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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홀딩석’ 만들고 ‘1인 관객’도 불사…벼랑 끝 공연계 안간힘

    [데일리안] 입력 2020.09.02 13:01
    수정 2020.09.03 02:3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에스앤코ⓒ에스앤코

전례 없는 암흑기를 맞은 공연계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숨 쉴 구멍을 찾아내고 있다. 정상적으로 공연을 올릴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무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이젠 생업의 범주를 벗어나 그저 무대를 지키고 싶다는 의지 하나 만으로 대안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 7월 공연계 매출은 약 17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달(105억원)에 비해 60% 이상 증가했고, 8월도 16일까지 1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7월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되자, 다시금 공연계는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1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8월 공연 매출은 약 17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약 270억원) 대비 약100억원가량 적은 숫자다.


그간 K-방역의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까지 받으면서 공연을 이어오던 공연계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지난달 16일 정부가 기존 국공립극장에만 적용하던 거리두기 좌석제를 민간 공연장에도 의무 적용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면서 대다수의 공연이 자체적으로 공연을 일시 중단하거나, 조기 폐막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에서는 “공연을 진행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말까지 나오던 터였다.


ⓒ에스앤코ⓒ에스앤코

하지만 ‘오페라의 유령’ 제작사인 에스앤코는 개막을 앞둔 ‘캣츠’ 내한공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정부의 지침을 따르면서도 피해를 최소화해 공연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일단 9월 9일부터 10월 23일 공연까지 ‘좌석 거리두기’로 전환한다. 기존에 오픈 된 9월 9일부터 10월 4일까지 티켓은 별도의 수수료 없이 각 예매처에서 일괄 취소되며, 9월 2일 오후 4시에 9일부터 내달 23일까지의 공연에 대한 티켓이 ‘좌석 거리두기’로 재오픈된다.


기존 공연들과 달리 에스앤코는 ‘홀딩석’을 마련했다. 구역 별로 최대 4좌석까지의 거리를 둔 채 티켓을 오픈한 셈이다. 이는 현재 코로나19 방역지침 강화로 ‘객석 간 거리 유지’가 적용된 것으로, 공연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 예매한 좌석을 기준으로, 이와 동일하거나 같은 열 좌우로 1석에서 4석 이내로 좌석이 이동될 수 있으며, 당일 티켓 수령 시 좌석 확인이 가능한 형태다. 2매 이상 연석으로 구매 시에도 구매 좌석에서 1석에서 4석 이내로 이동될 수 있으며, 동반인과 떨어져 앉을 수 있다.


‘홀딩석’의 진가는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었을 때 발휘된다. 기존 예매 좌석에 대한 취소 절차를 굳이 거치지 않고, 홀딩석이 추후 오픈 되는 식이다. 이미 좌석 간 거리를 최대로 벌려 놓은 터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뮤지컬 ‘캣츠’ 관계자는 “방역 지침이 바뀔 때마다 좌석 구조를 변경해야 하고, 그에 따른 기존 예매 티켓에 대한 취소 수수료, 관객들과 제작진의 수고로움을 덜기 위한 대안을 고심한 끝에 홀딩석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엠와이뮤직ⓒ엠와이뮤직

사실상 콘서트와 페스티벌이 주요 수입원인 인디 레이블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니멀라이프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9월부터 11월에 걸쳐 홍대 일대 라이브 공연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이다. 이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코로나19 극복 긴급 대중음악 공연지원에 선정돼 인디레이블 엠와이뮤직이 주최하는 페스티벌이다.


라인업으로는 랍스타·마틴스미스(9월 19일 에반스라운지), 유용호·그_냥(9월 25일 벨로주 홍대), 정튠·정아로·그래쓰(10월 9일 롤링홀), DEUL·모티(10월 15일 컨벤트), D'allant·CHIMMI(10월 23일 에프에프), 소낙별·달리(10월 30일 언플러그드), 더 바이퍼스·쏜애플(11월 5일 프리즘홀), 리밋·원셋(11월 13일 웨스트브릿지) 등이 이름을 올렸는데, 기존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대중음악 뮤지션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이 공연 역시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소규모’로 진행된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기준으로 각 공연의 정원은 아티스트와 스태프, 관객 등을 포함해 총 50명으로 제한한다. 최악의 경우, 즉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현실화 된다면 실내 10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가 된다. 이 때는 공연을 진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스태프와 아티스트가 참여하게 되고, 관객은 단 한 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주최사 엠와이뮤직 윤동환 대표는 “애초에 수익을 내고자 기획한 공연이 아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면 공연을 이어가기 위해 작게라도 공연을 개최하고자 한다”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단 한 명의 관객만 허용되더라도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공연을 진행할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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