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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일본차는 인증중고차 운영하는데 국산차는 왜 막나…역차별 논란

    [데일리안] 입력 2020.09.09 10:07
    수정 2020.09.09 10:08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중고차 인증제, 일정기간 A/S·품질보증 통해 가격하락 완화

신차경쟁력 좌우하는 인증중고차, 해묵은 규제에 국산차만 발 묶여

ⓒ한국자동차산업협회ⓒ한국자동차산업협회

메르세데스, BMW, 아우디, 렉서스 등 수입차 브랜드들은 인증중고차 운영을 통해 중고차 가격 하락을 완화하며 신차경쟁력을 높이는 가운데, 국산차들만 해묵은 규제에 묶여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시장 참여는 중고차의 적정가치 형성 및 중고차시장의 투명성 향상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거래 시장진입 규제가 없으며, 완성차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중고차 인증제가 중고차 가치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중고차 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고차 인증제란 소비자가 구매한 신차 중 일정 기한이나 일정 주행거리 내로 운행한 차량을 완성차업체가 다시 사주고, 차량 상태를 정밀 점검, 검사한 후 필요시 수리를 거쳐 새로운 고객에게 판매하면서 일정 기간 동안 회사 차원에서 차량의 안전성은 물론 A/S, 무상수리, 품질 보증 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는 BMW ‘BPS’, 벤츠 ‘스타클래스(Starclass)’, 아우디 ‘AAP’, 렉서스 ‘서티파이드(Certified)’ 등 수입 럭셔리 브랜드의 인증중고차가 운영되고 있다.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거래시장 진출, 특히 중고차 인증제를 통한 중고차 시장 진출은 중고차 경쟁력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신차의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는 게 KAMA의 분석이다.


완성차업체에 대한 중고차 시장진입 제한이 없는 미국에서는 한국브랜드와 외국브랜드 중고차 감가율 간의 큰 차이가 없고, 차종에 따라선 한국브랜드 가격이 오히려 높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에서 2020년 거래되고 있는 2017년식 아반떼의 평균 감가율과 동 기간 폭스바겐 제타(Jetta)의 평균 감가율은 모두 34.8%로 같았고, 2017년식 쏘나타의 평균 감가율은 43.3%, 동 기간 폭스바겐 파사트(Passat)의 평균 감가율은 43.9%로 유사했다.


SUV의 경우 2017년식 현대 투싼의 평균 감가율은 37.7%, 2017년식 GM 트랙스(Trax)는 38.1%, 폭스바겐 티구안(Tiguan)은 47.5%로 한국브랜드는 경쟁차종과 유사하거나 조금 더 높았다.


이와 관련 KAMA는 “한국브랜드도 품질향상, 현지 수요에 맞는 제품믹스 도입 등으로 신차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중고차 인증을 통한 품질과 성능 보장 서비스 제공 등으로 잔존가치가 향상됨에 따라 미국 자동차 내수시장 내 점유율도 높아지며 신차와 중고차 경쟁력이 모두 상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중고차 시장의 경우,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수입차와는 달리 중고차 거래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안정적인 중고차 가격 형성 측면에서 국산 중고차가 수입브랜드 대비 불리한 조건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브랜드는 현재 딜러를 통해 인증제를 바탕으로 중고차 거래시장에 참여중이나, 국내 완성차업체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에 따라 중고차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2017년식 제네시스 G80은 현재 30.7%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반면, 같은 연식의 벤츠E클래스는 25.5%, 벤츠GLC는 20.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식 현대 쏘나타의 가격은 올해 45.7% 떨어진 반면 같은 연식의 BMW3시리즈는 40.9%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참여가 제한된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는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판매자-구매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허위매물 등 불완전한 거래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가 더욱 우려된다.


KAMA는 “외국에선 중고차 인증제의 전면 실시로 제조사 등을 통한 전문적인 적정가격 산출시스템과 철저한 품질인증절차가 있어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다”면서 “국내에선 중고차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완성차업체 인증중고차의 부재뿐 아니라 성능·상태 점검의 부실, 객관적 품질 인증과 합리적 가격산출 과정의 미비 등으로 인해 중고차 시장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국내시장에선 우리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거래시장 진입 규제로 한국브랜드가 오히려 수입차 대비 역차별을 받으면서 외국산 대비 국산 중고차 경쟁력 저하를 유발할 뿐 아니라 고질적인 소비자의 중고차 시장 불신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완성차 업계의 지적이다.


국내 자동차시장 내 수입차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수입차와는 달리 국내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품질 보증 등 중고차 가치 향상을 위한 자체적 노력은 제한되어 있어 국산차 신차경쟁력 향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고급화, 개성화, 다양화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시장도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특히 중고차 경쟁력이 신차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점을 감안할 때, 완성차업체의 제조에서 판매, 정비, 중고차 거래까지 체계적 고객관리가 불가피한 만큼,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시장 진입을 규제하는 수입차와의 역차별은 조속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런 역차별의 해소는 국내 완성차업체의 철저한 품질 관리, 합리적인 가격산출 등 객관적인 인증절차를 거친 중고차 제품의 공급을 보장함으로써, 소비자 입장에서도 안심하고 중고차를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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