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성의 여정] 김봉현·이혁진도 조롱한 文정부 '검찰개혁'

사기피의자 주장에 두 번 발동된 수사지휘권
도주한 이혁진 주장 근거로 윤석열 표적감찰
무너진 검찰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
"사기·횡령 피의자도 '검찰개혁' 외치면 의인"

라임에 이어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 수사에서도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018년 한국방송통신 전파진흥원이 수사를 의뢰한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서 무혐의 처분됐던 일에 의혹이 있다며 감찰을 지시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총장을 겨냥한 사실상 표적감찰이다.
소스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다. 미국에서 도피 중인 그는 대검찰청 국정감사 직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첫째, 자신은 죄가 없고 2017년 경영권을 빼앗아 간 김재현 현 옵티머스 대표가 판매한 상품들이 문제다. 둘째, 2018년 전파진흥원의 투자가 있었는데 문제가 있어 본인이 진정과 고소장을 냈다. 셋째, 그럼에도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해서 미연에 막을 수 있었던 사태를 키웠다.
"부실수사는 없었다"는 당시 사건담당 검사의 주장은 철저히 무시했다. 수사진정을 냈던 전파진흥원이 피해가 없고 금감원과 자체 조사결과 문제가 없었다는 진술이 있었고, 무엇보다 검찰과 별개로 진행된 경찰 수사에서도 '각하' 처분을 받았지만,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추 장관은 '로비에 의한 사건무마가 아니냐'고 의심하며 감찰을 강행했다. 수사검사의 의견 보다 횡령·성폭행·상해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의 말을 더 신뢰한 셈이다.
추 장관 취임 후 이런 패턴만 벌써 세 번째다. 사기·횡령 전과가 있는 '제보자X' 업무상 횡령으로 중형을 선고 받은 이철 전 VIK 대표의 진술을 근거로 '검언유착' 사건의 수사지휘권이 발동됐다.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했지만 정작 검언유착 '공모' 혐의는 찾아내지 못한 사건이다. 라임 사태에선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서신을 근거로 윤 총장을 수사에서 배제시켰다. 이혁진 전 대표를 포함해 공교롭게도 세 명의 '제보자' 모두 사기·횡령 등의 혐의가 있거나 전과가 있고, 검찰개혁을 외치고 있다.
범죄 피의자가 결백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측면이 있다. '핑계없는 무덤 없다'고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마련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검사는 자신들의 억울함을 묵살하고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악의 화신처럼 보일터다.
문제는 이를 적절히 걸러내야할 정부여당 인사들이 범죄자 혹은 피의자의 주장을 원용해 수사 독립성과 검찰 중립성 등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전반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미국에서 김치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혁진 전 대표나 차가운 구치소에서 옥중투쟁(?) 중인 김봉현 전 회장은 이런 상황에 내심 쾌재를 부르거나 비웃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수사상황을 지켜보며 귀국을 고려해보겠다는 이 전 대표나 한동훈 검사장 조사 전에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제보제X의 발언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이들이 주장하는 '검찰개혁'은 조롱에 가깝다. '검찰개혁'만 외치면 무비판적으로 호응하는 강성 지지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몇몇 친문 커뮤니티에서 추천수 올리고 싶으면 '검찰개혁'만 쓰면 된다고 한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나. '대깨문 탈출은 지능순'이라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검찰개혁만 외치면 사기꾼도 의인이 되는 세상"이라고 표현했고, 검사 출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더 이상 무지가 부끄럽지 않은 세상이 됐다"고 했다.

D-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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