 3종이 처음 마련됐다. 이후 현장에선 공연기획사와 무대·조명·음향 등 업체 간 용역계약이 많은 기술지원 분야의 특성상 표준기술지원계약서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표준계약서 도입으로 공연예술 분야 표준계약서는 3종에서 4종으로 늘고, 전체 문화예술 표준계약서는 10개 분야 총 61종으로 늘어났다.


문체부는 “공연예술계 현장 의견 수렴과 법률·노무 분야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표준계약서를 마련했다. 표준계약서를 활용한 서면계약 체결이 일상이 되고 갑과 을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상생하는 공연예술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이를 ‘강제’할 규제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계약서를 쓰지 않고 진행하는 공연이 대다수다. 시스템 업체의 경우는 용역의 형태로 들어가기 때문에 철저히 ‘을’이 될 수밖에 없다. ‘갑’이 계약서를 쓰겠다는 말이 없는데 ‘을’이 나서서 계약서 작성 운운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기 좋게 계약서가 만들어졌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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